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도향2

바다를 다시 품은 시민들 이 글은 2022년 5월 26일자 경남도민일보 '아침을 열며'에 실린 칼럼입니다. 오랜 세월 등졌던 바다가 다시 시민들 품으로 돌아왔다. 최근 개장된 ‘마산3·15해양누리공원’ 이야기다. 이 공원은 1930년대 조선총독부가 건설한 마산만 제1부두와 중앙부두를 아우른 곳이다.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 시기 마산의 특산이었던 술·장유·직물 등과 마산인근에서 생산된 곡물을 전쟁터로 보내기 위한 부두였다. 해방 후에는 대한민국정부 부두로 바뀌었다. 해양수산관련 공공기관청사들이 들어섰고, 부두이용권을 얻은 업체들의 사업장으로 사용되었다. 일반시민들은 진입할 수 없었다. 때로는 높은 철조망이 쳐지기도 했고, 때로는 콘크리트 블록 담으로 차폐하기도 했다. 그것은 도시와 바다를 단절시킨 장벽이었고, 항구도시 시민들을 해안.. 2022. 5. 27.
나도향, 김지하 그리고 '산장의 여인' '마산도시탐방대' 여덟 번째 길이다. 1월 30일 오후 1시 반, 걷기 좋을 정도로 포근한 날씨였다. 우리는 가포로 가기 위해 비움고개를 넘었다. 마산도시의 끝자락인 가포(자복포, 율구미 포함)는 한 많은 땅이다. 110년 전, 조선의 운명이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로웠을 때 일본과 러시아가 서로 먹겠다고 각축을 벌인 ‘마산포 사건’의 현장이다. 잊혀져가는 굴욕의 역사를 되새기면서 겨울 오후 바닷가를 4시간 쯤 걸었다. 나라 뺏긴 설움만 있는 곳이 아니다. 가포에는 마지막 꺼져가는 심지처럼 생명이 사그라진 가슴 아픈 현장도 있다. 바로 국립마산결핵병원이다. 태평양 전쟁이 한창이던 1941년에 상이군인요양소라는 이름으로 세운 결핵전문병원이었지만 지금은 한국 최대의 국립특수의료기관이다. 우리는 병원 건너편 .. 2010. 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