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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나5

걸작 - 이집트 룩소르 구르나 마을 - 4 구르나 마을이야기 - 2 《극장》 극장은 아름다운 내부공간과 무대를 가지고 있었다. 햇빛을 가리기 위해 담쟁이가 덥혀있었다는 객석 회랑 목조 파고라 위의 담쟁이는 이미 찾아볼 수 없었지만 흙으로 빚어진 구조물은 모두 원형대로 보존되어 있었다. 하싼 화티는 이 극장을 일러 그리스식과 엘리자베드시대풍의 중간 정도라고 했다. 극장은 지붕이 없는 사다리꼴의 공간이었는데 가장 긴 쪽에 무대가 있고 나머지 삼면에 관객을 위한 계단식 좌석이 있으며 원형무대가 있었던 중앙부는 별 표식 없이 텅 비어 있었다. 무대는 단순한 형태의 1m 높이에 폭 10여m 크기로 돌로 만들어졌으며 천정이 열려있었다. 무대에는 고정된 두 개의 장식이 있는데 관객 쪽에서 볼 때 왼쪽의 계단은 길을 나타내며 오른쪽의 시설물은 내부 또는 정원을.. 2018. 9. 24.
걸작 - 이집트 룩소르 구르나 마을 - 3 구르나 마을 이야기 - 1 일행이 나일강변에 자리한 경관 좋은 호텔에서 휴식을 취하던 오후. 안내자와 함께 조그만 배를 타고 나일강을 건너 구르나 마을로 향했다. 구르나 마을을 찾을 수 있었던 것은 현지 안내자 덕분이었다. 그는 내가 제시한 구르나 마을의 전경 사진을 보자 자신이 그 마을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마을 입구에는 ‘Hassan Fathy Culture Place’라는 입간판이 서있었지만 그 앞을 지나는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지는 못했다. 마을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회교사원 앞에 이르자 관리자로 보이는 한 사내가 나왔다. 키가 컸으며 순한 얼굴의 소유자였다. 그는 자신이 건물을 안내하겠다고 하면서 선뜻 앞서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오래 동안 흠모 했던 대 건축가의 작품을 직접 보고 만진다는.. 2018. 9. 17.
걸작 - 이집트 룩소르 구르나 마을 - 2 위대한 건축가 하싼 화티(Hassan Fathy) - 2 하싼 화티가 구르나 마을을 건설할 1940년대 중반, 그 당시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고 있던 이집트는 서양식 건축이 판을 치고 전통적인 이집트 양식의 건물들은 사라져가고 있었다. 이들 서양식 건축은 이집트에서 흔한 흙 대신에 시멘트를 사용하였다.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싼 건축비를 감당 할 수 없었고, 서양식 공사를 할 수 있는 숙련공도 모자랐다. 콘크리트 건물은 단열성이 낮아 이집트의 기후조건에 전혀 맞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그쪽으로만 몰렸다. 이러한 상황에서 하싼 화티가 이집트의 가난한 사람을 위해 도전장을 냈다. 그는 햇볕에 말린 진흙 벽돌과 나무, 갈대 등을 사용하여 직접 하나의 마을을 건설하고 세계와 이집트인들에게 자신의 주장을 증명해 .. 2018. 9. 10.
걸작 - 이집트 룩소르 구르나 마을 - 1 위대한 건축가 하싼 화티(Hassan Fathy) - 1 (이 글은 이집트 여행 중 우연히 만났던 하싼 화티의 구르나 마을 경험담이다. 오래 전 일이다. 지금 생각해도 그 우연은 내게 축복이었다. 울렁이는 감격으로 구르나를 둘러본 그 날의 감격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이집트 룩소 지방의 구르나 마을을 건축한 하싼 화티는 이집트 출신의 세계적인 흙 건축가이다. 그는 자본과 관료와 기술전문가의 시각이 아니라 민중 자신의 토착적인 지혜와 창조성이 삶과 문화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믿었던 건축가이다. 하싼 화티는 1900년 3월 23일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서 부유층의 아들로 태어나 18세가 되던 해에 가족을 따라 카이로로 이사했다. 하싼 화티를 연구한 이성아의 논문 『하싼 화티의 건축에 관한 연구』에 의하.. 2018. 9. 3.
건축가 정기용과 '진해 기적의 도서관' 한가위 즐겁게 보내십시오! ^^ 며칠 전, 어린이전용도서관인 '진해 기적의 도서관'에 다녀왔습니다. MBC '느낌표'가 탄생시킨 '기적의 도서관'에 대해서는 설명이 필요 없을 겁니다. 시민단체에서 주관한 도시문제토론회 당일, 진해도시를 좀 더 이해하기 위해 이곳 저곳을 살피다가 도서관에 들렀습니다. 건물도 훌륭했지만 건물보다 더 나를 놀라게 한 것은 이 작은 도서관이 사용되고 있는 현장이었습니다. 도서관 내부에 흐르는 짙은 사람냄새에 놀랐습니다. 책을 읽는 아이의 모습과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어머니의 모습을 너무 오랜만에 보았습니다. 낡은 흑백사진처럼 기억에만 남아 있는 이 당연하고도 자연스러운 장면을 '기적의 도서관'에서 오랜만에 보았습니다. 아이들은 아무 생각 없이 컴퓨터와 TV 앞에만 앉았는 줄 .. 2010. 9.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