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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9/14 절망과 희망이 교차한 마산의 9월 12일
<마산상공회>
1914년에 조선인 상업회의소가 와해되고 1908년에 설립된 일본인 상업회의소도 그 뒤 흐지부지된 후 1920년대까지 지역의 상공인들 단체는 없었습니다.
이 공백기에 「마산간담회」「마산경제회」「마산번영회」라는 상공인 모임이 있긴 했지만 두드러진 활동은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1926년 7월 22일 마산공립소학교(현 월영초등학교)에서 개최된 마구(馬邱/마산대구)철도촉진기성회를 조직하기 위한 부민대회에서 지역의 상공인 모임이 필요하다고 제안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일본인들이 1929년 4월 24일「마산상공회」가 창립되었고, 이후 마산 경제의 주축을 이루는 역할을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단체는 1938년「조선상공회의소령」에 의한 마산상공회의소의 설립인가가 나던 날까지 계속되었습니다.
최근 마산상공회의소가 펴낸 '사진으로 본 마산상의 111년의 흐름'이라는 책에도 마산상공회의소라는 이름으로 마산의 상공인들이 단체를 만든 때가 1938년 7월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회장으로 표기된 서전목총시(西田木惣市, 西田嘉惣市로 기록된 곳도 있습니다)는 1907년 홍문동에 설립한 서전주조장의 창업자입니다.
「마산상공회」의 회칙에 기록된 사업내용을 통해 당시의 마산상황과 주요현안을 짐작할 수 있는데 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馬邱철도 부설 촉진
2) 長尾半兵衛氏 계획의 통영선 실현 촉진
3) 마산상업학교의 학년연장, 학급증가 건
4) 경전남부선 중 순천 경유를 하동, 화개, 구례 경유로 변경 청원
5) 마산-부산간 직통열차 운행 증발 건
6) 일본과의 직통항로선 운임 인하 건
7) 마산중학교 설립 촉진
8) 남지교의 架橋等背面 교통 확충 건
9) 마산항 선차(船車)연결시설 확충 건
10) 상업은행지점 설치 건
11) 일본 북구주(北九州)와의 선로 개설 건
12) 마산세관 출장소 승격 건
13) 합천 직통통로 개설 건
14) 전력요금 인하 건
15) 창원 추도(墜道) 촉진 건
16) 마산-거제도 연안 연결 항로 개설 건
17) 마산-삼랑진간 기동차 운행 건
18) 된장, 간장 운임 할인 건
19) 청주 운임 할인 청원
20) 석발미(石拔米) 증산 건의
21) 상업창고 설치 건의
이미 식민지배 한 세대가 지나가고 있는 상황이라 다음 세대의 교육에 관한 내용도 많이 있지만 대부분 마산의 경제역량을 외부로 확산시키기 위한 노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참, 마산 창원 진해가 통합된 후 세 도시의 상공회의소도 ‘창원상공회의소’ 간판을 달았는데 마산상공회의소는 ‘마산상공회’로 이름을 바꾸어 마산지역을 커버한다고 합니다.
우연의 결과겠지만 1929년부터 사용했던 그 명칭이 되살아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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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2일 아침 10시 반,
‘태풍 매미 희생자 6주기 추모제’가 신마산 서항부두 옆 태풍매미추모공원에서 열렸습니다.
마산시장을 대신한 부시장 외에 마산에서 내노라하는 기관단체장들이 참석하여 엄숙하게 거행되었습니다. 모두들 표정이 무거웠고 웃음소리는 어디에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추모식장 곁에는 6년 전 태풍 매미가 몰고 온 참혹상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사진을 보는 시민들마다 혀를 차고 한숨을 지으며 절망의 늪에서 허우적거렸던 6년 전 그날의 참상을 기억해내었습니다.
누구 한 사람, 절망과 슬픔에 비통해 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2003년에 발생한 모든 태풍을 통틀어 가장 강력했고, 상륙했을 때의 위력은 그 때까지의 모든 태풍 중 가장 센 놈이었습니다.
얼마나 피해가 컸던지 ‘매미’는 태풍 이름에서 퇴출당하고 ‘무지개’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답니다.
태풍이 왔던 밤,
경남대 앞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한 청년의 증언을 인터넷에서 찾았습니다.
“저녁 8-9시 쯤 대로에 성인 가슴까지 물이 찼는데, 이 물이 각 건물 지하실로 마치 폭포수처럼 빨려 내려갔습니다.바람도 심하게 불고 여기저기 변압기가 터지는 소리가 펑펑 들렸어요.
사방은 정전이 되어 질흙같이 어두웠습니다.
너무 무서웠습니다.”
마산 대우백화점 앞마당에는 ‘아름다운가게 5주년 생일잔치’가 열렸습니다.
태풍매미추모공원에서 자동차로 2분 거리입니다.
마산상공회의소 회장과 대우백화점 대표 등 지역에서 얼굴이 널리 알려진 사람들이 여기에도 모였습니다.
표정이 밝았고 반가운 인사소리와 해맑은 웃음소리가 여기저기서 겹쳤습니다.
싸고 질 좋은 아름다운가게의 상품을 사려는 사람들 때문에 즉석 장터도 붐볐습니다. 타 지역과 달리 마산의 아름다운가게는 장애인들과 함께하고 있어서 그들의 맑은 웃음이 가을하늘을 더욱 푸르게 했습니다.
태풍 매미가 마산을 강타한지 일 년 되던 2004년 9월 12일 이 가게가 탄생했습니다.
개점하던 날,
“마산 아름다운가게를 통해 사람이 아름답게 세상이 아름답게 변하기를 바란다”고 했던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의 인사말이 떠올랐습니다.
30분을 사이에 두고 절망과 희망이 교차한 날이었습니다.
희망은 두 배로 키워야겠고 절망은 두 번 다시 오지 않게 해야겠는데, 마산시의 재난대책을 생각하니 마음이 가볍지 않았습니다.
마산 앞바다는 만(灣)이라 매립을 할수록 해일 피해가 커집니다.
하지만 마산시는 지금도 매립을 못해 안달입니다.
소위 ‘해양 신도시’를 건설하기위해 40만 평 초대형 매립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인근의 항만조성공사에서 발생할 준설토 때문에 매립을 한다고 하지만, 그 핑계로 터무니없이 큰 규모로 매립해 아파트단지를 조성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태풍 매미가 왔을 때, ‘바다의 복수’라는 유행어까지 있었지만 그 새 까맣게 잊은 모양입니다.
이를 두고 경남대 이찬원 교수는 며칠 전에 있었던 공개토론회에서 ‘해양 신도시’가 아니라 ‘공유수면매립 아파트조성공사’로 이름을 바꾸어야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매미 희생자를 추모하는 글에서 “두 번 다시 똑 같은 재앙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안전하고 든든한 선진 방재시범도시로서의 기틀을 다져가고 있다”고 한 마산시장의 인사가 공허했습니다.
절망과 희망이 뒤섞인 9월 12일 오전의 두 행사를 보면서,
‘처음으로 돌아가 처음처럼 세상을 보라‘던 선인의 말씀을 떠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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