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북마산역 자리의 구름다리가 새단장을 하고 있다.
계단과 육교상판에 합성목재를 덧대고, 기존 철재난간도 모두 잘라내어 합성목재로 난간을 설치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원래보다 한결 깔끔해졌다.
구름다리를 단장하는 공사가 한창이다.
하지만 나는 새단장한 모습이 그다지 달갑지 않다.
소중히 숨겨두고 간혹 꺼내보는 무언가를 잃어버린듯한 느낌에 마음 한구석이 허전하다.
나에게 이 구름다리는 어쩌다 한번씩 건널때마다 아련한 옛추억을 떠올려주는 고마운 장치 중의 하나였다.
그 추억은 철길로 인해 끊어진 길을 이어주는 '다리'에서 오는것이 아니라 수없이 지나간 사람들의 발길에 닳고 닳아 자갈이 도드라진 계단판과, 시대를 반영해 다양한 구호가 써 있던 녹슨 아치와, 기성품에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사람의 손길이 담긴 허술한듯 정직한 철재난간 따위에서 온다.
내 기억속에 남아있을 구름다리의 모습
시대에 따라 다양한 구호가 쓰여있던 아치
여기까지는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일 수 있다.
하지만 기존의 것이 못 쓸 정도로 낡은 것이 아니라면 좀 더 필요한 곳에 예산을 쓰는게 효율적이다. 새것도 언젠간 낡는다.
목분과 고분자화합물을 섞어 만든 재료는 얼핏보면 목재와 비슷해 친환경적인 것 처럼 보이지만 친환경적인 인공물이 세상에 있을까?
오히려 덜 반환경적이라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쓸 수 있으면 그대로 쓰는게 가장 친환경적일 것이다.
지난 세월만큼 정겨운 저 계단판을 다시 밟을 수 있을까?
새난간을 세우기 위해 잘려나간 철재난간
또한 이 구름다리는 신세계 백화점 앞이나 석전사거리에 있는 육교와는 분명히 다르다.
삼역 통합으로 삼십여년전에 사라진 북마산역의 유일한 흔적일 뿐 아니라 제대로 된 건널목이 없었던 시절, 임항선으로 단절된 마산의 동과 서를 이어주는 중요한 연결통로로 수십년을 이어왔다.
그리고 상판을 떠받치는 구조물은 철도레일을 휘어만든 보기드문 형식으로 역사적 가치가 충분하다.
어떠한 절차를 거쳐 공사가 진행되었는지 모르겠지만, 다시 생각해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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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 2010.01.19 08:48
정말 기가 막히군요.
지난번 이주영국회의원 정책 토론회 때도, 마산시 담당 국장님께 제발 육교는 고치지 말고 그냥 두자고 말씀드렸는데... 결국 이렇게 되었군요.
참 안타깝습니다.
기차 레일로 만든 저런 육교는 어쩌면 우리나라에 유일한 것일 수도 있는데... 근대문화유산이라는 생각을 전혀 못하는 것이지요. -
서마지기 2010.05.10 20:02
글 올려 주신분이나 그리고 댓글로써 서운함을 나타 내시는 분들께 먼저 지역민의 한사람으로써 감사의 마음을 전합나다, 북마산역에 있는 육교는 일명 구름다리라고 지금까지 불리고 있습니다. 이 육교는 약 40년 전 만들어졌으며 그때 국회의원으로 출마를 했던 한 태일씨가 사비를 투자했다고 지역민은 그렇게 알고 있으며 육교 윗 동네는 교원동으로써 당시 집없는 서민들과(후생주택) 그리고 수재민들을(남영주택) 위해 대지는 시 부지이며 건축물은 개인으로 등재 되어 있었으나 후에 개인에게 불하되었습니다. 처음 당시 한태일 국회의원 후보가 그곳에 전기 가설을 해 주었으며 역시 일명 구름다리(육교)를 건설하였다고 합니다. 한가지 드릴 말씀은 난간대를 없엤다는 것은 원래 제것이 아니었습니다. 몇번 보수및 높낮이 공사도 했습니다. 그리고 비록 옛것이 정겹고 또 한 그대로 보존 가치고 있다고 하지만 노후되어 녹슬고 한 것을 보수하고 덧칠한 것은 도시 미관상과 공원 숲에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합성수지 목재 같은 것은 좀 그렇지만 어쩔 수 없이 박수를 보낼 수 없어도 지켜 봐 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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