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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간 도시이야기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양동마을'을 찾아서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10. 6.
여름의 끝자락인 9월 초에 경남건축가협회 회원들과 경북에 있는 양동마을에 다녀왔습니다.
양동마을은 건축을 하는 사람들은 꼭 한번씩 답사를 하는 필수코스일 정도로, 고건축과 전통마을의 원형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마을로서, 학창시절 한번 다녀온 적이 있는 마을인데,
금년 8월에 유네스코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는 놀라운 사실을 확인하고자,
경남과학기술대의 김화봉교수의 인솔하에 반가운 마음으로 마을을 방문하였습니다.

< 양동마을의 내력 >
- 양동마을은 마을 전체가 국가지정문화재로 1984년 지정된 마을로서, 약 500년간 마을의 원형을 잘보존하고 있는 전통마을이다.
- 양동마을은 경주 손씨와 여강 이씨가 처가와 결혼한 뒤 정착한 처가입향의 사례로 유명한 마을이다.
손중돈(1463-1529). 이언적(1491-1553)선생을 배출하며, 손씨와 이씨 두 씨족에 의해 오늘과 같은 씨족 마을이 형성되었다.
: 이언적 선생은 당시 유학자로서 동방오현중의 한 사람일 정도로 유명한 학자였다고 한다.
- 이언적 선생은 어려서 외가인 월성 손씨가 있는 양동마을에서 교육을 받아 큰 인물이 됨에 따라 명문가로서 500년간 그 원형을 잘 유지해온 이유중 하나인 것 같았다.

(마을전경: 사진출전은 양동마을 홈페이지http://yangdong.invil.org/)


< 마을의 구성 > 


- 마을 전경에서 보듯이 집들이 골자기에 면한 여러 언덕면에 지어져있다.
- 마을 위치별 골짜기 이름이 내곡(內谷), 물봉골(勿峰谷), 거림(居林), 하촌(下村)으로 되어있고, 가장 낮은 면은 논과 습지로 조성되어있다.
- 이런 골짜기와 능선마다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을 포함하여 500여년이 넘는  54호의 한옥과 110여호의 초가가 둘러싸고 전통의 향기를 품은 우거진 숲과 함께 펼쳐져 있는 큰 마을이다.
- 마을의 진입로 쪽은 경사가 급한 산에 시선이 차단되고, 골짜기 밖에서는 마을의 모습이 드러나지 않아 마을 입구에서는 그 규모를 짐작하기가 어렵운 조건들이 여러번의 전란에도 온전하게 마을의 모습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인 것 같다.
- 마을 중앙부분에 해당하는 논이 있던 자리에 교회가 있었으나, 다행이 협의가 잘 이루어져 남측면에 초등학교 자리 옆에 이전하여서, 현재 중앙부는 논과 습지로 개방된 공간을 남아있다.
- 중요 건물로 무첨당(보물 411호), 향단(보물 412호), 관가정(보물 442호)등 각종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교회는 민속마을의 정서를 감안하여, 노출을 원하기 보다는 자연의 일부처럼 숲속에 거대한 암반처럼 웅크리고 있는 모습이다.)

* 이교회의 설계자는 건축가 김헌이다.
- 평면구조는 중정을 통해 사택과 교회당으로 구성되어있었다.
- 아쉽게도 무분별하게 증축이 되어서 설계자의 원래 의도와는 달리 변형되어있었다.

(마을 중앙에 조성된 습지 뒤로 드문 드문 보이는 한옥들)



● 유네스코는 인류의 소중한 문화 및 자연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1978년 만들어진 기관이다. 
* 목적 :  자연재해나 전쟁 등으로 파괴의 위험에 처한 유산의 복구 및 보호활동 등을 통하여 보편적 인류 유산의 파괴를 근본적으로 방지하고, 문화유산 및 자연유산의 보호를 위한 국제적 협력 및 각 나라별 유산 보호활동을 고무하기 위함.
* 문화유산의 구분 : 『세계유산협약』에 따라 세계유산위원회가 인류전체를 위해 보호되어야 할 현저한 보편적 가치가 있다고 인정하여 UNESCO 세계유산일람표에 등재한 문화재로 문화유산, 자연유산, 복합유산으로 분류한다.
(문화유산)
- 유적
: 역사와 예술, 과학적인 관점에서 세계적인 가치를 지닌 비명(碑銘), 동굴생활의 흔적, 고고학적 특징을 지닌 건축물, 조각, 그림이나 이들의 복합물
건축물 : 건축술이나 그 동질성, 주변경관으로 역사, 과학, 예술적 관점에서 세계적 가치를 지닌 독립적 건물이나 연속된 건물
장소 : 인간 작업의 소산물이나 인간과 자연의 공동 노력의 소산물, 역사적, 심미적, 민족학적, 인류학적 관점에서 세계적 가치를 지닌 고고학적 장소를 포함한 지역
(자연유산)
- 무기적 또는 생물학적 생성물로 이루어진 자연의 형태이거나 그러한 생성물의 일군으로 이루어진 미적 또는 과학적 관점에서 탁월한 가치를 지닌 것
- 과학적 보존의 관점에서 탁월한 세계적 가치를 지닌 지질학적, 지문학(地文學) 생성물과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의 서식지
- 과학, 보존 또는 자연미의 관점에서 탁월한 세계적 가치를 지닌 지점이나 구체적으로 지어진 자연지역
(복합유산)
-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의 특징을 동시에 충족하는 유산 
* 안동 하회마을과 경주 양동마을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는 한국의 역사마을이 세계유산적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보물로 지정된 한옥건축들>
1) 향단 (香壇)

(건물전경 : 박공면(삼각형 부분)이 지붕면에 즐비하여 동적인 이미지를 보여준다.)


마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물이다. 회재 선생이 경상감사로 재직시 지어진 살림집이다.
- 집의 구성이 파격적이다. 행랑채인 -자형 건물과 본채건물은 日자형 건물이 경사지에 붙어있는 형태이다.

(평면은 전면 ㅡ자형 행랑채와 후면에 日자형태가 눕혀져 있는 구조이다.)

: 집의 형태가 복잡한 이유는 단면에서 처럼 여러 칸이 각각 지면에 따라 놓여져서 낳은 결과이다.
단순한 결과가 아니라 각 실의 서열에 따른 위계를 고려한 고도의 전략에 의해 만들어진 결과로 보아야 할 것 같다.
- 가장 낮은곳은 행랑채로 마굿간과 곳간 하인방이 있으며, 다음은 대청마루, 안방, 사랑방 순으로 배열되어있다.
- 외관은 맞배기와지붕(人자형)이 여러겹 중첩되면서 생기는 처마의 구성미가 마을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있다.

2) 관가정 (觀稼亭)
- 마을 초입부 언덕에 지어진 주택으로 우재 손종돈선생의 종가집이다.
- 주택임에도 불구하고 전면에 누각이 설치되어서 정(亭)이라는 이름이 붙은것 같다.

(외관 전경/ 사진출전 : 최선호(崔善鎬) www.choisunho.com)

(마을 전경을 바라볼 수 있는 누각)

(대청마루에서 대문을 바라본 모습: 대청과 상부 서까레가 액자처럼 한옥을 전경을 담아내고 있다.)

(평면에서 마루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가량된다. : 즉 자연환경을 조망하기 위한 중성적인 공간이 한옥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단면에서 건물의 위계를 높이차를 통해 표현하였다.)

- 건물의 평면은 ㅁ자형 배치에 전면 양측에 누마루와 방이 2칸씩 돌출된 구조이다.
- 출입구진입시 대청마루를 통해 좌우측으로 기능이 구분된 구조이다.
- 좌측은 남성의 공간으로 사랑방, 누마루, 건넌방으로 이루어져 있고, 우측은 여성의 공간으로 안방, 작은대청, 부엌, 행랑방으로 연결되는 구조이다.
- 단면에서 특기할 것은 대청마루의 후면 들어열개 문을 펼치면 앞뒤가 시원하게 관통되는 구조이다.
: 중정의 환기를 위한 바람길을 조성하고, 뒷마당의 자연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 구조이다.
: 기능적으로, 풍경을 즐기기 위한 조망창을 통해 내외부가 상호 연결되는 전통 한옥만의 장점이다. 

< 양동마을이 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을까?>
1. 한국의 유교정신을 잘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 이번에 문화유산 인근의 옥산서원과 함께 등재하게 되었다. 회재 선생의 서원과 성장한 마을을 동시에 문화유산으로 인정함으로써 유교정신을 나타내는 건축물과 마을의 상징성을 인정한 것으로 생각된다.
2. 전통사상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형적인 고택들만 전시되어있다면, 용인 민속촌과 다를바가 없을 것이다.
: 주택내 사당에 아직도 제사를 모시면서 선조들의 정신을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3. 전통적인 형태를 잘 보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 아직 까지 후손들이 살고 있다. 종가집의 장자가 종택을 지켜야 하는 의무가 아직도 존재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아직도 전체 가옥의 약 30%이상이 아직 손씨와 이씨 후손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 양동마을이 시사하는 것들>>
- 도시화율이 90%에 육박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이러한 마을에서 사는 사람들의 사고는 정말 존경할 만하다.  도시에 비해 불편한 생활을 감당해서가 아니라, 전통사상을 계승하면서 사는 모습이 존경의 대상이다.
- 그래서 
한옥 구조의 생활양식은 바쁘게 생활하는 현대인이 원하는 웰빙의 전형이 될것 같다.
- 전통이 관광자원이 되는 세상이다. 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관광객의 숫자가 기하학적으로 늘어날 것을 예상하고 있다.(현재 체험농촌마을로 지정되어 민박시설이 잘되어 있다.)

'시원한 가을밤,
양동마을 평상에 앉아서
막걸리 한사발하면서
시간여행을 즐겨보시기를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