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에 해당되는 글 3건
- 2010/08/04 보행로에 주차한 자동차를 밟고 지나간다면? (6)
- 2010/04/15 교통문제, 생각을 바꾸어야 (6)
- 2009/12/30 이천년 전 길이 이십년 된 길에게 묻다 (8)
"당신의 차를 밟고 지나갔습니다.
그 밑으로 기어서 가기가 싫어서요."
짜증은 나지만 대부분 차도로 비켜갈겁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간혹 소심하게 윈도우브러시를 세워놓거나, 짜증이 인내를 넘어서면 차주에게 문자를 보내기도 합니다. 육두문자도 좀 가미해서.... 진짜 속마음은 이놈의 예의없는 주인의 차를 발로 걷어차고 싶지만, 삑삑거리는 소리와 함께 어디선가 차주가 나타나 손해배상을 청구할것만 같아 그렇게까진 못합니다.
저보다 용감한 한 사람이 인도에 주차된 차들 위를 걸어서 지나가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독일인'미하엘 하르트만'이라는 사람인데요. 그는 자동차들이 인도를 점령해 보행자 뿐만 아니라 휠체어나 유모차까지 가로막자 인도에 주차된 차들 위를 걷기 시작했고, 이는 단순한 사건을 넘을 하나의 운동으로 확산되었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인도에 주차된 차들 위를 지나가면 "당신의 차를 밟고 지나갔습니다. 그 밑으로 기어서 가기가 싫어서요."라는 전단을 앞창에 남겨두기도 했답니다.
인도에 주차했다가 차가 밟힌 어떤 운전자가 법원에 제소를 했는데요, 독일법원은 그차를 손상할 의도가 없다면 자동차위를 걷는것은 위법이 아니라고 판결했다고하네요. 참 부러운 판결입니다.
요즘 TV에서 자주보는 현대자동차 쏘나타 광고를 캡쳐해봤습니다. 전하는 내용이 일맥상통하진 않지만 운전자가 결국은 보행자임을 자각시켜줍니다.
운전자나 차도 보다 보행자와 보행환경을 먼저 고려하는 정책이 많이 생겨나면 좋겠습니다.하지만 그에 앞서 보행자를 배려하는 운전자의 의식이 나아지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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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에 있었던 일입니다.
말라리아가 보르네오의 다약(Dayak) 마을을 휩쓸었습니다.
구제에 나선 세계보건기구(WHO)는 단순하고 직접적인 해결책 하나를 찾았습니다.
DDT를 살포해 모기를 전부 죽이는 일이었습니다.
DDT를 뿌리자 즉각 다약마을에 모기가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예상치 못했던 일이 발생했습니다.
지붕이 무너지기 시작한 겁니다.
DDT가 지붕 이엉을 먹어치우던 쐐기벌레의 천적 '작은 기생 말벌'까지 죽였기 때문입니다.
당황한 정부는 다약마을의 주택을 전부 얇은 금속판 지붕으로 바꾸었습니다.
이번에는 새로운 문제 몇 가지가 더 발생했습니다.
다약마을은 비가 많이 내리는 지역인데 지붕에 떨어지는 빗소리 때문에 주민들이 잠을 자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DDT에 노출되었던 딱정벌레를 잡아먹은 고양이들이 떼지어 죽었습니다.
고양이가 줄어들자 쥐들이 빠른 속도로 늘어났습니다.
그러자 WHO는 쥐 때문에 생길 전염병이 걱정되어 고양이 14,000마리를 급히 보르네오에 투입하였습니다.
우리의 도시는 어떻습니까?
광로는 더 많은 자동차를 불러왔습니다.
하천 직강화 사업은 홍수를 불러왔습니다.
재개발 사업은 또 다른 도시문제를 불러 왔습니다.
과거에는 해결책으로 사용되었던 방법들이 부메랑이 되어 오늘의 도시로 되돌아오고 있습니다.
도시교통문제는 이런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래야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교통은 도시문제의 핵심입니다.
살기 좋고 품격있는 도시로 가기 위한 큰 열쇠하나가 교통에 달려있습니다.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방법이 있습니다만 먼저해야할 것이 있습니다.생각을 바꾸는 일입니다.
고정관념에서 탈출하는 일입니다.
도로가 막히면 도로폭을 넓히고,
차댈 곳이 모자라면 더 큰 주차장을 확보하는,
WHO의 단순한 생각이 빚은 오류에서 교훈을 얻어야 합니다.
이런 방식으로는 절대로 도시의 교통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복잡한 도로의 수용능력을 키운다고 해서 차량의 흐름이 빨라지거나 개선되지 않습니다.
도시교통문제의 본질을 직시해야 합니다.
실패 사례도 여기저기 많습니다.
한강 위에 다리가 수도 없이 놓였지만 서울의 교통사정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그것은 마치 허리띠를 늦춘다고 비만이 해결되지 않고, 콧구멍을 넓힌다고 코 막힘이 치료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해결은 치료를 통해서만 할 수 있습니다.
이와 반대로,
걷기와 자전거 타기를 장려하고, 자가용보다는 대중교통을 고급화 대중화시켜 자동차의 이용률을 줄이는 정책은 곳곳에서 성공사례가 나오고 있습니다.
도시 내의 자동차 통행량을 줄여서 에너지의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환경도 보전하는 도시들입니다.
우리의 대중교통인 시내버스 사정은 어떻습니까?
누구나 타고 싶을만큼 편리합니까?
혹시,,,,
비오는 날 짐을 들고 시내버스를 타본 적이 있습니까?
짐을 든 손으로 우산 접고 버스계단 올라가서 짐 놓고 차비내고 다시 짐 옮겨야 자리에 앉을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손이 다섯 개가 있어도 모자랄 지경인데 둘 밖이니 버스 타지 말란 말에 다름 아닙니다.
언젠가 쿠리티바를 여행할 때,
버스가 편리하다는 말을 하도 많이 들었던 터라 직접 체험해 보았습니다.
거리가 4-5킬로미터 정도 되는 거리에 A지점과 B지점을 정해 놓고 대중교통인 버스도 타보고 택시도 타보았습니다.
내 스스로도 놀랐습니다.
비용은 택시가 몇 배 비쌌지만 속도는 버스가 빨랐습니다.
볼보에서 특수제작한 꾸리찌바의 시내버스는 깨끗했고 안락했습니다.
고위 공직자도, 연구소의 박사도, 의사도, 대부분 버스로 출퇴근을 하고 있었습니다.
자가용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평상시에는 잘 이용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대부분의 선진도시에서는 육상교통체계의 우선순위를
‘보행자 - 자전거 - 대중교통(시내버스) - 택시 - 자가용’ 순으로 둡니다.
이대로 따라 하기에는 우리네의 특수한 사정이 있지만 교통정책의 지향점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줍니다.
그들의 교통행정에는,
자가용보다는 대중교통이, 동력차량보다는 보행자와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우선권이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녹아있습니다.
그 신념이 질 높은 대중교통과 녹색교통시스템을 만들어 냈습니다.
우리나라의 국민 일인당 도로연장은 2미터 조금 넘습니다.
일본의 1/4, 미국의1/10 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에 비해 연간 일인당 자동차 주행거리는 23,000킬로미터로 일본의 2배가 넘고 땅이 넓은 미국보다도 많습니다.
우리는 이동수단 대부분을 자가용자동차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출퇴근은 물론 주말, 휴가철, 명절 귀성 때, 어디라도 움직이기만 하면 자동차를 탑니다.
도로정체로 한 두시간 길 위에서 보내는 것 조차 예사롭게 생각하면서 자동차를 탑니다.
생활습관 탓으로 돌릴 수도 있겠지만,
자동차를 탈 수 밖에 없도록 만들어져 있는 사회시스템 탓 아닌지 생각해볼 일입니다.
통합창원시의 출범이 눈 앞에 다가왔습니다.
세 도시 제각각 안고 있던 문제들과 통합으로 생기는 새로운 문제까지,
다양하고 복잡하지만 해결해야될 도시문제들이 출범하자마자 쏟아져 나올 것입니다.
교통문제도 그 중 하나이겠지요.
교통량은 도시구조가 좌우합니다.
토지용도의 지나친 구분이 도시를 점점 자동차에 지배 당하게 합니다.
따라서 토지이용과 교통계획은 통합적으로 계획되어야 합니다.
구조적인 문제는 외면하고 차량사용제한과 교통영향평가 등의 언발에 오줌누는 대책으로는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일본의 자동차 보유비율은 우리나라보다 높습니다.
하지만 주거지에서 자동차 구경하기가 쉽지 않고, 도로의 자동차도 우리만큼 많이 밀리지 않습니다.
교통에 관한 모든 시스템이 우리와 다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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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싶은 거리, 걷기 싫은 거리 ④ 발이 편해야 걷기가 즐겁다.
무심코 길을 걷다 무엇인가에 발이 걸려 넘어질뻔 한 경험. 누구나 한 두번씩은 겪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의 대부분은 예상치 못한 돌출된 턱이있거나 고르지 못한 바닥에 발이 삐끗하면서 발생한다.
하지만 크게 넘어져서 다치지 않는 이상 본인의 부주의를 탓하며 그냥 지나칠 것이고, 그 자리에서 계속해서 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다. 혹시 넘어질까봐 발 밑을 신경써야 하고 이로 인해 걷기는 불편해진다.
현재 마산시내의 보도에 깔려있는 대부분의 블럭은 20년이 채 안됐다.
2천년도 더 된 로마의 아피아 가도(via appia)중 일부를 아직까지 불편없이 사용하고 있음을 볼 때, 반성과 진단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천삼백여년 전에 건설된 아피아 가도
로마시대 도로시공 가상도
시공법을 살펴보면 위의 오른쪽 그림처럼 먼저 바닥을 다지고 모래 혹은 몰탈을 깐 후 굵은 돌을 다져 기초 역할을 하고 그 위에 다시 가는 자갈로 기초보강과 구배를 맞추고 마지막으로 포장재인 돌을 깔았다. 강도를 높이기 위해 콘크리트를 혼합해 사용했다.
구간에 따라 공법이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기도 하지만 최소 4~5차례의 과정을 거쳐 견고하고 정밀하게 시공한 것은 틀림없다.
이러한 시공과 철저한 유지관리로 2천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 쓸 수 있는 것이다.
재료는 약간 다르지만 현재의 도로 포장공법도 로마때와 별로 다르지 않다. 하지만 덮으면 보이지 않기 때문인지, 이윤을 많이 보기 위해서 인지 표준공법대로 시공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무엇보다도 아무나 쉽게 뜯었다 덮었다를 반복하면서 점점 망가져간다.
마산 월남동 성당 옆 보도
도로를 굴착 후, 다시 복개 할때는 개선하거나 최소한 원래상태로 복구해야 함에도 깨진 블럭으로 대충 덮어놓아도 용납이된다.
보도의 레벨이 변경되는 맨홀은 올리거나 내려서 수평으로 맞추어야 함에도 그대로 시공해 턱을 만들어 놓은 곳도 부지기수다.
마산의 한 대학교 정문 앞
이만명이 넘는 학생들이 이용하는 한 대학교 정문의 모습이 우리 도시에서 보행자의 지위를 잘 설명해 준다.
마산 포교당 정법사 부근 도로
기존포장의 색이 바래 덧칠하는 것도 문제지만 주차된 차가있다고 해서 그부분만 빼고 도색한것은 할 말을 잊게 만든다.
마산 자산동 무학초등학교 부근
위 사진에 나온 바닥재료는 모두 몇 가지일까?
시멘트블럭(보도블럭), 석재타일, 화강석, 콘크리트, 아스팔트 까지 모두 다섯가지이다. 한가지 재료로 통일한다면 한결 깔끔하고 넓어 보일것이다.
마산시청 옆 도로
동네 약수터에 있어야 할 지압보도가 무슨일인지 시청 옆 큰 도로변에 설치 되었다. 이런 환경에서 신을 벗고 이용할 사람이 있을리 만무한 전시행정의 표본이다.
마산 신월동 중앙고등학교 부근
위 사진은 '총체적 난국'이란 표현 외에 달리 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이 길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인내심이 존경스럽다.
발에 밟히는 재료가 고급이면 더 좋겠지만 이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주변 시설물을 고려해 공법대로 시공하고, 유지관리를 엄격하게 한다면 이천년까지는 힘들더라도 적어도 한 세대는 함께 할 수 있을것이다.
점토블럭이나 시멘트블럭등 비교적 저가의 제품으로도 얼마든지 걷기 좋은 거리를 만들 수 있다.
이천년 전 로마의 길이 이십년 된 마산의 길에게 묻는다.
"너희는 왜 그렇게 옷을 자주 갈아입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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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마지막 포스팅입니다.
지난 5월 14일 문을 연 뒤 모두 87회 올렸습니다.
인간적이면서도 미래지향적인 도시담론을 거리낌 없이 나누고 싶었습니다만 처음해본 짓이라 많이 서툴렀습니다.
팀 블로그 「허정도와 함께하는 도시이야기」
허정도, 신삼호, 류창현, urban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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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13 - [오늘의 도시이야기] - 걷고 싶은 거리, 걷기 싫은 거리①
2009/11/18 - [오늘의 도시이야기] - 걷고 싶은 거리, 걷기 싫은 거리② 내 집 앞을 지켜라!
2009/12/04 - [오늘의 도시이야기] - 걷고 싶은 거리, 걷기 싫은 거리③ 광고물로 뒤덮힌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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