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2023. 4. 27(목) ~ 4. 30 (일)
참가자 ; 서익진, 정규식, 김용운, 신삼호(회장), 신성기(총무), 손상락, 임상후, 허정도, 권영찬(게스트), 김재현(글쓴 이)
4.27(목, 첫날)
홋카이도 대설산 산행 이후 4년만의 해외 나들이라 공항에 모인 일행들은 모두 밝은 표정이다. 권영찬씨가 게스트로 참여하여 딱 10명이 되어 다행이었다. 짐이 간단해 기내에 싣고 타기로 결정. 식사를 못한 분은 개인적으로 식사하고 나는 몇 사람과 함께 여유있게 대합실 2층에서 커피를 마시며 기다렸다.
10시 10분에 김해공항 출발한 비행기는 3시간 정도 걸려 가오슝(高雄)국제공항에 도착한다. 가오슝은 대만해협 쪽 남쪽에 있으며 부산처럼 대만의 2번째 도시인 항구도시다. 한국이 1시간 빠르므로 현지 시간으로는 12시 조금 넘었다. 비행기 밖으로 나오는 순간 습하고 더운 공기가 코와 입으로 훅 들어온다. 습한 여름 날씨로 29-30도 정도이다.
기내에 짐을 실었으므로 수하물 찾을 필요도 없이 잽싸게 밖으로 나가니 가이드(대만인 류량화;한국이름 이완정씨?)가 기다리고 있다. 21인승 대형차량이다. 자리가 널찍하고 에어컨이 잘 돼서 쾌적하다. 가이드의 첫인사는 ‘오시느라 수고하셨다. 여자가 아니라서 미안하다’이다. 이름을 미리 알았던 몇 분은 엄청 실망했다고 응답한다. 가이드 왈 ‘실망하셨겠지만 아주 열심히 잘 하겠다’고.
대만의 대표 음식 니우러우미엔(牛肉麵) 식당으로 간다고 한다. 이동하면서 가이드가 대만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하는데 한국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한국에서 16년 살며 대만 등의 관광객 가이드를 하고, 아들 교육 때문에 중국 칭따오(靑島,청도)에서도 몇 년 살고 대만에서도 오래 가이드한 베테랑이다.
식당에 도착하니 이름이 ‘큰소소고기국수(大牛牛肉麵)’이다. 옛날식 우육면으로 유명한 음식점이라 한다. 투박한 그릇에 담겨나온 우육면은 면도 굵고 국물도 좀 짜서 별로였다. 회원들의 얼굴을 살피니 대체로 만족스럽지 못한 표정들이다.
식사 후 가오숑시 북동쪽 외곽에 있는 ‘불광산불타기념관’으로 이동한다. 불광산 불타기념관은 대만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대승불교 박물관으로 석가모니대불로 상징되며 부처님의 진신사리(치아)가 모셔져 있는 곳이다. 창건주인 성운대사(星雲大師:1927-2023)는 1949년에 장개석과 함께 대만으로 건너와 1967년에 불광산사(佛光山寺)를 창건하여 대만불교를 세계적으로 알려 달라이라마, 틱낫한과 함께 세계적인 불교 지도자라고 한다.
그는 세계 각지의 불교사찰과 불교단체, 개인 신도 등으로부터 시주를 받아 9년(2003-2011) 동안 엄청난 규모의 불사(佛事)를 이룬 것이다. 불타기념관은 세계불교의 종합 박물관이자 불교예술관 같은 곳으로 세계적인 불교성지라고 한다.
불타기념관은 불교 현대화를 위해 문예화(文藝化: 예술을 통한 불교), 영화화(電影化: 영상을 통한 불교), 인간화(人間化: 인류애를 통한 불교), 국제화(國際化: 국제교류를 통한 불교)를 목표로 다양한 전시와 활동을 한다. 또한 중화문화(中華文化)의 부흥을 위해 양안교류(兩岸) 즉 중국(中國)과의 교류를 적극적으로 한다.
우리 일행은 가이드 안내에 따라 두 시간 정도 주요 전시물을 보았다.
입구인 대문을 지나 첫 번 째 건물(禮敬大廳:예경대청:Front Hall)에 들어가니 세계 각지에서 이 불사에 참여한 사찰과 단체, 신도들의 이름이 벽면 전체에 빽빽하게 적혀 있다. 한국의 여러 사찰들의 주지 스님들의 이름도 많이 보였다. 회원 중 한 분이 알고있는 마산 한 절의 주지스님 이름도 있었는데 기억이 안난다. 첫 번째 건물을 지나면 본관으로 가는 큰 광장이 펼쳐진다.
본관과 대불로 가는 길(成佛大道:성불대도)을 따라 양쪽으로 여덟 개의 칠층보탑(七層寶塔)이 늘어서 있다. 탑의 이름과 기능이 따로 있고 마지막 탑 이름이 팔도탑(八道塔)이다. 팔도(八道)는 팔정도(八正道)라는 뜻이다. 즉 정견(正見), 정사유(正思惟), 정어(正語), 정업(正業), 정명(正命), 정정진(正精進), 정념(正念), 정정(正定)이다. 중생들이 열반해탈(涅槃解脫)을 이를 수 있는 8가지의 바른 길(正道)을 말한다.
성불대도를 지나 본관으로 들어가면 다양한 공간(천수천안관음전, 금불전, 와불인 옥불전 등)과 전시물들(목각 달마대사상 등)이 있다.
본관을 나가니 바로 앞에 엄청난 크기의 불광대불(佛光大佛)이 세워져 있는데 전체는 108미터 높이고 불상만 50미터 높이다. 1,872톤의 청동으로 만들어졌으며 청동좌불(座佛)로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높은 불상이라고 한다.
불타기념관을 본 느낌과 평가는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성운스님의 법력(法力)과 능력, 열정이 없었다면 이런 엄청난 규모의 대불사(大佛事)가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점에서는 일치하리라 본다.
차로 이동하여 가오숑의 옛 항구지역인 ‘보어얼(駁二:영어로 Pier 2 즉 항구2)예술특구’로 갔다. 이 곳은 원래 일치시대(日本統治時代) 때 제2항구의 창고로 사용하던 곳으로 항구물류가 줄면서 기차 운행이 정지되어 황폐화되었던 곳이다. 시에서 이곳을 예술특구로 지정해 새로운 예술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일본 홋카이도(北海道)의 오타루와 비슷한 도시재생 성공의 한사례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짧은 시간이지만 자유롭게 사진도 찍고 산책도 했다. 마침 일몰 때라 석양이 멋있었다.
보얼특구 부근 식당에서 현지식 샤브샤브 요리를 먹었다. 요리도 괜찮았지만 목마른 중에 마신 시원한 캔맥주(대만맥주) 맛이 일품이었다.
식사 후 숙소로 가는 중에 들른 리우허(六合:육합) 야시장은 가오숑의 대표적인 야시장이다. 다양한 음식들을 구경하고 야시장 분위기를 느끼면서 한 블록을 걸어갔다. 돌아오는 길에 원로급 회원들 4명이 신나게 구슬도박게임(?)을 했는데 모두 꽝, 경품은 없고 사탕 한 알씩 받았다. 지파이(鷄排;닭고기 튀김)와 과일 등 간단한 안주를 사서 차에 올랐다.
이제 숙소로 향한다. 시내 중심부에서 북동쪽에 있는 숙소는 4성급 홀리데이가든호텔(Holiday Garden Hotel)인데 주변에 어린이 놀이시설과 대형몰이 있다. 방 배정 후 위치가 중간인 방(김용운, 권영찬)에서 한잔하기로 했다. 회장, 총무와 함께 근처 몰에 있는 패밀리마트로 가서 맥주와 양주(금문고량주가 없어서), 간단한 안주를 사왔다.
여러 가지 즐거운 대화들 중 ‘미주알 고주알’ 이야기가 기억난다. 여행 중에는 무엇보다 건강이 최고다. 10시경 자리를 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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