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마산의 광려천, 삼호천, 산호천, 교방천, 회원천 등 마산의 대표적인 5개 하천에 대한 생태하천 조성이 정부 사업으로 확정돼 추진중이라고 언론에 보도되었습니다.
그 중 교방천 도심하천 생태복원사업은 교방동~오동동까지 2.8킬로미터 구간에 걸쳐 2010년~2014년까지 사업이 진행되며 수질정화습지조성과 식물식재, 생태탐방로 등을 갖추게 되고, 회원천은 하천재해예방사업으로 오동동아케이트 부터 마여중 입구까지 3km 구간에 걸쳐 사업이 진행된다고 하네요.
여러 하천 중 회원천은 별다른 놀이시설이 없던 어린시절 저와 친구들의 훌륭한 놀이터였기에 반가운 마음에 옛 추억도 되살려보고, 이런 모습이면 좋겠다 구상도 한번 해봤습니다.
어린시절 여름이면 '엔지밭골'이라고 부르던 회원천 상류에서 가재 잡고 멱도 감고, 겨울이면 썰매도 타곤 했습니다. 가끔은 하드아이스크림 스틱을 세로로 쭉세워 고무줄로 엮어서 배랍시고 물에 띄어놓고 경주를 벌이곤 했습니다. 한번은 하천이 바다와 만나는 곳까지 나무배를 따라갔다가 넘어져서 그만 신발을 빠뜨리고 말았습니다.
하류라 수심도 약간 깊었지만 심하게 오염된 물에 들어갈 엄두가 안나 신발을 포기하고 맨발로 돌아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30년 가까이 된 이야기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수질이 안좋은건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그렇게 도시에 있는 하천의 기억은 별로 유쾌하지 않은 공간으로 남아있었습니다.
몇 해 전 안도타다오라는 세계적인 건축가의 작품을 따라 일본 여행을 간적이 있습니다.
교토의 타카세가와 강변에 TIME'S라는 상업시설을 방문했을때 멋있는 건물도 좋았지만 건물앞을 흐르는 물을 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명칭은 강이지만 회원천 정도의 규모에 도심을 흐르는 하천의 물이 이렇게 맑을수가! 악취는 커녕 아예 물옆에서 쉴 수있게 자리도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다지 생태적으로 보이지는 않았지만 도심의 하천을 잘 관리하면 이렇게 활용 할 수도 있구나하는 인상은 오래도록 남았습니다.
생각한 김에 주말에 짬을내어 회원천을 따라 걸어 보았습니다. 회원천이 시작되는 마산여중 옆에 주민들이 풀어놓은 붕어와 잉어가 살고 있습니다. 맑은 물에 사는 고기는 아니지만 그래도 생물이 살만한 곳인가 봅니다. 조금 더 상류로 올라가니 의외로 맑은 물에 사는 다슬기와 피라미가 제법 많이 보입니다. 수량이 풍부해 보이지는 않지만 돌틈으로 맑은물이 흘러나옵니다.
하지만 바로 그곳에 하천주변의 절, 주택, 백숙집, 밭, 과수원등의 오염원이 별다른 여과장치 없이 그대로 하천으로 유입됩니다. 조금 더 올라가보니 하천이 아예 마른바닥을 드러냅니다. 요즘 가뭄이 심하다 하더라도 어린시절 멱감을땐 물이 허리춤까지 오는 웅덩이도 몇 개 있었는데, 아마도 식수나 농사용으로 지하수를 과다하게 뽑아써 하천으로 흘러 들어야 할 물이 고갈된 것 같습니다.
하천을 따라 쭉 내려오다 중류쯤 이르자 오염은 심해지고 악취도 약간나며, 어릴적 신발을 빠뜨렸던 하류부분은 복개를 해 확인은 안되지만 별로 다르지 않을것으로 예상되며 그 물이 그대로 바다로 유입됩니다.
이번에 발표한 생태하천조성은 어떤 모습으로 이루어지면 좋을까 한번 생각해보았습니다.
앞서 교토의 타카세가와 강변의 사례에서 보듯이 거창하게 꾸밀 필요도 없습니다. 중요한건 어떤 시설을 설치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맑은물을 유지하느냐가 관건입니다. 맑은 물이 집앞을 흐르면 그곳에 어울리게 주변도 변화할 것으로 믿습니다.
생활오수와 산업폐수의 하천유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하는것은 물론이고 비점오염원[非點汚染源]의 정화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용어도 생소한 비점오염원은 도시노면배수나 농경지배수와 같이 불특정한 배출경로를 통해 하천으로 유입되는 오염원을 말하며 생활오수나 산업, 축산폐수 못지 않게 수질오염의 원인이 됩니다.
오염을 줄이기 위한 대책으로 도시지역의 노면배수는 저류조를 설치하여 초기에 내린 비로 인해 발생한 오염물질을 침전시킨 후 방류하도록 하고, 농경지에서 배출되는 비료·농약성분이 다량 함유된 농업배수는 하천으로 직접 유입되지 않도록 저류조, 습지정화시설, 수초대 등을 설치해야 한다고 합니다.
마산도심의 많은 지역이 재개발을 시작했거나 준비하는 상황도 잘 활용해야 합니다. 재개발지역 중 하천을 끼고 있는 지역은 새로 조성될 하천과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하천도 살고 주민도 사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도록 해야합니다.
청계천처럼 인공적으로 물을 퍼올리는 반환경적인 방식으로 취하고 겉으로는 생태복원이라고 떠드는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랍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안도타다오가 청계천을 두고 '도로로 덮여 하수만 유입되던 더러운 하천이 햇빛을 볼 수 있도록 복원'된 것은 건축가의 입장에서 감동 그자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환경이 이미 건축의 큰 화두가 된 마당에 이런 시각은 자칫 보여주기식의 토목공사를 합리화시킬 우려가 있습니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충분한 공론을 거쳐 시행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모쪼록 회원천 수변카페에 앉아 차한잔 나눌수 있는 기회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어린시절 추억이 깃들어있고 앞으로 누군가의 추억이 될 회원천의 변화에 많은 관심과 기대를 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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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bandesign 2009/06/10 12:55
서울에선 각종 르네상스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강르네상스사업을 통해 친수공간을 새롭게 하고, 남산르네상스로서 예술적 문화공간을 꾸미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뉴스에선 동북권 르네상스에 복격적으로 착수하겠다는 내용을 보도하였습니다.
인간성의 재발견을, 도시재생을 위한 사업으로 은유하여 브랜드화 하여 추진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름이 거창하여 좋은 것은 아닙니다.
내용의 하나 하나가, 드디어 도시디자인의 틀이 성숙되어 가고 있는 것입니다.
도시의 생명줄인 하천에도 르네상스가 찾아올까요.-
류창현 2009/06/11 09:21
문제는 관에서 시행하는 사업은 한번 추진하면 돌이키기가 쉽지 않다는 거죠.
짠~ 하고 보여주는 가시적 성과위주의 조급함을 버리고 천천히 하더라도 제대로 진행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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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창현 2010/12/23 15:09
최근에 나온 지도를 몇개 찾아보니 '앵기밭골','앵지밭골','연지밭골'등 다양하게 표기되더군요.
곽영순님께서 말씀하신 앵기밭골이라는 표현이 보편적으로 쓰이는것 같고 저는 글에도 나옵니다만 어린시절 친구들끼리 부르던 '엔지밭골'이 익숙해 그렇게 썼습니다.
곽영숙님의 댓글을 보고 정확한 어원이 무엇인지 저도 궁금해 한번 찾아보았습니다.
일제시대에 제작된 지도를 보니 蓮溪田谷(연계전곡)이라 표기되어 있네요. '연밭이 있는 계곡'쯤으로 해석하면 될것같습니다. 여기서 蓮溪의 일본식표현이 エンケ ― (엔케)입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부르기 좋게 앵기,앵지,엔지 등으로 변이된것으로 추측됩니다.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옛날 앵기닭(영계)이 울었다는데서 유래된 것이라는 설도 있네요.
정말로 연밭이 있었는지 어른들께 여쭤봐야겠네요.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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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순 2010/12/28 00:32
앵기(약초의 종류라고합니다)밭이 많은 골짜기라서 앵기밭골이라 불린다고 동네어르신께 들은 기억이 납니다 앵기밭골은 제가 태어나고 26년간 살던 고향이거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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