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2017. 3. 20. 00:00

김형윤의 <마산야화> - 142. 영불의 함대 입항

 

142. ·(·) 함대 입항

 

 

1920년 여름, 안남(安南, 월남)에 있는 불함(佛艦)이 마산 저도 좌편 안쪽에 투묘(投錨)했다가 삼일 후에 출항한 뒤를 이어, 상해에 주둔하고 있는 영함(英艦) 호오킨스호가 동도(同島) 훨씬 뒤편 마산 바로 앞면에 정박했다.

 

 

<1926년 조선교통도 마산5호에 나타난 마산만 해안>

 

 

이들 영·불 양 극동 함대가 진해 해군기지에 들르지 않고 마산만으로 들어온 것은 어디까지나 일본과의 친선을 위한 단순한 의례적 순방이라 했지만, 그들이 일본 육해군의 중요한 요새지인 이곳에 온 근본 저의를 번연히 알고 있는 일본군 당국자들은, 과거 동맹국으로 국제 친선의 예방인 만큼 속으로는 앓고 있으면서도 표면상으로는 환대하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었다.

 

이 두 함대가 거제 수도(水道)에 나타나기 직전, 진해 해군기지에서는 연막을 쳐서 군항의 일체 형태를 감추는 한편 육해군 장병들의 외출을 엄금해서 그들과의 불의의 교유나 충돌을 막는데 애썼던 것이다.

 

입항 2일째, 진해 통제부 사령관의 의례적 탐방이 있었으나 옹졸하고 괴팍한 일인인지라 내심 초조함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 함선 안에는 이미 이 지역의 상세한 지도와 사진 등 지리상의 기밀 재료가 이곳을 빈번히 내왕한 선교사의 손을 거쳐 입수돼 있는 것쯤 일본군 수뇌들이 알고 있었을 터인데, 그렇다면 아예 그들의 내방을 단순한 친선예방으로 대하는 것이 마음 편한 것이 아니었을까.

 

호오킨스 호가 들어올 때 갑판을 두들겨서 수심을 측량해가며, 만 톤이 넘는 배가 저도에서 백여 미터 거리의 마산 바로 앞면에 웅자(雄姿)를 나타낸 것은, 저도 앞에 투묘(投錨)한 불함(佛艦)보다 수심 측정 기술이 앞섰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것인성 싶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함내(艦內)에서 성수(醒水)를 담수(淡水)로 만들어서 음료수로 쓴다면서 자랑도 대단했다.

 

영함(英艦)이나 불함(佛艦)에는 소저부와 쿡크가 중국인 아니면 안남인(安南人)인데 안남인 쿡크에게 , 차이나?”하고 물었더니 , 안난!”하면서 지나인(支那人)으로 보인 것이 불쾌했는지 노기 띤 대답으로 관함자(觀艦者)들을 실소케 한 일도 있었다.

 

오늘날과 같이 외국어가 널리 보급되어 구두닦기와 아이들까지 서투른 영어 조각이라도 할 수 있고, 그들 외인(外人)들이 가진 물건 이름이라도 알았던들 특수 외래품 단속법에 걸릴 염려 없이 귀한 물건들을 입수할 수 있었을는지 모르나, 일본말도 제대로 못하던 그때인지라 함내(艦內)에서 귀한 것이라고 구할 수 있었던 것은 기껏 영·(·) 연초회사 발매의 칼표 담배가 고작이었고, 조선인들이 그들의 돈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일본 군함에서와 마찬가지로 공급해 준 야채 값뿐이었다.

 

영함(英艦)이 발묘(拔錨)한 날은 불함(佛艦)의 천명한 날씨와는 달리 가랑비가 조용히 내리는 무더운 저녁 노을 때였다.<<<

 

 

<142회로 김형윤의 마산야화가 모두 끝났습니다. 다음 주, 저자 김형윤 선생을 소개를 하는 것으로 연재를 끝내겠습니다>

 

 

 

 

 

 

 

Trackback 0 Comment 0
호남 5대 명산 천관산 탐방 산행기-1

-2021년 5월 28일&sim;29일(금&sim;토, 1박2일) / 이 글은 참가자 중 손상락 선생이 썼다. 학봉산악회는 창립 12주년을 기념하는 100산 탐방 프로그램 일환으로 한반도 끝자락에 위치한 장흥군이 자랑하는 천관..

Building the Housing of the Future - 4

2019년 보스턴 컨설팅 그룹(Boston Consulting Group, Inc. / BCG)에서 미래주거를 주제로 &lsquo;Building the Housing of the Future&rsquo;라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Building the Housing of the Future - 3

2019년 보스턴 컨설팅 그룹(Boston Consulting Group, Inc. / BCG)에서 미래주거를 주제로 &lsquo;Building the Housing of the Future&rsquo;라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Building the Housing of the Future - 2

2019년 보스턴 컨설팅 그룹(Boston Consulting Group, Inc. / BCG)에서 미래주거를 주제로 &lsquo;Building the Housing of the Future&rsquo;라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Building the Housing of the Future - 1

2019년 보스턴 컨설팅 그룹(Boston Consulting Group, Inc. / BCG)에서 미래주거를 주제로 &lsquo;Building the Housing of the Future&rsquo;라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신공항으로 주목 받는 가덕도 연대봉과 외양포-2

● 가덕도 및 저도 &lsquo;진해만 요새사령부&rsquo; 및 &lsquo;요새 포병대대&rsquo; 답사 - 외양포는 단순한 포구가 아니라 러일전쟁을 앞두고 대한해협을 지키기 위해 일본이 설치한 포병부대가 있었던 마을입니..

신공항으로 주목 받는 가덕도 연대봉과 외양포-1

(이 글은 신삼호 건축가가 올렸습니다) 최근 우리지역 내(진해만)에 위치한 가덕도가 지역 간 정쟁의 이슈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덕도에 신공항을 건설하면 창원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해외여행 갈 때, 영종도까지 갈 것..

영농형 태양광은 기후위기 극복의 좋은 수단이다

이 글은 환경운동가 박종권 선생(아래 사진)이 썼다.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대표이기도 한 박종권 선생은 7순을 바라봄에도 지구환경을 지키기 위해 온 몸을 던지고 있다. 기후위기는 우리 는 앞에 와 있다. 대통령도 기후위기,..

이산화탄소의 위력

이 글은 환경운동가 박종권 선생(아래 사진)이 썼다.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대표이기도 한 박종권 선생은 7순을 바라봄에도 지구환경을 지키기 위해 온 몸을 던지고 있다. 요즘 전 세계의 최대 화두는 기후위기 문제입니다. 바이..

기후변화와 언론

이 글은 환경운동가 박종권 선생(아래 사진)이 썼다.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대표이기도 한 박종권 선생은 7순을 바라봄에도 지구환경을 지키기 위해 온 몸을 던지고 있다. &ldquo;새로운 기록이에요&rdquo; 그레타 툰베..

마산포 옛 모습

2020년 5월 6일 박영주 선생이 페이스북에 아래 글과 함께 마산포 옛 모습이 담긴 사진을 한 장 소개했다. 출처는 &lsquo;東京大学学術機関リポジトリ https://repository.dl.itc.u-tokyo.ac.jp..

옛날 사진 속에서 '마산노동병원'을 찾았다

2021년 1월 19일 페이스북에 흥미로운 글이 하나 떴다. 창원지역에서 기록전문가로 널리 알려진 박영주 선생의 글이었다. 1950년대 설립된 마산노동병원을 찾았다는 내용이었다. 반가운 일이라 포스팅한다. 옛날 사진 속에서 '..

창원시 마산 회원1지구 재개발지역 이야기 - 27

3. 주민 열 분의 이야기 10) "진짜 본토박이" ------------------------- 배○○ 1941년생 마산회원구 회원동 604-2 날짜 : 2015년 1월 16일 장소 : 자택 - 반갑습니다. 이 동네에서 태어..

창원 민주화 역사 담은 창작연극 ‘도시의 얼굴들’

이 글은 <문화뉴스> 노예진 기자의 2021년 3월 5일 기사입니다. 2월 28일 성황리에 막을 내리다 강제규 감독 &ldquo;코로나 이길 희망으로 기억되길&rdquo; 창원시의 역사적 배경을 담은 창작연극 &rsquo;도시..

창원시 마산 회원1지구 재개발지역 이야기 - 26

3. 주민 열 분의 이야기 9) "서민들 살기 좋은 동네" ------------------------- 심○○ 1943년생 마산합포구 교원동 8-6 날짜 : 2015년 1월 10일 장소 : 자택 - 이 동네 사정을 제일 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