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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당신은 원전과 몇km 떨어져있습니까?

by 허정도 2012. 3. 21.


며칠 전 고리원전1호기에 전원공급이 끊겨 냉각기능이 마비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정전으로 사고가 났던 후쿠시마 원전과 유사한 충격적인 사고였습니다만, 탄로날까봐 한 달 넘도록 쉬쉬했다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고리원전1호기는 2008년에 이미 수명이 끝났는데, 다시 수명을 10년 연장시킨 우리나라 최초의 원전입니다.
위험하다고 시민단체가 반대를 많이했지만 귀를 막은 정부가 재가동했습니다.

고리원전1호기 사고 뉴스를 보던 순간, 후쿠시마의 참상이 떠올랐습니다.
안전도 최고라던 일본도 사고가 났는데,,, 우리 원전은 괜찮을까요?

어디 일본 뿐입니까?
세계 최고의 과학기술을 자랑하던 미국(1979년, 스리마일 원전)과 소련(1986년, 체르노빌 원전)에서도 사고가 났으니 말입니다.

반핵 학자로 유명한 고이데 히로아키는 원전 안전도의 불확실성을 알기쉽게 설명했습니다.
첫째는 원전이 기계라는 것, 아무리 완벽하게 만들어도 기계는 때때로 사고를 일으킨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둘째는 그 기계를 사람이 가동시킨다는 것, 신이 아닌 다음에야 사람은 실수하기 마련이라는 점을 들었습니다.
쉬운 말에 감동 받는다고, 충분히 공감되는 설명입니다.

후쿠시마 사고가 터진 후, 일본정부는 반경 50km까지를 고농도위험지역으로 분류해 관리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현지를 직접 조사했던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한일시민조사단 소장은 “원전으로부터 60km범위까지 사고피해 직접 영향권”이라고 했습니다.
그런가하면 영국 얼스터대학 크리스 버스비 박사는 “10년 내 후쿠시마원전 반경200km 지역에서 암환자 22만 명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습니다.

정말 무서운 일입니다.

이런 위험 때문에 세계는 지금 ‘원전폐기’ 쪽으로 가닥을 잡습니다. 아무리 전기생산의 효율이 높아도 사고 한 번 터지면 모든 것을 잃는 끔찍한 원전에게 국가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그래도 원전이 최고'라며 계속 간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정부의 말처럼 우리 원전은 정말 안전할까요?
고이데 히로아키 선생처럼 저도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았습니다.

한반도를 포위하고 있는 우리나라 21개 원전(공사 중인 7기, 계획 확정된 4기는 별도)의 수명은 점점 짧아지고 있습니다.

올 11월이면 끝날 월성1호기부터 매년 1기씩 설계수명이 끝납니다.
정부는 수명이 다한 원전을 다시 사용할 모양입니다만 설령 재가동한다 해도 그리 오래가지는 못할 겁니다.

그래서 생각합니다, 저 많은 원전들의 수명이 끝나면 어떻게 될지,,,
물론 우리 대부분은 떠난 뒤겠지만, 그 때 이 땅에 살고 있을 우리 아들딸들은 어떻게 해야 될까요? 그들에게 떠넘기고 가면 그만인가요?

만약에, 만약에 말입니다,
지금 이 순간 원전사고가 나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요?
사는 곳이 원전과 멀수록 조금씩 더 안전하겠죠?

그래서 서해의 영광, 동해의 고리, 월성, 울진에 있는 총 21기의 원자력 발전소를 기점으로 간단히 확인해 보았습니다.

당신이 사는 곳은 원전과 몇km 떨어져있습니까?
제가 사는 마산은 고리원전과 60km 입니다.

그림을 그려놓고 보니 서울지역 빼고 우리나라 전체가 200km권 안에 들어가네요.
전기는 대부분 수도권에서 사용하는데 왜 원전은 다른 곳에 있을까요?
발전소가 너무 멀어 송전비용도 만만찮을 텐데, 인천 앞바다나 한강에 원전이 있어야 되는 것 아닌가요? 안전하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