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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03 11:18

중세시대 도읍형태를 재연한 주상복합단지

 파벨라


파벨라의 어원은 우리가 ‘리우’라고 부르는 히오데자네이루의 언덕에 있는 ‘파벨라 브랑까(흰 파벨라 나무)’라는 아름답고 낭만스러운 고유명사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무허가 판자촌이 난무하기 전까지만 해도 히오의 언덕은 탐스런 하얀 꽃을 피우는 콩과식물 파벨라 브랑까로 뒤덮인 아름다운 곳이었다. 꽃동산이던 히오의 해변 언덕이 판자촌으로 탈바꿈하게 된 시기는 대략 1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896년 바이아 주에서 발생한 무정부주의자들의 반란을 평정했던 공화국 군대가 당시 브라질의 수도였던 히오로 철수하여 이 해안 언덕에 하얀 천막을 치고 머물기 시작한 것을 두고 하얀 파벨라 브랑까와 비슷하다 하여 파벨라로 불렀다. 그 이후 도시를 찾아 농촌을 떠난 이농민이 군인들이 떠나고 없는 이 해안 언덕을 삶의 터전으로 삼았는데 그 이후 파벨라는 나무 이름 대신 빈민촌을 뜻하는 보통명사로 굳어지면서 전국으로 퍼졌다는 것이다.


파벨라를 보고 싶다는 여행자의 요구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 택시 운전기사는 파벨라에서 걷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엄살을 떨었다.

때 마침 우리가 찾은 파벨라에는 많은 사람들과 경찰이 웅성이고 있었다. 택시기사는 아마 총기사고가 난 것 같다고 하면서 흔히 있는 일이라고 했다. 순간 덜컥 겁이 나 운전사가 권하는 대로 내리지 않고 천천히 택시로 동네를 돌았다.


여느 빈민촌에서 볼 수 있는 특징들, 더러운 하천, 좁은 골목길, 윗도리를 벗은 아이들과 남자들, 씻지 않은 얼굴, 지저분한 빨래, 꾸리찌바에도 파벨라는 그렇게 형성되어 있었다.


                    

 

두 번째 찾은 파벨라는 ‘빌라 데 오피시오스(Vila de Oficios)’라 불리는 주상복합 주택단지가 있는 곳이었다.

꾸리찌바 시가 빈민의 주택공급과 그들이 일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것으로서 일층에는 가게를, 이층에는 살림집을 넣어 만든 주상복합 건물인데 중세시대의 도읍으로부터 이 프로젝트의 영감을 받아 시행한 것이라 했다. 2층에는 부엌, 목욕탕과 두 개의 침실을 갖춘 40㎡규모의 주택이다.


1990년대 초반부터 건축했다고 하는 이 주상복합단지는 지금도 당시의 건설의도를 잃지 않고 사용되고 있었다.

대출을 이용한 자비 부담이어서 감당할 수 있는 서민들만 입주했다고 하는데 일층 가게의 종류는 제빵, 카펫제작, 전기제품 수리, 자전거 수리, 양복, 미용 등 실제 필요한 가내수공업종의 점포가 들어있었다.


이곳에서는 공동으로 사용하는 전기료와 관리비 등 최소한의 비용만을 지불하면서도 아내와 남편이 같이 일하므로 불필요한 통행수요를 유발치 않는다는 이점까지 있다고 건립목표를 세웠으나 막상 건립 후 모든 것이 뜻한 대로 이루어지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IPPUC의 리아나 벨리쉘리씨의 설명에 의하면 설립초기에는 그들의 생활과 관계없는 주점을 개업했다가 터무니없이 실패한 후 지금의 용도로 바꾸었는데 조금씩 나아진다고 한다.


이를 두고 흠집 내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 계획이 사실상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자이메 레르네르는 이런 지적을 두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모든 문제의 해답을 미리 알려고 하지 않고 실천에 옮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작이 반입니다. 실패하는 것을 두려워하면 안 됩니다. 실패 없이 일을 실천할 수 없듯이, 실패는 창조의 한 부분입니다. 시민들을 통해 알게 되는 도시의 잘못된 점과 시행착오를 꾸준히 고쳐나가는 인내가 필요합니다’



공업단지


1970년대 들어서면서 꾸리찌바는 경제적 혜택을 위한 유일한 희망으로 해외투자를 적극 유치해 공업화를 이루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도시의 남부에 위치한 광활한 지역에 IPPUC의 계획에 의해 1973년부터 공단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이곳을 공업단지로 선택한 이유는 지형, 물, 배수와 풍향을 감안하였고 특히 정유공장과 가깝다는 이유도 작용하였다.


1975년부터 공사가 시작된 이 공업단지는 ‘공단이 하나의 공원이자 정원이어야 한다’는 자이메 레르네르의 생각을 실천에 옮긴 것으로서, 한마디로 ‘자연공원 안의 공업단지’이다.


공단에 입지한 대부분의 회사들은 시가 제공하는 높은 삶과 교통의 질 때문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자료에 의하면 꾸리찌바 공업단지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이 상 파울로의 노동자보다 출퇴근에 3시간이나 적게 소비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는데 이는 1주일에 20시간, 1년에 1,000시간, 연령을 72살로 볼 때 평생으로 치면 9년이나 적게 소비하는 것이다.


       

 

공장 안에는 들어가 보지 못했다. 광활한 지역이라 걸을 수도 없었다. 자동차를 타고 다니다가 때때로 차에서 내려 관찰한 정도다.


예상했던 대로 이곳 공단은 눈에 익은 우리의 공단과 달리 각 공장들이 녹지에 둘러싸여 있었다. 정책도 정책이었겠지만 광활한 토지와 온화한 기후라고 하는 자연조건이 더 큰 가장 큰 원인이 되었던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그 사실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수목으로 담장을 조성한 것이나 기존의 수목을 보호하면서 조성한 공장시설은 바둑판 식의 삭막한 우리 공단과는 많이 비교되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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