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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5

노회찬의 추억 노회찬 의원과 저의 인연은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매체를 통해 저만 그를 알았을 뿐 그는 저를 몰랐습니다. 노회찬 의원을 직접 만난 것은 2016년 2월쯤이었습니다. 그해 4월 선거를 앞두고 창원에 내려왔을 때였습니다. 처음 만난 곳은 창원 상남동의 한 식당이었습니다. 노동운동가였던 박성철과 여영국 도의원이 함께 했고 그날 먹은 음식은 갈비탕이었습니다. 저는 그를 ‘의원님’이라 불렀고 그는 저를 ‘이사장님’이라 불렀습니다. YMCA 이사장을 했던 제 경력 때문입니다. 출마를 앞두고 지역민들 얼굴을 익히는 자리여서 특별한 기억은 없습니다. 저와 그가 다 잘 아는 노동운동가 황주석 최순영 부부를 이야기한 것이 기억납니다. 출마하려 창원까지 내려온 게 미안했던지 말을 많이 하지 않았습니다. '공적으로는 거침이 .. 2018. 7. 30.
북한건축 - 건축은 건축의 눈으로 보아야 (지난 5월 29일 「건축사신문」에 실렸던 글입니다. 글 중 '우리'는 건축사를 말합니다.)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손을 맞잡은 그 날, 이 나라 모든 국민은 TV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만찬장에서 제주도 소년 오연준의 목소리에 실려 「고향의 봄」이 밤하늘에 울려 퍼졌을 때는 마치 꿈인 듯했다. 눈시울을 적신 이도 많았다. 거기다 북미정상회담에 종전협정, 평화협정 같은 말까지 나오니 벅차다 못해 오히려 두렵다. 쏟아지는 억측들만큼 넘어야 할 산도 많겠지만 열린 빗장이니 이대로 쭉 가리라 믿는다. 기왕 판이 벌어졌으니 우리의 모습을 보자. 북한건축에 대해 우리는 무엇을 알고 있는가? 별로 아는 것이 없다. 일본사람 안도 타다오도 알고, 먼 나라 사람 르 코르비제도 알지만 가까운 북한의 건축가는 한 사람도 .. 2018. 7. 23.
경남지역 주거변천사 14 - 1980년대 이후 5) 1980년대 이후 - 4 아파트의 대중화는 주거설비의 획기적인 변화를 불러왔다. 아파트 사용자들은 첨단시설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가장 큰 변화는 주방시설에서 비롯되었다. 주부의 가사노동을 줄여줄 뿐 아니라 세련된 디자인과 쾌적한 환경까지 제공되는 주방으로 변했다. 주부의 의지에 아파트 분양의 성패가 달렸다는 사실을 간파한 건설업자의 전략 때문이었다. 자동으로 작동되는 각종 기기들은 이와 조화를 맞춘 가구와 더불어 빌트인(builtin)시스템 방식을 탄생시켰다. 미디어·방재·교류 등 생활시설들도 획기적으로 변하였으며 모든 시설들이 자동 혹은 원격 조정이 가능하도록 변하고 있다. 이처럼 시설이 고급화 첨단화된 아파트는 생활의 질을 높여주기도 하지만 삶을 점점 아파트 내부로 고립시켜 자신과 자신의 가족 .. 2018. 7. 16.
경남지역 주거변천사 13 - 1980년대 이후 5) 1980년대 이후 - 3 2002년 말 우리나라 주택 보급률은 100%를 넘었다. 1인 가구를 포함하는 신주택보급률 역시 2008년에 100%를 상회(100.7%)함에 따라 주택의 양적 공급이 부족한 상태는 아니라고 볼 수 있다. 2010년 통계청 인구주택 총 조사에 의하면 경남의 주택보급율은 121.8%(1인 가구를 포함하는 신주택 보급율은 2010년 104.3%)에 이르고 있다. 주택의 절대량은 부족하지 않은 셈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과 달리 자가 거주율은 전국기준 1970년 71.7%, 80년 58.6%, 2000년 54.2%로 점점 낮아지고 있다. 그간 지속적으로 공급된 주택이 수요를 고루 만족시키지 못했던 것이다. 소유 편중 문제는 계층분리 문제와 함께 양적 공급에만 치우쳐온 잘못된 주택 .. 2018. 7. 9.
경남지역 주거변천사 12 - 1980년대 이후 5) 1980년대 이후 - 2 오늘날 우리나라 도시들을 뒤덮고 있는 아파트 홍수의 시작은 1988년에 시작한 ‘주택 2백만 호 건설’이다. 이 사업은 전년도에 있었던 대통령 선거에서 노태우 후보가 내놓은 공약이었다. 2백만 호라는 애당초 무리한 주택건설정책은 노태우 정권 내내 시행되었다. 비민주적인 권력의 행태가 언제나 그렇듯이 중앙정부가 결정한 정책은 일선 행정기관으로 하달되었고 그에 따라 경남도청 및 각 시군의 담당국과에서는 매일 주택건설 독려에 혼신을 다했다. 자연히 각 광역단체에 한 해 지어야할 주택의 량이 할당되었고 그렇게 할당된 양은 각 시군으로 재할당되어 시군 주택건설 목표치가 되었다. 목표달성을 위해 전국적으로 고밀도아파트가 대규모로 지어졌으며 여러 가지 폐해를 남겼다. 그 중 지금까지 남.. 2018. 7.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