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항지 곤권(坤卷)
제1장 개황 일반
마산항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참으로 행복하다.
천지건곤의 영기가 응어리진 무학산을 북에 이고, 수려한 마산만을 남에 안고, 비옥한 지질과 풍부한 맑은 샘 그리고 온화한 날시는 조선 제일을 자랑한다.
<1910년경 원마산(마산포)>
<1920대 신마산 . 우측 상단의 2층 건물이 현 경남대 평생교육원 자리에 있었던 마산부청이다>
신선한 어패류, 맛 나는 소채, 감미로운 창원 쌀, 어느 것이든 저절로 군침이 난다.
봄에는 나물 캐러 가고 벚꽃 밑에서 좋은 술에 취하며, 여름에는 해수욕이나 소풍으로 피서하며 사는 맛을 만끽하고, 가을에는 밝은 달밑에서 악기를 튕기며 노래도 읊고 멋지게 지낸다.
겨울에는 삼한사온이란 날씨 밑에 펼쳐지는 우리의 행복이 그 얼마나 많은가.
이런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것은 결코 우연만은 아닐 것이다.
모두 보호기관이 있으므로 가능하다는 점은 감사하지 않을 수가 없다.
마산항의 서북 켠에 위치하여 동북 방면의 거주민에게는 불만이 많은 마산부청은 조선통독부 밑에 있는 경상남도 내의 하나의 하급기관에 불과한데, 여기에는 서무와 재무과의 두 개의 과로 분리되어 있다.
호적, 민부(民簿), 토목, 위생, 경비 기타 백반의 사무는 서무과가 분담한다.
국세, 지방세, 부세(府稅), 가옥세 및 이것들에 대한 부가세 기타 징수사무는 재무과가 집행, 관리하고 있다.
부(府)의 유지에 관한 매년의 예산은 내지인, 조선인을 통해서 공선(公選)된 자문기관인 부협의회원 14명이 협의해 결정하고 내지인의 교육에 관해서는 별도로 학교조합이 있어 공선된 의원 10명은, 조합관리자를 겸직, 장악하는 마산부윤이 편성한 예산을 토의하고 협정한다.
또한 조선인의 교육에 관해서는 학교비협의회원 10명을 공선시켜 에산을 자문, 의정케 하는 것 이외에도 공자, 맹자를 숭상하는 공맹교(孔孟敎)를 자임하는 유림들이 각출하여 만든 향교의 재산도 관리하고 있다.
현재의 부윤은 대정 11년(1922) 중에 전 부윤 법학사 다카츠 도모야스(高津友保) 씨의 후임으로 온 부산부 이사관이던 데라시마 도시히사(寺島利久) 씨이다.
그 시정방침에는 다소 유감스러운 점은 있으나 진지하고 민첩한 성격으로 열심히 사무를 보는 사람이라 우선은 재원을 함양하고 민도를 높이고 주로 시가지를 아름답게 하자는 데 그 방향이 있는 것 같다.
양계를 장려하고 매실나무, 감나무, 밤나무의 묘목을 배부한다거나 도로를 새로 열거나 개수한다거나 공공우물을 새로 파거나 수리한다거나 가로수를 이식하거나 대합조개를 양식한다는 등등의 그의 포부는 일단 잘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이 글은 창원시정연구원이 2021년에 번역한 『馬山港誌』(1926) 중 61번 째 것이다. 그림은 별도로 삽입하였다. 『馬山港誌』는 일제강점기에 발간된 일본 문헌 중 가장 가치가 높은 책으로 평가 받고 있다. 저자는 앞서 게재한 『馬山繁昌記』와 같은 스와 시로(諏方史郞)이다. 본 포스팅은 비영리를 전제로 창원시정연구원의 양해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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