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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6

이천년 전 길이 이십년 된 길에게 묻다 걷고 싶은 거리, 걷기 싫은 거리 ④ 발이 편해야 걷기가 즐겁다. 무심코 길을 걷다 무엇인가에 발이 걸려 넘어질뻔 한 경험. 누구나 한 두번씩은 겪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의 대부분은 예상치 못한 돌출된 턱이있거나 고르지 못한 바닥에 발이 삐끗하면서 발생한다. 하지만 크게 넘어져서 다치지 않는 이상 본인의 부주의를 탓하며 그냥 지나칠 것이고, 그 자리에서 계속해서 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다. 혹시 넘어질까봐 발 밑을 신경써야 하고 이로 인해 걷기는 불편해진다. 현재 마산시내의 보도에 깔려있는 대부분의 블럭은 20년이 채 안됐다. 2천년도 더 된 로마의 아피아 가도(via appia)중 일부를 아직까지 불편없이 사용하고 있음을 볼 때, 반성과 진단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천삼백여년 전에 건설된 아피아 가도 로.. 2009. 12. 30.
현장-1 12월 28일 오후 5시, 마산시 합포동. 두 사람 겨우 지날 수 있는 좁은 골목길 블럭 벽에 알루미늄 문짝이 붙어 있었습니다. 그 안에는 스스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최 씨가 웅크려 누워있었습니다. 선물을 들고 간 사람은 앉을 곳이 없어서 들어가지 못했고, 선물을 받을 사람은 일어설 수가 없어서 나오지 못했습니다. 거동이 어려운 장애인 혼자 기거하는 좁은 방이었습니다. 상상했던 장면이었지만 막상 눈앞에 펼쳐지니 이럴 수가 싶었습니다. 짙은 색의 낡은 담요와 그을린 듯 변색한 누우런 벽지, 어지럽게 널려진 가재도구와 신체보조기구들, 낡은 가구, 냉기 흐르는 방. . . . 마치 오래된 과거로 돌아간 것 같았습니다. 2009. 12. 29.
이럴 때는 뭐라고 해야 합니까? 4대강사업은 국회예산통과고 뭐고 공사부터 시작했습니다만, 정작 서둘러야 하는 생활주변의 재난복구공사는 팔짱 낀 채 나 몰라라 세월만 보내고 있습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차이가 바로 이런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이 옹벽 무너진 지도 꽤 오래되었습니다. 여름가고 가을도 가고 겨울이 왔습니다. 며칠 후면 해가 바뀝니다. 지난 가을, 이웃에 사는 아주머니 한 분이 제게 물었습니다. "저 복구공사는 언제쯤 해줄까요?" 저는 깊은 생각 없이 쉽게 답했습니다. "해 바뀌기 전에는 하겠죠, 뭐." 그러고는 아침저녁 이 앞을 지날 때마다 '언제쯤 하려나' 기다렸지만 아무런 변화가 없었습니다. 그럭저럭 시간이 흘러 겨울. 영하의 날씨라 어젠 제대로 된 공사도 어렵게 되었습니다. 사진에서 보듯이 주위가 곧 허물어 질 것 .. 2009. 12. 27.
아름다운 음악회 12월 22일 오후, 가수 ‘김산’이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25일 크리스마스 저녁 7시 반에 「시와 자작나무」에서 작은 음악회를 한다고 알려왔습니다. 「시와 자작나무」는 치과의사 김형준 선생이 지역문화운동의 일환으로 만든 문화공간입니다. 옛 중앙극장 맞은쪽에 있는 커피숍입니다. 반가웠습니다. 편안하고 정겨운 모임일 거라는 생각에 마음이 끌렸습니다. 아내에게 문자를 보여주었더니 선뜻 동행약속을 했습니다. 25일 저녁 6시, 마산YMCA박영민 이사의 부친상 조문을 하면서 송창우 시인을 만났습니다. 송 시인 날 보더니, “나중에 「시와 자작나무」 음악회에 오실 거죠?”하고 물었습니다. 이미 마음먹고 있었으므로 갈 거라 답했습니다. 그랬더니 대뜸, “선생님 펴낸 책 낭독 한 번 해주시죠, 프로그램에 넣겠습니다”.. 2009. 12. 26.
아름다운 곰탕 식당 한 군데 소개합니다. 맛 소개가 아닙니다. 맛은 이미 정평이 나 있어서 특별히 소개할 필요도 없는 식당입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맞는 훈훈한 이야깁니다. 너무 착해서, 마음 씀씀이가 너무 아름다워서 소개합니다. 마산시 회원동 마여중 앞에 있는 식당 「마산할매곰탕」이야깁니다. 개업할 때부터 이 식당에 가끔씩 드나들었습니다. 저의 집과 직장이 이곳에서 멀지 않거든요. 지난 토요일, 오랜만에 곰탕 한 그릇하려고 들렀습니다. 주차를 해놓고 식당 쪽으로 가는데, 식당건물 뒤쪽 입구에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 줄을 쭈욱 서있더라고요. 이상해서 물어보았습니다. “할머니, 이 집에 무슨 일이 있습니까?” “점심 얻어먹으려 왔지” “그냥 줍니까?” “그럼, 얼마나 고마운 사람들인데, 토요일마다 곰탕을 공짜로 먹여줘”.. 2009. 12. 24.
할아버지의 위험한 선택, 그 까닭은? 이 할아버지는 왜 도로 한가운데에서 자전거를 끌고 가실까요? 찬바람이 쏟아지는 겨울 오후, 이 할아버지는 어째서 산복도로 위험한 내리막 길 한복판에서 자전거를 끌고 가실까요? 며칠 전 차를 타고 마산 산복도로를 지나가다 황당한 장면을 보았습니다. 마산여중 앞에서 산복도로를 타고 석전동 네거리로 가자면 육교가 나옵니다. 그 육교 지나면 내리막이 시작되면서 길이 왼쪽으로 급하게 휘어지는데 바로 그 곳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차가 왼쪽으로 방향을 트는데 갑자기 눈앞에 웬 노인 한 분이 찻길 한복판에서 짐이 실린 자전거를 끌어가고 있었습니다. 별 문제는 없었습니다만 참 아찔한 장면이었습니다. 남루한 차림은 아니었지만 넉넉해보이지도 않는, 도시에서 흔히 볼수 있는 평범한 할아버지였습니다. 하도 상황이 황당해서 운전.. 2009. 12. 22.
메니페스토실천운동이 중요한 이유? 매니페스토 실천운동이 중요한 이유? 지난 12월 17일, 경남매니페스토 실천본부와 경남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토론회가 창원대학교 경상대학(21호관)에서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매니페스토’는 잘 모르는 분야라서 공부할 겸 참석하였습니다. ‘매니페스토 실천운동을 통한 지방자치발전방향’라는 주제로 네 가지 소주제를 가지고 진행되었습니다. 첫 번째 토론자로 나온 박달호(경상남도청)사무관은, ‘실천운동의 성과와 지방자치’라는 제목의 발제에서, 유권자들은 아직 이 운동에 대하여 생소하여 활동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도 제고가 필요하다는 지적과 함께, 단체장의 입장에서는 당선후 공약이행을 통한 단체장의 신뢰도 제고와 단체장과 주민과의 소통기회를 확대하여 참여와 협력, 비판과 감시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가능.. 2009. 12. 20.
중매 세 번하면 천당 간다는데 두 번째 중매에도 성공했습니다. 두 번 시도에 두 번 성공, 확률 100%입니다. 첫 중매가 1993년이었으니 16년만의 중매입니다. 경남은행에 다니던 총각 오공환과 마산건축사회에 근무하던 처녀 안경희를 이어 주었습니다. 1월에 중매를 섰는데 그 해 10월 결혼에 골인했습니다. 지금 창원에서 아들딸 쌍둥이 낳아 네 가족이 행복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아이가 벌써 중학교 3학년입니다. 오공환은 결혼 후 건축사 시험에 합격, 현재 창원 다몬건축사사무소 대표입니다. 이 부부, 지금도 얼마나 서로 사랑하는지 설 추석마다 우리 집에 찾아 옵니다. 와서는 ‘좋은 사람 만나게 해주어 고맙다’고 인사합니다.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은, 저의 첫번째 중매입니다. 두 번째 중매의 주인공 신부 최은영은 제가 활동하고 있는 마.. 2009. 12. 17.
하나방송 '두름손인터뷰' 허정도 '마산도시재생 민간협의회' 공동대표 출연 2009. 12. 14.
내서읍은 어디로 가야하는가? 유장근 교수의 도시탐방대, 다섯 번째 길에 나섰다. 이번에는 내서읍 지역이었다. 조선시대에 창원읍성의 서쪽지역 중 내륙 쪽은 내서(內西)면, 바닷가인 현재의 마산시내지역은 외서(外西)면이라 불렀다. 외서면은 마산부가 되어 실명(失名)했고 내서만 살아남았다. 많은 사람들에게 ‘중리’라고 알려진 내서읍에는 현재 중리, 안성리, 평성리, 호계리, 용담리, 상곡리, 원계리, 삼계리, 신감리, 감천리 모두 10개 리가 있다. 집결지는 중리 역, 12월 12일, 오후 1시반이었다. 탐방은 중리역을 기준으로 광려산 쪽으로만 방향을 잡았다. 아래 호계리 쪽은 시간이 없어 포기하였다. 탐방대원들의 얼굴을 밝았고, 기대감에 찬 눈빛이었다. 인원도 늘어 모두 3-40명이나 되었다. 창원대 사학과 남재우 교수가 시간을 내 해.. 2009. 12. 13.
즐거웠던 밤 - 서익진 교수의 출판기념회 마산시의회가 마산을 창원 진해와 통합시키기로 결정한 3일 후인 어제, 12월 10일 목요일 밤. ‘마산을 살리자’는 책의 출판을 축하하기 위해 경남대 평생교육원에 사람들이 모였다. 서익진 교수의 신간 『마산, 길을 찾다』의 출판기념회 이야기이다. 이 책은 서 교수가 그 동안 마산도시재생위원회에서 활동하며 남겨 놓은 글들과 마산도시재생과 관련한 각종 토론회 등에서 주장한 내용들을 재정리하여 엮은 것이다. '리아미디어'에서 기획한 '리아프리즘문고 제1호' 출판이었다. 리아프리즘문고는 지역 도시영역, 문화 예술영역, 인문 사회영역의 세 분야에 걸쳐 지속적인 출판을 구상하고 있다. 지역 연구자들을 발굴하고 지원하겠다는 포부도 보였다. 도서출판 불휘를 운영하는 우무석 김리아 부부의 아름답고 원대한 시작이었다. 경.. 2009. 12. 11.
'밀턴 케인스' - 내일의 도시 "신도시가 될 세종시가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다. 신문을 읽다가 문득 이상적인 신도시 하나가 떠올라 소개한다. 세종시도 이처럼 되기 바라면서·······" 마산 개항 1년 전인 1898년, 영국인 하워드는 『내일의 전원도시』라는 명저를 낸 뒤 레츠워드(Letchworth)와 웰윈(Welwyn)이라는 두개의 전원도시를 만든다. 이렇게 시작된 전원도시 전통에 따라 영국정부는 20세기에 모두 25개의 신도시를 건설했다. '밀턴케인스'는 영국정부가 마지막으로 만든 신도시이다. 런던과 버밍엄 사이에 있다. 1967년 착공하여 지금의 도시로 되기까지 30여년이 걸렸다. 2-3년에 뚝딱 도시 한 개를 만드는 우리에게는 지루한 시간이다. 1월, 겨울이었다. 글과 그림으로만 보던 이 도시를 찾았다. 런던에서 기차를 탔다... 2009. 12. 10.
오래된 사진 두 장 ‘삼광청주의 일제기 건물이 그대로 남아있다’는 글에서 알 수 있듯이 마산에는 근대산업유산들이 제법 남아 있다. 유산이라 말할 정도가 아니라도 옛 사진에 나타난 과거의 모습과 현재모습을 비교해 보는 것은 흥미롭다. 사라져버린 지난 시간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이 알려진 자료이긴 하지만 아직 못 본 분들을 위해 마산의 옛 사진 두 장을 소개한다. 첫째 자료는 1910년 경부터 1920년대 초반까지의 어느 시기 마산 전경사진이다. 이 사진을 두고 개항기 마산사진이라고 소개한 곳도 있으나 잘못된 해석으로 보인다. 이유는 사진에 나타난 시가지 형태다. 일본인들이 스스로 지칭한 소위 신마산이 이미 형성되어 있을 뿐 아니라 도로의 개설 상태가 개항기를 훨씬 지난 1910년-1920년대 초반 경 어느 시기 임을 .. 2009. 12. 8.
인간이 고양이보다 나을까? 단독주택에 살다보면 아파트 사는 분들이 경험치 못하는 일들을 간혹 겪습니다. 내가 사는 집은 산 밑이라 대문 앞 길건너가 바로 무학산 자락입니다. 차와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아 조용해서 좋습니다. 하지만 조용한 게 늘 좋은 건 아닙니다. 사람 눈이 적다보니 문제도 생깁니다. 쓰레기 슬쩍하는 사람들 이야깁니다. 아무도 안 본다 싶어, 차타고 지나가다 버리는 모양입니다. 사용한 휴지, 먹다 남은 빵, 빈 깡통과 봉지 등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아예 가구를 버리는 간 큰 사람도 간혹 있습니다. 소파, 나무걸상, 심지어 못 쓰는 냉장고가 나뒹군 적도 있습니다. 못쓰게된 자동차도 왕왕 나타납니다. 지난 초가을에는 대구번호가 찍힌 자동차 한 대가 버려져 있었는데 동사무소에서 법적 절차를 밟아 겨우 치웠습니다. 지금도.. 2009. 12. 6.
걷고 싶은 거리, 걷기 싫은 거리 ③ 광고물로 뒤덮힌 도시 2009/11/13 - [도시 이야기] - 걷고 싶은 거리, 걷기 싫은 거리① 2009/11/18 - [도시 이야기] - 걷고 싶은 거리, 걷기 싫은 거리② 도시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침에 일어나 대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수많은 광고물과 마주하게 된다. 아파트에 사는 사람은 엘리베이터안의 거울과 출입구 게시판의 협찬광고를, 주택에 사는 사람들은 동네 슈퍼나 철물점의 간판이나 도로를 가로지른 각종 현수막과 본인 의지와 상관 없이 만나게 된다. 하루 일과 중 밖에서 보내는 대부분의 시간동안 각종 광고물을 만나거나 스쳐 지나가고, 퇴근해서 집 대문에 붙은 족발집 전단지를 떼기까지 그야말로 광고물의 홍수속에 살고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로 개인의 영업을 위한 대부분의 광고물들이 허락도 없어 내눈을 혹사.. 2009. 12. 4.
대박가능성인가? 지속가능성인가? ‘우리에게 부족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오직 상상력의 부족 뿐이다’ 며 기염을 토했던 셰이크 모하메드 총리의 두바이가 휘청거린다. ‘세계 최대 인공 섬’ ‘사막 위의 기적’ ‘세계 8대 불가사의’ 라는 수식어로 세계인들의 발길을 모았던 도시였다. 이 21세기 최고의 도시에 세 얻을 사람이 없어서 새로 지은 아파트에 ‘임대 중(Now Leasing)’이라는 대형 현수막이 걸렸다는 보도가 나오자 세계가 경악했다. 그 뿐 아니다. 도심의 밤 풍경이 황량하다고, 다섯 채 중 세 채는 불이 꺼졌다고 전했다. 우리 돈으로 75억 짜리 호화 아파트가 45억에도 팔리지 않는다고도 했다. 급기야 채무상환을 6개월 간 유예해 달라고 채권단에 요청했다면서, 제2의 금융위기가 두바이에서 시작되는 것 아닌가 걱정하는 보도까지 나.. 2009. 1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