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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4. 26. 00:00

그림으로 보는 마산도시변천사 (3) - 통일신라말기


<마산 앞바다에 비친 달그림자>


고운(孤雲) 최치원857년(헌안왕 1년) 6두품의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12살에 당나라로 유학을 떠났고,
18살에 당나라 조정이 외국인을 등용하기 위해 설치한 빈공과에 급제하여 당나라에서 여러 관직을 지냈습니다.
「당서예문지(唐書藝文志)」에 이름과 저서가 실릴 만큼 학문이 출중했습니다.

28살에 신라로 돌아 온 고운은 한림학사에 임명되는 등 공직을 맡기도 했으나 국내 사정이 복잡해 자신의 경륜을 펼칠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부패한 진골귀족과 지방세력 간의 혼란에 나라의 근간이 심하게 흔들렸기 때문입니다.

현실에 대한 좌절감과 정치에 대한 실망으로 벼슬을 내던진 고운은 은거를 결심합니다.
경주, 영주, 지리산 쌍계사, 부산 해운대, 울산 등 전국 곳곳을 주유하다가 경치 좋고 학문하기도 좋다싶어 이곳 합포(마산)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지금의 신마산 댓거리,
즉 해운동에 월영(月影, 달그림자)대를 세우고 후학들에게 글을 가르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신라의 종말과 고려 태조 왕건의 개국을 예견한 글 ‘계림황엽 곡령청송(鷄林黃葉 鵠嶺靑松)’으로 인해 이곳에 더 머물지 못하고 가솔들을 데리고 해인사로 가 은거했습니다.




월영대
는 경상남도기념물 제125호로 지정되어 현재 경남대학교 정문 옆 진동으로 넘어가는 도로변에 있습니다.
그 곳에는 높이 2.1미터, 폭 35센티미터의 ‘월영대(月影臺)’새긴 화강암 비석이 있습니다.
최치원이 직접 쓴 글입니다.

위의 그림 네개는 모두 '월영대'입니다.
네 그림 중 제일 위의 것은 일제기에 찍은 월영대 사진입니다. 일제 초기로 보입니다.
두 번째 것은 1933년 마산공립보통학교(현, 성호초등학교) 일본인 교장 우에하라(上原 榮)가 펴낸 '鄕土の硏究(향토의 연구)'라는 책에 수록된 월영대의 그림입니다.
세번 째 그림은 1937년 마산부가 발간한 관광안내 리플렛에 실린 월영대입니다. 네번 째가 근래에 찍은 월영대 내부의 사진입니다.
시기가 다른 월영대의 모습,,,, 어떻습니까?

경남대 앞의 지명인 ‘댓거리’는 대(臺, 월영대)가 있는 길이라는 뜻이라고도 합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무학산 꼭대기에도 고운대가 있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만 확인할 길은 없습니다.

천 년 전,
고운이 마산을 찾았을 때 지금 월영대가 있는 신마산 댓거리 일대는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뒤로는 우뚝 솟은 두척산(무학산),
앞으로는 호수처럼 잔잔한 합포만,
옆으로는 복개되어 사라진 월영천 맑은 물이 흘렀겠지요.
그리고 뒷날 월영리라 불린 초가 몇 채가 월영천 너머 자리 잡고 있었을 겁니다.

지금은 도시 한 복판이 되었지만 옛지도나 문헌을 살펴보면 월영대 바로 앞까지 바닷물이 찰랑거렸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을사늑약 전후하여 신마산 일대에서 시작된 각국공동조계지 건설과 월영동 아파트 단지(구 국군통합병원부지)에 들어선 일본군의 중포병대대를 건설하면서 월영대 앞 해안이 메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월영대 주변경관이 달라지게 된 것이 대략 110년 전이라는 말입니다.

달그림자가 보이는 곳이라는 의미가 담긴 월영대(月影臺),,,,
이 아름다운 이름은 고운 최치원이 지었습니다.
고운이 떠나고 세월이 흐른 뒤,
수많은 유인과 학자들이 월영대를 순례하며 고운을 흠모하였고, 그 때 받은 감흥과 고운을 회억하는 심경을 시문으로 남겨 놓았습니다.

그 중 하나,
인조 19년(1641) 미수 허목(許穆, 1595-1682)이 쓴 월영대기(月影臺記)의 일부입니다.
월영대의 옛 정황을 엿볼 수 있는 글입니다.

월영대는 창원도호부 관아의 서쪽 삼십 리 합포의 옛 진루 곁에 있는데, 넓은 바다를 마주하고 서쪽 두둑은 바다에서 떨어졌으며 동쪽으로 웅산(熊山)을 바라본다.
매월 열엿샛날 땅거미가 질 무렵 바닷물이 한창 찰 때에, 대(臺)에 올라 달그림자를 바라보면, 달이 바다에서 뜨는데 풀 덮인 산이 그림자를 이루며, 달그림자가 바다 가운데에 있어 넓이가 구십 칠억 삼만 팔천 척이나 되고 기묘하며 지극하다.
달이 산에서 벗어나게 되면 그림자는 사라진다

기묘하고 지극했던 달그림자를 다시 보고 싶지만, 아무리 까치발을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도시의 소음에 귀를 막듯, 월영대는 높은 담벼락과 철망으로 외부와 단절된 채 말 없이 서있습니다.

고운에서 시작된 합포만의 달(月),
달 월(月)자와 마산과의 인연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월영대를 시작으로,
조선시대의 월영리, 신월리, 완월리에 이어 지금의 월포동, 두월동, 반월동까지,,,
이렇듯 월(月)자는 이 도시 곳곳에 남았는데,
최치원이 보았던 ‘기묘하고 지극한 마산의 달 ’은 다시 볼 수 없습니다.

천재요, 기인이었던 그의 자는 고운(孤雲)과 해운(海雲)이었으며 고려 현종 때 문묘에 배향되어 문창후(文昌侯)에 추봉되었습니다.

마산여고와 제일여고 앞을 지나는 도로 '고운로(孤雲路)',
마산시 '해운동(海雲洞)',
부산 '해운대(海雲臺)',
마산 '문창(文昌)교회' 등이 그 분 때문에 남아있는 명칭들이니,,,,
지나고 보면 천년도 순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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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19 - 그림으로 보는 마산도시변천사 - 2

Trackback 0 Comment 3
  1. 최정건 2010.04.26 18:33 address edit & del reply

    마산에는 月자와 관련이 매우 깊은 것 같습니다.

    신월, 월영, 월포, 월성 , 완월 신마산에 있는 초등학교들은

    대부분 月자가 들어갑니다.

    • 허정도 2010.04.26 22:00 address edit & del

      그러게 말입니다.
      마산 앞바다에 달그림자가 비치는 그런 날이 다시 돌아올까요?
      그런 날이 오도록 빌어야겠죠?

  2. 이진규 2021.08.02 12:45 address edit & del reply

    신마산으로 이사와서 댓거리라는 명칭이 궁금하던 차에 작가님의 글을 접하게 되었네요.
    달그림자는 가까이 할 수 없는 본질에 대한 애절함이라 생각됩니다. 고운의 애절함이 신라와 고려였다면, 지금 우리의 애절함은 무엇일까요? 오늘 저녁 신마산 댓거리 선술집에서 동태전에 막걸리를 비워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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