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2009/12/30 06:00

이천년 전 길이 이십년 된 길에게 묻다

걷고 싶은 거리, 걷기 싫은 거리 ④ 발이 편해야 걷기가 즐겁다.

무심코 길을 걷다 무엇인가에 발이 걸려 넘어질뻔 한 경험. 누구나 한 두번씩은 겪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의 대부분은 예상치 못한 돌출된 턱이있거나 고르지 못한 바닥에 발이 삐끗하면서 발생한다. 

하지만 크게 넘어져서 다치지 않는 이상 본인의 부주의를 탓하며 그냥 지나칠 것이고, 그 자리에서 계속해서 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다.  혹시 넘어질까봐 발 밑을 신경써야 하고 이로 인해 걷기는 불편해진다.



현재 마산시내의 보도에 깔려있는 대부분의 블럭은 20년이 채 안됐다.
2천년도 더 된 로마의 아피아 가도(via appia)중 일부를 아직까지 불편없이 사용하고 있음을 볼 때, 반성과 진단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천삼백여년 전에 건설된 아피아 가도


                                           로마시대 도로시공 가상도


아피아 가도는 아피우스 클라우디우스 카이쿠스가 BC 312년에 건설을 시작한 도로이며, 도로명은 그의 이름을 따서 붙인 것이다. 처음에는 로마와 카푸아 사이였으나 BC 240년경 브룬디시움(브린디시)까지 연장되었다. 도로는 돌로 포장을 했는데 로마와 남이탈리아를 연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리스의 간선도로이기도 하였으며, 오늘날도 일부가 사용되고 있다.



시공법을 살펴보면 위의 오른쪽 그림처럼  먼저
바닥을 다지고 모래 혹은 몰탈을 깐 후 굵은 돌을 다져 기초 역할을 하고 그 위에 다시 가는 자갈로 기초보강과 구배를 맞추고 마지막으로 포장재인 돌을 깔았다. 강도를 높이기 위해 콘크리트를 혼합해 사용했다.

구간에 따라 공법이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기도 하지만 최소 4~5차례의 과정을 거쳐 견고하고 정밀하게 시공한 것은 틀림없다.
이러한 시공과 철저한 유지관리로 2천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 쓸 수 있는 것이다.



재료는 약간 다르지만 현재의 도로 포장공법도 로마때와 별로 다르지 않다.  하지만 덮으면 보이지 않기 때문인지, 이윤을 많이 보기 위해서 인지 표준공법대로 시공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무엇보다도 아무나 쉽게 뜯었다 덮었다를 반복하면서 점점 망가져간다.



                                         마산 월남동 성당 옆 보도

도로를 굴착 후, 다시 복개 할때는 개선하거나 최소한 원래상태로 복구해야 함에도 깨진 블럭으로 대충 덮어놓아도 용납이된다.  





보도의 레벨이 변경되는 맨홀은 올리거나 내려서 수평으로 맞추어야 함에도 그대로 시공해 턱을 만들어 놓은 곳도 부지기수다.






                                        마산의 한 대학교 정문 앞


이만명이 넘는 학생들이 이용하는 한 대학교 정문의 모습이 우리 도시에서 보행자의 지위를 잘 설명해 준다.



                                              
                                         마산 포교당 정법사 부근 도로

기존포장의 색이 바래 덧칠하는 것도 문제지만 주차된 차가있다고 해서 그부분만 빼고 도색한것은 할 말을 잊게 만든다.





                                        마산 자산동 무학초등학교 부근

위 사진에 나온 바닥재료는 모두 몇 가지일까?
시멘트블럭(보도블럭), 석재타일, 화강석, 콘크리트, 아스팔트 까지 모두 다섯가지이다. 한가지 재료로 통일한다면 한결 깔끔하고 넓어 보일것이다.




                                            마산시청 옆 도로

동네 약수터에 있어야 할 지압보도가 무슨일인지 시청 옆 큰 도로변에 설치 되었다.  이런 환경에서 신을 벗고 이용할 사람이 있을리 만무한 전시행정의 표본이다.  




                                   마산 신월동 중앙고등학교 부근

위 사진은 '총체적 난국'이란 표현 외에 달리 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이 길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인내심이 존경스럽다.


발에 밟히는 재료가 고급이면 더 좋겠지만 이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주변 시설물을 고려해 공법대로 시공하고, 유지관리를 엄격하게 한다면 이천년까지는  힘들더라도 적어도 한 세대는 함께 할 수 있을것이다.



점토블럭이나 시멘트블럭등 비교적 저가의 제품으로도 얼마든지 걷기 좋은 거리를 만들 수 있다.


이천년 전 로마의 길이 이십년 된 마산의 길에게 묻는다.
"너희는 왜 그렇게 옷을 자주 갈아입니?"

------------------------------------------------------------------

2009년 마지막 포스팅입니다.

지난 5월 14일 문을 연 뒤 모두 87회 올렸습니다.

인간적이면서도 미래지향적인 도시담론을 거리낌 없이 나누고 싶었습니다만 처음해본 짓이라 많이 서툴렀습니다.


                                           팀 블로그 「허정도와 함께하는 도시이야기」

                                                     허정도, 신삼호, 류창현, urbandesign


------------------------------------------------------------

2009/11/13 - [오늘의 도시이야기] - 걷고 싶은 거리, 걷기 싫은 거리①
2009/11/18 - [오늘의 도시이야기] - 걷고 싶은 거리, 걷기 싫은 거리② 내 집 앞을 지켜라!
2009/12/04 - [오늘의 도시이야기] - 걷고 싶은 거리, 걷기 싫은 거리③ 광고물로 뒤덮힌 도시



 

저작자 표시
Trackback 1 Comment 8
  1. 천부인권 2009/12/30 07:33 address edit & del reply

    이천년이나 가는 도로 바라지도 않습니다.
    다만 사람이 중심이 되는 그런 도로만 있어도 좋겠습니다.

    • 류창현 2009/12/30 11:54 address edit & del

      맞습니다. 걷기 좋은 길을 만드는 것은 가장 적은 비용으로 가장 많은 사람에게 만족을 줄 수 있는 일입니다.

  2. 삼식 2009/12/30 11:50 address edit & del reply

    한해동안 수고많았습니다.
    내년에도 건필하시길 ---.

    • 류창현 2009/12/30 13:13 address edit & del

      고맙습니다. 삼식님도 건승하시길 빕니다.

  3. 유림 2009/12/30 12:26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일전에 걷기운동하러 가다가 보도블럭턱에 걸려 넘어졌지요
    물론 무릎과 팔에 찰과상을 입었구요
    어찌나 신경질이 나던지..

    • 류창현 2009/12/30 13:17 address edit & del

      저런 큰일 날 뻔 하셨네요. 몸 챙기러 갔다가 오히려 상하고 오셨네요. 선배님 올 한해 잘마무리 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4. 괴나리봇짐 2009/12/31 12:22 address edit & del reply

    블로그로 선생님 만나 뵙게 돼 무척 기뻤습니다.
    내년에는 더 큰 활약 기대해도 되겠죠?
    새해 복 많이 지으세요.

    • 허정도 2009/12/31 14:31 address edit & del

      저 역시 그렇습니다.
      새해에 좋은 일 많이 있기 바라고,
      내년에는 오프라인에서도 한 번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미디어로 본 특별한 집 (1)

특별한(?) 집은 세상천지 참 많습니다. 건축을 전공했던 입장으로, 당시(학교 전공시절)에 상상해 봤던 집도 더러 있긴 하지만, 그렇지 못한 집들이 현실화 된것이 실험주택 아이디어로만 시사되지는 않습니다. 최근 들어, 단독주택..

진해 충의동 유곽이야기

● 진해 충의동 유곽이야기 - 진해에 유곽이 있었다는 사실은 문헌을 통해 익히 들었지만, 실제 건물의 존재유무에 대해서는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터라 언제가는 찾아봐야 겠다는 생각했읍니다. - 어제 진해 근대건축 현황조사를 하던중..

그림으로 보는 마산도시변천사 (110) - 강점제2시기

<1920년대는 마산포에 근대식 도로망이 확산기> 먼저 1930년 원마산 상황과 1920년 상황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두 도면을 통해 이 시기 마산포에 엄청난 변화가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근대식 도로가 여기 저기서 뻥..

Co2배출 줄이는 그린빌딩(Green Building)설계(20)난방 : 지열원 열펌프

지열원 열펌프는 간단히 말하면, 땅의 지열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땅속을 증기를 보내 겨울철에는 땅속의 따뜻한 지열을 이용해 가열을, 여름철에는 땅속의 시원한 기운을 이용해 냉각 효과를 보는 것입니다. 지반온도는 공기만큼 쉽게..

그림으로 보는 마산도시변천사 (109) - 강점제2시기

오늘부터는 1920년대 마산포(원마산)의 변화에 대해 올리겠습니다. 이 시기 마산포는 근대식 도로망이 확산되는 시기였으나 도시시설의 수준은 낮았습니다. <초가에서 콩기름으로 램프 불을 밝혔던 마산포> 일제하 마산의 유통시장은..

건축의 진화 - 2012세계여수박람회 주제관

오는 5월 12일 개관하는 2012세계여수박람회의 주제관을 설계한 오스트리아 건축가 Gunther Weber(퀸테르 베베르)의 강연이 창원대학교에서 있었습니다.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구조물'이라는 주제로 여수박람회 주제관 및..

그림으로 보는 마산도시변천사 (108) - 강점제2시기

<산전신조(山田信助)의 오동동 매립> 1929년 5월 24일 구 고려모직 뒤편으로 회원천 하류에 이르는 오동동 2-1번지와 15-1에 새롭게 총 면적 2,117평이 조성되었는데 그 중 대지가 1,615평이었습니다. 다른 자료에..

Co2배출 줄이는 그린빌딩(Green Building)설계(19)난방 : Active 태양열에너지 시스템

Active 태양열에너지 시스템 주택내 온수급탕뿐만 아니라 환기공기의 예열이나 공간난방용으로 활용됩니다.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Active태양열에너지 시스템은 주택내 온수급탕입니다. Active 태양열시스템의 주용 구성요소..

1930년 3월 10일 진해 대화재와 덕환관음사 이야기

● 얼마전 진해소사마을 '김씨박물관' 김현철관장님이 책을 한권 건네 주었다. 자기는 일본말도 잘 모르고, 신선생이 진해에 관심이 많으니 보라고 준 일본책의 제목은 <ぁる日韓歷史の旅>이였다. 책의 출판연도는 1993년이며, 출판..

그림으로 보는 마산도시변천사 (107) - 강점제2시기

<목가전평삼랑(目加田平三郞)과 국종웅일(國宗雄一)의 월남동․창포동 매립> 신마산에 오래 동안 살아온 일본인 목재상 목가전평삼랑(目加田平三郞)과 국종웅일(國宗雄一) 두 명이 시행한 매립입니다. 공사는 우리나라 경부선 철도부설공사..

Co2배출 줄이는 그린빌딩(Green Building)설계(18)난방: 독립획득

직접획득, 간접획득에 이어, 독립획득입니다. 독립획득은 건물의 거주공간으로부터 분리된 공간을 통해 태양 에너지를 흡수, 저정하는 태양열 난방 시스템의 일종입니다. 썬 스페이스, 즉 우리의 거주공간으로 말하자면 아파트의 베란다의..

그림으로 보는 마산도시변쳔사 (106) - 강점제2시기

-강점 제2시기의 매립- 마산포에는 1910년대에 이미 일본인 박간의 매립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마산만의 매립은 192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해방 때까지 이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

Co2배출 줄이는 그린빌딩(Green Building)설계(17)난방: 간접획득

간접획득 시스템은 태양열이 집열되는 매체가 거주하는 공간과 분리되어 있는 방식입니다. 모아진 열은 복사, 전도 및 대류 등을 통해 건물 공간으로 재분배되는 것으로 이에는 기본적으로 세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축열벽(Trombe)..

마산만 매립해서 땅 장사하려는 기업들

성동산업 마산조선소가 취득한 마산 앞바다 공유수면 16,000평 매립권을 두고 장사꾼들의 농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시작은 수년 전부터였습니다. 마산만 내만에 자리를 잡은 성동조선이 "사업을 일으키려면 바다에 접한 땅이 더 필..

그림으로 보는 마산도시변천사 (105) - 강점제2시기

마산** 1930년 / 山本三生 / 개조사 / 1:40,000 / 일본지리대계12, 조선편 / 개인 비교적 상세하게 당시의 마산도시공간을 알아 볼 수 있는 지도입니다. 직선형의 도로 외에도 예전부터 조성되어 있던 도로까지 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