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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1. 6. 12:08

게으름의 미학

게으름이란?

여태껏 근면, 성실, 협동이라는 단어는 어릴 적부터 수도 없이 많이 들으면서 성장하였고, 게으르면 빌어먹는다는 말을 통해 나태함에 경을 치는 경우가 많았다.

경제성장기인 육 칠십년대에는 절대 빈곤의 사회여건상 그렇지 않으면 딱 굶어죽기 십상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정서에는 근면이 지고지순한 도덕적 덕목으로 취급되고, 게으름은 거의 경멸에 가까운 감정을 가지고 있다. 게으름으로 인한 폐해는 두말할 나위 없지만, 그러나 근면으로 인한 폐해는 무엇일까?

이러한 발상에서 접근할 수 있는 것이 게으름의 미학이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들은 너무나도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무엇을 위해 그렇게 바쁘게 살아가는지도 모를 정도로 열심히,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현대사회의 가치관 속에서 게으름은 경쟁사회에서 도태된 낙오자 같은 취급을 받게 되며, 이러한 무한경쟁사회에서 항상 열외이거나 아웃사이더 취급을 당하게 된다. 이러한 경쟁구도가 원래의 취지와는 달리 아주 역설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게으름의 미학은 현대사회의 이러한 경쟁적, 속도를 중시하는 메커니즘을 거부하는 가치관으로 우리들의 삶의 방식을 되돌아 볼 수 있게 하는 쉼표의 역할을 할 것이다.



근면의 역사

근면이란 영어 Industry라는 말로서, 산업과 근면을 동시에 의미하는 바와 같이, 서양에서는 산업주의와 근면사상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성서에서도 게으름을 죄악시 하여 잠언에서는 (잠06:06) "게으름뱅이야, 개미에게서 그 사는 모습을 보고 지혜로워 져라"하며 큰 죄악으로 규정하고 있다.

영국의 철학자 러셀은 [게으름에 대한 찬양]에서 역사적으로 볼 때, 과거에는 생산물을 힘으로 빼앗은 지배자들이 생산자들에게 노동의 존엄성이라는 도덕을 강하게 심어줌으로써, 착취구조를 은폐하려 했다고 러셀은 지적하였다.

생산자들의 노동이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지배자들을 지탱시킨다는 사실이 노동의 존엄사상을 통해 가려진 것이라 하였다. 지배자들이 생산자들을 물리적으로 강제하거나 통제하는 것보다 이런 생각들을 주입시키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고 근면사상을 중요시 하였다는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자본이 노동을 지배하게 되는 사상적 근원이 오래전부터 시작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근면의 폐해

 

원칙대로라면 근면을 통해 모두가 잘사는 사회구조가 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분배가 공정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자본가에게 편중되는 모순을 가지고 있다.

한편 산업혁명 이후 사람의 근면을 기계가 대체함으로써 사람의 역할이 점차 줄어지게 되며, 이 역시 자본가들이 경제적 가치만을 최고의 목적으로 추구하기 때문에 거기에서 사람이 배제되고 퇴출되는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이다.

아주 역설적일 이야기로 자본가에 의해 강요된 근면과 산업혁명 이후 기계화로 인한 결과로 노동의 가치의 양극화와 그로 인한 인간 노동력의 배제현상을 초래하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날 청년실업 및 중년 실업자를 양산하는 사회적인 문제로 확산되는 결과가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현대인들의 바쁨 - 일 중독증 사회

 

현대인들은 너무도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바쁨, 즉 근면이 지나쳐 일 중독증에 빠진 사람들을 보라. 일의 목적이 무엇인지? 정작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할 겨를도 없이 바쁘게 살아간다.

진정으로 내게 필요해서 일 하는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뒤쳐진다는 강박관념에 우선 따라하고 보는 것인지, 아님 일에 빠져 있을 때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는 위안감에 빠져 그러는 것인지 모르겠다.

최근 우리사회는 모든 사람들이 미래를 위해서만 살아가는 것 처럼 보인다. 학생들은 좋은 대학가기 위해, 좋은 직장을 구하기 위해 지금의 삶을 송두리째 저당잡히고, 미래를 위해서만 올인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인다.

좋게 보자면 미래지향형으로 볼 수 있지만, 지금의 삶을 소중하지 않으면 미래에도 역시 또 미래를 생각하는 그런 삶의 연속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게으름의 미학

 

과거의 삶과 현대사회의 삶과 비교 하였을 때, 이른바 자동차의 발명으로 많은 사람들이 보행할 때와 자동차의 속도에 의해 절약된 시간은 어디로 간 것일까?
그것으로 인해 우리에게 남겨진 것이 무엇인가?
남은 시간을 여유 있게 한가로이 보내고 있는가? 패스트 후드를 먹음으로 인해서 남겨진 점심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가?

지금 우리의 생활 역시 한 발자욱 비켜서서 남의 모습과 내 모습을 지켜보라, 그러한 게으름의 여유는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것만 충당이 되면 더 이상 욕심 부리지 않고 자기 자신을 일의 속박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결국 세상을 사는 관점에 차이요, 사고의 차이일 것이다.

그래서 게으름의 미학은 자신을 위해 생활하게 하고, 경쟁과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생각할 여유를 주기 때문에 자신의 삶을 더욱 풍요롭고 아름답게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다.

 

Trackback 0 Comment 2
  1. 2009.11.05 09:28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보리볼 2015.02.11 05:51 address edit & del reply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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