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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간 도시이야기

꽃과 미녀의 도시, 콜롬비아 메데진(Medellin) - 2 / 마약왕

by 운무허정도 2019. 7. 29.

-파블로 에스코바르-

파블로 에스코바르(Pablo Escobar, 이하 에스코바르)는 콜롬비아 메데진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빈곤한 어린시절을 보냈으나 성적은 매우 우수한 학생이었다.

마약사업에 전념하기 위해 대학을 중퇴하였고, 22세 때 이미 메데진 일대를 주름잡는 마약왕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여러 조직들과의 협작을 통해 1976년 그 유명한 메데진 카르텔을 결성했고 미국 내 마피아 갱단과 연합하여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들이기 시작하였다.

콜롬비아 혹은 메데진(Medellin)이라 하면 먼저 떠오르는 에스코바르는 세계 역사상 가장 부유한 범죄자로도 유명한데 이 글에서는 그와 관련된 일화를 소개한다.

글 중에는 소문일뿐 확인되지 않은 것들도 있다.

 

 

- 전성기 시절 에스코바르의 갱단은 전 세계 코카인 시장의 80%를 담당했으며 일 년에 500억 달러(한화 약 55조)를 벌어들였다. 현금 다발을 묶는 데 사용하는 고무줄 구매에만 매달 2,500달러(한화 약 270만원)를 지출하기도 하였다.

- 콜롬비아에서 미국으로 마약을 들여올 때 보잉 727기를 개조해서 좌석을 전부 떼어낸 후에 마약을 운반한 적이 있으며, 심지어 잠수함까지 밀수에 동원되었다고 한다.

- (사실 여부에 대한 논란은 있으나) 그가 보유한 현금의 10%가 매년 없어졌는데 그 이유가 놀랍게도 쥐들이 쌓아 놓은 지폐를 갉아 먹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 또한 콜롬비아 정부군과 미군의 합동 작전에 쫓겨 추운 콜롬비아 산맥으로 도주했을 당시에 (손녀가 춥다고 해서) 약 2백만 달러의 지폐를 불쏘시개로 썼다는 이야기도 있다.

- 에스코바르가 개인 동물원을 지었는데 그가 몰락한 후 보유한 동물들 중 하마들만 처분이 되지 못하여 자연으로 방생하게 되었는데, 원래 4마리였던 하마들이 50마리 이상으로 늘어나 현재 콜롬비아 생태계의 최대 재앙으로 떠오르고 있다. 에스코바르가 콜롬비아의 현재에 끼친 가장 큰 해악은 다름 아닌 이 하마들을 사들인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평가도 있다.

 

에스코바르는 콜롬비아 정부가 내전과 오일 쇼크 등으로 인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마약을 팔아 번 돈의 일부를 사회 인프라와 빈민들을 위하여 투자하였다. 학교와 병원을 설립하고 축구팀을 창설하였으며 심지어 빈민층에게 상당한 돈을 나누어 주기도 하였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지역 주민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어 마약왕이 아닌 ‘가난한 자들의 로빈 후드’, ‘구원자’ 라는 칭송을 얻게 되었고, 1982년 콜롬비아 자유당 예비국회의원에 선출되었으며 심지어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그의 이중적 행보는 오래가지 못했다.

1983년 당시 법무부 장관이 그의 범죄행위와 경찰을 상대로 한 매수 등 비리행위를 폭로한데다 마약으로 골머리를 앓던 미국과 콜롬비아 정부의 합동 작전으로 인해 결국 수배자 신세로 전락하게 된다.

에스코바르는 콜롬비아의 국가부채를 자신이 상환하겠다며 사면을 요구하였으나 정부는 이를 거절하였다.

결국 에스코바르의 수감생활이 시작됐지만 불편함은 전혀 없었다.

에스코바르가 수감된 감옥은 호화 별장을 방불케 하는 숙소와 다름없었고 운동장과 수영장, 연회장까지 갖춘 그야말로 마약왕을 위한 맞춤형 감옥이었다. 이유는 에스코바르가 직접 감옥을 설계할 수 있도록 정부가 승인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는 감옥 안에서도 자유롭게 메데진을 시찰하며 마약사업을 관장했다. 이런 행태에 대해 미국이 강력한 압박을 가하자 콜롬비아 정부도 더 이상 방관할 수 없었다.

콜롬비아 정부가 에스코바르를 다른 교도소로 이감시키려하자 에스코바르는 함께 수감 중이던 지인들과 함께 유유히 감옥을 빠져나갔다. 이때 교도소 간수들은 묵묵히 지켜보기만 했다고 한다.

평화로운 탈옥에 성공한 에스코바르는 메데진에 마련해둔 아지트에서 은신을 시작한다. 주민들의 각별한 보호가 그의 은신 생활을 도와주었다.

하지만 그 평화는 오래가지 못했다. 미국과 콜롬비아 정부가 현상금 8백만 달러를 거는 등 적극적으로 그를 찾기 시작했고 경쟁 마약 조직의 보복 공격이 거세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은신 중이던 에스코바르는 결국 가족을 걱정한 나머지 보고타에 있던 아들과의 20초간 통화 때문에 위치가 발각되고 만다. 자신의 생일 파티를 마친 직후였다.

위치가 파악되자 미국의 특수부대 델타포스와 콜롬비아 특수부대가 즉각 투입됐고, 총을 들고 탈출하던 에스코바르는 그가 숨어 지냈던 건물의 지붕 위에서 특수부대가 쏜 수십 발의 총알에 맞아 사망한다.

 

<페르난도 보테르 작(1999) 파블로 에스코바르의 죽음>

<에스코바르가 최후를 맞이한 곳의 현재 모습>

 

메데진 도시재생을 포스팅하면서 먼저 그를 소개한 이유는 메데진에 남긴 에스코바르의 그림자가 너무 짙고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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