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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화폐민주주의연대 뉴스레터 - 5 / 서익진의 Q&A, 용어해설

by 운무허정도 2022. 6. 7.

서익진의 화폐민주주의 Q&A-6

 

 

‘시뇨리지’란 무엇인가?(2) - 현대 법정화폐의 시뇨리지

지난 호에 이어 ‘시뇨리지’(통화 발행 차익) 얘기를 계속합니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법정화폐의 시뇨리지에 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법화의 시뇨리지는 누가 가져야 할까

오늘날의 법정화폐는 1930년대 초 금본위제 폐지 이전까지의 상품화폐(물건, 금화, 태환지폐 등)와는 달리 그 자체로 소재가치 - 돈 자체가 지닌 실물 가치 또는 효용으로서 일단 그 생산비로 측정될 수 있습니다 - 가 거의 또는 전혀 없는 단순한 증표(token; 지폐, 동전, 전자화폐 등)에 지나지 않습니다.

일정한 가치의 크기만 대변한다는 점에서 명목화폐, 사회적 믿음이나 약속을 바탕으로 발행된다는 점에서 신용화폐라는 속성을 가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법률로 그 구매력과 강제 통용력이 부여될 수밖에 없어 법화(법정화폐, legal tender)로 규정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죠.

여기서 중요한 것은 법화의 시뇨리지가 지닌 성격입니다. 예를 들어 5만 원 권 지폐의 시뇨리지는 그 명목가치(5만 원의 가치를 가진 상품과 교환될 수 있다)와 소재가치(제작비)의 차이이므로 시뇨리지의 크기는 명목가치의 99%를 상회합니다. 전자통화(여러분의 은행계좌에 들어 있고 계좌이체로 결제하는 돈)의 경우에는 그 소재가치가 컴퓨터 자판에 수치를 두드리는 수고 정도에 지나지 않으므로 시뇨리지의 크기는 거의 100%라 해도 지나치지 않죠.

이 엄청난 시뇨리지의 크기를 생각하면 도대체 ‘과연 누가 법정통화의 발행권을 가져야 하고 또 그 발행에 따른 시뇨리지를 가져가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저절로 떠오르지 않나요?

과거 중세 말까지는 영주(왕이나 군주)가 여러 방식으로 통화 발행에 따른 이득을 추구했다는 사실은 뉴스레터 4호에서 이미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영주들이 누릴 수 있었던 시뇨리지의 크기는 생각보다 크지 않았고, 게다가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실현해야 했죠. 왜냐하면 당시는 돈이 상품화폐였기에 통화를 발행하려면 반드시 그 명목가치에 상응하는 소재가치를 비용으로 투입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상기와 같이 생산비가 거의 들지 않아 그 시뇨리지에 100%에 육박하는 현대의 법화라면 ‘누가 시뇨리지를 누려야 하는가’라는 의문은 중대한 사회적 문제로 다루어져야 마땅합니다.

이처럼 시뇨리지라는 용어는 중세에 태어났지만 그 진가는 현대에 들어서 발휘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화폐 발행 차익이라는 시뇨리지 관련 문제는 경제학계에서조차 주목받지 못하고 있어요. 뭐랄까? 학문적 금기 내지 비밀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자! 다시 한 번 묻겠습니다. ‘누가 현대의 법화를 발행하고 있으며, 그래서 이토록 엄청난 시뇨리지를 어떤 방식으로 누리고 있을까요?’ 잠깐 숨 한 번 돌리고 생각해보시길 권유합니다.

진성(100%) 시뇨리지와 이자부 시뇨리지

잘 아시다시피 현행 시스템에서 새 돈은 중앙은행과 민간은행이 ‘발행’—사실은 거의 무에서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창조’나 다름없죠—합니다. 그런데 이 두 발행자가 시뇨리지를 구체적인 이득으로 실현하는 방법에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먼저, 중앙은행의 경우를 볼까요—여기서 중앙은행은 국민이나 정부를 대신하여 화폐주권을 행사하는 공공주체를 대표합니다. 즉 어떤 시스템을 택하느냐에 따라 정부나 국민이 직접 화폐주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는 거죠. 화폐 민주주의 관점에서 이 점은 매우 중요합니다.—신규 통화의 발행은 주권의 행사이기 때문에 발행자인 중앙은행은 그야말로 순수한 ‘진성 시뇨리지’를 100% 누릴 수 있습니다. 즉 중앙은행은 무에서 창조한 돈(지폐나 전자수치)을 자신의 소유물(즉 자산이자 구매력)로 삼아 구매나 투자에 직접 사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의 중앙은행은 이런 특혜를 실행하지 않습니다. 중앙은행은 필요 시 새 돈을 발행해 은행에 빌려주고 시뇨리지를 이자의 형태로 실현하죠—우리가 주장하는 주권화폐 개혁은 중앙은행이 이러한 특혜를 실행해서 국민을 위해 사용하자는 것입니다.—물론 중앙은행은 국익이나 공익에 봉사하고 사익을 추구할 수 없도록 규정된 공공기관이므로 이런 이자수익을 누린다고 해서 부당하거나 불공평한 것으로 볼 수는 없겠죠. 게다가 공공기관이 누리는 이득은 원리상 국민의 이득이기도 하죠.—미국의 경우 중앙은행(연방준비은행들)은 연간 이익(주주인 민간은행의 배당금을 공제한 나머지)을 정부(재무부)에게 되돌려주고 있습니다.

 

출처 : dotomari.com

그렇다면 통화의 거의 대부분(최소 95% 이상)을 창조하고 있는 민간은행은 시뇨리지를 어떻게 실현할까요? 민간은행은 중앙은행처럼 공공기관이 아니라 민간주체이므로 당연히 무에서 창조한 돈을 자신의 소유물로 삼아 소비나 투자를 위한 상품 구매 또는 채무 변제를 위해 지출해서는 안 됩니다.

이것은 너무나 부당하고 불공평한 특혜이므로 민주주의 국가라면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죠. 그래서 민간은행은 무(신용을 바탕으로)에서 유(특정한 금액의 돈)를 창조하는 특권을 행사하기는 하지만, 여신(대출, 어음할인, 당좌대월 등)을 통해서만 돈을 창조할 수 있고, 이로부터 부수적으로 얻는 이득(이자 등)의 형태로 시뇨리지를 실현합니다.

현행 통화 발행 및 시뇨리지 실현 시스템을 요약해봅시다. 중앙은행은 돈을 창조해 민간은행에게 빌려주고 이자를 수취하며, 민간은행은 돈을 창조해 정부와 비은행 민간주체(가계와 기업)에게 빌려주고 이자를 수취합니다. 이 두 부류의 은행 모두 시뇨리지를 이자 형태로 실현하고 있죠. 그래서 은행의 이러한 이자수입을 ‘이자부’ 시뇨리지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 시뇨리지가 무에서 창조한 돈을 직접 지출함으로써 누릴 수 있는 ‘진성’(100%) 시뇨리지와 다르다는 점을 이해하시겠죠.

시중에 유통되는 모든 돈은 은행대출을 통해 창조된 것이고, 이 은행통화가 돈의 총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최소한 95%를 넘는다는 사실, 그리고 중앙은행의 대출이자(이른바 기준금리)는 민간은행의 대출이자보다 낮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 등을 감안하면 현행 통화 시스템에서 만들어지는 이자총액의 대부분이 민간은행의 수중으로 들어간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죠. 연간 이자부 시뇨리지는 얼마나 될까요? 2018년 한국의 경우를 보면 은행들 전체의 이자수익이 약 71조 원이었다고 하네요.

아! 이 금액에서 은행이 고객에게 지불하는 예금이자는 빼야 한다구요? 그렇습니다. 통상 은행의 주요 수입원은 ‘예대금리차’라고들 하니까요. 뭐, 틀린 지적은 아닙니다만 정확한 지적도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뇨리지 관점에서 엄밀히 말하면, 예금이자는 은행이 자신이 실현한 시뇨리지 총액의 일부를 예금자들에게 나누어주는 것이라 할 수 있죠. 대출이자수익이 없는데도 예금이자를 지불하는 바보 같은 짓을 은행이 할 리가 없지 않겠어요? 거꾸로 만약 은행이 무이자 대출을 할 수밖에 없다면 고객의 예금에 수수료(보관료)를 부과해야만 할 겁니다. 어쨌든 2018년에 은행들은 이자비용으로 약 30조 원을 지출했다고 하네요.

요컨대 현대의 돈의 대부분은 민간은행이 창조하며, 그 시뇨리지를 대출이자 또는 예대금리차라는 형태로 전유하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이것이 이른바 ‘은행의 비밀’의 실체라 할 수 있죠. 화폐 민주화 운동은 관행처럼 당연시되는 현행 통화 발행 시스템이 진정 이치에 맞고 또 공정한 것인가라는 물음을 제기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그리고 화폐 민주화 운동의 종착점은 은행에게서 통화 창조 특권과 이 특권의 행사가 가져다주는 이자부 시뇨리지 특혜를 박탈해 본래의 주인인 국민에게 되돌려주고, 중앙은행과 같은 공공기관이 신규 통화를 필요한 액수만큼 발행해 진성 시뇨리지를 독점하게 하고, 이 시뇨리지를 국민을 위해 사용하는, 민주적인 대안 시스템으로 개혁하는 데 있습니다.

중앙은행이 새 돈의 발행을 독점하는 주권화폐 시스템으로 개혁되었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렇다면 2018년에 배당금의 형태로 민간은행 주주들과 고액 연봉 및 보너스의 형태로 은행 임직원들의 주머니로 들어갔던 71조 원이 국민 각자에게 공평하게 나누어졌거나 정부가 공공투자 재원으로 사용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출처 : https://www.lesechos.fr/2016/05/pourquoi-la-fabrication-de-pieces-rapporte-des-millions-a-letat-211091

 

서익진의 화폐민주주의 Q&A-7

‘시뇨리지’란 무엇인가?(3) - 국제적 시뇨리지

 

시뇨리지는 일국 차원을 넘어 국제적 차원에도 존재합니다. 이른바 국제적 시뇨리지입니다. 어떤 나라가 국제적 시뇨리지를 누리려면 먼저 자신의 국민통화(national currency)가 국제통화(international currency)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야 합니다.

현재 국제화폐로 통용되고 있는 것은 미국 달러화, 유럽의 유로화, 일본의 엔화, 영국의 파운드 스털링화, 중국의 위안화 정도죠. 국제화폐의 기능은 무역 대금의 결제통화, 채권-채무 관계의 표시통화, 대외 지급준비를 위한 준비통화 등입니다. 이러한 기능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통화를 기축통화(key currency)라고 부릅니다(기축통화에 관한 좀 더 자세한 사항은 뉴스레터 3호를 참조하세요).

앞서 말했듯이 일국 차원에서 시뇨리지는 법정통화의 발행자인 중앙은행이나 민간은행이 이 돈을 사용하는 자국민에 대해 누리는 무상의 특별 이익을 지칭합니다. 따라서 국제적 시뇨리지란 특정국의 통화 발행자가 다른 나라의 국민이나 경제주체를 대상으로 누리는 시뇨리지를 지칭합니다. 그럼 국제적 시뇨리지는 일국적 시뇨리지와 다른 점이 있을까요?

우선 명시해 둘 것은 오늘의 세계에서 각국은 서로 다른 고유의 국민화폐를 가지고 있으며, 이 화폐들은 각각 자국의 ‘영토’ 안에서만 화폐로 (특히 가치척도와 지불수단으로서) 기능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달리 말해서 특정한 국민화폐는 타국의 영토에서는 화폐적 기능을 수행할 수 없다, 말 그대로 종이쪼가리나 전자 수치에 지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런 조건 하에서 특정한 국민통화의 발행자가 국제적으로도 시뇨리지를 누릴 수 있으려면 그 통화가 외국 주체들에 의해 수용(사용 및 보관)되고 있다는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죠. 국제통화의 존재이유와 기능 및 국제통화 시스템 등에 관한 논의는 다른 기회를 빌어야 합니다. 여기서는 국제통화 발행국이 누리는 시뇨리지가 지닌 차별적인 성격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첫째, 국제통화국의 민간은행들이 누리는 이자부 시뇨리지가 양적 및 공간적으로 확대된다는 점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일국적 차원에서는 민간은행이 무에서 창조한 돈을 정부와 민간에 대출한 뒤, 이자 형태로 시뇨리지를 실현하죠.

현재 기축통화국인 미국을 예로 들어 설명하자면, 미국의 민간은행들이 외국의 경제 주체들(정부, 가계, 기업, 은행)에게 대출하여 획득하는 이자가 바로 국제적 시뇨리지가 되겠죠. 여기서 미국 은행들은 시뇨리지 추구 대상이 해외에까지 확대되어 더 많은 시뇨리지를 얻을 수 있게 되었지만, 이 시뇨리지가 여전히 이자의 형태를 취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죠.

둘째, 국제통화국이 나라 전체로 누리는 이득이 있고, 이것이 국제적 시뇨리지의 독특성입니다. 자국 통화가 국제통화 역할을 하게 될 때 해당 국민 전체가 누리는 이점이 있다는 거죠. 그것은 한마디로 환전 비용의 절감 내지 소멸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 기업은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를 그대로 임금 지불이나 조세 납부에 사용할 수 있으며, 외국의 상품을 수입하기 위해 다른 나라의 돈을 확보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미국 국민은 해외여행 갈 때도 엄청 편하죠. 그냥 달러만 가져가서 현지에서 필요한 만큼 환전해 쓰면 되니까요.

 

출처 : https://www.teknobu.net/senyoraj-orani-nedir/

 

이와는 반대로 비 기축통화국, 예컨대 한국의 기업들은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를 국내에서 사용하려면 먼저 원화로 환전해야 하고, 한국인이 해외여행을 가려면 미국 달러나 여행 대상국 통화로 환전하는 데 상당한 신경을 써야 하죠. 환전 수수료가 적지 않을뿐더러 환률 변동에 따른 환차손에도 유의해야 합니다.

미국 국민은 달러의 발행자는 아니지만, 이런 환전 관련 비용 지출과 시간 낭비가 크게 절약되는 만큼 사실상 일종의 달러 시뇨리지를 누린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유로존 회원국 국민들이 유로화라는 제삼의 공동화폐 도입에 찬성했던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러한 환전 관련 이득에 있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끝으로, 기축통화국 나라 전체가 누릴 수 있는 구조적 성격의 시뇨리지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만성적인 국제수지 역조, 특히 무역수지 적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무역적자는 수입액이 수출액보다 많은 상태를 의미하는데, 문제는 이 무역적자가 어떤 방식으로 보전되는가에 있습니다.

미국 전체로 볼 때 무역적자만큼 미국의 수입자가 은행 빚을 내어 수입대금을 결제했다는 것이고, 이는 그만큼 새 돈이 발행되었다는 것을 의미하죠(현실에서는 해외에 나가있던 달러가 다시 들어온 것일 수도 있습니다만, 논의의 편의상 이 점은 무시합니다). 이 경우 수입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빚이 늘어난 것이지만, 국가 전체의 입장에서 보면 무에서 창조한 달러(단순한 증표화폐)를 주고 외국의 실물 상품(재화 또는 서비스)과 교환한 것이나 다름없죠. 한마디로 ‘무 노동’ 생산물과 ‘노동’ 생산물이라는 불평등 교환이죠.

이른바 ‘베짱이와 개미’라는 이솝 우화의 최신판입니다. 미국의 ‘베짱이들’이 놀면서 찍어낸 달러로 동아시아 나라들의 ‘개미’들이 땀 흘려 생산한 공산품을 사다쓰는 현상을 비유하죠. 아마 이것이 국제적 시뇨리지를 거론할 때 가장 핵심적인 사안이 아닌가 합니다.

기축통화국의 무역수지가 적자에서 흑자로 반전되면 이러한 시뇨리지 효과는 상쇄된다는 사실을 강조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현행 국제통화 시스템에서 국제통화국이 무역흑자를 누리는 일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국제통화국이 되려면 자국 통화가 해외로 나가야 하고 심지어는 나가서 되돌아오지 않아야 하는데(예를 들어 ‘유러달러’ 시장), 무역흑자가 되면 이와 반대되는 현상이 나타나겠죠. 이는 국제통화국의 지위 상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러한 국제적 시뇨리지의 특정 국가(들)에 의한 독점 현상이야말로 세계 단일통화 또는 공동통화를 도입하자는 주장의 근거가 됩니다. 그러한 시뇨리지 독점은 부당하고 또 불공평한 일이라는 거죠. 이 주장은 일국 차원에서 시뇨리지를 소수의 민간은행이 독점하는 것이 부당하고 불공평하다고 보는 것과 일맥상통하죠.

이 모순을 근본적으로 해소하는 방안이 바로 세계화폐의 도입이죠. 이 아이디어는 1944년 브레턴우즈 회의에서 영국대표 케인스에 의해 ‘방코르(bancor)’와 ‘세계중앙은행’의 형태로 제시된 바 있고, IMF가 1970년에 처음 도입한 특별인출권(SDR)의 형태로 부분적으로 구현된 적이 있고, 1999년에 도입된 유로화로 유럽이라는 지역 차원에서 실현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기축통화국 미국도 동의하는 단일한 세계화폐의 도입은 여전히 요원한 꿈에 지나지 않을 겁니다. 기축통화국이 누리는 국제적 시뇨리지의 달콤한 꿀을 포기할 기축통화국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국제통화국 나아가 기축통화국이 되면 정말 좋은 일만 생길까? 그렇지 않고서야 중국이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만들려고 애쓸 이유가 있을까? 하지만 혹시 어떤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건 아닐까? 더 나아가 어떤 조건 하에서 국제통화가 될 수 있을까? 세계 전체의 관점에서 볼 때 현행 국제 통화 시스템은 이대로 좋은 것일까? 등과 같은 의문은 들지는 않나요? 언젠가 이 의문들에 대해서도 다룰 기회가 있을 겁니다.

사진 출처 : https://mattler.eu/le-droit-de-seigneuriage-existe-enc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