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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도시이야기

그림으로 보는 마산도시변천사 (18) - 개항기

by 허정도 2010. 8. 9.

<마산이 문을 열다>

1899년 5월1일, 마산이 문을 열었습니다.
'개항'이라는 이름으로 인근 신월리와 월영리(현, 신월동과 월영동)에 '각국공동조계지'가 설치되면서 이 도시는 세계를 향해 문을 열었습니다.
'조계지'의 위치는 마산포의 남쪽 약 2km 거리의 해안이었습니다.
 


개항은 긴 세월 동안 마산사람들 삶의 터전이었던 마산포의 도시구조에도 결정적인 변화와 충격을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부터 마산포(원마산)의 모든 것들은 개항지인 소위 ‘신마산’과의 관계 속에서 진행됩니다.

마산포 개항은 1898년 5월 26일 의정부 회의에서 찬성 7표 반대 3표로 결정되었습니다. 사흘 뒤인 5월 29일, 대한제국 외부대신이 마산포․군산․성진의 개항과 평양의 개시(開市)가 결정되었음을 각국 공사에게 통고하였습니다.
이 중 평양은 연기되었고 마산포․군산․성진 만 시행되었습니다.

개항업무를 관장하기위해 구(舊) 조창전운사아문(漕倉轉運使衙門)이었던「마산창」자리(현 남성동 파출소 일대)에 「창원감리서」를 설치하였습니다.  그리고 창원군수 안길수를 창원감리서리로 겸임시킨 후 1년 이내에 개항준비를 마치도록 명령했으며, 해관(海關)측량사를 마산포에 파견하여 그 해 8월까지 조계지로 사용할 부지의 측량을 마치게 하였습니다.

외부대신의 명령을 받은 창원감리는 곧바로 신월리와 월영리 일대 138,880여 평을 구획하여 각국공동조계지로 정하고 이를 1899년 5월 1일 각국 대표자인 부산세관장 스카글리오티(A. Scagliotti, 이태리인)에게 인도함으로써 마산포 개항이 시작되었습니다.
조계장정의 조인은 같은 해 6월 2일 외부대신 박제순과 일본 영국 러시아 프랑스 독일 공사가 참석한 가운데 이루어졌습니다.

스카글리오티는 각국공동조계지를 인도한 후 곧바로 창원감리서 내에 부산세관 마산출장소를 설치하고 출장소 주임에 독일인 아르노스(Arnous)를, 보조로 일본인 관세사 등본종태랑(藤本鍾太郞)과 고교가길(高橋嘉吉)을 임명하여 조계지 획성(劃成)업무를 보게 하였습니다.

지금의 '신마산'은 개항기 때 설계한 '조계지'의 도시형태 그대로입니다. 현 마산도시의 공간구조가 '조계지'의 영향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에서 개항 당시 '조계지'의 설계는 현 마산도시구조의 근간이었습니다. 시내 간선도로를 살펴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도시사학자 손정목 선생은 마산 조계지의 설계자가 네델란드인 스태든이라고 했습니다.

스태든은 일찌기 주한 초대 영국공사 파크스와 초대 경성총영사 아스톤(W. G. Aston)에 의해 고용된 측량기사입니다. 일본과 중국 등지에서 활약하다가 그들과 더불어 내한하여 마산조계지 외에도 인천 목포 군산 등 여섯군데 조계지를 설계하였습니다.
앞에서 말한 '마산포에 파견된 해관측량사'가 스태든 아닌가 싶습니다.

아래의 그림이 조계장정에 첨부되었던 마산의 각국공동조계지 설계도면입니다.
설계도면에 그은 푸른색 안쪽 부분과 현재 도시 상황을 자세히 비교해보면 개항 때의 도시계획이 이 도시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조계지가 확정되자 공동조계의 획정을 내용으로 하는 조계장정을 조인했습니다.

각국공동조계지로 구획된 토지는 제1등지(甲地區․A地區․Low Lying Lots․低地區), 제2등지(乙地區․B地區․Hill Lots․山地區․高地區), 제3등지(丙地區․C地區․Foreshore Lots․海邊地區) 3종으로 구분하였습니다.

제1등지는 해안에 근접한 상업지로 현재 시내버스가 다니는 간선도로를 중심으로 동쪽 바닷가 일대입니다. 위 설계도면에 표기된 부분이 제1등지입니다.
제2등지는 제1등지가 근접해 마주보는 서쪽일대였으며, 제3등지는 제일여고 정문앞도로 주변의 경사지였습니다.

조계장정에는 조계지 주위 10여리를 개방하여 매매와 양도가 가능하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습니다. 또한 조계지 내에는 경작을 금지하고 오직 건축만 하도록 했으며 위험하거나 고열을 취급하는 건물은 허가하지 않았습니다.

조계지의 경계를 표시하기 위해 ‘마산포각국조계(馬山浦各國租界)’라는 문자를 조각한 표목을 경계선 양단의 만조점에 각각 한 개씩, 그리고 조계지 구역 경계선이 꺾어지는 지점마다 한 개씩 세웠습니다.

마산에 외국인이 합법적으로 살 수 있었던 최초의 땅 '마산포 각국공동조계지'는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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