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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100산-34 ; 경남 사천 각산(角山)

by 운무허정도 2022. 8. 12.

남해안 한려수도가 내려 보이는 경남 사천 각산 산행기

 

산행일시 : 2022. 7. 23. (토), 09 : 00 ~ 16:00, 산행하기 좋은 날씨

참석대원 6명 : 서익진, 김용운, 신삼호(회장), 손상락, 허정도, 신성기(글쓴 이, 총무)

 

학봉산악회 100대 명산 탐방 프로젝트 일환으로 오늘은 사천시 대방동에 소재하고 있는 각산 탐방 길에 나서기로 했다.

전 날부터 신 회장님의 산행 코스, 시간대 별 대원 소집부터 행동 지령과 당일 중식 메뉴까지 아래와 같이 일정을 공지하였다. 09:00 마산출발 – 10:30 사천 대방사 도착 – 11:30 정상도착 – 12:00 하산 – 13:00 중식후 케이블카 터미널 도착 – 15:00 초양동 아쿠아리움 관람후 터미널 복귀 – 16:30 마산 도착 스케쥴

중식은 1) 해안횟집 장어탕(매운탕), 2) 사천면옥 냉면 + 육전 중 선택사항으로 구미가 땡기게끔 공지되었다. 여기에 신 회장님의 막걸리 준비 지령과 1호차 대원들의 픽업 연락체계가 톡으로 오고 갔다. 그 외 대원 두 분의 저녁 약속 시간 관계로 일정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당일 위 공지 사항에 맞춰 매번 100대 명산 산행 출발지인 3.15 아트센터에 도착해 보니 신 회장님께서 도착 대기 중이었다.

그런데 매번 차량 제공과 산행의 고달픔을 마다하고 운전해 주시는 신 회장님 외 2호차 차주님께서 가족 하계휴가차 서울행으로 불참하여 긴급히 2호차가 필요했는데 대체 차량 준비가 안되어 있던지라 신 회장님께서 총무 차를 준비하라는 긴급 지령이 떨어졌다.

나도 사실 집에서 나오면서 차를 우짜지 하는 생각은 했는데 대원 차량 한 대 이용하면 되겠지 하는 생각에 탄소중립에 동참하는 기분으로 마트가서 막걸리 두병을 사서 가방에 넣고 나의 튼튼한 11호 차로 집결지로 향했다.

신 회장님의 긴급 지령을 받고 보니 “ 나의 업보다” 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3.15아트센터랑 집 까지의 거리가 알마 안되어 다행이었다.

그렇게 해서 2호차 전담 벤츠에는 아주 못미치지만 지난 3월에 구입하게 된 임시 2호차를 타고 도착해 보니 대원 모두 도착했었다.

금일 참석 대원 6명, 1호차 아우디 원로팀 3명, 2호차 K8 청년팀 3명으로 나눠 타고 서마산 IC를 통해 목적지인 사천시 대방동 소재 대방사를 향했다.

고속도로를 1시간여 시원하게 달리다 보니 어느새 사천시 대방동 바닷가 위에는 케이블카가 오고 가고 바닷가에는 작은 낚시 배들이 문어잡이 철이라 옹기종기 모여 정취를 느끼게 하고 갯가 바다 사나이(내 고향은 사량도) 심장이 나름 찡해진다.

여기서도 언제나 어디서나 나의 영원한 안식처인 사량도가 눈에 보인다. 그리고 지금은 시, 군간 통합으로 사천시가 되었지만 내가 섬에서 육지로 유학 나올 시절엔 삼천포시였고, 모든 것들이 너무 많이 바뀌었지만 왠지 친숙함이 느껴진다.

산행 첫 출발지인 대방사에 도착하니 “큰법당” 이라 쓰여진 사찰이 보인다. 흔히 사찰에 가면 큰 절 중앙엔 '대웅전'이 중심을 잡고 있는데 대방사는 한글로 “큰법당” 이라고 되어 있다. 무슨 이유가 있을까 ? 왠지 특이해 보인다.

사찰 내 외부를 둘러보곤 하다가 신 회장님과 큰 법당 문살이 오랜된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다가 바로 옆에 있는 조금 크게 느껴지는 미륵보살상을 중심으로 호위 불제자들로 둘러 쌓인 공원이 눈에 들어온다.

사찰에 대해 아는 바가 없지만 대방사에는 석굴암처럼 굴에 안치된 불상들이 있는데, 삼천불상을 모시기 위한 법당이라고 한다.

대원들의 공통적인 의견은 대방사 법당과 미륵보살상 주위에 있는 여러 불상들이 일반 사찰에서 봐 왔던 것과는 다소 차이가 난다. 인도 본토의 느낌이 난다. 등의 의견이 있다.

대방사를 둘러보고 약수터를 향하는 산행이 시작된지 얼마 안되어 누군가 먼 바닷가를 바라보면서 소원을 빌 듯 한돌 한돌 쌓아둔 돌탑이 주변 산새와 어울리게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대방 약수터 공원에 도착하여 평상에 앉아 숨 돌리는 틈을 타 서 원로님은 준비해 온 수건에 시원한 약수 생수로 적셔 목이며 손을 딲는다.

잠시 숨을 돌리고 각산 정상으로 발길을 재촉하니 바로 데크로 된 계단이 산 중턱 위까지 되어 있다.

계단을 오르고 또 오르고 하다보니 허 원로님과 산행대장님은 벌써 중턱에 마련된 망루에 도착해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반면 원로 두분이 보이질 않는다.

망루에서 불러도 불러도 대답 없는 그대 두 사람 ...

조금 있으니 서 원로님이 도착해서 하는 말 “김 원로는 몸 상태가 조금 안 좋다.”면서, 같이 올라오다가 잠시 쉬고 있다고 했다. 곧 따라 올거다 했는데 보이질 않는다. 힘이 들긴 든 모양이다. 선발진이 휴식을 한참 하고 난 후 정상을 향해서야 보인다. 영 상태가 안좋아 보인다.

휴식을 잠시 하는 사이 먼 바다를 바라보니 파란 바다 빛이 넘 좋다. 휴식처 바로 옆에서는 케이블카가 오고 가는 소리가 끼익 끼익 들린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얼마남지 않은 능선을 향했다. 선발진들은 이미 모여 않아 담소를 나누고 있다.

“서 원로! 이 분이 사천 분인데 한번씩 마산에 와서 무학산 등반을 하고, 창동 독립영화관 씨네아트 리좀에서 영화를 보기도 하신다네” “서 원로 사모님도 잘 아시네.... ” 참 좋은 인연을 만났다.

그러는 중 대원들 모두 능선까지 도착은 하였으나, 몸이 다소 불편한 대원 때문에 문화예술회관쪽 산행은 불가하니 얼마 남지 않은 정상으로 바로 가기로 하고 정상을 향했다.

능선에서 정상까지는 불과 10여분 밖에 안되는 거리였다.

한쪽으론 케이블카 정류장으로 가는 곳, 중앙에 자리 잡고 있는 곳은 옛 봉화대 막사와 바로 뒤에 봉화대가 있다.

여기 봉화대는 지난번에 간 거제 가덕도 봉화대 와는 달리 병사들의 숙소인 관리 막사와 봉화대 불을 지피는 아궁이 등이 현실감 있게 잘 보존되어 있었다.

우리 대원들은 군 막사와 봉화대를 둘러보고 봉화대 옆에 설치되어 있는 각산 표지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삼천포항과 남해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오는 전망대에서 한 커트 폼을 잡아 보고 확 트인 시야에 감동을 조금씩 섞었다.

산행 일정이 때론 계획대로 안되듯 조금 이른긴 해도 준비된 막걸리와 족발로 허기를 때우기로 하고 봉화대 막사 아래 휴식 공간에서 정상 찍음을 자축하면서 한 잔씩 짠 했다.

늘 느끼는 맛이지만 정상에서 마시는 막걸리 캬 ~ 맛 좋다!

준비해간 음식으로 약간의 배를 채우고 하산하기로 했다.

몸 상태가 안 좋은 김 청장님과 보필하시던 서 교수님은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가기로 하고 나머지 대원들은 올라온 산행길 반대편으로 대방사로 내려가기로 하고 하산했다.

하산 도중 눈에 들어오는 것은 남해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정각이 하나 들어온다. 아마도 봉화대와 연계되어 남해안에 침입해 오던 왜구들을 감시하던 망루였던 것 같다. 주위로 산성이 쌓여 있다. 사람 키 높이 조금 넘는 각산 산성이다.

각산산성은 경남 문화재자료 제95호('83.12.20)이며 고려 시대의 유서 깊은 성곽이다. 각산 서남쪽 8부 능선에 돌로 쌓아 만든 성으로 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왜구의 침입 때 각산리 주민들이 이 성에 의지해 항전을 했다고 전해진다. 또한 고려 삼별초의 항쟁을 평정하는데도 각산산성이 활용되었다고 한다.

일행은 출발지인 대방사에 하산하여 차를 타고 5분여 거리에 케이블카로 내려온 두 원로님을 모시러 갔다. 케이블카 터미널 정문 앞에서 두 분을 모시니, 마치 지방 고을 원님 모시는 것 같은데 뒤에서 사천시 관광버스인지 리무진이 비키지 않는다고 빵빵 크락션을 울리며, 텃세를 부린다.

중식은 신 회장님께서 공지한 바와 같이 해안횟집에서 장어탕을 먹기로 하고 삼천포 여객선 터미널 쪽으로 이동해 보니 삼천포 유학시절 섬으로 오고 갈 때 여객선을 타던 곳이 아닌가 ...

옛 정취 그대로가 아닌 다소 상가들이 많아졌지만 그래도 옛 생각이 나는 곳이다. 내 가족들이 있는 사량도에 들어 갈 때는 여기서 여객선을 탔다.

해안횟집 장어탕 역시 섬에서 자랄 때 많이 먹었던 조리 방식 그대로인 요즘엔 “탕탕이”라는 장어탕이다. 육지에 올라와 보니 장어탕이란게 전부 믹스기로 갈아서 추어탕처럼 국같이 먹는게 장어탕이었다.

우리 어머니께서 해주시던 장어탕은 장어 배만 따서 창자만 내고 토막 토막 내어 방아 잎과 고춧가루를 뿌려 탕으로 끊인게 내가 아는 장어탕이다. 그래야 고기 살과 뼈를 씹는 맛을 느낄 수 있다. 난 일행들에게 연거푸 진짜 장어탕은 그런 거라고 설명을 해댔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신회장님께서 케이블을 탈거냐 말거냐로 토론을 했다. 그 결과 하산할 때 케이블카로 내려오신 두 분은 안타도 된다, 그래도 모처럼 왔는데 일정대로 케이블카를 타러 가자... 등등

결론은 케이블카 안 타본 사람 있나? 그냥 마산으로 복귀하자! 였다.

그래서 100대 명산 탐방 프로젝트를 마치고, 고속도로를 타고 복귀했다. 이것으로 또 하나의 추억의 장을 만들고 해산 했는데...

컨디션 난조로 산을 못 오르던 원로 분께서 그 무시무시한 코로나-19 양성이란다.

내가 운전하고 조수석에 앉아 있었기에... 혹시 싶어서 자가 키트로 집에서 자가 검진을 해보니 한 줄이다.

다행이다! 다른 대원들도 모두 이상 없었다.

기록관님께서 각산 탐방 결과, 사천 각산은 100대 명산으로 기록에 남기기는 부적절하다. 하여 신 회장님의 명을 받아 총무인 내가 부족한 글이지만 처음으로 '100대 명산 탐방 산행기'라고 정리는 해보았는데.. 어떨런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