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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도시이야기

『진해』(1912) - 30. 별장지, 31. 문단

by 운무허정도 2025. 5. 12.

30. 별장지

 

진해의 경승(산이나 물 따위 자연의 모습이 아름다움. 또는 그런 곳)은 일반 인사들이 주지하는 바이다.

경승지가 많을 뿐더러 기후 풍토가 조선에서 유일한 공원이라고 불리우는 마산과 추호도 다름이 없다.

아니 그 이상으로 한난 온도가 적절하다.

유명곡(有明谷, 아리아케다니) 방면의 고지, 경화동 덕산 방면은 어디서도 산과 바다의 아름다움을 아우르고 있지 않는 곳이한 군데도 없고, 물은 맑고 영천(靈泉)도 용출하고 있다.

어쨌든 별장지로서 가장 적당하기에 조선 귀족 중 서너 명과 내지의 부자 등이 별장을 지으려고 제3기 토지대하를 받고 있는 자가 많다.

별장지로서 좋은 것이라 함은 소생이 설명, 서술할 필요 없이 한번 진해풍광에 접한 사람이라면 아는 바라 하겠다.<<<

 

31. 문단

 

진해 문단의 추세를 얘기하기는 시기상조란 감이 있다.

이는 문학사상이 풍부한 이가 적다는 점과 가령 이쪽 방면에 관한 신지식을 지닌 사람이 있다 해도 일상 업무에 쫓기어 여유를 가지며 문학을 논의하고 써가는 시간이 없는 사람이 많기에 부진하다는 것이다.

이는 결코 문학 그 자체의 융성을 기도하기가 불가능하다든지 또한 그런 사람이 모자란다고 단언하는 것은 아니다.

당면의 인물로서 후카마치(深町), 소노다(園田), 사이토(斎藤) 다카하시(高橋), 오지마(尾島), 나카야마(中山), 오다(小田), 하시모토(橋本), 고마다(駒田), 후지이(藤井) 등이며 기타 문학취미를 가진, 숨어있는 많은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일의대수(一衣帶水, 한 줄기의 띠처럼 좁은 냇물이나 강물 하나를 사이에 둔 것과 같이 매우 가까운 거리에 있는 것을 비유하는 말)인 마산에도 문단의 명망 있는 별들이 많다.

진해 문단의 추세를 얘기할 때에는 마산의 문단과 대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마산의 그것은 진해 문단에 비해 제법 융성하다.

여러 명칭 아래 한 달에 몇 번이나 모임이 열리고 있다.

그리고 많은 작품이 발표되어 연찬에 게으름이 없는 듯하다.

당지도 마산 못지 않게 사람들이 겨루어 문예 취미를 고취하는데 노력하고 선명한 기치를 세워야만 된다고 생각한다.

근래 동호자끼리 하이쿠(俳句, 일본의 5.7.5X31() 17()으로 되는 단형 시) 모임을 일으켜 이 세계의 융성을 기하자는 논의가 일고 있다고 듣는다.

 

반드시 문예 취미 고취에 보탬이 될 모임을 일으켜 활발히 연구해 주었으면 한다.

만약 선각자들이 진력해 훌륭한 문예 모임이 탄생한다면 신파든 구파든 관계없이 유치토록 했으면 좋겠다.

마음에 드니 안 드느니 하는 자세는 삼가야 할 것이며 그렇게 구는 것은 문단을 융성하게 하기에 장애가 되기 때문이다.

좌우지간 당지 문단은 가까운 장래에 융성해질 것이라 믿는다.<<<

 

이 글은 2022년 창원시정연구원이 1910년대와 20년대 진해의 모습을 담은 세 권의 책을 번역하여 하나로 묶어 낸 지역사발굴연구 교양총서 3권 근대 문헌 속 진해』 중 진해』 부분이다. 1912년 출간되었으며 저자는 스기야마 만타(杉山萬太)이다본 포스팅은 비영리를 전제로 창원시정연구원의 양해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