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과 진해만(馬山と鎭海灣) - 제1장 「마산」 - 2. 제1절 총설-1
히라이 아야오(平井斌夫), 구누기 마사지(九貫政二) 공저(共著) / 조선 마산 하마다신문점(濱田新聞店) 명치 44년(1911) 12월 5일 발행
서설(序說)
왕년에 일본과 러시아가 한반도에서 그 패권을 다투었을 때, 전략상의 유일한 요충지로서 서로가 그 획득에 부심하였고 그 성패는 양국의 군사적인 지위에 결승적(決勝的인) 운명을 가져다줄 관건으로 부상하여 양국 항쟁의 중심점이 되었던, 마침내 일본의 승리로 귀결된 바로 그곳이 한남(韓南)의 이곳 마산이 아니었는가.
러일전쟁 때, 연합함대 사령관인 도고(東郷) 대장이 근거지로 삼아 제국해군의 늠름함을 세계에 보이며, 러시아의 견동함대(遣東艦隊)가 쇄도할 때, 황국의 흥폐는 이 일전에 달렸다고 한, 천고불멸의 유명한 신호를 발신한 곳도 이곳 진해만의 일각이 아니었나.
그 후 비는 그치고 바람도 자 지금은 푸르른 하늘 아래 우리의 오래된 화근(禍根)이었던 계림팔도(鷄林八道) 모두가 왕화(王化)의 은혜가 베풀어지는 곳이 되었던 바, 국시(國是) 수행에도 새 경지를 보이게 되었음이 감개무량하다. 아울러 소생이 지금 그 역사적으로 유명한 곳을 소개하려고 많은 이들과 소통하는 기회를 얻었으니 진심으로 통쾌하기 짝이 없는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
최근 일본은 도도한 인구증가 추세를 보이면서 선토내지(鮮土内地)에 이민(移民)이란 격류(激流)를 보내는 한편에 반도 내지의 개발은 날로 진척을 보기에 이르렀다.
이 대세를 타고 신천지에서 자기 운명을 개척하여 또한 국가의 진운(進運)에 이바지하고자 함은 유위사(有爲士)의 진정한 기쁜 임무가 아니고 무엇이랴.
원래 조선 땅은 온대에 위치한다 해도 조류(潮流) 관계, 산림이 적은 점, 수증기 부족 기타의 이유로 한서기(寒暑期)가 내지(內地)에 비교해 더 현저한 동시에 한서(寒暑)의 기온 차는 반드시 위도의 고저에 정비례하는 것이 아닌 점이 있다.
이와 같은 풍토에 있으면서 남선(南鮮) 일대는 비교적 기후가 온순하다고 하고 그중에서도 마산 부근은 가장 쾌적하다는 평이 있다. 겨울의 따스함, 여름의 시원함은 심신의 보양에 아주 좋은 데다가 경치도 근사하고 봄에는 꽃, 가을에는 달도 아주 볼만한 것들이다. 풍토상에서 본다면 조선 전역에서 마산에 비길 만한 곳이 없음은 뭇사람의 일치하는 말이다.
제1절 총설(總說)
마산은 경상남도 남해안 중앙부에 있다. 동경 128도 33분 30초, 북위 35도 11분 25초, 진해만 연안의 한 요지로서 가장 경치 좋은 곳에 자리잡아 천연의 양항만(良港灣)을 이루고 있으며 이곳을 마산만이라 칭한다. 월영도(月影島)를 눈앞에 두며 부도수도(釜島水道) 9해리 거리를 두고 진해만과 이어지고 있다.
진해만은 허다한 섬들을 외양의 보루로 삼아 만내의 잔잔함은 거울 같고, 그 넓은 해면에는 일본의 모든 함대도 정박시킬 수가 있을 것이다.
마산 시가지 뒤쪽에는 무학(舞鶴), 반룡(盤龍), 장군(將軍) 등의 여러 산이 있어 시가지는 해면을 향한 경사지에 자리한다. 집들이 즐비하게 남북으로 이어져 길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정(町) 거리에 구마산이 있으며 창원가도(昌原街道)에 위치해 인가가 조밀하고 해변에는 선인(鮮人) 가게들이 많이 들어서 있다. 내지인(內地人)도 그 속에 섞여 살며 선박 화물의 운송이 많아 인파가 몰린다. 양지(兩地) 사이에는 철도용지, 군용지라는 광대한 지역을 두고 있으나 양지 발전의 여세(餘勢)는, 멀지 않아 그 시가가 이어질 수밖에 없을 만큼 성황을 이루고 있다.
마산은 옛적에 진국(辰國)의 한낱 작은 마을에 불과했다. 사적(事蹟)을 고사(考查)할 때 참고할 만한 문서 등도 없다. 원래 옛적에 현재의 황해도, 함경도 및 만주 성경성(盛京省)과 길림성(吉林省)의 일부를 합쳐 진국이라 부른 것이다.
우리 진무(神武) 천황이 즉위한 기원전 430년, 중국의 은나라 주왕(紂王)이 대사(大師)인 기자(箕子)를 조선에 책봉했을 적에는 진국은 거의 무인지경(無人之境)이었다.
그 후 시세의 변천에 따라 점차 발전의 도정을 향했으나 그래도 근년에 이르기까지는 연해의 한 어촌에 불과했다. 그러다가 최근 형세는 급전직하로 변해 명치 32년(1899) 5월 1일에 마산이 개항되자, 세관이 들어서며 내지인의 이주도 점점 늘어나 제반 설비도 갖추게 되니 동년 5월 23일에는 부산영사관 분관의 설치를 보게 되었다.
이어서 동년 11월 16일에 우편국이 개설되고 거류민의 자치기관으로서 거류민회(居留民會)란 조직도 생김으로써 비로소 질서가 조금 가다듬어진 것이다. 그 후 일한보호조약이 체결되다가 병합이 단행되어 당 지의 형세도 이에 따라 더욱 진전할 추세가 현저해진 것이다.
이 땅은 소위 마산각국거류지에 속하는 지역이며 마산부청(馬山府廳) 관내의 중심이다. 해당 거류지는 명치 35년(1902)에, 당시의 영사 사카타 주지로(坂田重次郞), 거류민회 이사 센고쿠 간쿠로(仙石勘九郞), 하자마(迫間) 지점 지배인 히로시 세이조(弘清三) 등 제씨의 알선에 의해 설정되어 이후 이곳을 신시(新市)라고 부르게 되었다.

그 후 인구증가 따라 우편물 배달, 경찰의 호구 조사상 동네 이름을 지을 필요를 느껴 명치 41년(1908) 4월에 각국거류지회 회두 미마스 구메키치(三增久米吉), 거류민단장 마에다 에이이치(前田榮一), 경찰서장 미야가와 다케유키(宮川武行), 우편국장 도조 겐타로(東條源太郞), 기타 민단의원 유지자들이 협의해 동내마다 가명(佳名)을 붙여 현재의 시가를 형성했다.
총면적은 16만 3,608평에 이르러 토지를 1등지와 2등지로 나누고 1등지는 주로 해안에 근접한 상업지로서 적절하기 때문에 당 지의 발전에 따라 상점용 가옥을 지으려는 자가 속출해 현재 그 6할이 충당하게 되었는데 2등지에 관해서는 비교적으로 해안에서 떨어진 부분에 속하므로 또한 자연의 지형상 현재로서는 아직 상업에 걸맞은 곳이 아니기에 그 건물은 주로 관아의 주택 등에 한정되어 아직 충분히 충당되지 못했다.
일반토지는 경작 등에 사용하기를 허가하지 않아 주택용 용지로 취급되어 있다. 가옥 건축은 위험하고 불타기 쉬운 건물을 허가하지 않아 불완전한 건물을 피하고 있다.
구마산에 관해서도 역시 과거의 사적에 관해서는 도무지 자료를 찾을 수가 없다. 옛날 합포군의 한 항구로서 분에이고안의 양역(兩役)의 두 전쟁 때 몽고군의 병영이 있었던 곳이며, 일본에 습래(襲來)한 대군이 출범한 역사상으로 유명한 곳이다. 양 전쟁이 몽고의 패배로 끝나자 합포란 이름이 좋지 않다고 해 둘러싼 성벽 같은 한 작은 산이 마치 말이 드러누운 모습을 닮은 점을 감안하여 오산(午山)이라고 개칭했다.
그 후 역병의 유행을 보게 되고 나서 다시 개칭해 마산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항내(港內)는 성산(城山), 성호(城湖), 오산(午山), 중성(中城), 동성(東城), 서성(西城)이란 6개 동으로 나뉘며 현재는 선인의 집단지로서 달마다 5자 날을 장날로 해 물자교역을 하느라 근처에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꽤 많아 인파가 쇄도하는 듯하다.
해당 지역은 기후가 아주 순화하며 봄가을과 겨울에는 비도 적고 공기는 항상 건조해 아주 몸에는 좋다. 여름에는 대개 비가 많건만 더위는 참을 만해 더울 때 최고라도 화씨 90도 이하이며 겨울의 엄한 시절에도 화씨 15~16도에서 더 내려가기는 드문 편이다.<<<
이 글은 2024년 창원시정연구원이 근대초기 마산에 대한 세 권의 책과 한 개의 자료를 번역하여 하나로 묶어 낸 지역사발굴연구 교양총서 5권 『개항 및 일제강점기 마산 기록』 중 <마산과 진해만(馬山と鎭海灣)>의 제1장 마산 부분이다. 1911년 출간되었으며 저자는 히라이 아야오(平井斌夫), 구누기 마사지(九貫政二) 두 사람이다. 본 포스팅은 비영리를 전제로 창원시정연구원의 양해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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