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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도시이야기135

도시 속 사격연습장 이 글은 1월 3일 경남도민일보에 게재된 원고입니다. 창원시 미군 사격장 확장공사 잠정 중단 시민 안전 위협한다면 이전이 근본 해법 2020년 4월 23일 전남 담양의 한 골프장에서 경기보조원이 머리에 총알을 맞은 사고가 있었다. 골프장에서 1.4㎞ 떨어진 군 사격장에서 발사된 K2소총의 도비탄이 원인이었다. 창원시에도 사격연습장이 있다. 팔룡산 북서쪽 일대의 미군사격장이다. 원래 면적은 129만 평이었으나 현재 40여만 평 사용된다고 한다. 국방부는 2023년 초 이 사격장의 확장 공사를 허가하였다. 이 사실이 지난 4월 인근 시민 민원으로 문제가 되었다. 당시 창원시는 확장공사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 문제가 불거지자 창원시가 미군과 국방부에 확장 공사 일시중단을 요청했고,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궁.. 2024. 1. 4.
함안박물관 제2전시관 고분전망대 이 글은 11월 13일 경남도민일보에 게재된 원고입니다. 규모·공간 구성이 남다른 말이산고분군 지난달 연 전망대에선 보기 드문 전망도 경사다. 나라의 경사고 경남의 경사다. 가야시대 일곱 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2013년 잠정목록에 오른 후 10년 만의 결실이다. 등재된 가야 고분군은 1∼6세기에 연속 조영된 고분으로, 고령과 남원을 제외한 다섯 고분군이 경남의 함안·창녕·김해·합천·고성에 있다. 결과는 한순간 나타났지만 등재되기까지 어려움이 많았다. 최초에는 함안과 김해 고분군만 잠정목록에 올랐으나, 뒤이어 고령 고분군이 별도로 올라 모양새가 나빴다. 세 고분군을 합쳐 다시 시도했다가 실패하기도 했다. 그 뒤 창녕·합천·남원·고성까지 일곱 고분군으로 다시 추진해 등재되는 듯했다. 하.. 2023. 11. 16.
세종시 버스 무료, 경남은? 이 글은 9월 14일 경남도민일보에 게재된 원고입니다. 2025년 1월 1일부터 세종시가 시내버스 요금을 없앤다. 출발지나 최종 목적지가 세종시인 모든 버스가 무료다. 마을버스·광역급행버스(M-Bus)·간선급행버스(BRT) 전부 적용되며, 요금 전액을 지역화폐로 환급해주는 방식이다. 이유는 출퇴근 시간대 교통체증 때문이다. 세종시의 승용차 수송분담률은 46.9%로 국내 특·광역시 중 가장 높다. 하지만 버스 수송분담률은 7.9%에 불과하다. 국내 최고수준의 BRT시스템 등 버스운행 최적조건을 갖추었지만 승용차 이용자가 워낙 많아 그렇다. 세종의 시내버스요금이 1,400원이니 직장인 일인당 한 달에 칠팔만 원 정도 절약되는 셈이며, 이로 인해 증액되는 세종시의 예산은 연간 256억 원이다. 경북 청송군은 .. 2023. 9. 15.
통제영 청남루 디지털복원 재고해야 이 글은 3월 29일 경남도민일보에 게재된 것이다. 지켜야 했던 많은 것이 사라졌다. 남았다면 자랑스러웠을 수많은 문화유산이 없어졌다. 일제강점기와 전쟁, 도시개발이 주범이었다. 경제가 좋아지고 사회가 안정되어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때는 늦었다. 경남만 해도 창원읍성과 진주객사, 근대기 밀양세무서 등 없어진 것들이 손에 꼽을 수도 없을 만큼 많다. 통영은 역사문화유산이 많은 도시다. 그중 압권은 뭐니 뭐니 해도 삼도수군통제영 유적이다. 국보 세병관과 동피랑·서피랑, 이름만 들어도 모르는 사람이 없다. 통제영 유적 중에도 사라진 것들이 많다. 통제영 정문이었던 청남루가 대표적이다. '통영 남문'이라고도 했던 통제영의 얼굴이었다. 강점기 내내 보통학교로 사용된 세병관은 수모를 겪은 대신 살아남았지만, 청남루.. 2023. 3. 30.
중평들판의 팽나무 이 글은 1월 30일 경남도민일보에 게재된 것이다. 1200백 년 까마득한 세월, 해상왕 장보고가 서해를 호령하던 때. 그 아득한 시간 언젠가 중평이라 불렀던 들판에 팽나무 한 그루가 섰다. 그로부터 1000년도 더 지난 20세기 벽두, 동아시아 해상 장악을 꿈꾼 일제는 해군기지와 함께 그곳 중평들판에 신도시를 건설했다. 창원시 진해구의 '구도심' 혹은 '서부지역'이라 불리는 곳이다. 11개 마을의 390가구, 2000여 주민이 신도시건설로 쫓겨났다. 청천벽력, 하루아침에 땅 빼앗기고 집 헐리고 내동댕이쳐졌으니 그런 목불인견이 없었다. 이를 두고 매천 황현은 '왜인이 늑탈하여 이속도 농민도 고기잡이도 모두 흩어져 마치 난리를 만난 것 같다'고 한탄했다. 저항이 없지 않았지만 이미 일본인 세상이라 버틸 수.. 2023. 2. 1.
남해각의 빛나는 변신 남해각의 빛나는 변신 이 글은 2022년 11월 29일 경남도민일보에 게재된 칼럼입니다. 그것은 감동이었다. 샌프란시스코 금문교의 판박이 다리가 남해 섬에 들어서다니. 마주보고 선 두 개의 거대한 붉은 주탑과 휘영청 얹힌 케이블에 놀랐고, 아슬아슬 매달린 가늘고 긴 다리에 놀랐다. 지금이야 흔하지만 그때는 그랬다. 그 뒤 한참동안 ‘남해대교 건너봤나?’고 묻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개통하던 날 대통령이 걸어서 건너는 장면은 동네가게 흑백티비에서 얻어 보았고, 현수교라는 명사는 한참 뒤에야 입에 익었다. 그 후 남해로 여름 캠핑을 두어 번 갔지만 버스를 탔기 때문에 다리 볼 기회가 없었다. 가까이서 자세히 본 것은 80년대 중반이었다. 송정해수욕장이 우리 가족의 붙박이 여름휴가처였기 때문이다. 모래와 솔.. 2022. 11. 30.
전기요금 50% 올려야 이 글은 환경운동가 박종권 선생(아래 사진)이 쓴 글이다. 기업은행 마산지점장을 지낸 박종권 선생은 퇴직 후 환경운동가의 길을 선택, 지구환경을 지키기 위해 온 몸을 던지고 있다. 10월부터 4인 가구는 월 전기요금이 2270원 인상된다. 글로벌 에너지 위기로 연료가격이 크게 뛰었기 때문이다. 에너지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복지할인 제도를 연말까지 연장하고 318억 원을 추가 경감한다. 또 뿌리기업에 대한 대책도 발표했다. 월 2270원 전기요금 인상으로는 한전 적자 메우기는 턱없이 부족하고 전기 절약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한 보수 언론은 “유럽 전기요금 10배 폭등... 한국도 30-40% 올리며 절약 나서야”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맞는 말이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 국가는 온수를 끊고.. 2022. 10. 26.
신 무역장벽, 재생에너지 신 무역장벽, 재생에너지 이 글은 2022년 9월 28일 경남도민일보에 실린 칼럼입니다. 북극 빙하와 킬리만자로 만년설이 이미 오래전부터 경고했다. 이대로 가면 종국에는 모든 것이 끝장난다고, 종말이 올 것이라고. 과도한 걱정? 하지만 진실은 변하지 않는다. 늦추어도 될 만한 시기는 이미 지났다. 정부는 최근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 안에서 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30.2%에서 21.5%로 낮춘다고 밝혔다. 지구환경문제를 한 국가가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나라건 정부의 발걸음은 늦다. 빠른 쪽은 역시 기업이다. 대표적인 것이 ESG경영과 RE100이다. 친환경, 사회공헌, 윤리적 지배구조를 내건 ESG경영은 미국의 2050년 탄소중립 발표와 파리기후협정 복귀로 점점 강화되고 있다.. 2022. 9. 29.
단체장에게 주는 야율초재의 고언 이 글은 2022년 7월 28일 경남도민일보에 실린 칼럼입니다. '진정 백성을 위하는 일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것 중 나쁜 것을 고치는 것이다.' 유비의 제갈량처럼 칭기즈칸을 도와 몽골제국 건립의 기초를 놓은 야율초재(아래 그림)의 고언이자 충언이다. 이 나라에 개발 사업이 덮친 것은 1970년대부터였다. 긴 시간 서서히 도시화가 이루어진 서방선진국과 달리 우리의 도시화는 급격했다. 아무런 준비 없이 무작정 진행된 도시화였다. 가난했던 시절이라 탓할 수도 없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현실과 시대정신을 고민해야 한다. 선진국이라지 않는가. 수십 년간 진행한 국토개발은 지도를 바꿀 만큼 전국단위에서 이뤄졌고, 그 과정과 결과에는 명암이 있다. 건설업 비중이 높은 산업구조 때문에 경기호.. 2022. 7. 29.
건축가, profession인가? business인가? 70년 경부터 전국적 규모의 국토개발이 시작되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오래된 낡고 좁은 집은 대부분 헐어 없애고 그 자리에 비까번쩍한 새 건물을 지었다. 그 자체를 두고 옳고 그름을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수 십 년 동안 지속된 개발논리는 건설업에 기초한 국내의 산업구조 덕택에 경기호황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또한 그것은 도시산업사회로 가는 물적 팽창시대의 통로이기도 했다. 그러나 폐해가 컸다. 국민들 인식 속에 ‘개발과 건설이 우리 삶을 윤택케 해주는 유일한 통로’라고 내재된 것이 가장 큰 폐해다. 개발이 마치 선(善)처럼 무엇보다 우선되고 강제되었다. 그 결과 개발선호가 태초부터 있었던 DNA처럼 우리를 지배했다. 일반인은 물론 건축가와 도시전문가도 다른 생각은 별로 갖지 않았다. 하지만 다시.. 2022. 6. 12.
바다를 다시 품은 시민들 이 글은 2022년 5월 26일자 경남도민일보 '아침을 열며'에 실린 칼럼입니다. 오랜 세월 등졌던 바다가 다시 시민들 품으로 돌아왔다. 최근 개장된 ‘마산3·15해양누리공원’ 이야기다. 이 공원은 1930년대 조선총독부가 건설한 마산만 제1부두와 중앙부두를 아우른 곳이다.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 시기 마산의 특산이었던 술·장유·직물 등과 마산인근에서 생산된 곡물을 전쟁터로 보내기 위한 부두였다. 해방 후에는 대한민국정부 부두로 바뀌었다. 해양수산관련 공공기관청사들이 들어섰고, 부두이용권을 얻은 업체들의 사업장으로 사용되었다. 일반시민들은 진입할 수 없었다. 때로는 높은 철조망이 쳐지기도 했고, 때로는 콘크리트 블록 담으로 차폐하기도 했다. 그것은 도시와 바다를 단절시킨 장벽이었고, 항구도시 시민들을 해안.. 2022. 5. 27.
안전사고, 답은 하나 뿐 이 글은 2022년 3월 29일 경남도민일보에 실린 칼럼입니다. 안전사고, 답은 하나뿐 77일이면 기억 지우기에 충분한가? 아니면 이미 기억에서 사라졌는가? 지난 1월 11일 오후, 굴지의 건설사 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하던 광주광역시 화정동 아파트 한 쪽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마지막 층인 39층 옥상 콘크리트 타설 중 거푸집이 내려앉자 그 아래 무려 16개 층의 바닥 슬래브가 마치 죽을 부은 것처럼 쏟아졌다. 범벅이 된 콘크리트에 묻혀 여섯 명이 목숨을 잃었다. 마지막 시신이 수습된 것은 사고 후 30일이나 지난 뒤였다. 현장소장과 실무직원 세 명이 구속되었다. 세 사람 모두 사고현장의 건설기술자들이다. 물론 기업도 경제적 법적 책임을 지겠지만 기업 규모에 비해 그리 대단한 수준은 못된다. 그래서 하는 .. 2022. 5. 2.
낯 두꺼운 귀향자의 공직선거 출마를 반대한다. 6월 1일로 예정된 지방선거를 앞두고 창원시장 출마를 준비하는 예비후보들이 넘쳐나고 있다. 이번 선거에는 유난히 오랫동안 지역을 떠나 살던 많은 출향 인사들이 예비 후보로 등록하고 단체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낯 두꺼운 귀향자들이다. 이들은 대선 전부터 지역민들에게 자신의 ‘창원시장 출마’를 알리는 문자를 보내고 있다. 창원에서 태어났거나 혹은 초, 중, 고교를 졸업했다는 것만을 내세워, 오랜 세월 떠났던 고향을 책임지겠다며 자임하고 나선 것이다. 놀랍고도 당연한 사실은, 창원 사람 누구도 이들에게 고향으로 돌아와 시장을 맡아 달라고 요청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철든 후 한 평생 고향을 떠나 살았고, 지난 수십 년 동안 고향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도 모르고, 고향 발전에 아무런 관심도 없던 분들이 그동안 타.. 2022. 4. 11.
싼 전기요금, 기후위기 주범 이 글은 환경운동가 박종권 선생(아래 사진)이 경남도민일보 3월 8일자 '발언대'에 기고한 원고다. 기업은행 마산지점장을 지낸 박종권 선생은 퇴직 후 환경운동가의 길을 선택, 지구환경을 지키기 위해 온 몸을 던지고 있다. '7년 4개월' 지구 평균 온도 1.5도 상승하는데 필요한 탄소 배출의 남은 시간이다. IPCC 자료에 의해 계산 한 시간으로 과학적인 진실이다. 1.5도 상승하게 되면 농사가 어려워져 마트에 먹을 것이 없게 되는 재난이 시작될 것이다. 이 탄소배출은 전기소비에서 가장 많다. 특히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전기소비량은 연간 1만 kwh를 넘는다. 우리보다 잘 살고 춥고 습한 영국의 1인당 소비량은 4,500kwh에 불과하고 중공업이 발달한 독일 역시 5,900kwh로 우리의 절반에 불과하다.. 2022. 3. 21.
우리의 도시는 정의로운가 이 글은 2022년 1월 19일자 경남도민일보 '아침을 열며'에 실린 칼럼입니다. 정의로운 도시. 생소할지 모르나 어려운 말은 아니다. 사회나 공동체를 위한 옳고 바른 도리가 정의니만큼 그런 도시가 정의로운 도시다. 성장의 시대 동안 우리의 도시는 키우고 짓느라고 앞만 바라보고 왔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다. 다함께 행복한 도시, 도시의 모든 것들이 시민 누구에게나 차이 없이 공유되는 도시, 그런 도시를 꿈꿀 때가 되었다. 선진국이라지 않는가. 21세기 벽두에 열린 베니스 건축비엔날레의 표제는 「덜 미학적인, 더 윤리적인(Less Aesthetics, More Ethics)」이었다. 완결된 형태를 미학의 완성으로 보았던 서양건축이 윤리를 주제로 삼았다. 회고와 성찰의 결과였고 시대정신의 표현이었다. 사람.. 2022. 1. 24.
마지막 선택 맞은 해양신도시 자랑이 될 건가 수치가 될 건가 개발 줄이고 새 관리모델 찾아야 긴 시간이었다. 마산 해양신도시가 저 모습으로 드러나기까지 무려 20여 년이 흘렀다. 주장도 많았고 다툼도 많았다. 그 사이 도시가 통합되었고 시장도 몇 차례나 바뀌었다. 섬의 규모와 모양도 처음과 많이 달라졌다. 이제 모든 과정은 끝났다. 덩그러니 펼쳐진 19만 4000평 땅이 지금까지의 결과다. 없앨 수도 옮길 수도 없다. 저 땅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하는 질문만 남았다. 창원시는 민간에 6만 1000평 개발을 맡기고 나머지는 공원, 미술관 등 공공용지로 사용하겠다면서 그에 따른 절차를 거쳐 한 개발업체를 택했다. 19만 4000평 모두 공공용지로 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되돌릴 수는 없다. 이제는 현 상황에서 최선책을 찾아야 한다. 현재.. 2021. 12. 20.
마산 인공섬(해양신도시)을 에너지자립섬으로 이 글은 최근 경남지역의 세 NGO에서 창원시에 공개적으로 제출한 요청서입니다. 창원시가 개발업체를 공모 중인 마산 앞바다의 인공섬(해양신도시)을 에너지 자립섬으로 만들자는 내용입니다. 마산 인공섬을 에너지자립섬으로 개발 요청 허성무 창원시장이 시청에서 마산 인공섬(해양신도시)의 개발 방향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창원시 제공) 기후위기는 코로나와 함께 이 시대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말이 됐습니다. 정부와 국회는 한 목소리로 기후위기를 인정하고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경남도와 창원시, 도의회와 시의회 역시 기후위기 비상상황을 선언하고 탄소 중립을 주장합니다. 그래서 마산의 인공섬인 해양신도시를 에너지 자립섬으로 개발할 것을 제안합니다. 에너지자립섬이란 신도시 내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100.. 2021. 7. 12.
창원시 근대건조물 10호, 가치를 논하다 마산YMCA 제22회 시민논단 창원시 마산합포구 장군동 1가 4-17번지에 현존하는 옛 전기회사 지점장 건물의 보전 문제를 두고 지난 3월 12일 창원시 근대건조물심의위원회가 심의한 뒤 그 가치를 인정해 ‘창원시 근대건조물 제10호’로 결정하였다. 보도에 따르면 참석한 10명의 위원들이 격론을 벌이면서 토론한 결과라고 했다. 앞선 이들이 남겨 놓은 문화유산의 보존책무는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 있다. 그중 근대기 유산은 도시 형성기의 모습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크다. 일제가 남긴 건물이라도 마찬가지다. 근대건조물로 결정된 뒤 이 건물에 대한 명칭이 적절한가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전기회사는 맞지만 그 전기회사가 한일와사전기인지 일한와사전기인지 아니면 경성전기인지 등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건축연.. 2021. 7. 1.
기후위기 비상사태 선언문 영국 옥스퍼드 사전은 2019년 올해의 단어로 “기후비상사태”(Climate Emergency)를 선정했습니다. 전 세계 45여개 국가 1400여개 지방정부는 기후비상사태를 선언하고 강력한 기후변화 대책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북극 빙하가 빠른 속도로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고 가뭄과 홍수는 일상화되고 있습니다. 거대한 산불과 태풍, 동토의 해빙으로 인한 메탄가스 방출 등은 대기과학자들의 기후변화 시뮬레이션보다 더 빠르게 기후위기를 진행시키고 있습니다. 1988년에 350ppm이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2008년에 385ppm으로 증가하더니 2019년에는 415ppm을 넘어섰습니다. 인간의 등장이후 최고치입니다. 30년 전에는 해마다 1.2ppm씩 오르다가 20년 전에는 1.7ppm, 최근 10년 동안은.. 2020. 3. 23.
핵발전소 이대로 좋은가? 13 - 한빛 원전1호기는 폐쇄가 답이다 한빛 원전1호기는 33년 된 원전으로 95만kw 짜리 원전입니다. 한빛 원자력발전소에는 비슷한 규모의 원전이 6기가 있습니다. 전남 영광에 있죠. 한빛 1호기는 격납건물 철판과 콘크리트 벽에서 구멍이 발견되고, 지난 1월과 3월에는 화재가 발생하는 등 끊임없이 지역주민과 시민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던 원전입니다. 한빛 1호기는 부실시공의 보완공사와 점검을 끝낸 후 재가동 승인을 받았습니다. 지난 5월 10일 오전 3시 제어봉 시험운전을 시작했는데요,(제어봉은 핵분열을 조절하는 설비로 제어봉을 핵연료사이에 넣으면 분열이 멈추고 빼면 핵분열함) 오전 9시 반경 열 출력이 기준치보다 5%의 이상 출력 현상을 보였습니다. 5% 이상 열 출력이 되면 수동으로 정지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10시 31분에는 18%까지.. 2019. 5. 27.
핵발전소 이대로 좋은가? 12 -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 지난 5월 9일 제1야당 대표는 “교통사고 때문에 자동차를 폐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대비 없는 에너지 정책 정말 무책임하다.”라고 원전사고를 교통사고에 비하며 탈원전 정책을 비판했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 사람의 안전이다. 자동차 사고는 당사자와 주변 몇 사람이 피해를 본다. 하지만 원전은 단 한 번의 대형사고로 울산 같은 산업도시는 한 순간에 폐허로 변하고 수출이 전면 중단된다. 부산의 종말도 가능하다. 100년간 복구가 불가능하다. 국토가 좁고 시설이 밀집되어 있어서 국가가 파산될 수도 있다. 방사능 피폭은 3대까지 유전질환이 계속된다. 70년 전에 피폭된 히로시마 원폭피해자들의 고통을 친 원전주의자들은 진정 모르는가. 원전 사고는 교통사고와 비교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정치 지도.. 2019. 5. 20.
핵발전소 이대로 좋은가? 11 - 우리나라의 잦은 지진, 불안하다 지난 4월 4일 발생한 강원도 고성, 속초의 산불로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는 가운데 지난 4월 19일과 4월 22일 사흘 간격으로 발생한 지진은 강원도 지역 주민들의 가슴을 또 한 번 쓸어내리게 하였다. 특히 이곳에는 원자력발전소가 있어 더욱 불안하다. 지난해에도 많이 발생했지만 금년 들어서도 1월 1일 영덕 앞바다에서 규모 3.1의 지진이 있었고, 1월 10일 경주에서 규모 2.5의 지진이 있었다. 1월 31일 영덕에서 2.2, 2월 10일 포항 앞바다에서 4.1, 2월 10일 포항 앞바다에서 2.5, 4월 19일 동해 앞바다에서 4.3, 그리고 4월 22일 울진앞바다에서 3.8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너무 잦다. 일자 규모 발생장소 2019. 1. 1 3.1 영덕 앞바다 2019. 1. 10 .. 2019. 5. 13.
쓰레기 대란, 이제 삶의 방식을 바꾸어야 할 때다 대한민국 곳곳이 쓰레기 산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최근 필리핀으로 쓰레기를 불법 수출했다가 국가적인 망신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쓰레기 대란은 2017년 중국이 플라스틱 수입 중단 조치를 발표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수출이 막힌 데다 국내에서 처리하지 못한 쓰레기 더미가 마치 산처럼 높게 쌓여가고 있습니다. 전국 235곳 120만 톤에 달하는데 매립, 소각, 연료 재처리 시설등이 확충되지 못하고 처리에 역부족인 상황입니다. 되묻고 싶습니다. 시설을 확충해서 처리하기만 하면 괜찮을까요? 우리나라는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 1위, 포장용 플라스틱 사용량 2위 국가입니다. 2016년 기준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은 98.2kg, 포장용 플라스틱 사용량은 64.12kg입니다. 연간 비닐봉지 사용량도 2015년 기.. 2019. 5. 6.
London and Quadrant / L & Q "No one should be denied the opportunity to achieve their potential because of where they live." “어느 누구도 그들이 사는 곳 때문에 그들의 잠재력을 발휘할 기회를 거절당해서는 안된다.” 런던에 소재한 주거복지재단 L&Q(London and Quadrant)의 슬로건이다. 이 슬로건을 알게 된 뒤 L&Q에 관심을 가졌다. ‘임대주택 거주자와 같은 초등학교에 보낼 수 없다’는 천박함이 여과 없이 표출되는 우리의 현실을 생각했다. 생각 때문이었을까, 마침 가볼 기회가 생겨 직접 그곳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짧은 경험이었지만 울림은 적지 않았다. 이 포스팅은 그때 L&Q에서 얻은 정보와 느낌을 간단히 정리한 글이다. □.. 2019. 4. 29.
창녕 대봉늪 왕버들군락 보존을 위한 환경단체 입장문 이 글은 지난 4월 11일 부터 17일까지 창녕 대봉늪 왕버들군락을 지키기 위해 결행된 마창진환경운동연합 이보경 사무국장의 단식에 대한 환경단체의 입장문입니다. ▮ 왕버들군락의 온전성이 희귀하고 아름다운 1등급 습지 대봉늪 지키기 단식농성을 해제하며 지난 4월11일 결행된 왕버들군락의 온전성이 희귀하고 아름다운 1등급 습지 대봉늪 지키기를 위한 마창진환경운동연합 이보경국장의 단식농성을 단식 7일째에 해제하게 되었다. 지난 4월15일 낙동강유역환경청장과 창녕군수의 면담결과 사람부터 살리기 위하여 “우선 공사중단과 사회적 합의와 대안모색을 위한 민관실무협의회의 구성”을 합의하였다. 행정의 수장으로 두분의 애민정신이 발현된 결과로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이보경국장이 단식을 결행한 이유가 사람은 물론 뭇생물들의.. 2019. 4. 22.
미세먼지 줄이는 쉬운 방법 요즘 많은 사람들이 미세먼지로 고통 받고 있다. 노인들은 미세먼지가 심한 때 돌아가시기도 한다. 특히 호흡기 질환이 있는 노인들은 더욱 그러하다. 교통사고보다 미세먼지로 사망하는 사람이 더 많을 만큼 미세먼지는 우리들의 건강에 중요하다. 방사능식품은 또 어떤가. 일본산 수산물 수입제한 조치가 WTO 규정위반이라 면서 일본이 제소하여 1심에서는 자료제출 미비로 우리가 패소했다. 지난 4월 11일 2심에서 패소할 것이 기정사실처럼 인식하고 있었는데 기적적으로 우리가 승소했다. 국민 건강을 위한 수입제한 조치는 WTO 규정위반이 아니라는 것이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고 이후 8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방사능 식품을 걱정해야 한다. 100년이 지나도 마찬가지일지 모른다. 그만큼 방사능은 인간에게 치명적이다. 미.. 2019. 4. 15.
북한건축 - 건축은 건축의 눈으로 보아야 (지난 5월 29일 「건축사신문」에 실렸던 글입니다. 글 중 '우리'는 건축사를 말합니다.)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손을 맞잡은 그 날, 이 나라 모든 국민은 TV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만찬장에서 제주도 소년 오연준의 목소리에 실려 「고향의 봄」이 밤하늘에 울려 퍼졌을 때는 마치 꿈인 듯했다. 눈시울을 적신 이도 많았다. 거기다 북미정상회담에 종전협정, 평화협정 같은 말까지 나오니 벅차다 못해 오히려 두렵다. 쏟아지는 억측들만큼 넘어야 할 산도 많겠지만 열린 빗장이니 이대로 쭉 가리라 믿는다. 기왕 판이 벌어졌으니 우리의 모습을 보자. 북한건축에 대해 우리는 무엇을 알고 있는가? 별로 아는 것이 없다. 일본사람 안도 타다오도 알고, 먼 나라 사람 르 코르비제도 알지만 가까운 북한의 건축가는 한 사람도 .. 2018. 7. 23.
공간의 재탄생 - 재생 건축 '선유도' 02 지난주에 이어 녹색 기둥의 정원 에서부터 선유도 이야기를 이어 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 - 녹색 기둥의 정원 정수지의 콘크리트 상판 지붕을 들어내 기둥만을 남겨 만들어진 이 정원은, 선유도 이야기관 의 설명에 의하면 ‘휴식과 사색의 공간’ 이라고 되어있습니다. 처음에 지어질 때는 아래와 같았습니다. 출처 - 건축도시연구정보센터 (http://www.auric.or.kr/) 현재의 이 곳은 사람을 피해 사진을 찍는 것이 상당히 까다로운, 또다른 의미의 멋진 정원이 되어 있습니다. '휴식과 사색’ 을 포용하는 좀 더 넓은 기능의 공간이 되어간다는느낌이며, 이러한 느낌은 녹색 지붕의 정원 과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서 자연스레 생겨납니다. - 수생 식물원 녹색 기둥의 정원을 돌아나와 도달하는 곳, .. 2018. 3. 15.
공간의 재탄생 - 재생 건축 '선유도' 01 서울 한강변의 대표적 공원 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곳 중에 선유도가 빠지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원래 거기에 그렇게 있었던 장소로 기억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아직 직접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선유도 공원이 생태공원으로 개관한 것은 2002년 4월 26일, 햇수로 16년째 입니다. 그렇다면 그 이전엔 어땠을까요? 겸재 정선, 선유봉, 1742, 비단에 채색. 출처 - blog.naver.com/pfloyd56/90008180704 선유도는 원래 '선유봉' 이라는, 40m 높이의 아담한 바위산 이었습니다. 신선이 노닐던 봉우리 라고 이름이 붙여질 만큼 경치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었다고 합니다. 한강의 아름다운 경치를 이루는 명소 중의 하나였던 선유봉은 1925년 큰 홍수 이후 한강의 제.. 2018. 3. 8.
안상수 시장은 철거민의 눈물 닦아주시라 설 연휴가 끝난 다음 날, 나는 한 언론사의 취재에 동행해 재개발로 철거 중인 마산 회원동 일대를 다녔다. 내가 태어난 곳이고 서른까지 산 곳이었다. 지금도 매일 두 번씩 지나는 곳이기도 하다. 그날 나는 몰상식과 몰염치의 밑바닥을 보았다. 그것은 또한 우리 모두의 민얼굴이기도 했다. 내내 참담했고 암울했다. 그리고 부끄러웠다. 도시개발로 버림받는 가난한 사람들의 한과 눈물은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은 성남시가 된 광주대단지 철거민의 실상(1971)이 가장 먼저 터진 사건이었다. 압권은 조세희의 연작소설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1976)’이었다. 영희의 다섯 가족 삶을 송두리째 무너뜨린 개발독재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소설이었다. ‘난쏘공’이라 부르며 숨어서 읽었던 불온서적(?)이기도 .. 2018. 3.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