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건축가 하싼 화티(Hassan Fathy) - 1
(이 글은 이집트 여행 중 우연히 만났던 하싼 화티의 구르나 마을 경험담이다. 오래 전 일이다. 지금 생각해도 그 우연은 내게 축복이었다. 울렁이는 감격으로 구르나를 둘러본 그 날의 감격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이집트 룩소 지방의 구르나 마을을 건축한 하싼 화티는 이집트 출신의 세계적인 흙 건축가이다.
그는 자본과 관료와 기술전문가의 시각이 아니라 민중 자신의 토착적인 지혜와 창조성이 삶과 문화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믿었던 건축가이다.
하싼 화티는 1900년 3월 23일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서 부유층의 아들로 태어나 18세가 되던 해에 가족을 따라 카이로로 이사했다.
하싼 화티를 연구한 이성아의 논문 『하싼 화티의 건축에 관한 연구』에 의하면 그는 공업 고등학교에서 건축을 공부하였으며 1926년에는 지금의 카이로 대학(University of Cairo)의 전신인 킹 후아드 대학(University of King Fuad)을 졸업했다. 하지만 다른 자료에서는 그가 영국에서 건축을 공부한 것으로 기록되어있다.
처음 4년 동안 카이로의 건축 민원 부서에서 일하다가 1930년부터 1946년까지 카이로 대학의 교수로서 재직하였는데 건축과의 학과장으로서 일하기도 했다.
그는 가난한 이집트 농촌 사람들을 위해 저렴하고 실용적인 집을 지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으며, 그들에게 그들 스스로 집을 지을 수 있도록 가르쳐 준 아프리카와 이슬람 역사에 길이 남는 건축가이다.
이집트 제3왕조 시대의 사제이자 의사이면서 최초의 건축가로 알려져 있는 임호텝(Imhotep) 이래 이집트 최고의 건축가이다.
하싼 화티는 국가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낙후되고 가난한 이집트 농민의 주택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고 믿고 스스로 나섰다. 그는 이것이 건축가로서 충분한 가치를 갖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 그는 흙이라고 하는 토착적 자연환경과 조상 대대로 이어온 건축기술 전통을 이용해 최소한의 비용으로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였다.
1937년에 처음으로 남부 이집트의 주택에 진흙 벽돌을 사용한 디자인을 선보인 하싼 화티는 1945년 구르나 마을 프로젝트를 착수했다.
그는 언제나 소외 받는 이집트 사람들의 건축에 관심울 가졌다.
이런 관심은 그의 저서 『가난한 사람을 위한 건축』(Architecture for the Poor - 1973년 출판)에 잘 나타나 있다.
이 책은 그가 구르나 마을에서 경험한 건축과정을 바탕으로 썼다. 진흙 벽돌의 사용과 전통적인 이집트 건축 기법들을 중심으로 서술되었으며, 이 책으로 그의 작업이 세상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1984년에 국제 건축가 협회에서 금메달(the Gold Medal of the Union of International Architects)을 받기도 한 하싼 화티는 1989년 카이로에서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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