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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도시이야기135

모처럼 밝아진 마산 밤거리 (창동, 오동동) 모처럼, 마산 밤거리(?)를 다녀보았습니다. 루미나리에 설치로 한결 밝아진 거리로, 같이 간 일행 모두 즐거운 야경을 감상했습니다. 이제껏까지 설치되어져 왔던, 루미나리에와는 달리 건물과 건물에 덩실덩실 메달려 LED 빛으로 선명하게 반짝이는 조명조형물들이 한결 차별돼 보였습니다. 그 길을 걸으며, 70-80년대 전성기 시절의 창동, 오동동에 대한 환담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한성백화점, 고려당, 태극당... 등등 사람과 사람으로 떠밀려다니던 저의 청년기를 다시 떠올려보며, 한결 밝아진 마산 밤거리로 기분도 밝아졌습니다. 하지만, 역사 깊은(?) 평화당 앞, 예술가들의 좌판을 보면서 씁쓸한 한켠, 어쩌면 문화적 자생력을 갖춰가는 것인지 모른다는 기대감을 가져보았습니다. 루미나리에... 그 설치의 본래 취지.. 2010. 12. 21.
(속) 대형건물앞의 미술장식품(도시 공공예술). 감상 좀 하시나요? 건물의 장식품 쯤으로 여기던 공공미술. 이제는 시민들(보행자)의 일상속에 파고들고 있습니다. 공공미술이라는 용어는 30여년전 영국인 존 월렛이 "도시속의 미술"에서 처음으로 사용되었습니다. 미술작품을 직적 구매하여 감상하는 소수의 사람을 위하는 것이 아닌, 공동체적 가치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공공미술의 개념을 제안한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1995년부터 일정규모 이상의 건축물을 신축 또는 증축할때 건축비용의 1%이상(2000년 1%이하로 하향조정)을 미술장식에 사용하도록 하였습니다. (※ 문화예술진흥법) 1995년 법령 제정이후 10여년이 지난 2005년도에만 해도 건축물 미술장식품이 959점 설치되었는데, 이에 소요된 비용만해도 700억원이 소요된것으로 파악됩니다. 10여년동안에는 5,600여점가운데 .. 2010. 12. 15.
대형건물앞의 미술장식품. 감상 좀 하시나요? 길을 걷다가 규모가 큰 건물 앞을 지날때면 주위를 유심히 살펴보세요. 늘 다니던 곳인데도 그동안 인식하지 못했던 조각작품이 서있는것을 발견할 수 있을것입니다. 건물앞에 설치된 이 미술장식품들은 연면적 1만평방미터 이상의 건물에 건축비의 100분의1 범위내에서 미술장식품을 설치하도록한 문화예술진흥법에 의해 의무적으로 설치 한 작품들입니다. 왜 이런 법을 만들었을까요? 아마도 삭막하고 무미건조한 도시에서 살아가는 시민들에게 시각적 즐거움과 예술적 감흥을 주고 건축물의 외부공간을 품격있게 함으로서 도시경관의 수준을 높이고자 한것이 아닐까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주변을 설치된 작품들을 둘러보면 감동을 주거나 눈을 즐겁게 하는 작품은 손에 꼽기도 쉽지않은 실정입니다. 건물이나 주변환경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생뚱맞.. 2010. 12. 8.
남해안 경관 더 늦기전에 지켜야 통합 창원시의 발전방향에는 ‘해양문화 중심도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동아시아해역환경관리협력기구(PEMSEA-팸시)가 주관하는 「2012년 제4차 동아시아 해양회의」 개최도시로서 당연한 비전입니다. 이 회의에는 동아시아국가의 해양관련 장관, 교수, 전문가 등 2,000여 명이 참가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지난 19일(금) 오후에 CECO에서 「남해안 선벨트 한중해양도시의 국제협력 방안」이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주최는 「국회 남해안시대를 위한 의원 연구모임」과 「경상남도」였고, 「창원MBC」와 「경남발전연구원」이 주관하였습니다. 이런 류의 행사가 늘 그렇듯이 인사말이 참 길었습니다. 국회의원과 광역단체장 등 내노라 하는 여섯분의 인사말 때문에 개회된지 40분이 지난 뒤에야 본 행사가 시.. 2010. 11. 24.
마산해양신도시 '조정안을 제시하면서' 「마산해양신도시 건설사업 추진방향 조정위원회」의 책임을 맡아 고민 참 많이 했습니다. 이해당사자가 있는 일이라 어려움이 더 했습니다. ‘도시정책을 변경하는 이런 목적의 위원회가 두 번 다시 생겨서는 안 된다’는 생각 수 없이 했습니다. 지난 10월 15일 조정위원회 마지막 회의에서 채택한 문건을 소개합니다. 조정안에 대한 ‘서문’ 성격의 글입니다. 위원회에서 채택한 후 위원들과 참관인 그리고 기자들까지 있는 자리에서 낭독해 공개된 글입니다. 《조정안을 제시하면서》 마산지역의 도시미래를 결정짓는 해양신도시의 추진방향을 조정하면서 도시정책의 중도변경이 얼마나 많은 출혈을 요구하는지 실감하였습니다. 매립계획변경에는 거액의 비용이 필요했고,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으면 천혜의 마산만이 매립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 2010. 10. 27.
별난 건축물 - 마천루도 패션시대 넷커뮤니티에서 별난건축물들을 모아봤습니다. 이젠 건축도 변하지 않을것 같던 3요소인 기능+구조+미에 "독창성 이나 창의성"과 같이 차별화를 위한 목표가 추구되어야 하는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특히 도시의 랜드마크로 여겨지는 초고층빌딩(마천루 ; Sky Scraper)에선 최근에 밋밋한(?) 국제주의양식은 찾아볼수 없을 정도입니다 물론 도시 맥락성과는 그릇된 양상이 될지는 모르지만 말입니다. - 높이365m, 허리케인에도 끄떡없는 떠다니는 집 - 30년만의 고층빌딩, 파리 '피라미드 마천루 - 뉴욕 132층 미래빌딩, 잠자리 날개모양 - 1만5천명 수용, 움직이는 미래 도시 ‘슈퍼스타’ - 무너질듯 77층 아슬아슬 불규칙 빌딩 - 빛의 마술, 뉴욕의 52층 빌딩, 투명해지다. - 150m 높이의 야외수영장.. 2010. 10. 20.
'오동동 아케이드'가 철거된다고 ? ● 오동동 아케이드가 철거된다고? - 얼마전에 오동동 아케이드가 철거될거라는 얘기를 듣고서, 갑자기 철거되면 어쩌나 하는 마음에, 시청에 알아보니 자유상가아파트는 보상이 끝나서 조만간 철거될 예정이고, 오동동 아케이드는 아직 보상이 끝나지 않아서 시간이 조금 남아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 그래서 지역사에 관심이 많은 박영주선생과 의논한 바, 우리라도 한번 기록을 남겨보자는 거사(?)를 치를것을 결의하고 박선생과, 김주완 국장과 함께 지난 6월 12일 토요일오후에 방문을 하였었다. (게을러서 글 정리가 조금 늦었음) 사전에 간단한 자료를 준비하고 현장을 방문했다. ● ‘오동동 아케이드’와 '자유상가아파트'의 기록 - ‘오동동 아케이드’로 잘 알려져 있지만 정식 명칭은 '마산 자유시장’ 이다. 이것은 시장.. 2010. 7. 28.
여러분의 출근길은 어떠세요? 가까운 거리면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할 것이고, 대중교통이 편리하면 버스나 지하철을, 규모가 큰 회사는 통근버스를, 이도저도 아니면 자동차를 직접 몰고 출근길에 나섭니다. 출근시간을 이용하는 방법도 다양합니다. 별일없이 운전만 할수도 있고, 음악을 듣거나 책을 볼수도 있고, 피곤하면 쪽잠을 청할수도 있지요. 요즘은 DMB나 PMP로 방송이나 영화를 보기도 합니다. 저는 지난 5년여 동안 15분 거리의 직장까지 걸어서 출근하면서 그시간 동안 새롭게 마음을 다잡고, 그날 하루 있을 일을 계획하는 시간으로 사용했습니다. 퇴근길에는 반대로 하루를 정리하곤 했지요. 15분 이라는 길지않은 시간에 명상과도 같은 마음정리가 가능했던것은 걷던길의 환경이 큰역할을 했습니다. 직장을 마산으로 옮겨 차를 타고 출근을 하면서 .. 2010. 7. 7.
살아있는 박물관 '근대산업유산' 재생 - 살아있는 도시박물관 - 두 사진은 일본 키타큐슈 모지항에 있는 주차장 벽체 사진입니다. 위의 사진은 주차장 내부에서 찍은 것이고, 아래 사진은 외부에서 찍은 겁니다. 원래 공장으로 사용했던 건물인데 벽만 남겨 놓았습니다. 홀로 남은 벽체가 쓰러질까봐 철골로 보강하면서 그걸 디자인 요소로 삼았습니다. 나는 이 벽체를 보는 순간, 그들의 도시개발 수준이 우리보다 한 수 위라는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어떻습니까? 모지항의 오래된 과거, 그 긴 시간의 궤적이 느껴지지 않습니까? 오래된 건 모조리 헐어내고 새걸로 바꾸어야 직성이 풀리는 우리와 많이 다르지 않습니까? 새 담장보다 효율도 떨어지고 돈도 더 많이 들었을텐데 이렇게라도 모지항의 역사유산을 살리려는 그들의 자세를 배울만 하지 않습니까? 문화.. 2010. 6. 23.
어디, 이런 사람 한 번 찾아 봅시다 6.2 지방선거가 절정입니다. 통합 창원시의 미래는 이번 선거에서 선택받는 공직자들에 의해 크게 좌우됩니다. 그만큼 중요한 선거입니다. 그래서 하는 말입니다. 60년대 이후 급격히 진행된 인구 도시집중현상은 도시의 양적 팽창이라는 물리적 변화와 함께 사람과 사람, 사람과 도시시설 사이에 해결하기 어려운 수많은 문제를 유발시켰습니다. 도시의 규모가 비대해진 대도시일수록 문제의 정도는 더 많고 더 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 도시를 이끌어갈 공직자의 도시인식과 도시에 대한 철학은 다른 어떤 덕목보다 우선 검증되어야할 조건일 수 있습니다. 공직자의 도시철학은 그 도시의 경제 발전과 문화 품격을 상승시킬 뿐만 아니라 당장에 시민생활의 질과도 관계되기 때문입니다. 이미 브라질 쿠리티바의 자이메 레르네르 시장을 통.. 2010. 5. 26.
교통문제, 생각을 바꾸어야 1950년대에 있었던 일입니다. 말라리아가 보르네오의 다약(Dayak) 마을을 휩쓸었습니다. 구제에 나선 세계보건기구(WHO)는 단순하고 직접적인 해결책 하나를 찾았습니다. DDT를 살포해 모기를 전부 죽이는 일이었습니다. DDT를 뿌리자 즉각 다약마을에 모기가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예상치 못했던 일이 발생했습니다. 지붕이 무너지기 시작한 겁니다. DDT가 지붕 이엉을 먹어치우던 쐐기벌레의 천적 '작은 기생 말벌'까지 죽였기 때문입니다. 당황한 정부는 다약마을의 주택을 전부 얇은 금속판 지붕으로 바꾸었습니다. 이번에는 새로운 문제 몇 가지가 더 발생했습니다. 다약마을은 비가 많이 내리는 지역인데 지붕에 떨어지는 빗소리 때문에 주민들이 잠을 자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DDT에 노출되었던 딱정벌레를 잡아먹은 .. 2010. 4. 15.
재개발 아파트도 언젠가는 낡는다 최근 몇 년간 전국적으로 아파트 재개발사업이 유행처럼 번졌다. (여기서 사용하는 재개발이란 용어는 주거환경이 나빠서 기존의 건물을 헐고 고층아파트로 다시 짓는 일체의 개발공사를 통칭한다) 대 도시 를 중심으로 불붙은 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마치 낡고 좁은 아파트에 살던 사람들이 깨끗하고 넓은 아파트를 가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나 권리처럼 인식되었다. 본래 재건축은 기존에 사용하던 건물의 시설이 노후하거나 혹은 구조적으로 위험하여 도저히 더 이상 건물을 사용하지 못할 경우, 이를 철거하고 새 건물을 짓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사정은 사뭇 다르다. 주거 환경 을 바꾸자는 근본적인 목적보다 경제적인 이득을 보자는 실질적인 목적이 우선하는 경우가 많다. 쉽게 말해 용적률이 낮은 저층 아파트를 철거하고 거기에 .. 2010. 4. 5.
바다가 살아야 마산이 산다 바다가 있지만 바다를 활용하지 않는 유일한 도시. 도시지역에만 약 4킬로미터의 해안이 있지만 수변공간다운 장소를 한 뼘도 가지지 못한 도시. 그래서 해안도시라 차마 말하기 부끄러운 도시, 해안도시라 말할 수 없는 도시. 지도에서만 바다와 면했을뿐 시민들의 삶과 동떨어져 바다 제 혼자 있는 도시. 바로 마산 아닌가요. 해방 전에 이미 대부분의 해안이 매립되었지만 어느 곳에도 공공용지는 없었습니다. 해방 후 시행된 여러 번의 매립공사에서도 일본인들과 똑 같이 공공용지를 만들지 않았습니다. 매립 때마다 제각기 자기 잇속 채우기 바빴습니다. 가장 최근의 매립은 80년대 이후 시행된 구항과 서항 매립이었습니다. 시기나 규모나 위치로 볼 때 마산도시를 획기적으로 바꿀 절호의 기회였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곧 위기라 .. 2010. 3. 29.
창원세계지식컨퍼런스에 참석했습니다 지난 금요일(3월 19일) CECO에서 열린 '창원세계지식컨퍼런스'에 토론자로 참석했습니다. 창원시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하여 준비한 야심찬 기획으로 지역에서는 처음 시도된 행사였습니다. 대중교통, 디자인, 건강도시, 생태, 자전거정책 등 도시문제가 대종을 이루었고 교육과 복지전문가도 참여했습니다. 발표자들 모두 국제적인 활동가이거나 전문가여서 들어볼만한 것들이 많았습니다. 지금까지 도시와 지역사회를 설계 관리해 온 우리의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는 주장들이었습니다. 나는 ‘건강도시’를 주제로 발표한 호주 그리피스대학 환경보건학장 ‘피터 데이비’ 교수와 ‘유니버설 디자인’을 주제로 발표한 일본 트라이포드 디자인주식회사 ‘나카가와 사토시’ 대표의 발표문에 대해 토론하였습니다. 한정된 시간에 발표자 숫자가 많아.. 2010. 3. 22.
도시의 섬, 3·15아트센터 지난 4일(목) 오후 마산21포럼 주관으로 '마산항 수변공간 개발방안모색을 위한 전문가 초청 세미나'가 열렸다. 영국에서 도시계획가로 활동하고 있는 양도식 박사가 발제를 하고 경남대 이찬원 교수와 창원대 조형규 교수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토론자로 참여하였다. 양도식 박사는 발제에서, 수변을 기준으로 가장 선호해야할 건축물과 그 반대인 건축물을 정리하면서 선호도 1등급에 박물관 등 문화예술시설을 꼽았고 가장 선호도가 낮은 건물, 즉 수변에서 가장 멀리 배치되어야할 건물로 주거시설을 꼽았다. 세미나가 끝난 후, 마산바닷가 머리맡에 지어 놓은 현대아이파크와 양덕동 북향 땅에 지어 놓은 3·15아트센터에 얽힌 우울한 기억이 되살아났다. 두 건물은 양도식 박사의 주장과 정반대로 지어졌다. 이미 '현대아이파크'에 대.. 2010. 3. 9.
보행권은 인간권이다 ‘보리밭을 질주하는 멧돼지’ 메이지(明治)시대, 일본 도시에 처음으로 나타난 자동차를 두고 일컬었던 말이다. 상황이 조금 바뀌었지만 도시의 평화는 보리밭을 짓밟는 멧돼지처럼 자동차가 짓밟고 있다. 100여 년 전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자동차도 이미 2,000만 대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자동차산업의 수준도 세계 상위권이 되었다. 그러나 이렇게 차가 많아질 것을 예측치 못한 채 만들어진 우리의 도시는 자동차에 압도당해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다. 전 세계가 함께 앓는 몸살이다. 답은 이미 나와 있다. 오래 전부터 선진도시들은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다. 개인자동차 통행량을 줄이고 보행과 자전거 혹은 대중교통의 이용률을 높여야한다는 것이다. 다른 답은 없다. 제아무리 도로를 넓히.. 2010. 3. 5.
시간은 피라미드를 두려워한다 이야기 하나, 내가 다녔던 고등학교는 지금 그 곳에 없다. 이십여 년 전 봉암동 골짜기로 이전한 후 그곳에는 덩치 큰 판상형 아파트만 덩그러니 몇 채 있을 뿐이다. 교복을 입은 채 까까머리 친구들과 함께 뛰놀던 운동장도 없어졌고 여름에는 그늘, 가을에는 낙엽청소를 시켰던 그 큰 활엽수와 그 아래 나무벤치도 사라졌다. 봉암동에 새로 지은 학교에서 지금의 아이들이 40년 전 나보다 얼마나 좋은 교육을 받는지 모르지만 나의 추억이 녹아있는 공간이 없어졌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나의 고등학교는 생각 속에만 있고 찾아가볼 장소는 없다. 새로 지은 학교에 갈 일이 더러 있지만 행사만 있지 추억은 없어 여느 학교를 찾았을 때와 감흥이 다르지 않다. 이야기 둘, 어릴 때 살던 집을 떠난 지 30년이 되었다. 나는 좁은.. 2010. 2. 27.
바람재에서 만난 사이클리스트 '하늘에 안창남, 땅에는 엄복동' 암울했던 일제기에 자전거 한 대로 민족의 울분을 삭히고 자존심까지 살려주었던 전설적인 자전거 레이서 엄복동(1892∼1951). 1913년 3월, 한·일 선수들이 함께 참가한 ‘전 조선자전차경기대회’를 우승하면서 민족의 스타로 떠오른 엄복동은 그후 계속되었던 한·일 사이클대회에서 일본을 눌러 나라 잃은 서러움을 달래주었다. 10년 후인 1923년에는 마산에서도 엄복동의 자전거가 달렸다. 4월 29일∼30일 이틀에 걸쳐 마산체육회가 주최한 '전 조선자전차경기대회'에서였다. 그 때 엄복동이 달렸던 코스가 지금 마산의 어디였는지 알 수 없는 점은 아쉽지만, 87년 전 마산에서 전국규모의 사이클 대회가 열렸다는 사실이 주는 도시적 의미는 크다. 지난 일요일 오후, 만날재와 대산.. 2010. 2. 23.
인도위의 지뢰 '볼라드', 개선이 시급하다. 걷고 싶은 거리, 걷기 싫은 거리⑤ 볼라드는 인도 차도사이에 설치하는 차량진입 억제용 말뚝으로 차량으로 부터 상대적으로 약자인 보행자를 보호하기 위한 시설물이다. 하지만 규정에 맞지 않게 설치되어 보행자를 보호하기 위한 시설이 보행자, 특히 시각장애인에게 불편을 주고, 크고작은 안전사고를 유발하며, 도시미관도 저해시키고 있다. 2006년 1월 28일 시행된 '교통약자의 이용편의 증진법'을 보면 볼라드는 보행자가 부딪쳤을 때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재질로 만들도록 규정되어 있다. 길을 다녀보면 알겠지만 이규정에 맞는 볼라드를 보기가 쉽지 않다. 최근에 탄성을 가진 재료의 볼라드가 간혹 설치되기도 하지만 아직 대부분이 철재나 석재로 만들어져 있다. 보행자에 대한 배려보다 유지관리의 편리성이 먼저 반영되었다.. 2010. 2. 20.
이런 식이면 통합의 미래는 어둡다 어이없는 주장이 마산시내 간선도로 한복판에 걸렸다. ‘통합시 명칭은 마산시, 청사는 (마산)종합운동장으로’ 마창진 통합이 눈앞에 왔고, 출범 전에 결정해야할 것도 많다. 가장 먼저 등장한 것이 통합시의 명칭과 청사의 위치 문젠데 그 결정을 여론조사로 한다는 소문을 듣고 내건 현수막이다. 현수막을 보는 순간 얼굴이 화끈했다. 마산사람인 내가 봐도 너무 염치없다 싶었다. 시내 여기저기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이 걸렸다. 현수막을 내건 단체명은 달랐지만 문구나 제작방법을 보니 어딘가에서 한꺼번에 의도적으로 제작한 것이었다. 너무 심한 것 아닌가? 여론조사용이니 이해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다. 창원와 진해도 마산과 같은 상황인지는 모르겠으나, 만약 세 도시가 전부 이런 식이.. 2010. 2. 11.
통합 앞서 마산시민이 해야 할 일 도시의 통합은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고 우리들만의 일도 아니다. 유익하고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합칠 수도 있고 나눌 수도 있는 것이 도시다. 마창진 통합은 당위성도 있다. 역사적인 면과 경제적인 면, 그리고 도시경쟁력의 측면에서 통합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 통합을 통해 세 도시의 약점은 보완시키고 강점은 키울 것이다. 나아가 100만 도시의 위상에 맞는 새로운 발전 가능성도 제시될 것이다. 오래 기다려온 만큼 통합이 가져올 미래에 대한 기대와 비전이 크다. 하지만 창원 진해시민과 달리 마산시민들은 통합에 앞서 짚어 봐야할 것이 있다. 진해 창원과 달리 90%에 달했던 마산시민의 통합 찬성률에 대해서이다. 마산은 수백 년의 역사가 있는 도시다. 3·15의거, 부마항쟁 등 현대사의 격랑을 몸소 겪은 만큼 .. 2010. 2. 8.
'지하도' 무슨 생각이 떠오르시나요? 이 사진 어떻습니까? 어릴적 지하도를 오르내릴적에 거의 대부분 마주쳐 왔던 모습입니다. 오로지 경제성장에 주력해오던 시절, 소외되어왔던 분들입니다. 잠시 멈칫하다 동전하나쯤은 던져준 기억은 있으실 겁니다. IMF이후, 99년도에 서울역에서 남대문으로 이어지는 지하도에 빼곡히 들어서 있는 종이박스들. 칸칸이 마다, 자리하고 있는 사람들과 나뒹구는 소주들을 본적이 있습니다. 지하도를 벗어나 밖으로 나와보면, 언제 그랬냐는듯, 번듯한 건물이 우뚝서 있고, 잘 차려입는 사람들이 오갑니다. 그렇게 우리 도시의 지하도는 소외되어왔습니다. 하지만 소외된 이들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한 장소이기도 합니다. 윈스턴 처칠의 "좋은 울타리가 좋은 이웃을 만든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도시의 환경을 이리 방치해 두어서는 안된다는 생.. 2010. 2. 1.
새단장한 구름다리가 달갑지 않은 이유 옛 북마산역 자리의 구름다리가 새단장을 하고 있다. 계단과 육교상판에 합성목재를 덧대고, 기존 철재난간도 모두 잘라내어 합성목재로 난간을 설치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원래보다 한결 깔끔해졌다. 하지만 나는 새단장한 모습이 그다지 달갑지 않다. 소중히 숨겨두고 간혹 꺼내보는 무언가를 잃어버린듯한 느낌에 마음 한구석이 허전하다. 나에게 이 구름다리는 어쩌다 한번씩 건널때마다 아련한 옛추억을 떠올려주는 고마운 장치 중의 하나였다. 그 추억은 철길로 인해 끊어진 길을 이어주는 '다리'에서 오는것이 아니라 수없이 지나간 사람들의 발길에 닳고 닳아 자갈이 도드라진 계단판과, 시대를 반영해 다양한 구호가 써 있던 녹슨 아치와, 기성품에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사람의 손길이 담긴 허술한듯 정직한 철재난간 따위에서 온.. 2010. 1. 19.
빛이 도시를 바꾸다(2) 국내에서도 빛을 소재로한 축제가 열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서울 빛 축제. 오는 1월24일까지 열린다니, '이한치한'으로 서울을 한번 구경해봄직합니다. 광화문 광장을 중심으로 프로그램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도시의 야간조명에서 언젠인가부터 빼놓지 않는 단골메뉴 '루미나리에'와 현학적인 몽유적인듯한 예술조명 연출입니다. 조명과 함께 걸어본다는것. 인간과 조명의 인터랙티브한 공간이 바로 도시가 되는 것이겠지요. 또한 서울시(도시균형발전본부)에서는 남산르네상스프로젝트를 통해 남산공원 예술조명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남산을 '빛의 예술산'으로 재창조하여, 관광명소화 하겠다는 뜻입니다. 자연을 대상으로 한 야간조명에서 생태적 위해성 논란을 고려하여 자연생태를 유지하면서도 밝음과 어두움이 공존하는 '빛의 성.. 2010. 1. 17.
빛이 도시를 바꾸다(1) 최근 도시공간의 도시환경을 대상으로 '빛' 콘텐츠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공간을 탄생하게 될 뿐만 아니라 개성을 연출하는 강력한 비법(?)이기도 합니다. 이에는 예술적 감각의 연출을 통해서 조명화 되는 도시의 가치를 높이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또한 도시가 예술적 디자인조명의 직접적인 배경이 되는 사업은 지속적으로 유망한 아이템이기도 합니다. 앞으로는 도시의 인공건조물(소위 말해 빌딩숲이라고 일컫지요)이 예술적 빛의 문화를 받아들임으로서 활력과 생동감을 줄 수 있는 '도시숲'의 역할을 톡톡히 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최근 전체 16차로를 10차로로 줄여 2009년도에 준공된 광화문광장도 2010년 1월 1, 2일 이틀간 광화문로 전체를 시민의 광장으로 개방하여 다양한 문화행사를 제공하는데 이.. 2010. 1. 10.
통합시의 성패는 우리 손에 달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 올 7월이면 마산 창원 진해 세 도시가 하나의 도시로 변합니다. 그 때는 나도 100만 도시의 시민이 됩니다. 외국에 나가서는 ‘Korea, 대한민국’이 내 정체성을 가장 잘 설명해 주듯이, 나라 안에서는 ‘마산’ 이 그렇습니다. '허정도는 마산사람이다' 만으로 상대방은 나의 많은 것들을 이해해 버립니다. 도시는 그런 것입니다. 그 도시가 자신이 태어난 곳일 때는 정도가 더 심합니다. 그래서 나는 ‘마산’이라는 도시가 서서히 없어질 것이라는 사실이 마냥 기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통합은 현실이 되고있습니다. 통합이 되면 마창진 세 도시는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시대를 맞게 될 것입니다. 규모에 걸 맞는 도시 인프라와 도시 경쟁력이 생길 수도 있고, 보다 나은 생활.. 2010. 1. 4.
이천년 전 길이 이십년 된 길에게 묻다 걷고 싶은 거리, 걷기 싫은 거리 ④ 발이 편해야 걷기가 즐겁다. 무심코 길을 걷다 무엇인가에 발이 걸려 넘어질뻔 한 경험. 누구나 한 두번씩은 겪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의 대부분은 예상치 못한 돌출된 턱이있거나 고르지 못한 바닥에 발이 삐끗하면서 발생한다. 하지만 크게 넘어져서 다치지 않는 이상 본인의 부주의를 탓하며 그냥 지나칠 것이고, 그 자리에서 계속해서 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다. 혹시 넘어질까봐 발 밑을 신경써야 하고 이로 인해 걷기는 불편해진다. 현재 마산시내의 보도에 깔려있는 대부분의 블럭은 20년이 채 안됐다. 2천년도 더 된 로마의 아피아 가도(via appia)중 일부를 아직까지 불편없이 사용하고 있음을 볼 때, 반성과 진단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천삼백여년 전에 건설된 아피아 가도 로.. 2009. 12. 30.
이럴 때는 뭐라고 해야 합니까? 4대강사업은 국회예산통과고 뭐고 공사부터 시작했습니다만, 정작 서둘러야 하는 생활주변의 재난복구공사는 팔짱 낀 채 나 몰라라 세월만 보내고 있습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차이가 바로 이런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이 옹벽 무너진 지도 꽤 오래되었습니다. 여름가고 가을도 가고 겨울이 왔습니다. 며칠 후면 해가 바뀝니다. 지난 가을, 이웃에 사는 아주머니 한 분이 제게 물었습니다. "저 복구공사는 언제쯤 해줄까요?" 저는 깊은 생각 없이 쉽게 답했습니다. "해 바뀌기 전에는 하겠죠, 뭐." 그러고는 아침저녁 이 앞을 지날 때마다 '언제쯤 하려나' 기다렸지만 아무런 변화가 없었습니다. 그럭저럭 시간이 흘러 겨울. 영하의 날씨라 어젠 제대로 된 공사도 어렵게 되었습니다. 사진에서 보듯이 주위가 곧 허물어 질 것 .. 2009. 12. 27.
할아버지의 위험한 선택, 그 까닭은? 이 할아버지는 왜 도로 한가운데에서 자전거를 끌고 가실까요? 찬바람이 쏟아지는 겨울 오후, 이 할아버지는 어째서 산복도로 위험한 내리막 길 한복판에서 자전거를 끌고 가실까요? 며칠 전 차를 타고 마산 산복도로를 지나가다 황당한 장면을 보았습니다. 마산여중 앞에서 산복도로를 타고 석전동 네거리로 가자면 육교가 나옵니다. 그 육교 지나면 내리막이 시작되면서 길이 왼쪽으로 급하게 휘어지는데 바로 그 곳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차가 왼쪽으로 방향을 트는데 갑자기 눈앞에 웬 노인 한 분이 찻길 한복판에서 짐이 실린 자전거를 끌어가고 있었습니다. 별 문제는 없었습니다만 참 아찔한 장면이었습니다. 남루한 차림은 아니었지만 넉넉해보이지도 않는, 도시에서 흔히 볼수 있는 평범한 할아버지였습니다. 하도 상황이 황당해서 운전.. 2009. 12. 22.
걷고 싶은 거리, 걷기 싫은 거리 ③ 광고물로 뒤덮힌 도시 2009/11/13 - [도시 이야기] - 걷고 싶은 거리, 걷기 싫은 거리① 2009/11/18 - [도시 이야기] - 걷고 싶은 거리, 걷기 싫은 거리② 도시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침에 일어나 대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수많은 광고물과 마주하게 된다. 아파트에 사는 사람은 엘리베이터안의 거울과 출입구 게시판의 협찬광고를, 주택에 사는 사람들은 동네 슈퍼나 철물점의 간판이나 도로를 가로지른 각종 현수막과 본인 의지와 상관 없이 만나게 된다. 하루 일과 중 밖에서 보내는 대부분의 시간동안 각종 광고물을 만나거나 스쳐 지나가고, 퇴근해서 집 대문에 붙은 족발집 전단지를 떼기까지 그야말로 광고물의 홍수속에 살고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로 개인의 영업을 위한 대부분의 광고물들이 허락도 없어 내눈을 혹사.. 2009. 12.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