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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도시이야기

공간의 재탄생 - 재생 건축 '선유도' 02

by 운무허정도 2018. 3. 15.

난주에 이어 녹색 기둥의 정원 에서부터 선유도 이야기를 이어 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 



 - 녹색 기둥의 정원

 정수지의 콘크리트 상판 지붕을 들어내 기둥만을 남겨 만들어진 정원은, 선유도 이야기관 설명에 의하면휴식과 사색의 공간이라고 되어있습니다. 처음에 지어질 때는 아래와 같았습니다.

출처 - 건축도시연구정보센터 (http://www.auric.or.kr/)


 현재의 곳은 사람을 피해 사진을 찍는 것이 상당히 까다로운, 또다른 의미의 멋진 정원이 되어 있습니다. '휴식과 사색 포용하는 넓은 기능의 공간이 되어간다는느낌이며, 이러한 느낌은 녹색 지붕의 정원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서 자연스레 생겨납니다.



 

 - 수생 식물원


녹색 기둥의 정원을 돌아나와 도달하는 , 수생 식물원 입니다. 여과지 였던 곳을 재활용한 곳이지요.

 ‘낮은 수반에 자리잡은 다양한 수생식물들의 모습과 생장 과정을 가까이서 관찰할 있다라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아직은 추운 날씨 탓에 군데군데 비어있긴 하지만, 저런 모습도 계절에 맞는 자연스러운 식물의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앉고, 올라가고, 쉬고... 기존 시설의 잔재 위에 데크 깔은 것이지만 그것으로도 충분하였나 봅니다.


 - 시간의 정원


수생 식물원과 시간의 정원은 공간의 분할이 명확하면서도 발걸음따라 자연스럽게 연결이 됩니다. 약품침전지를 재활용한 곳은 선유도 공원 내에서, 남겨진 기존 시설을 공간적 다양성 측면에서는 가장 풀어낸 곳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아래 사진은 건설 당시 기존 구조물의 모습 입니다.

 공간적 풍부함을 가지는 많은 건축들과 공간들은 사진으로는 현장의 느낌을 설명해 내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 곳 또한 그런 경우라고 생각이 듭니다.


 지층부와 상층부의 공간이 마치 씨줄 날줄처럼 다른 높이에서 얽혀 흐릅니다.

 상층부의 구조물을 어떤 부분은 데크로, 어떤 부분은 식생으로 채워, 너무 많은 가능한 동선에서 오는 혼란을 줄이고 다양한 식생들을 자연스레 경험하도록 의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방향원, 덩굴원, 이끼원, 고사리원 작은 주제정원들을 감상할 있다고 하니 다른 계절 또한 기대됩니다.

 기존 구조물을 그대로 살린, 상층부의 작은 쉼터들 하나입니다. 



- 개의 원형 공간


 선유도 공원을 양화 한강공원 쪽에서 왔다면 첫번째,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양화대교 북단에서 진입하였다면 마지막에 만나게 되는 곳입니다. 

 - 개의 원형 공간 하나인 환경 교실. 방문 시에는 운영을 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원래 원형의 조정조 2개소와 농축조 2개소 였던 곳으로서 (정수후 불순물과 물을 분리 처리하던 ), 일상에서는 만나기 쉽지 않은 기존 건물의 원통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환경 교실, 환경 놀이마당, 원형극장, 화장실 각각 구성된 곳은 선유도 공원 전체중에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인 싶었습니다.

 원형극장이라던지, 지상에서 있는 고리 형태의 화단이라던지 하는 것들은 기존 구조물의 형태를 유지하지 않았다면 나타나기 힘든 공간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카페테리아 나루 


 정작 방문했을 때는 몰랐습니다카페테리아 또한 기존 시설이었던 취수펌프장을 재활용한 곳이었다는것을. 내부를 모두 새로 단장한 탓이었을까요 - 아무래도 직접적인 상업 시설이다 보니 공원의 다른 부분들과 동일한 접근방식을 취하기는 쉽지 않았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봅니다



 100 뒤에도 지금처럼 살아 숨쉬고 있을 선유도 공원을 기원하며 포스팅의 마무리는 선유도 이야기관의 일부를 발췌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지어볼까 합니다.


<이태림>



낡은 것은 낡은 채로, 비어 있는 것은 채로


 자연과 어울리기 위한 인간의 노력을 찾아볼 있는 공원에서는, 남아 있는 콘크리트 구조물들이 던져주는 암시를 통해 이곳만의 특별한 의미를 찾아볼 있습니다. 


 그것들은 인간의 문명, 산업 폐기물, 자연의 훼손과 같은 일을 경계하라고 조용히 말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선유도 공원은 환경의 의미를 재인식해 보는 장이기도 합니다. 산업 문명의 공간을 철거하는 대신 자연을 담아내는 그릇으로 재활용한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선유도 공원에서는 있는 장소에 따라 느낌도 천변만화 합니다. 막힘과 트임 그리고 솟음과 꺼짐의 입체적인 조형성은, 공원이라는 안에 담은 정수장과 선유봉의 기억으로부터 나온 것입니다.


  솟아 있는 위에서는 막힌 길이 없어 어디로든 있습니다. 미루나무가 불러들이는 바람 소리에 취해도 보고, 건너 트인 전망을 즐기며 사색의 시간을 가져볼 수도 있습니다. 


 바람 소리에 귀가 먹먹해질 대쯤 지하 공간으로 내려오면 놀라울 정도로 고즈넉한 정원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정수장 건물들의 흔적들, 남아 있는 기둥과 , 그리고 물을 담아두었던 사각 공간 안에 자라는 식물들은 평온한 사색의 시간을 안겨줍니다.



…….


 10년이 지나고 100년이 지난 , 선유도 공원은 어떤 모습일까요. 과연 그때쯤에도 공원의 흔적이 남아 오늘날을 기억할 있을까요


어쩌면 완강한 옹벽은 허물어지고, 산책길은 무성한 풀밭이 되고, 정원을 구분했던 벽들은 스러져 더욱 자연스러운 모습이 되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 또한 아름다운 자연입니다. 


 자연의 생명력은 순리에 따라 이곳을 아름답게 보전할 것이 틀림없습니다. 자연은 가장 훌륭한 관리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