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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도시이야기

여러분의 출근길은 어떠세요?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7. 7.
<출근길이 즐거우면 하루가 즐겁다>

가까운 거리면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할 것이고, 대중교통이 편리하면 버스나 지하철을, 규모가 큰 회사는 통근버스를, 이도저도 아니면 자동차를 직접 몰고 출근길에 나섭니다.

마음은 숲길을 걷고 싶지만, 자동차 가득한 도로를 달려야 하는것이 현실


출근시간을 이용하는 방법도 다양합니다. 별일없이 운전만 할수도 있고, 음악을 듣거나 책을 볼수도 있고, 피곤하면 쪽잠을 청할수도 있지요.

요즘은 DMB나 PMP로 방송이나 영화를 보기도 합니다.

저는 지난 5년여 동안 15분 거리의 직장까지 걸어서 출근하면서 그시간 동안 새롭게 마음을 다잡고, 그날 하루 있을 일을 계획하는 시간으로 사용했습니다. 
퇴근길에는 반대로 하루를 정리하곤 했지요.

15분 이라는 길지않은 시간에 명상과도 같은 마음정리가 가능했던것은 걷던길의 환경이 큰역할을 했습니다.
직장을 마산으로 옮겨 차를 타고 출근을 하면서 새삼 근길의 소중함을 깨닫습니다.
거리가 먼 만큼 시간은 늘어났지만 운전을 해야하니 깊이있는 생각을 하기가 쉽지않습니다.

요즈음 업무관계로 그때의 출근길을 다시 걸으면서 예전엔 무심히 지나쳤던 주변를 사진으로 남겨보기로 했습니다.


제가 사는 집은 창원 용호동의 한 아파트이고 용지호수와 용호상업지역을 지나 직장으로 출근했습니다.
아파트를 벗어나면 울창 정도는 아니지만 제법 큰 소나무 숲이 나옵니다.
나무 사이로 새소리를 들으며 걷는 이길이 제일 좋습니다. 무엇보다 도심에서 보기 힘든 흙길을 밟는 느낌이 참 상쾌합니다.
퇴근길에는 벤치에 잠시 앉아 여유도 부려봅니다.
가끔 청설모가 나타나 나무타기 뽐을 내곤합니다.


소나무숲을 지나면 탁트인 용지호수가 나타납니다.
예전엔 이곳에서 낚시도 하고 보트도 타곤 했지요.^^
물밖에 보이지않던 호수에 몇년 전부터 다양한 수생식물이 자라고, 왜가리인지 두루미인지 제법 큰 새들도 몇 마리 보입니다.
수질이나 접근성등의 문제만 해결되면 용지공원과 더불어 통합시의 센트럴파크로 손색이 없을것입니다.


호수를 끼고 걷는 길은 여러갈래가 있는데 저는 출근길에는 호수변 산책로를 따라 호수를 바라보며 걷고 퇴근길에는 소나무 오솔길을 걸었습니다.  탁트인 호수변을 걸으면 눈과 함께 머리도 시원해지는 느낌입니다. 계절에 따라 다양한 꽃나무와 수생식물이 자태를 뽐냅니다.


호수를 지나면 상업지역이 나타납니다.
여느 도시와 다를바 없는 특색없는 상가 밀집지역입니다.
저의 직장이 있던곳이기도 합니다. 보행로가 따로 없어 차를 피해 걷기가 불편합니다.

삭막하기만 한 이곳에 변화의 조짐이 보입니다. 
가로경관 개선사업을 통해 차도와 주차장만 있던 곳에 보행로와 휴게공간이 곳곳에 생겼습니다.  '문화의거리'라는 명칭으로 용호상업지역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 있다고 하니 기대가 큽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의지와 상관없이 다녀야하는 출근길이지만 짧은 구간이라도 기분좋게 걸을수 있는 길이 있다면 상쾌하게 하루를 시작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저의 출근길에 빗대어 얘기했지만,
결국은 걷기 좋은 길많이 가진 도시가 사람중심의 도시이며 살기좋은 도시 라는것을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