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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8. 10. 08:42

시·도 금고 관리는 탈석탄 금융기관에

박종권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공동대표

 

네덜란드 연금자산운용사를 포함해 총자산 규모가 4경 5000조 원(미화 39조 달러)에 이르는 전 세계 450개 기관의 투자가들은 석탄발전 사업에 대한 신규 프로젝트 금융이나 투자 중단을 선언하고, 투자 대상 기업에 탄소배출 감축 계획을 요구하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1분기 투자보고서에서 '한국의 한전에 국외 석탄 사업에 참여하는 전략적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많은 국가의 금융 감독기관과 중앙은행·국제결제은행(BIS)·세계은행(IBRD) 등은 기후위기 리스크를 금융기관의 건전성 평가에 반영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이 기후 위기에 대한 대응으로 석탄발전 사업 투자 중단을 선언했고, 민간 회사로는 DB손해보험이 투자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오직 수익성을 추구하는 펀드 운용사들은 이미 석탄 산업의 리스크를 감지하고 10년 전부터 투자를 회수하거나 신규 투자를 중단하고 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2017년 3월에 우리나라의 한국전력을 투자금지 기업으로 지정했다. 기후 위기에 대한 대응과 재무적 리스크 때문이다.

 

국내 은행들도 "화석연료에 대한 금융투자를 중단하라"는 압력에 직면했다. 특히 국민 세금을 관리하는 각 시·도 교육청 금고는 공공성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미세먼지와 기후 위기 주범인 석탄발전 사업에 투자하는 금융기관은 국민 생명을 해치는 나쁜 투자기관이라는 점에서 공공성을 잃었다.

 

많은 시민단체는 경남도와 창원시, 경남교육청에 석탄발전 사업에 대하여 투자 중단을 선언하는 금융기관에 가산점(100점 중 2점)을 주는 선정기준을 개정하도록 요구해 왔지만 수용하지 않고 있다.

반대하는 이유가 두 가지인데 참으로 황당하다.

첫째는 환경단체가 행정안전부 지침을 바꾸게 하라는 것이다.

둘째는 환경단체 요구를 수용하면 여성단체나 장애인단체에서도 비슷한 요구를 할 경우 곤란하다는 것이다.

도지사는 기후 비상을 선언했는데 일하는 공무원은 기후 위기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다. 그야말로 태평성대다. 금고 규칙 개정은 정부지침 범위 내에서 도지사가 할 수 있다.

 

더는 황당한 변명을 하지 말고 기후 위기를 선언한 지역답게 규칙을 신속히 개정하기 바란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걸린 문제다.<<<

 

이 글은 2020년 7월 10일 경남도민일보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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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7. 20. 00:00

학봉 산악회 진주 비봉산 산행 2

2020년 6월 6일∼7일(금∼토, 1박2일)

참가회원 8명 : 김재현·서익진·정규식·신삼호·손상락(글쓴이)·임학만·신성기·허정도

 

2020년 학봉산악회 11주년 기념 100산 탐방 2일차 아침이 밝았다.

지난해에는 취기가 사라지지 않은 몸을 이끌고 아침일찍 콩나물밥 식당으로 부스스한 모습으로 밖의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했으나, 미리 준비해둔 패스트 푸드 죽요리로 여덟 남성들이 요리와 설거지로 자급자족의 아침식사를 해결했다. 패스트푸드 죽요리는 콩나물국 못지 않았다. 괜찮았다.

질서가 잡혀가는지 전날 2일차 산행 출발은 8시라는 공지에 맞게 숙소의 모든 것이 정리되고 8시에 비봉산 둘레길을 향해 숙소를 출발했다.

3대의 차에 분승해서 진주시가지를 한참 달려 진주가 자랑하는 비봉산 둘래길 주차장에 도착했다. 진주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인 듯 주차장은 잘 정비해두었다.

둘레길은 갈랫길이 다수 있었고, 바닦은 콘크리트길도 있었고, 오디농장이 둘레길변에 있는 탓으로 농장을 오가는 트럭이나 차량이 둘레길을 다니거나 가로지르기도 해서 좀 산만했다.

학봉산악회가 애용하는 무학산 둘레길보다는 자연성이 떨어지고 정리가 되지 않은 듯했다.

요소요소에 정자를 만들어 놓았고, 돌아오는 길에 말끔히 정리된 정자에 올라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기억이 희미하지만 프랑스와 닭 이야기가 나오고, 꿩대신 닭, 귀신의 시간과 인간의 시간을 구분하는 것이 닭의 울음소리 등등으로 한참동안 닭이 휴식시간의 이야기소재가 되었다.

둘레길을 돌아오는 길에 주변의 오디농장에서 바로 채취한 싱싱한 오디를 세바구니 샀다.

둘레길 여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신선함을 유지하면서 주차장까지 이것을 운반하는 것이었으리라. 함부로 다루기에 쉽지 않은 오디 바구니를 들고 여덟남자들이 줄지어 산길을 걷는 그 모습 또한 우리 일행을 지나치는 산행인들은 오히려 구경거리가 되었을지도...!

 

 

하루 해가 반도 지나지 않은 11시 전에 하산을 완료하고 꿩대신 닭의 삼계탕이 아닌 더워진 육신을 식히기 위해 진주냉면집으로 애마를 몰았다.

 

 

막걸리에 진주냉면으로 몸을 식히고 에너지를 충전해서 창원을 향해 남해고속도로를 달리다가 함안휴계소에 잠시 들러 커피로 갈증과 카페인 부족을 해결하면서 오디를 나누는 작업을 했다.

잠시 여독을 풀고 함안휴게소를 출발하려는 찰라에 “제3호 사건”이 발생했다.

현대인의 족쇄 그 핸드폰을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이 없는 순각적인 기억상실증의 사건이 발생했다.

휴대폰에게 “너 어디 있냐”고 전화걸기를 반복하던 중 일행의 애마에 그대로 두고 휴게소에 내린 것을 망각하여 발생한 사건은 다른 회원이 휴대폰 신호음을 들으면서 종결되었다.

1시 10분경 함안휴게소를 출발하여 1시 40분 아트센터에 무사히 도착함으로써 학봉산악회 11주년 기념 100산 탐방은 다음을 기약하며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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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7. 13. 07:04

학봉산악회 진주 비봉산 산행 1

2020년 6월 6일∼7일(금∼토, 1박2일)

참가회원  : 김재현·서익진·정규식·신삼호·손상락(글쓴 이)·임학만·신성기·허정도

 

학봉산악회는 창립 11주년을 기념하는 100산 탐방 프로그램 일환으로 민족과 이 땅을 위해 육신을 기꺼이 바친 선조님들의 그 고귀한 정신을 다시한번 되뇌이게 하는 호국의 달 유월을 맞아 66일 현충일()7일의 양일에 걸쳐 12일로 진주로 갔다.

이 땅의 균형발전을 위해 한양에서 날아와 경남의 보배로운 땅 진주를 굽이쳐 흐르는 남강과 영천강이 만나는 곳에 자리잡은 진주 혁신도시에 둥지를 튼 한국토지주택공사 토지주택박물관 견학에 이은 비봉산 둘레길 산행을 기획했다.

이번 특별 산행프로그램은 땅(자연)을 무대로 인간을 위해 한정된 땅의 최유효이용을 고민하고, 이 나라 이 사회 구성의 시작인 가족의 둥지(보금자리·주택)를 땅 위에 새겨놓는 시대사적 사명을 다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창립 10주년 기념으로 특별전을 하고 있는 Map視 地圖展(2019.12.3∼2020.12.31) 견학을 곁들인 일정으로 엮었다.

1일차 6월 6일 금요일 오후 3시, 학봉산악회 국내 100산 탐방의 출발 터미널인 마산 문화예술의 상징 3.15아트센터 주차장에서 접선한 우리 일행은 청년팀과 원로팀으로 나누어 2대의 차량에 분승하여(김재현 회원은 부산에서 개별 이동) 진주 혁신도시 토지주택박물관을 향해 출발했다.

출발 10분후 긴급 타전의 제1호 사건이 발생했다.

현대 문명인이 잠시라도 정보를 접하지 못하면 원시인이 된 듯하거나 나만의 정보가 타인에게 노출될까 코로나19보다 공포스러운 불안증으로 몰고 가는 현대인의 무서운 족쇄 핸드폰을 데리러 다시 집으로 간다는 긴급타전이었다.

이렇게 정신없는 상황으로부터 11주년 프로그램은 시작되었다.

우리 일행은 국토남단의 동서동맥 남해고속도로를 50여분 달려 4시경 웅장한 자태를 뽐내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에 도착하여 국민기업 LH 직원의 친절한 안내를 받으며 LH 토지주택박물관 地圖展(Map視) 전시장으로 이동했다.

우리 일행은 학예사로부터 선조들이 땅을 그리고 땅을 바꾸고 땅을 설계한 지도에 대해 시간적 흐름을 관통하는 해설을 들으며 아무것도 없었던 그 시대에 망망대해와 같은 세상의 시대에 이 나라 이 땅의 모습을 한 장의 종이 위에 표현하기 위한 그 집념과 선조들의 지혜를 머리와 가슴에 새기면서 의미있는 지도 시간여행을 했다.

“사람은 터전을 만들고 터전은 삶을 만든다”는 땅의 중요성과 땅이 행복에 이르는 삶의 자양분임을 생각게 하는 글귀가 뇌리에 지도처럼 새겨지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박물관의 地圖展에 관한 전시를 통해 이 땅에 대한 시간여행을 1시간여에 걸쳐 마치고 LH 회의실에서 잠시 환담을 했다.

 

 

박물관 관람으로 열심히 공부한 탓일까 지난해 느꼈던 그 음식맛의 여운이 남아서 일까 마음은 이미 그 식당에 가 있는듯하다, 환담으로 잠시 다리를 쉬게 하고 식당으로 이동했다.

이 때 “제2호 사건”이 발생했다. 학봉산악회에 인문학적 자양분을 주는 회원께서 뭔가를 잊어 버렸다는 사건을 접수했다.

그건 바로 여행을 떠날 때 멋쟁이들이 항상 챙기는 선글라스를 어딘가에 두고 왔다는 것이다. 잠시 휴식을 취했던 장소에 긴급 타전을 하니 분실물의 소재가 파악되어 사건은 간단하게 마무리되었다.

우리 일행은 봉고를 타고 남강변과 시내를 잠시 달려 뇌리를 떠나지 않는 1년 전 음식맛을 느껴 “다음에 꼭 한번더 와야지”하며 식당문을 나섰던 그 식당에 6시 반경에 도착했다.

배꼽시계는 8시나 된듯한데 아직 해가 둥천에 있는 듯 어둠이 내리지 않았다.

아직 식당은 한산하다. 식당에 자리를 잡고 음식재료가 나오면서 지난 해 한번 경험했던 터라 재료를 넣고 뒤집기를 여러번 하니 얼른 한입 하고 싶은 먹음직스러운 요리가 완성되었다.

이번에 처음으로 맛을 보는 서원로께서는 “음~~ 맛이 깊고 다르네..!”를 연발하며 젓가락질에 여념이 없다.

약주와 안주를 반복하던 사이 어느새 민생고는 해결되었다.

배가 부르고 약주 기운이 반쯤 오르니 논개의 충정과 진주의 보배 남강과 진주성 야경을 눈에 하고 싶어 지척의 거리에 있는 남강까지 봉고를 타고 자리를 옮겼다.

여덟 남자가 진주성의 반대편 남강변에 이르니 아직 어둠은 드리워지지 않고 진주성의 야경 불빛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뭇 남성들이 남강변에 서성이며 불빛이 들어오기를 한참 기다려 아름다운 진주성의 은은한 듯 화려한 듯 야경을 조망하며 칙칙한 잿빛건물로 오염된 눈을 세척하면서 길게 선적 경관요소로 디자인되어 있는 진주성 야경의 긴 선처럼, 남강변의 그 아름다움과 임진왜란 역사의 한 장소로서의 그 역사성이 길이길이 이어지기를 생각해보았노라.

이렇게 진주성 반대편의 남강변을 산책한 후 애마가 주차되어 있는 LH 주차장으로 이동했다. 배낭과 짐을 챙겨 오리새끼가 어미를 따라가듯 일행의 뒷모습을 보며 어둠과 가로등 불빛이 드리워진 가로수 그림자를 밟으며 터벅터벅 무거운 발길을 옮기며 아파트숲을 헤쳐 숙소에 도착했다.

사람은 경험을 해야 한다.

지난해보다는 숙소에서의 시간이 꽤 질서있게 시작되었다. 지난해에는 전통식(坐式)으로 마련되었으나, 이번에는 입식(立式)으로 환담의 자리가 정리되었다.

학봉산악회가 성숙되어 가는 것일까, 6월 6일 경건한 현충일의 탓일까, 산만한 산악회 조직에 인문학을 채워야 한다는 절절함이 우러나오는 내면적 현상일까.

이번에는 지난해의 숙소시간에서 등장헸던 아모르 파티의 이야기, 미스터트롯의 열창, 아버지가 자리를 비운 사이 어머니는 건넛마을 아저씨댁에 간 동요 이야기는 없었다.

깊은 야밤에 “손이 왜 이리 차노”라는 애틋한 사랑이야기도 없었다.

하지만 성숙되어 가는 것일까?

신삼호 회원께서 성경에 대한 이야기로 공학도의 학봉산악회에 인문학을 주입시키기 위한 자원봉사 특강으로 현충일의 밤을 경건하고 엄숙하게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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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7. 6. 00:00

새로움을 꿈꾸며 - 8 / 건설 안전

<안전사고 원인은 부패 ··· 우리 안전한가?>

 

1995년 6월 29일 목요일 저녁, 경악스러운 긴급뉴스가 전국을 뒤덮었다.

삼풍백화점 붕괴,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일이 눈앞에서 벌어졌다.

무려 507명이 죽고 937명이 다쳤다. 준공한 지 6년밖에 안 된 이 콘크리트 건물이 무너지는 데 든 시간은 불과 20초였다. 성수대교 붕괴 8개월(1994년 10월 21일) 만에 생긴 사고여서 충격이 더 컸다.

붕괴 이유로 이말 저말이 있었지만 본질은 부패였다. 국내는 말할 것 없고 바깥 나라의 평가도 냉혹했다.

'스스로 무너져 내린 것은 건축공학사의 충격' '한국기업이 시공한 해외건물 믿을 수 있나' 등 참담한 외신이 한동안 쏟아졌다.

 

 

사고 후 많은 것이 바뀌었다.

건물안전평가제도가 만들어졌고 긴급구조체계도 재정비되었다. 119중앙구조대 등 사고 전보다 월등한 수준의 안전시스템이 갖춰졌고, 안전사고 관련자 처벌도 한층 엄중해졌다. 하지만 지금도 잊을만하면 터지는 것이 안전사고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작년 3월 안전대책에 나섰다.

접근 방향이 이례적이었다. 안전 문제를 부패로 규정하고 갑질·채용비리 등과 함께 9대 생활 적폐에 포함했다.

적절한 판단이다. 안전사고 대부분은 부패가 원인이었다.

안전사고 원인을 부패로 본 만큼 정부는 공공기관 감사실에 안전 감찰을 주문했고, 각 기관은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부응했다.

안전사고를 막기 위한 일반적 조치는 징벌 강화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시스템 개선이다.

건설안전뿐 아니라 재난·소방·시설물 등 사고가 유발될 모든 분야에 맞춤형 안전대책이 수립 되어야 한다. 이 대책은 안전전문가 양성제도까지 확장될 필요가 있다. 현 제도를 강화해야한다는 의미다.

건설안전부패의 가장 흔한 사례는 안전관리비를 안전에 사용하지 않고 허위 변조해 돈을 편취하는 행위다.

이 경우는 크고 작음에 상관없이 무관용 원칙으로 엄단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전산시스템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또한 안전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체계를 보완해야 한다.

건설 현장 안전사고 발생률은 일용직이 높고, 특히 외국인노동자들이 사고에 취약하다. 이들을 위해 다양한 안전교육(VR+3D)시스템을 도입하고 외국어 안전문구 등 지원체계를 바꾸어야 한다. 그밖에 사람에 따라 시스템이 바뀌지 않도록 필요한 것들을 제도화해야 한다.

다시 삼풍백화점의 기억을 소환한다.

건물주는 제멋대로 규모를 확장했고, 무책임한 건설사의 시공은 부실했고, 부패한 공무원은 뒷돈으로 눈을 감았다. 붕괴 전 균열을 확인한 전문가의 진단이 있었지만 하루 매출 5억 원이 탐나 영업은 계속됐다.

삼풍백화점 붕괴는 만연된 부패와 배금주의가 낳은 예고된 참사였다.

25년이 지났다. 변해야 한다고 했던 우리는 변했는가? 고칠 것은 고쳤고 바꿀 것은 바꾸었는가?

우리는 정녕 달라졌는가?

 

<경남도민일보(2019. 11. 27)에 게재되었던 글을 일부 첨삭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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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6. 29. 00:00

새로움을 꿈꾸며 - 7 / 사회적 가치

<모두의 행복을 위한 길 ‘사회적 가치’> 

 

걱정스러운 일이 한두 가지 아니다.

저출산, 고령화, 자살률, 노인빈곤율 모두 세계 상위다. 2011년부터 OECD가 해온 '더 나은 삶의 질 지수(Better Life Index)' 조사에서도 매년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수십 년간 이어온 성장 위주 정책이 낳은 폐해라는 분석이 많다. 협력보다 경쟁, 함께하기보다 순위 중심의 세태가 이런 결과를 낳았다는 의미다.

옳고 그름을 따지자는 것이 아니다.

성장 위주 정책이 오늘 같은 경제력을 낳았다는 주장을 모두 부정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쯤에서 우리 모습을 돌아보아야 한다.

성장한 경제만큼 불평등이 심화되었고, 그 때문에 자신이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국민이 많다. 성장할수록 행복지수가 낮아지는 모순, 이제라도 바로잡아야 한다.

행복은 개인의 주관적 심리적 문제이지만 사회제도와 정책의 영향도 많이 받는다. 이를 위한 공공의 노력이 '사회적 가치' 실현이다.

사회적 가치는 경제적 가치와 상반되는 개념이다. 비화폐적 가치인 정의의 문제다.

인권, 노동권, 안전, 생태, 약자 배려, 좋은 일자리, 기업 간의 상생협력 등 공공의 이익과 공동체성을 지향하는 가치다. 그런 점에서 미래사회를 위한 시대적 소명이기도 하다.

 

 

우리에게는 낯설지만 이미 선진국에서는 사회적 가치가 제도화되어 정착되었다.

영국은 '사회적 가치 기본법'을 만들었고 미국은 '사회혁신청'을 설치했으며 독일은 '경쟁제한법'을 제정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그이들에게는 제도보다 정신이 먼저였다. 선진국의 이런 사회적 가치 실현은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에서 기원한다. '귀족은 의무를 갖는다'는 뜻으로 부와 권력과 명예에는 그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이 따른다는 의미다.

현 정부도 공공개혁 및 정부혁신을 경쟁과 효율성에서 공공성 복원으로 방향을 잡았다.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을 설정하였고, 이에 맞추어 공공기관들은 전담기구를 만들어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공공기관의 사업 대부분이 국민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실행력과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다수 공공기관에서 사회적가치추진단을 만들어 이 일을 전담하고 있으며 사회적 가치 영향평가제도도 도입하였다.

하지만 우리의 사회적 가치 실현은 막 걷기 시작한 걸음마 수준이다. 법 제정도 채 되지 않아 아직은 정부 중심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단계다.

우려되는 점도 많다. 사회적 가치에 대한 이해와 개념은 물론 기준마저 보편화하지 않았다. 따라서 판단이 편향될 수도 있고 집행과 심사에 오류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함에도 사회적 가치는 포기하지 말아야 할 시대적 대장정이다. 힘들더라도 끝내 안착시켜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적 공감대이다. 주권자가 공감하지 않으면 지속가능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모두 부자가 되고, 모두 1등과 최고가 될 수는 없다. 순위보다 보편적 가치가 중시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미래가 있다.

지금은 미래를 위한 전략으로 '사회적 가치'를 시작하지만 언젠가는 '사회적 가치'가 우리 사회의 문화가 되리라 믿고 밀고가야 한다.<<<

 

<경남도민일보(2019. 1. 7)에 게재되었던 글을 일부 첨삭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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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6. 22. 00:00

새로움을 꿈꾸며 - 6 / 면책

공직자를 춤추게 하는  ‘면책’ 

 

2016년 1월, 갑작스러운 폭설로 제주공항이 마비되었다.

예상치 못하고 공항으로 나온 승객들은 오도 가도 못 하는 처지가 되었다. 공항 당국에서 모포와 편의 물품을 제공해주면 좋겠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필요한 행정절차를 거쳐야 했다.

그때, 공항의 한 직원이 절차를 뛰어넘어 필요 물품을 우선 지급해 사태를 수습했다.

눈이 멎고 긴급 상황이 종료되자 그 직원에게 규정 위반이라는 문책이 떨어졌다. 하지만 책임을 묻지 않았다. 긴급 상황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로 인정했다. '면책'이었다.

 

 

진보든 보수든 집권 때마다 한결같이 '규제철폐'를 들고나왔다. 하지만 '규제 전봇대', '손톱 밑의 가시'라는 말만 유행했을 뿐 별 성과는 없었다.

공공기관에 민원을 넣어본 이들은 안다. 다수의 공직자가 법과 규정만 따진다. 철밥통을 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만하다.

경제성을 최고로 치는 민간 기업은 숫자로 나타나는 이윤을 통해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공공영역의 성과는 애당초 계량하기가 어렵다. 공익성과 수익성의 상반되는 가치가 충돌하기 때문이다.

하여 선례가 없으면 규정을 찾을 수밖에 없다. 편의주의라는 비판이 따르지만 잘못되면 징계를, 잘되면 특혜시비에 휘말리니 그럴만하다.

행동경제학의 손실회피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은 얻은 것의 가치보다 잃은 것의 가치를 더 크게 평가'한다. '가만있으면 중간은 간다'라거나 '모난 돌이 정 맞는다'라는 말도 같은 맥락이다. 나서지 말고 적당히 살라는 것이다.

하지만 세상이 바뀌고 있다. 기술과 산업은 물론 가치 기준까지 변하고 있다. 당연히 공직자의 자세와 인식도 달라져야 한다. 더욱 창의적이어야 하고 더욱 적극적이어야 한다.

이를 유도하기 위한 제도가 적극행정면책이다.

면책은 공직자가 공익을 위해 능동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잘못을 면제·감경해 주는 것이다. 사후감사 의식 말고 소신 있게 일하라며 만든 제도다.

현 정부 감사원의 혁신과제에도 권력기관 감사 강화와 함께 적극행정면책 활성화가 포함되어 있다.

이미 사례도 많다. 얼마 전 경남 도내 한 공무원이 결격업체와 음식물쓰레기처리 계약을 체결했다가 감사원에 적발되었다.

하지만 감사원은 악취 등 주민불편을 방치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당시 관내 유일한 업체였다는 점 등을 인정하여 면책하였다. 규정 위반으로 보지 않고 적극행정으로 판단했다.

최근 김경수 경남도지사도 '새로운 사업을 할 때, 하지 말라는 법의 근거가 없으면 해도 괜찮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적극적으로 일하는 공직자를 보호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이런데도 아직 적극행정면책을 체감하지 못하는 공직자가 많다. 홍보와 권장에서 나아가 한 단계 더 높은 동기부여 수단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이미 밀려들었다. 변화의 시대에 가장 위험한 것은 변화 그 자체가 아니라 과거의 논리로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다.

설거지하다 그릇 깨는 사람이 그릇 깰까 봐 설거지하지 않는 사람보다 낫다.<<<

 

<경남도민일보(2018. 12. 24)에 게재되었던 글을 일부 첨삭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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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6. 15. 00:00

새로움을 꿈꾸며 - 5 / 건설 부패

부정·부패·부실의 대명사 ‘건설산업’

 

건축은 권력의 표상이었고 당 시대 문명의 상징이었다.

로마시대 건축가 비트루비우스는 문장력과 회화, 기하학을 건축가의 조건으로 들었다. 역사학과 철학, 의학, 천문학도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괴테는 건축을 '얼어붙은 음악'이라고 했다. 공간이 주는 감흥을 음악에 비유하며 건축이 기술이나 돈이 아닌 시대의 철학과 인간의 삶을 담아낸 문화예술이라는 의미다.

19세기 영국에서는 건축가를 산업혁명 후 전개된 기계문명의 총아로 상징했고, 리처드 플로리다 교수는 건축가를 창조계급에 포함했다.

하지만 이런 호의적이고 우아한 것들에 앞서 건설의 이미지는 부정적이다.

이를 단적으로 표현한 용어가 '건설족'이다. 일본에서 시작된 말이다.

'건설족'은 건설업계와 유착해 있는 정치인, 관료, 언론인, 학자 따위를 통틀어 이른다. 건설업을 둘러싼 이해관계 속에서 뭔가를 챙기기 위해 부나방처럼 모여든 권력자와 전문가들을 말한다.

우리나라 부실공사의 원조는 1970년 와우아파트 붕괴사고였다. 낮은 공사비로 6개월 만에 공사를 끝낸 서울 마포구의 5층 아파트 한 동이 준공된 지 넉 달 만에 무참히 주저앉았다.

 

 

건설사고 중 가장 충격이 큰 사건은 1995년 6월의 삼풍백화점 붕괴였다. 사망 502명 부상 937명, 전쟁 후 최악의 인적재난이었다.

건설 과정에서 누적된 비리와 부실이 원인이었다. 금전적 이익 앞에 타인의 안전과 생명이 경시된 한국사회의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낸 대참사였다.

사고의 원인은 부실공사다. 하지만 그 뒤에는 건설업의 고질적인 부정부패와 비리가 스며있다.

한 걸음 더 들어가 보면 그 속에는 물질만능주의와 조급증이라는 본질적 화근이 도사리고 있다. 수십 년 지속한 개발만능주의의 폐해이자 금권유착의 사생아다.

삼풍백화점 사고 후 25년이 지났다. 그 사이 정권도 수차례 바뀌었다.

탄생하는 정권마다 부정부패 척결을 정책 첫머리에 세웠고, 2000년대 들어서는 기업에도 윤리경영시스템을 도입해 부패방지 노력을 했다. 규정도 강화했고 시스템도 개선했다.

하지만 건설의 비극은 계속되고 있다. 건설업은 여전히 부정, 부패, 부실 산업의 대명사이다. 이 같은 오명을 쓰게 한 배금주의와 조급증도 나아질 기미가 없다.

나아지기는커녕 경주 마우나 오션리조트 붕괴사고(2014년)에 이어 2018년 9월 서울 상도유치원 붕괴까지 크고 작은 부실 건축 사고들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정황상 달라질 가능성도 별로 없다.

사람이 건축을 만들지만 그 건축이 사람을 만든다. 윈스턴 처칠의 말이다.

인간 활동의 공간적 배경인 건축이 거꾸로 인간의 품성과 정서를 지배한다는 의미다. 좋은 건축이 좋은 사람을 만들고, 그를 통해 좋은 사회로 갈 수 있다는 의미이다.

건설산업에 부정, 부패, 부실 비극이 존재하는 한 선진사회는 요원하다.

돈을 벌기 위한 거래이기 이전에 건설의 결과물은 인간 삶을 담는 그릇이자 행복권을 결정짓는 도구다. 국가자산이자 당 시대의 문화유산이기도 하다.<<<

 

<경남도민일보(2018. 12. 10)에 게재되었던 글을 일부 첨삭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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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6. 8. 00:00

새로움을 꿈꾸며 - 4 / 갑질

<부끄러운 생활적폐 ‘갑질’> 

 

'갑질'이 한글사전에 등재되었다. 생활적폐로도 규정되었다.

돈으로 하는 갑질, 힘으로 하는 갑질, 부끄럽지만 싫건 좋건 갑질은 우리의 한 모습이 되었다. 급기야 '갑질공화국' '갑질민국'라는 오명까지 얻었다.

 

 

2~3년 전 "내가 누군지 알아?" 큰소리치며 행패 부린 두 사람이 구속된적이 있었다.

한 명은 청와대 경호처 직원이었고, 또 한 명은 전 국가대표 유도선수였다. 그들이 내뱉은 '내가 누군지 알아?'는 자신의 지위로 상대방을 누르기 위한 허세다. 갑질하고 싶어 안달이 난 이들이 주로 쓰는 말이다.

'갑질공화국'의 적나라한 민낯은 양진호라는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그의 패악질은 상상을 초월했다. 조폭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엽기적인 장면과 증언들이 쏟아졌다. 장도로 생닭의 목을 공중에서 베게 한 기이한 신형 갑질에는 전 국민이 전율했다. 정신상태가 의심되는 갑질의 끝판왕이었다.

갑질이 폭로될 때마다 여론이 들끓었다.

그때마다 갑들은 고개를 숙였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사과했다. 그래서인지 처벌은 솜방망이였다.

하지만 여론이 수그러들면 또 다른 갑질이 드러났고 같은 사과가 반복됐다.

조금도 고쳐지지 않았고 고쳐질 것이라 믿는 이도 없다. 고치기는커녕 제보자를 보복하는 신종 '리벤지 갑질'까지 생겼다.

전북대 강준만 교수는 '갑은 어디선가 하루아침에 뚝하고 떨어진 것이 아니다'면서 '갑들이 눈치 안 보고 마음껏 갑질할 수 있게 만든 것은 수많은 을들과 그들을 자발적으로 복종하게 만든 시스템 때문'이라고 했다.

그렇다.

문제는 사회문화와 사회 작동원리다. 그리고 그것은, 어렵지만 엄격하고 강하게 제동하면 고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국민은 공공기관을 '갑'으로 인식한다. 예외에서 빠지는 기관은 없다. 오랜 세월 관과 민의 관계가 낳은 업보다. 이 불편한 진실은 공공의 솔선으로만 해결될 수 있다.

2018년9월, 행안부 감사관으로부터 굴욕적인 취조를 당한 고양시 공무원의 폭로가 있었다. 그해 10월 국정감사장에서 장관이 이 사건을 공식 사과했다.

갑질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그것에 저항하는 을이 있어 세상이 한 걸음씩 진보하고 있음을 보여준 장면이다.

갑질에 분통을 터뜨린 을들도 많다. 시민의식이 상승한 덕이고 스마트폰과 인터넷의 공도 크다.

익명 사이트나 오픈채팅방 등 조직 내 비리와 갑질을 고발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많아졌다. '노'라고 말할 수 없던 분위기와 '너만 참으면 된다'는 권위적인 조직문화가 바뀌고 있다.

직장 상급자의 부당한 요구를 거부하는 분위기도 확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업무시간 외의 상사 요구도 대부분 갑질로 분류된다. 퇴근 후 업무문자, 예고 없는 회식, 잦은 주말산행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갑질 관련 키워드 1위는 '회사'다. 우리나라 직장 괴롭힘 피해율은 3.6~27.5%로 EU 국가들보다 두 배 이상 높다.

많은 상급자가 하급자들에게 충성을 요구하지만 정작 상급자 자신은 하급자에게 충성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진정한 충성은 상호교환으로 완성된다. 그것이 리더에게 요구되는 시대정신이다. 정의는 평등한 사회에서만 존재한다.<<<

 

<경남도민일보(2018. 11. 26)에 게재되었던 글을 일부 첨삭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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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6. 1. 00:00

새로움을 꿈꾸며 - 3 / 채용비리

미래를 좀먹는 범죄 ‘채용 비리’

 

차별은 세상을 병들게 한다. 차별하는 사회는 통합도 관용도 불가능하다.

서울교통공사 정규직 전환 편법 시비가 나라를 뒤흔들었다. 그 와중에 인사 책임을 진 간부가 정규직으로 전환된 자기 아내를 전환자명단에 누락시켜 물의를 더 키웠다.

사정기관에서 진의를 밝히겠지만 힘없는 서민들과 배경 없는 취업준비생들이 입은 상처가 이미 크다.

공공기관 채용비리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금융권과 사립교원 문제는 이미 만성화되었고, 채용비리의 끝판왕 강원랜드 사건은 전 국민을 경악시켰다.

행태는 다르지만, 쌍둥이 두 딸의 내신관리 부정을 서슴지 않았던 교무부장 아버지의 사례도 본질은 마찬가지다. 지위를 이용해 다른 사람을 밀어내고 혈육을 힘으로 밀어 넣었다.

하루가 멀다하고 불거지는 채용비리 때문에 너나없이 낯이 뜨겁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오래된 우리의 모습이라 탓하기에도 마음이 편치 않다.

비리 유형도 각양각색이다. 부정한 지시나 청탁, 평가 기준의 불법적 운용, 점수조작, 심사위원의 부적절한 구성, 채용요건 불법충족 등 백태를 보였다.

힘없는 사람들은 불법 탈법을 저지를 수 없다.

수단과 방법은 다르지만 채용비리에 관한한 모두 금수저라 불리는 특권층이거나 쥐꼬리만 하더라도 권력을 가진 이의 짓이다.

적지 않은 기관에서 블라인드 전형 등 투명하고 공정한 채용을 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2018년 9월 기준 실업자 수는 102만여 명에 이르렀다. 100만 명을 넘긴 것이 9개월 연속되었다.

그중 청년 실업자가 37만 8000명이나 된다. 이런 상황이라 채용비리는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절망의 날벼락이다.

더구나 비리의 현장이 공공기관이어서 취업준비생뿐 아니라 전 국민이 아연실색했다. '그것뿐이겠는가?'라는 의구심도 만연하다.

 

 

취업을 위한 청년들의 준비와 노력은 눈물겹다.

인턴을 하고 스펙을 쌓고 졸린 눈을 비비며 밤을 새운다. 도서관에도 빈자리가 없다. 이들은 나름의 공력을 쌓은 후 채용전형이라는 경기에 출전한다.

하지만 막상 청년들이 출전한 취업경기장은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내보일 수 없는 경기장이었다. 동일한 룰을 적용하지 않는 편파적인 심판들도 있었다.

불공정한 세상의 개천에서는 더 이상 용이 나오지 않는다.

취업에 실패한 한 청년의 "밤잠을 설쳐가며 공부했지만 결국 국가와 사회에 대한 불신만 남았다"는 자조가 귀에 쟁쟁거린다.

부족한 것을 걱정하지 말고 고르지 못함을 걱정하라 했다.

세상에 억울한 일은 없어야 한다는 공자님 말씀이다. 채용비리는 단지 청년취업의 문제만이 아니다. 나라의 미래를 좀먹는 심각한 범죄행위이고 선량한 다수를 짓밟는 반사회적 행위다.

능력이 아니라 신분 때문에 채용되지 못하는 국민이 있는 한 선진국은 요원하다. 과정은 투명해야 하고 결과는 공정해야 한다.

위기는 곧 기회 아닌가.

백년대계를 위한 일이다. 채용에 관한 부정과 비리는 엄중하게 처벌되어야 한다. 그래야 공정사회를 꿈꿀 수 있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사람이고 사람을 바꾸는 것은 생각과 행동이다. 이제 바꿀 때가 되었다.<<<

 

<경남도민일보(2018. 11. 13)에 게재되었던 글을 일부 첨삭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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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5. 25. 00:00

새로움을 꿈꾸며 - 2 / 내부 고발

<세상을 바꾸는 위대한 용기, 내부고발>

 

의인인가 배신자인가?

사회에서는 의인으로 칭송받지만, 동료에게는 배신자로 낙인찍히는 내부고발. 공공의 이익을 위해 자신을 내던진 그들은 대체 어떤 사람들이며 왜 그런 결단을 하였을까.

내부고발은 자신이 속한 조직의 비리를 외부에 폭로하거나 신고하는 것이다.

미국의 역사를 바꾼 닉슨 대통령 워터게이트사건, 황우석 줄기세포 논문조작, 대한항공 땅콩회항, 사상 최초로 대통령 탄핵을 야기한 최순실 국정농단. 모두 내부고발로 시작되었다.

바깥에 알려지기 전까지는 은밀한 곳에 숨겨졌던 것, 내부자가 아니고는 누구도 알 수 없는 베일 속의 비밀이었다. 공익을 위한 한 사람의 위대한 용기가 이 비밀을 세상에 드러내었다.

그럼에도, 내부고발은 공익신고자라는 사회적 평가와 달리 조직에서는 배신자로 치부된다.

실제로 내부 고발자 상당수는 배신자로 낙인찍혀 각종 불이익을 당했다.

조직에서는 축출되는 경우가 다반사이고, 쫓겨난 후에도 배신자라는 굴레를 씌워 재취업마저 힘들다. 사회적 매장 상태, 정 맞은 모난 돌 신세가 된다.

 

 

이런 현실은 군대에서 하는 소원수리에 그대로 드러난다.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하급자의 불만을 무기명으로 적어내라지만 의도대로 잘되지 않는다. 솔직한 건의보다 상급자 칭찬이나 군 생활에 만족한다는 등의 형식적 글이 대부분이다.

불만이 없어서가 아니다. 비밀보장 약속이 잘 지켜지지 않기 때문이다. 있는 그대로 말했다가 보복을 당한 선례를 병사들이 먼저 알고 있다.

최근 들어 부패와 비리의 수법이 날로 은밀화·지능화되고 있다.

외부기관의 감시만으로는 이를 적발하고 규명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처럼 고도화된 비리에는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내부인의 정보제공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공익신고는 배신이 아니다.

투명성과 신뢰성을 강화시켜 조직을 살리는 일이며, 궁극적으로 세상을 바꾸는 용기다. 선진국일수록 공익신고가 많고, 이에 대한 인식수준이 높은 까닭도 그 때문이다.

2011년 '공익신고자 보호법'이 제정되었다.

신고자를 보호하고 그로 인한 불이익을 당하지 않게 하기 위한 법이다. 그 결과가 공공의 재정적 이익을 가져온 경우 거액의 보상금까지 지급한다.

그러함에도 이 법에는 약점이 많다. 금융실명거래법, 형법, 상법 등 대기업이 관련될 만한 비리가 대상에서 빠져있다. 때문에 법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법보다 앞서 필요한 것은 사회인식이다.

네덜란드의 한 컨설턴트가 '과속으로 교통사고를 낸 친구가 허위증언을 요구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라고 물었다.

진실을 말하겠다는 사람이 캐나다, 영국, 스웨덴 등에서는 90% 이상, 프랑스와 스페인은 60%대였지만 우리나라는 26%였다.

사적 의리가 공적 정의를 압도했다. 정실을 중시하는 우리 모습을 반영한 결과지만 이런 인식이라면 청렴사회는 요원하다.

개인적 이익을 계산하며 공익신고를 하는 이는 없다. 신고 뒤 불어닥칠 후폭풍을 모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을 결단시킨 것은 오로지 공리적 정의감이다.

그런 점에서 공익신고자의 용기 있는 결단을 기리는 '공익신고자 명예의 전당' 건립을 제안한다. 그것으로라도 그분들의 용기와 정의에 감사하고 싶다.<<<

 

<경남도민일보(2018. 10. 29)에 게재되었던 글을 일부 첨삭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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