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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도시이야기

경남지역 주거변천사 - 9 / 새마을운동의 농촌주택개량사업

by 운무허정도 2018. 6. 11.

4) 새마을운동의 농촌주택개량사업 - 1

 

1960년대 이전까지 우리나라의 농촌은 전쟁으로 입은 농토의 피해와 농촌인구의 감소 등으로 아직 근대화의 영향을 받지 못한 채 재래식 농경생활을 유지하고 있었다.

주거환경 또한 전쟁피해로 파괴된 주택을 근근이 보수한 정도에 그치고 있었다. 새로 짓는 주택들도 생활상의 큰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새 유형이 출현하지 않았고 지방 목수들에 의해 재래식 건축기법이 전승되고 있었다.

농촌 사회가 획기적으로 변화한 것은 1971년부터 시작된 새마을운동이 계기가 되었다.

초가집도 없애고 마을길도 넓히자는 새마을운동의 구호에는 그 때까지 있어온 농촌의 전근대적 시설들을 바꾸어 보려는 의지가 담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생활환경개선이라는 선한 의지에 비해 정치적 의지라는 워낙 큰 힘이 내재된 탓에 수백 년 동안 지속된 우리의 친자연 주거문화가 일순간 시멘트로 바뀌어 버렸다.

아무런 논의와 비판 없이 오랜 세월 정들었던 흙벽과 초가지붕이 한순간 없애 버려야할 대상으로 전락했던 것이다.

<새마을운동 지붕개량사업 / 경기도 화성 / 농촌진흥청 제공>

 

그 뿐만 아니다. 그 시기 혹 권세 있는 양반이 내려오기라도 하면 순식간에 동네 모습이 변하기도 했고, 고속도로변에 위치한 마을 주택에는 주변 경관과 어울리지도 않는 현란한 색상이 슬레이트지붕을 덮기도 했다.

짧은 시간에 농촌 구석구석까지 파고들었던 이 혼란스러운 변화는 소위 농촌개량이라는 이름으로 합리화되었다.

새마을운동은 정부가 농촌근대화를 목표로 주도한 여러 가지 사업으로 시행되었고, 이에 따라 농촌 사회는 급속히 변화하였다.

그중에서도 마을환경개선사업과 농촌주택개량사업은 마을과 주택의 형태를 변화시켰을 뿐 아니라 생활까지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마을환경개선사업은 마을로 들어오는 길을 확장하는 것으로부터 하천 보수, 상하수도 건설, 그리고 전기 설비에 이르기 까지 광범위하게 전개되었다.

도로의 확장이나 정비는 교통수단의 출입을 용이하게 하였고 이에 따라 이웃 마을이나 도시와의 교류가 빈번해지게 되었다.

<1972년 서울 서대문구 마을환경개선사업 / 서대문구청 제공>

 

상하수도의 설치는 가사 생활에 영향을 주었다. 특히 전기 가설은 조명뿐만 아니라 가전제품이 농촌에 들어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전기화로·전기밥솥·냉장고 등의 취사용품은 가사노동의 성격과 양을 바꾸었고 라디오나 TV 등 전파매체는 근대화된 도시문화를 신속하게 농촌으로 전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