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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2/30 이천년 전 길이 이십년 된 길에게 묻다 (8)
걷고 싶은 거리, 걷기 싫은 거리 ④ 발이 편해야 걷기가 즐겁다.
무심코 길을 걷다 무엇인가에 발이 걸려 넘어질뻔 한 경험. 누구나 한 두번씩은 겪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의 대부분은 예상치 못한 돌출된 턱이있거나 고르지 못한 바닥에 발이 삐끗하면서 발생한다.
하지만 크게 넘어져서 다치지 않는 이상 본인의 부주의를 탓하며 그냥 지나칠 것이고, 그 자리에서 계속해서 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다. 혹시 넘어질까봐 발 밑을 신경써야 하고 이로 인해 걷기는 불편해진다.
현재 마산시내의 보도에 깔려있는 대부분의 블럭은 20년이 채 안됐다.
2천년도 더 된 로마의 아피아 가도(via appia)중 일부를 아직까지 불편없이 사용하고 있음을 볼 때, 반성과 진단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천삼백여년 전에 건설된 아피아 가도
로마시대 도로시공 가상도
시공법을 살펴보면 위의 오른쪽 그림처럼 먼저 바닥을 다지고 모래 혹은 몰탈을 깐 후 굵은 돌을 다져 기초 역할을 하고 그 위에 다시 가는 자갈로 기초보강과 구배를 맞추고 마지막으로 포장재인 돌을 깔았다. 강도를 높이기 위해 콘크리트를 혼합해 사용했다.
구간에 따라 공법이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기도 하지만 최소 4~5차례의 과정을 거쳐 견고하고 정밀하게 시공한 것은 틀림없다.
이러한 시공과 철저한 유지관리로 2천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 쓸 수 있는 것이다.
재료는 약간 다르지만 현재의 도로 포장공법도 로마때와 별로 다르지 않다. 하지만 덮으면 보이지 않기 때문인지, 이윤을 많이 보기 위해서 인지 표준공법대로 시공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무엇보다도 아무나 쉽게 뜯었다 덮었다를 반복하면서 점점 망가져간다.
마산 월남동 성당 옆 보도
도로를 굴착 후, 다시 복개 할때는 개선하거나 최소한 원래상태로 복구해야 함에도 깨진 블럭으로 대충 덮어놓아도 용납이된다.
보도의 레벨이 변경되는 맨홀은 올리거나 내려서 수평으로 맞추어야 함에도 그대로 시공해 턱을 만들어 놓은 곳도 부지기수다.
마산의 한 대학교 정문 앞
이만명이 넘는 학생들이 이용하는 한 대학교 정문의 모습이 우리 도시에서 보행자의 지위를 잘 설명해 준다.
마산 포교당 정법사 부근 도로
기존포장의 색이 바래 덧칠하는 것도 문제지만 주차된 차가있다고 해서 그부분만 빼고 도색한것은 할 말을 잊게 만든다.
마산 자산동 무학초등학교 부근
위 사진에 나온 바닥재료는 모두 몇 가지일까?
시멘트블럭(보도블럭), 석재타일, 화강석, 콘크리트, 아스팔트 까지 모두 다섯가지이다. 한가지 재료로 통일한다면 한결 깔끔하고 넓어 보일것이다.
마산시청 옆 도로
동네 약수터에 있어야 할 지압보도가 무슨일인지 시청 옆 큰 도로변에 설치 되었다. 이런 환경에서 신을 벗고 이용할 사람이 있을리 만무한 전시행정의 표본이다.
마산 신월동 중앙고등학교 부근
위 사진은 '총체적 난국'이란 표현 외에 달리 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이 길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인내심이 존경스럽다.
발에 밟히는 재료가 고급이면 더 좋겠지만 이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주변 시설물을 고려해 공법대로 시공하고, 유지관리를 엄격하게 한다면 이천년까지는 힘들더라도 적어도 한 세대는 함께 할 수 있을것이다.
점토블럭이나 시멘트블럭등 비교적 저가의 제품으로도 얼마든지 걷기 좋은 거리를 만들 수 있다.
이천년 전 로마의 길이 이십년 된 마산의 길에게 묻는다.
"너희는 왜 그렇게 옷을 자주 갈아입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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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마지막 포스팅입니다.
지난 5월 14일 문을 연 뒤 모두 87회 올렸습니다.
인간적이면서도 미래지향적인 도시담론을 거리낌 없이 나누고 싶었습니다만 처음해본 짓이라 많이 서툴렀습니다.
팀 블로그 「허정도와 함께하는 도시이야기」
허정도, 신삼호, 류창현, urban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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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13 - [오늘의 도시이야기] - 걷고 싶은 거리, 걷기 싫은 거리①
2009/11/18 - [오늘의 도시이야기] - 걷고 싶은 거리, 걷기 싫은 거리② 내 집 앞을 지켜라!
2009/12/04 - [오늘의 도시이야기] - 걷고 싶은 거리, 걷기 싫은 거리③ 광고물로 뒤덮힌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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