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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주는 남편

집에 일찍 들어가 아이와 함께 놉시다

by 허정도 2009. 10. 15.


과레스키의 <까칠한 가족>

안녕하십니까? 허정도입니다.

오늘은 이탈리아의 저술가 과레스키가 쓴 ‘까칠한 가족’이라는 재미있는 책 한권 소개하겠습니다.

저자인 과레스키의 가족을 모델로 쓴 연작소설입니다.

1954년에 출판되었으니 이미 반세기가 지난 글들입니다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과레스키는 사회에서 제법 잘나가는 작가이자 언론인이었지만 가족들에게는 직업도 없는 사람처럼 불쌍하게 취급당하는 아버지로 등장합니다.
이 시대의 보통 아버지 모습입니다.

아내는 현실감각이 조금 모자라지만 착한 전업주부이고,
아들은 나름대로 자신의 주관이 뚜렷한 소년이며,
딸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동원하는 귀엽고 영리한 아이입니다.

이 네 가족이 펼치는 갈등과 화해와 진한 사랑을 예리하면서도 풋풋하게 그려내고 있어 읽는 사람을 즐겁게 해주는 책입니다.

아버지 과레스키가 딸과 나누는 까칠한 대화입니다.

“딸은 최소한 아빠의 직업이 무엇인지 알아야 할 의무가 있어. 너는 내가 세탁실의 수도꼭지나 전등 스위치를 고치는 것 이외에도 신문에 글을 쓰고 책을 쓴다는 것을 모르니?”

“물론 알고 있어요. 하지만 그건 목수나 의사, 기술자, 변호사 같은 직업이 아니에요.”

“직업이 아니면?”

“그냥 그런 거예요. 모든 사람은 무슨 글이든지 쓸 수 있어요. 하지만 의사가 아닌 사람은 다리를 자를 수 없어요.”

“그러니까 너 아빠는 직업이 없는 불쌍한 사람에 불과하구나!”

“사람들에게 필요한 일을 할 때 직업이라고 말해요. 옷이 필요할 때는 재봉사를 부르고, 약이 필요할 때는 의사를 부르고, 식탁을 만들어야 할 때는 목수를 불러요. 하지만 슬프거나 웃기는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작가를 부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하하,, 어떻습니까.

방송 듣는 분들 중 한참 커가는 열 살 전후의 아이를 둔 분도 계실 겁니다.

아이들과 자주 놀아주시나요?

흔히 부모들은 ‘아이들이 어려서 함께 놀아준다’고 하지만 사실은 아이들이 부모와 놀아주는지도 모릅니다.

아이들에게도 부모와 함께 노는 시기가 있습니다. 그 시기가 지나면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놀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부모도 아이와 함께 놀 수 있을 때를 놓치지 말고 한껏 놀아야 합니다. 아이가 그렇듯 부모에게도 그 즐거움은 잠깐 뿐입니다.

오늘 저녁 일찍 집에 들어가서 아이와 함께 시간보내는 게 어떻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