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늘의 도시이야기

공간의 재탄생 - 재생 건축 '선유도' 01

by 운무허정도 2018. 3. 8.

울 한강변의 대표적 공원 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곳 중에 선유도가 빠지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원래 거기에 그렇게 있었던 장소로 기억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아직 직접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선유도 공원이 생태공원으로 개관한 것은 2002년 4월 26일, 햇수로 16년째 입니다. 그렇다면 그 이전엔 어땠을까요?

겸재 정선, 선유봉, 1742, 비단에 채색. 출처 - blog.naver.com/pfloyd56/90008180704

 

선유도는 원래 '선유봉' 이라는, 40m 높이의 아담한 바위산 이었습니다. 신선이 노닐던 봉우리 라고 이름이 붙여질 만큼 경치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었다고 합니다. 

 

 한강의 아름다운 경치를 이루는 명소 중의 하나였던 선유봉은 1925년 큰 홍수 이후 한강의 제방을 쌓는 암석채취에 이용되면서 훼손되기 시작했고 1965년에 양화대교가 이곳을 통과하여 건설되었으며, 1978년에 선유 정수장이 세워지면서 안타깝게도 아름답던 옛 모습을 잃게 되었습니다.

선유 수원지 통수식' 1978년 구자춘 당시 서울시장이 참석. 출처 - http://www.fnnews.com/news/

 

선유 정수장은 낡고 오래되기도 하였고, 남양주시에 큰 규모의 강북정수장이 들어서면서 그 기능과 역할이 통폐합되어 2000년에 문을 닫게 됩니다.

 

이에 따라 서울시에서는 ‘새 서울, 우리 한강’ 사업 계획의 하나로 ‘기존의 정수장 시설을 최대한으로 이용하여 쾌적한 문화와 휴식, 관광의 명소로 제공하고, 한강의 역사와 생태를 배울 수 있는 환경 친화적 공원으로 조성한다' 는 지침 아래 ‘선유도공원화사업현상설계’  를 공모하게 되었습니다.


 이 공모전에서 서안 컨소시움(조경설계서안+조성룡도시건축+다산컨설턴트)의 설계안이 당선되었고(1999.12) 그후 8개월간의설계(2000. 8)와 공사(2000. 12 착공)를 거쳐2002년 4월26일 선유도 공원으로 개원하였습니다.



 - 선유도 공원

 

한강 남쪽 양화한강공원 방향, 선유교 아래에서 바라본 선유도 전경


 선유도공원은 폐기된 공장 시설을 재활용한 우리나라 최초의 사례로서 환경 재생 생태 공원이자 ‘물의 공원’ 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선유도는 직접 주차는 할 수 없고 (장애인인 경우에 주차가 가능합니다), 남쪽의 한강 공원 주차장 중 한곳에 주차를 하고 선유교를 통해 걸어서 건너가게 됩니다.

 

서울에서 이정도 규모의 탁 트인 시야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자동차에 익숙해졌던 사람들에게는 조금 불편하다고 생각될 수 있으나 선유교를 걷는 순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곳은 걷는 것이 어울리는 곳이라는 것을요.

선유교에서 바라본 선유도 전경




 선유도공원이 선유정수장 이었던 때와 비교할 수 있도록 비교 평면과 선유정수장 당시 사진을 올려봅니다. 


 

선유 정수장의 모습. 출처 : 선유도 내 선유도이야기관


 

선유정수장과 선유도 공원 비교평면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양화대교를 통해서도 접근할 수 있습니다. 선유도를 통해서 들어오는 것과는 다른 느낌의 첫인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양화대교에서 접근했을 때의 선유도 공원의 모습



 선유교를 통해 접근해서 들어오면, 몇군데서 볼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약품저장탱크 였던 시설들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현재는 관수기계실로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아직은 나뭇가지들이 추운 계절을 벗어나지 못한 모습인데 그래서 오히려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저장탱크와 넝쿨이 어우러져 볼만한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 선유도공원 관리사무소


 아래 사진들은 급속여과지 (수조에 모래와 자갈 등을 담아 물속의 불순물을 걸러내는 여과지 8개소와, 지상 1개층 규모의 시설) 였던 곳을 일부 남기고 수선하여 만들어진 선유도공원 관리사무소의 모습 입니다. 

 





건물 입구에서부터 살펴보면 예전의 모습들, 세월의 흔적들이 지워지지 않고 드러나는 부분들이 보입니다.



 

기존 시설의 콘크리트 상판을 뜯어낸 후 골조를 살려 아래와 같은 주차공간과 기계실로 활용하게 되었습니다.




 


 - 수질정화 정원


 

 아래는 약품침전지를 재활용한 수질정화 정원입니다. 격자로 세워졌던 기존 구조물의 형태를 그대로 살려 걷고 쉬고 바라보는 즐거움이 있는 정원이 만들어졌습니다. 끊임없이 사람들이 걷고 쉬고 대화하며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새로 짓는 공원이었다면 데크 아랫부분과 같은 형태의 구조물이 존재하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대칭이라 하기에도 디자인이라 하기에도 고개가 갸우뚱 해지는 형태를 생각해 내기에도, 설득해 내기에도 어려웠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존재하던 것을 그대로 살려냄으로써 발생하는 소소한 재미가 아닐까요?



 녹슨 배관도 운치있게 느껴지는 것이 저만의 느낌은 아닐 것입니다.




다른 계절일 때의 모습이 궁금해지는, 넓게 보면 아래와 같은 모습의 수질정화원 입니다. 






 - 선유도이야기관


 아래는 송수펌프실 이었던 선유도이야기관 입니다. 첫번째 사진은 펌프실 이었던때의 모습입니다.

 





 

 이곳에서도 역시 옛 구조물이나 낡은 모습, 쓰임이 끝난 장비 들이 남아있는 곳이 많습니다.








 아래와 같이 옛 모습을 ‘전시’ 를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호기심과 시선을 많이 받는 쪽은 이러한 방식인 듯 싶었습니다.




 

 선유도 이야기관을 나서면 녹색 기둥의 정원을 만나게 됩니다.

정수지의 콘크리트 상판 지붕을 들어내고 기둥만을 남겨서 자연과 함께하도록 한 이 정원은 선유도의 대표 얼굴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카메라 속에 담겼고, 담기고 있었습니다. 



 - 공간의 재탄생 - 재생 건축 '선유도' 02 로 이어집니다.



<이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