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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한국100산-30 : 거창 우두산 & 의상봉

by 운무허정도 2022. 4. 25.

학봉산악회 13주년 기념  거창 우두산 탐방 산행기

 

-2022년 4월 9일(토)

-참가회원 8명 : 허정도·서익진·정규식·김용운·신삼호(차량)·손상락(글쓴 이)·임학만(차량)·신성기

 

학봉산악회는 13년전 창립때 자연을 벗 삼아 전국 방방곡곡의 역사문화 탐방과 먹거리 즐기기를 곁들인 100대 명산을 탐방하기로 했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5월 전라남도 장흥군 천관산(天冠山)을 탐방한 이후 1년여만에 100대 명산 탐방 프로그램을 실행하게 되었다.

이번은 소머리를 닮았다는 거창군 우두산(牛頭山, 1064m) 탐방을 하기로 했다. 우두산은 산림휴양의 기회를 제공하고 관광객 유치를 위해 거창군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항노화 힐링랜드와 더불어 2020년 10월 개통된 Y자형 출렁다리가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곳이다.

4월 9일(토) 어느 때보다 이른 시간 오전 8시, 학봉산악회의 국내 100대 명산 탐방의 출발 터미널인 마산 문화예술의 상징 3.15아트센터 주차장에서 집결해서 2대의 차량에 분승하여 거창 우두산을 향해 출발했다. 이른 아침에 집을 나선 터라, 우리 일행은 약 30분을 달려 칠서휴게소에 잠시 들러 산행을 위한 에너지 보충을 위해 아침식사를 하기로 했다.

그후 한참을 달려 10시경에 고견사 주차장 하부의 임시주차장에 도착해서 우두산 산행 출발지인 고견사 주차장까지 셔틀버스를 타고 10분 정도 이동했다.

거창군에서는 항노화 힐링랜드와 Y자형 출렁다리를 방문하는 관광객들로 인한 주차공간 부족(고견사 주차장)과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임시주차장을 마련하고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어 거창군의 적극적인 행정을 느끼게 했다.

아울러 항노화 힐링랜드 입장료 3천원을 지불하니 2천원짜리 지역상품권을 되돌려주어 지역산품을 소비하게 하는 지역순환경제를 실천하고 있어, 거창군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고민을 엿볼 수 있었고,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일행은 약 10시 13분경에 고견사 주차장을 출발했다. 우두산 산행코스는 고견사 주차장(산행 출발지) 중심으로 시계방향의 “고견사 주차장→고견사→의상봉→우두산→마장재→Y자형 출렁다리” 순으로 오르는 것(시계방향)과 그 반대의 반시계 방향이 있다.

우리는 Y자형 출렁다리를 먼저 경유하는 코스를 선택할 경우 중간치기(?)하는 대원이 속출할 수 있고, 핵심적인 볼거리를 먼저 보게 되면 전체 구간을 이동하는데 힘이 빠지고 흥미를 잃을 것으로 판단되어 시계방향 코스를 선택하여 의상봉·우두산 정상을 정복한 후 하산하면서 우두산 산행의 백미 Y자형 출렁다리를 가장 나중에 보도록 하는 산행코스를 전략적으로 선택하였다.

페이스 메이커(서익진)를 앞세워 완만한 돌계단과 흙길을 번갈아 밟으며 무거운 발걸음을 제촉한지 30여분 지나 고견사에 도착했다.

고견사는 해인사의 말사로서 신라 문무왕 7년에 의상과 원효대사가 창건한 고찰로서 고견사 뒤에 우뚝 솟은 아름다운 봉우리가 있다. 의상대사가 참선한 터로 알려져 의상봉이라 하고 있다.

고견사에서 의상봉·우두산을 향한 에너지 충전과 급수를 위해 잠시 쉬며 채력을 가다듬었다. 대원 중 2명은 산행코스 전체 구간을 이동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고견사에서 하산하여 항노화 힐링랜드와 Y자형 출렁다리 주변을 트래킹하는 것으로 하고, 나머지 대원은 의상봉을 향해 출발했다.

의상봉·우두산을 오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고견사를 통과해야 하는데, 잠시 고견사를 들러보며 건축에 식견을 가진 대원들은 그냥 놓치질 않는다. 즉, 동종의 종각을 최근 신축했는데, 선조들은 크고 작은 돌로 자연미 넘치는 석축을 쌓았건만, 신축한 종각의 석축은 같은 크기의 돌로 쌓았기에 저렇게 밖에 못하느냐며 일갈하는 것이다.

 

후문(後門)에 의하면 대원 중 1명(정규식)이 고견사 해우소에 들러 볼 일을 보기 위해 차려 자세를 하려는 순간 쓰러져 잠시 정신을 잃어 의상봉·우두산으로 향하지 못하고 하산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별다른 이상이 없어 천만다행이다.

6명 대원은 페이스 메이커를 앞세워 가슴 가득 차오르는 숨을 몰아쉬며 의상봉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이때까지는 원로님들의 움직임이 다른 어느 때보다 산 오름세가 좋았다. 뒤에 따라가는 것(끌려가는 것)보다 선두에서 페이스를 조절해가며 끌고 가는 것이 훨씬 편한 것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러한 페이스도 잠시 의상봉에 다다를 쯤(의상봉 정상 100m 전)에 민원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우두산이라 하지만 산세의 위엄과 그 정상에서의 눈앞에 펼쳐지는 경관은 우두산보다 의상봉이 훨씬 더 멋진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체력 소진으로 의상봉 오르기(200여 나무계단 오르기)를 포기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대원들에게 힘을 낼 것을 제촉하며 의상봉을 밟지 않으면 우두산에 갔다 왔다 하지 못한다 하니, 집행부를 못믿겠다며 정상을 정복하고 내려오는 사람들을 붙잡고 정말 의상봉에 오르지 않으면 후회하게 되느냐고 확인하기도 했다.

다시 대오를 가다듬어 절벽같은 나무계단을 밟으며 의상봉 정상에 오르니 군웅할거하는 산들과 들판이 발 아래의 눈앞에 펼쳐지니 오르길 잘 했노라 하는 순간을 느끼게 했으리라.

 

의상봉을 내려와 우두산을 향해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며 체력이 소진되기를 다할 쯤 12시 40분 경에 우두산 정상을 정복했다.

 

이제 정상도 정복했으니 하산을 위한 체력을 보강하고 산에서의 점심 그 맛을 즐기기 위해 터를 잡아 충무김밥과 금정산 막걸리로 등에 붙은 배를 채웠다.

 

점심 뒷자리를 말끔히 정리하고 휴식과 막걸리로 인해 풀린 다리를 이끌며 또 오르락 내리락하는 산길을 거닐며 기암괴석과 먼 풍경을 눈에 하며 Y자형 출렁다리와 2명의 대원이 기다리는 항노화 힐링랜드를 향해 발길을 제촉했다.

대원들은 중간중간에 아직 주차장이 멀었느냐며 민원이 제기되는 순간, 얼추 다왔다를 반복하며 대원들의 벌걸음에 힘을 불어넣었다. 이윽고 출발점이자 종점으로 향하는 갈림길인 마장재에 도착하니 오후 2시 45분경이었다.

산행을 출발하여 4시간 30분 정도 흐른 시간이다. 마장재를 출발하여 30분 정도 하산 발걸음을 거듭하여 Y자형 출렁다리에 도착하니 3시 20분경이다. 관광객이 꽤 많이 와 출렁다리를 거닐며 스릴을 느끼고 있었다.

 

출렁다리를 건너면서 대원들 중 시시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대원이 있는가 하면, 아찔해서 아래를 내려다보지 못하겠더라는 반응을 보이는 대원도 있어 개인간 차도가 있었다.

오전 10시 13분경에 고견사 주차장에서 출발하여 기암괴석의 의상봉과 우두산을 거쳐 산행코스의 백미인 Y자형 출렁다리를 지나 원점으로 회귀하니 오후 3시 30분경으로 5시간 정도에 10.7㎞의 산행이었다. 이렇게 해서 원점회귀형 우두산 산행은 끝났다.

뭐니 뭐니해도 모든 산행을 마치고 소진된 체력을 보강하고 고픈 배를 채우는 방문지역의 먹거리를 즐기는 때가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이다.

우리 일행은 산청의 먹거리인 쏘가리 매운탕을 즐기기 위해 생초면의 쏘가리 매운탕 원조집으로 이동하여 쏘가리 매운탕으로 심신을 달랬다. 혹자들은 매운탕이라 하면 쏘가리탕이라 하기에 맛은 있었다. 그런데 한 냄비(4인분)에 무려 11만원이라 해 맛값을 하는건지 몰라도 왠지 좀 비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산행 출발 전에는 3시간 정도 코스로 알려졌으나 2배에 가까운 시간과 거리로 인해 힘든 산행이었기에 집행부 탄핵의 민원이 최후를 장식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암괴석과 좋은 자연을 즐길 수 있어 좋은 추억거리를 만들게 되어 모든 대원 서로에게 감사한다 것이 대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였다.

그렇기에 서로 의지하고 지탱하며 용기를 얻고 앞으로도 힘이 있는 그날까지 100대 명산 탐방은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