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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간 도시이야기

상상나라 '남이섬' 방문기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4. 13.

지난달 중순경 녹색창원추진위원회 위원들과 공무원 관계자들과 춘천에 있는 남이섬을 답사하고 왔다. 
4월 1일 재개장을 한 돝섬의 개발방향을 벤치마킹하기 위한 목적으로 갔었다.


                                     ▲ 상상나라 남이섬의 정크아트(Junk Art) 
                            ▲ 남이섬 선착장 : 주중이라 외국인들이 많았다

남이섬 CEO인 강우현의 외모는 시골 촌부처럼 수수한 차림이었지만, 첫인상은 봄볕에 그을린 구릿빛 얼굴 탓인지 야무지게 보였다. 이어진 그의 토론은 시간을 쪼개 쓰려는 듯 거의 달변에 가깝게 속사포처럼 뿜어내었다.
                          ▲ 좌측이 강대표, 서주원 남이섬 환경학교 교장

그의 상상력은 2001년 8월 남이섬에 들어 오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초기단계에 '섬의 개발방향의 전환' 에서부터 다양한 아이디어 발굴이야기, 그리고 발상의 전환을 통한 이벤트들을 소개해 주었다.
남이섬의 개발방향에 있어서 가장 먼저 고민한 것이 기존의 놀고먹고, 마시는 위락시설의 이미지를 변신하고자 하였다고 한다.
대학생들의 MT장소로 음주가무의 대명사로 악명이 높은 곳이라 이대로는 도저히 답이 없다고 판단하고 과감하게 변신을 시도하였다고 한다.
물론 기존의 수익구조 모델을 포기한다는 것이 무모하기는 하였지만 남이섬의 지속가능한 개발전략의 일환으로 일대 재개발의 개념을 “문화와 환경을 어떻게 즐기게 할 것인가?”로 설정하였다고 한다.

청소부터 시작해서 각종 천막을 철거하고, 동물원의 동물을 가둬두고 보는 것은 반 생태적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동물 우리의 빗장을 열어 모든 동물들을 방사한 결과 자연으로 돌아간 동물들도 있고, 지금은 타조와 다람쥐와 청설모만이 섬에 남아있다고 하였다.
기존의 수익원을 포기하는 것은 당시로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으나 걱정은 현실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용단을 내렸다고 한다. 단순한 경영원리로 내세운 것이 새는 돈을 막고, 나가는 구멍을 줄이는 원리를 적용하기 위한 시설 정비시에 있는 자원을 써먹고, 재활용 하자는 극히 친환경적인 개발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하였다.

▲ 재활용 자재로 지어진 친환경 건축물들

다음으로 남이섬의 자연환경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였다고 한다.
주변의 꽃과 나무, 강변의 물안개, 하늘의 별과 달 그리고 바닥에 구르는 돌맹이와 자갈과 같이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을 이야기 꺼리로 만들었다고 한다.
숙소에 티브이를 없애고 대신 이곳에서는 밤에는 별과 달을 보십시오! 라든가,
이 방은 물안개가 환상적인 명소라는 등의 얘기꺼리를 통해 자연환경을 소재로 한 마케팅을 활용하였다고 한다.
그의 직설적인 표현에 의하면 “말로 사기 칠 수 있는 것은 다 써먹었다”고 하였다.

▲ 소주병을 활용한 야간조명, 이슬 정원

그리고 문화마케팅 수단으로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를 불러 모아서 그들에게 작업장을 제공하여 폐품을 활용한 ‘정크아트(Junk Art)'를 만들어 다양한 볼 꺼리를 제공하였다고 한다.
남이섬 선착장에 도착하면 희한한 나무 한그루가 서있다. 눈꽃송이 모양을 자세히 보니 화장품 병을 가지에 뒤집어씌운 모양을 한 나무였다.
그리고 소주병을 역삼각 형태를 한 몇 개의 단을 지어 상록수 같은 모양을 한 나무도 눈에 띄었다. 빈병을 활용한 작품이었다.

 ▲ 소주병, 여성잡지, 화장품병으로 만들어진 각종 조형물

아예 유리공방을 만들어서 소주병을 압착하여 벽 장식재로 사용하기도 하고, 명함 받이 대 사용할 수 있도록 매장에서 팔기도 하였다.


 ▲ 소주병과 폐목을 활용한 실내 인테리어

간벌할 때 나온 통나무를 장군모양의 장승을 만들어 전시하기도 하고, 찌그러진 양은냄비를 활용한 얼굴 조각상과 같이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여 관람객들의 카메라를 쉴 틈 없이 만들었다.


 ▲ 불쏘시게 장군상과 양은냄비 여인상

심지어 죽은 나무를 거꾸로 세워 두거나, 땅에 처박힌 소의 조각상, 건설물 폐자재를 모아 적당하게 구성한 쓰레기 조각공원, 음료 캔을 압축하여 의자받침으로 사용하는 등 역발상을 통한 깜짝쇼를 연출하고 있었다. 


▲ 거꾸로 세워 본 나무와 소

 ▲ 폐자재 조각공원과 캔을 압축한 재생 의자

남이섬에 좋은 것은 없지만, “이런 것도 있네” 라는 반응을 일으키기 위해 끊임없이 상상하고 창조하는 모습이 놀라웠다.


▲ 식당의 메뉴판과 자전거타는 목각인형

심지어 ‘송파 은행나무 길’ 이라는 오솔길은 서울 송파구의 은행나무 단풍잎을 돈을 주고 쓰레기 처리한다는 얘기를 듣고, 구청장과 담판을 지어 무료로 처리 해 줄 터이니 남이섬에 옮겨만 달라고 하였다고 한다.
이 길에 양탄자처럼 푹신하게 깔아서 연인들이 단풍잎 양탄자에서 구르고 던지는 진풍경을 연출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이른 봄에 낙엽을 태워 그윽한 풍경과 냄새를 판다고 한다.
남이섬 CEO인 강우현의 이러한 상상으로 만든 상상나라는 10년 만에 년간 입장객의 수가 27만 명에서 208만 명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겨울연가’의 영향도 있겠지만 약 2만이었던 외국인 입장객 수도 30만 명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 동남아 단체 관광객들의 모습

한 사람의 역발상 경영이,
상상 경영이,
디자인 경영이,
상상놀이가
만들어 낸 결과이다.


  ▲ 고철과 자갈, 통나무와 자전거바퀴에 의한 조형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