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마테호른 고성 거류산 산행기
- 2022년 5월 21일(토) 고성군 거류산(엄홍길 기념관·제정구 기념관)
- 참가회원 6명 : 서익진·신삼호(차량)·손상락(글쓴 이)·임학만(차량)·신성기·허정도
학봉산악회는 100대 명산 탐방의 야심찬 꿈을 품었다.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이 훌쩍 지났음에도 100산은 커녕 50산도 아직 못해 힘이 있는 그날까지 100산을 정복할 수 있으려나 걱정이 태산이요, 희망을 가지려해도 절망이 먼저 앞을 가린다.
목표의 절반이라도 이루면 나름 노력했다 할 수 있을지어다. 해서 팀원들의 기력과 에너지가 하루가 다르게 하향세인지라 목표를 줄여 50산 탐방이라도 채우기에 기력이 떨어지는 속도에 비해 시간은 없고 마음은 급하다.
하지만 수정 목표를 향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는 기분과 각오를 새롭게 하며 오늘은 고성의 거류산을 탐방하기로 했다.
거류산은 국도 14호선을 타고 마산에서 고성으로 가거나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를 타고 통영으로 가며 지날 때 항상 피라미드나 삼각뿔처럼 뾰족이 솟아오른 산을 보게 되면서 누구든 한번쯤은 무슨 산이지, 한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 산이다.
고성의 들판에 솟아올라 이름하여 “한국의 마테호르”라 일컬어지기도 한다.
마테호른(Matterhorn)은 초원(Matte)의 뿔(Horn)이라는 의미인 만큼, 거류산은 마치 고성 들판에 솟아오른 뿔과 같은 산의 형상을 하고 있다. 거류산은 571m 높이에다 출발지점에 엄홍길(산악인) 기념관이 있고, 등산로를 걸으면서 바다가 한눈에 들어와 바다 위를 걷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우리 회원 6명은 2대의 차량에 분승하여 9시에 마산을 출발해서 50분 남짓 달려 산행코스 출발지인 엄홍길 기념관앞 주차장에 도착했다.
산행에 앞서 증거를 남기기 위해 기념관을 배경으로 한컷을 남긴 후 기념관은 하산할 때 둘러보기로 하고 산행을 시작했다.
엄홍길 기념관 쪽에서 거류산 정상으로 가는 등산코스는 원점회귀 순환형 코스로 약 7.7km에 5시간 정도 걸린다.
거류산 정상에 가는 길목에 문암산에 올랐다가 곧장 바로 거류산으로 가게 되는데, 문암산까지는 꽤 경사가 있는 길이다.
문암산에 오르면 왼쪽은 고성 들판(아래 사진-상)과 시가지(아래 사진-중)가, 오른쪽으로는 한반도(남한) 형상을 한 당동만(아래 사진-하)이 한눈에 들어와 그 순간 땀과 목까지 차오르는 가픈 숨을 몰아쉬며 가파른 산길을 오르는 그 쾌감을 느끼게 한다.
이런 풍경을 눈에 하고 가슴에 담기 위해 어짜피 내려올 힘든 산을 오르고 또 오르는 것이죠. 문암산에 올라 옛소가야 도읍지 고성군을 내려다보니 넓은 들판의 문전옥답을 바탕으로 한 때는 잘 나가던 농수산업의 고장이었지만, 산업화과 도시화를 거치면서는 발전의 햇살을 받지 못하고 인구가 계속 줄고 또 줄어 소멸위기지역으로 내몰리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 금할 수 없었다.
문암산을 뒤로 하고 한참 동안은 노쇠한 학봉산악회 대원에게 한숨만으로 압박해오는 오르막은 이제 별로 없는 둘레길 같은 산길이 한참 동안 계속되었다.
거류산 정상을 향하기 위해 다시 오르막길이 시작되는 즈음에서 피로가 쌓인 다리를 잠시 쉬게 하고, 후미에 처진 대원들과 대오를 규합하기 위해 잠시 허리를 내려 휴식을 취했다.
마침 고성군민으로서 거류산 인근에 산다는 주민을 만나 정상에 오르는 길과 하산을 위한 코스를 소개받게 되었다(거류산 정상~거북바위~장의사). 올라왔던 길로 다시 하산을 하게 되면 무릅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코스는 좀 더 길지만 소개받은 길을 따라 가면 훨씬 편하게 하산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대원들에게 힘을 불어넣는 잠깐의 휴식을 마치고 일행은 정상을 향했다.
잠시 걸음을 제촉하니 거류산성이 나타났고(위 사진-중), 그 산성 인근에 누군가가 거류산에 오는 등산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꽤 석공의 경험이 있는 듯한 실력으로 돌탑을 쌓아 두었고(위 사진-하), 쉬엄쉬엄 계속 작업을 하려는 듯 장비(사다리)도 곁에 있었다.
이 지점이 정상 100m 전이면서 정상에 이르는 마지막 깔딱고개 처럼 마지막 남은 오르막이다. 잠시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니 571m의 거류산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아래 사진).
정상까지는 산행을 출발해서 2시간 20분 정도 소요되었다. 높은 산은 아니지만 정상까지는 꽤 지루한 코스 길이었다. 정상에서 사방을 둘러보니 당항포와 마동호가 한눈에 들어왔다. 고성 들판에 솟아 있는 거류산인지라 사방이 한눈에 펼쳐져 마치 공중에 몸이 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잠시 정상의 정복에 족적을 남기고(아래 사진-상) 하산을 제촉하여 산을 오르는 도중에 만난 고성군민의 안내에 따라 거북바위 방향으로 발길을 옮겨 그늘과 평지를 찾아 소진된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점심을 할 자리를 찾아 짐을 풀고 산행하면서 항상 기다려지는 시간을 가졌다(아래 사진-하).
이번에는 돼지수육을 주메뉴로 해서 막걸리에 과일과 커피로 점심코스를 엮었다. 돼지수육을 2인당 한 팩을 준비해서 산에서 고기를 칡씹듯이 턱이 아프도록 먹었을 수 있었건만 쌀이 없다고 넉두리를 한다.
고기로 가득찬 배를 짊어지고 막걸리로 풀린 다리를 이끌며 거북바위·장의사 방향으로 무거운 발길을 옮겼다. 가파른 산길이 아니라 등고선을 따라 만들어진 구불구불한 사행길이라 꽤 하산하기에는 편했다.
이렇게 하산을 마치니 산행 출발후 5시간 정도 지난 오후 3시 10분쯤이었다.
산행의 마지막코스로 엄홍길 기념관을 잠시 들러 그분의 족적과 등정에 관한 기록을 들러보았다(아래 사진-상, 하).
이로서 거류산 자락에서의 여정을 마치고 고성에 낳은 빈민을 위해 일생을 바치고 정치를 해오신 제정구 전 국회의원 기념관에 들러 그 분의 생애와 아울러 2021년도 대한민국 건축문화상 대상을 수상한 기념관(아래 사진-상, 구글이미지) 내·외부를 둘러보고 기념관내 카페에서 시원한 커피와 음료수로 지친 심신을 달래고(아래 사진-하) 마산으로 이동했다.
뜨끈한 탱수 해물탕에 드디어 쌀을 먹으며 거류산 산행 일정을 마무리하면서 이번 산행은 단순히 산만이 아니라 다양성을 가미한 50대 명산 탐방 일정이 되었다.
산행후 일요일에 모두가 무사한지 단톡을 보냈으나 두분만이 무사함의 인기척이 있었고, 나머지 분들은 인기척이 없었지만, 수일이 지나도 별다른 소식이 없어 무소식이 희소식임을 인지하며서 다음 50대 명산 일정을 기약하게 되었다.<<<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100산-33 : 경남 거제 망산(望山) (0) | 2022.06.15 |
---|---|
화폐민주주의연대 뉴스레터 - 5 / 서익진의 Q&A, 용어해설 (0) | 2022.06.07 |
화폐민주주의연대 뉴스레터 - 4 / 서익진의 Q&A, 용어해설 (0) | 2022.05.23 |
한국100산-31 : 마산 진전면 적석산 (0) | 2022.05.16 |
화폐민주주의연대 뉴스레터 - 3 / 서익진의 Q&A, 용어해설 (2) | 2022.05.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