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1912) - 39. 아름다운 건축물, 40. 생활 상태
39. 아름다운 건축물
진해는 최신의 시가지인 만큼 각종 건축물이 비교적으로 훌륭하다.
제각기 미적인 건축을 이루고 있는데 지금 현재 썩 훌륭하다고 할 만한 건축물은 없다.
천첨정 정시천(川添町征矢川, 가와조에쵸 소야가와) 천변에 집 두 채가 육각탑(六角塔)을 지닌 가옥이 있는데, 건축이란 관점에서 어떠한지는 잘 모르되 신기하기는 하다. - 아래 사진
원래 텐킨(天金)의 3층 건물도 별난(독특한) 건축이기는 하나 무라이 모(村井 某)씨가 지은 집이라 모든 재료가 질이 떨어진다.
진해병원, 현동병원의 건축도 의원으로서는 많이 고심한 흔적이 엿보이나 규모는 크지 않다.
진해 사진관 건축도 훌륭하다.
세관지서는 작지만 조금 우아하다.
해군 측 건축은 경리부, 수뢰단 두 개 다 고액 건축비를 낸 것이라 아주 근사하다.
우편국이나 경찰서 학교 등은 임시건축청사인데 본 건축은 제법 훌륭한 설계라고 한다.
이 외에 더 많이 세워질 것이 분명하다.
여관은 오오이케(大池)를 선두로 나니와(浪花)여관이 잇는다고 보면 될 것이다.
건물은 많이 있는데 굳이 여기서 적을 만한 것은 없다.
종래 건축물보다 이제부터 나올 것은 좀 더 나은 것이 세워질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단층 평옥집의 경우엔 평당 40엔에서 50엔, 2층 집의 경우엔 평당 70엔에서 90엔 쯤 드는 것이 예사나 거의가 그 최저 것을 취하고 있는 것 같다.
가옥 건축 시에는 다소 비싸게 내도 좋은 것을 지어야 좋을 것이다.
조잡한 것은 첫째 내구력이 모자랄 뿐더러 외견상도 좋지 못하니 손해이다.
신시가지 건물들을 보니 갑을의 차이가 꽤나 심한 것 같아 보인다.
이는 자금 유무나 서둘러 집을 지었다는 것과 관련이 있겠지만 가옥 건축을 의뢰할 적에는 금액이 비싸니 싸니 보다 청부사가 확실하냐 불확실하냐를 우선 조사해서 집짓기에 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40. 생활 상태
생활 상태라는 것은 빈부귀천에 의해 분별되니 한 마디로 말하기가 곤란하다.
진해의 각 계급의 생활 상태는 일반적으로 그 정도가 높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생활정도가 높다는 것은 한 편에서 물가의 고저, 수입의 다과라는 것과 크게 관련이 있을 터이지만 개략적으로 말할 것 같으면 여기서 높다는 것은 살기 좋다는 뜻이다.
즉 가난한 자라도 그다지 고생을 하지 않아도 먹고 살 수가 있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살기 좋다고 함은 첫째, 쌀과 보리가 내지보다 싸다는 점과 생선이 바로 앞바다에서 잡히니 가격이 싸다는 것, 즉 식료품이 싸다는 것은 생활의 난이도를 분간하기에 가장 요점이 되며 잡화 장식품의 가격 고저는 무관한 것이다.
그 다음이 월세이다.
집 월세는 지금 현재 제법 비싼데 월세가 비싼 곳은 토지 그 자체에 가치가 있는 것이니 그다지 고민할 필요는 없다.
월세 시세는 다다미 한 장에 70전에서 1엔으로 보면 좋을 것이다.
방이 많고 넓은 집만큼 비교적으로 싸진 편이니 장사할 사람은 비싼 월세집에 살며 영업을 한다는 것이 일종의 기량일지 모른다.
월세나 물가가 높은 곳은 역시 월급이나 노임까지 얼마만큼 비싸기 마련일 것이다.
일하고 먹고 사는 자, 자본금을 운영해 사는 자 사이에는 별반차이는 없을 것이다.
놀면서 비단옷이나 입고 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살기가 안 좋은 곳일지 모른다.
그래도 월세가 너무 비싼 것은 자랑거리도 아닐 터이니 전세업자는 적당한 이익으로 자기 경제가 허용하는 한 월세를 인하해 주었으면 한다.
살기에도 극락, 들리기에도 극락 같은 곳은 진해 이외에 없을 것이다.
요컨대 살기 좋다고들 모두가 얘기하고 있는 것 같다.<<<
이 글은 2022년 창원시정연구원이 1910년대와 20년대 진해의 모습을 담은 세 권의 책을 번역하여 하나로 묶어 낸 지역사발굴연구 교양총서 3권 『근대 문헌 속 진해』 중 『진해』 부분이다. 1912년 출간되었으며 저자는 스기야마 만타(杉山萬太)이다. 본 포스팅은 비영리를 전제로 창원시정연구원의 양해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