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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30대 절반이 운동과 담을 쌓고 산다는데...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10. 13.

내일모래 마흔을 바라보는 저는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이면 빠지지 않는 대화거리가 있습니다.  바로 운동에 대한 얘기인데요. 아직 젊다고 과신해서인지 대부분 운동을 잘하지 않고
특별히 건강에 대해 신경 쓰는 친구도 없습니다.

농담삼아 하는말이 ‘아이 운동회 따라가서 달리기 하다가 마음은 저 앞에 가는데 다리가 못따라가 넘어지는 망신을 당할수도 있으니 지금부터라도 몸관리 잘하자’고 그때 뿐인 다짐을 하곤 했지요.


그런데 걱정이 현실로 다가오고 말았습니다.

지난 주말 딸아이 어린이집 운동회가 용지공원에서 있었는데요.

운동회의 꽃이 릴레이에 제가 우리팀 최종주자로 나서게 되었습니다.

전력을 다해 달려본지가 언젠지 기억도 안나지만 예선에서 일등을 하게 되었고,
그것이 비극의 시작인지 그때까지만 해도 까맣게 모르고 있었지요.


드디어 운동회의 마지막 종목 릴레이가 시작되었습니다.

우리팀 1번주자는 저희 딸아이였는데 다른 아이들보다 한참을 앞서 달립니다.
이때부터 제가 바톤을 받을 때까지 우리팀은 한번도 선두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2등을 하고있는 마지막 주자는 완전 운동 선수의 포스를 풍기며 여유있는 표정입니다.

바톤을 받고 죽을 힘을 다해 달립니다.
마지막 주자는 무려 세바퀴를 달리게 되어있었는데 근소한 차이의 선두를 두바퀴째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이대로 질순 없단 생각에 다시 한번 힘을 내봅니다.


그순간 힘빠진 다리가 엉켜 그만 자빠지고 말았습니다. 
다리가 한번 풀리니 다시뛰기가 쉽지 않더군요.
다행히 마지막에 오던 주자도 힘이 빠졌는지 저를 제치지는 못해 결국 2등으로 결승점을 통과했습니다. 

보는 사람은 참으로 재밌는 결과지만 당사자는 부끄러워 어디 숨고 싶은 심정이었지요.

더구나 머리는 어지럽고, 바로 전에 먹은 점심밥이 속에서 울렁거려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얼마전 우리나라 30대의 절반정도가 아예 운동을 하지 않는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운동부족이 비만과 각종 성인병으로 이어지니 젊을 때부터 몸관리를 하라더군요.


운동하기 좋은 선선한 가을.

서른즈음에 금연을 결심했던 비장한 각오를 되살려 당장 운동모드에 들어가야겠습니다.
업무에 모임에 다들 바쁘겠지만 운동도 해가며 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