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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도시이야기

마산항지(1926년) - 37 - 건권(乾卷) / 제7장 동포발전사

by 운무허정도 2023. 2. 20.

제7장 동포발전사

 

13. 축첩회(祝捷會)와 철도개통식

해전 대첩 축하회는 6월 1일 개최될 예정이었는데 마산 철도선의 공사가 거의 완료되어 6일에 거행할 개통식과 합동으로 하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이 있어 미우라 영사는 이를 수락하고 회장을 현재의 교마치 3정목 네거리에 있는, 당시의 빈터 풀밭에서 하기로 하고 그 중앙에 좌석 배치를 겸한 여흥 무대로 만들었다.

혼마치에서 들어오는 정문에는 대국기를 교차시켜 게양하고, 거기서 혼마치로를 종관해서 매축 미완성지를 비스듬히 가서 오직 흙바닥 상태인 마산역에 이르는 도로변 양쪽에 등과 깃발을 같이 걸어 놓았다.

개회는 오후 2시로, 미우라 영사는 러일전쟁 개전의 경위를 간단히 얘기하는 식사를 마치고 양 폐하의 만세를 삼창하였고, 도키오 반장은 마산철도의 기공과 결과를 보고한 후 윤해군 만세를 삼창하였다.

이어 건배를 하고 각자 잔을 주고 받을 때 나루토(鳴戶), 로하의 집(露破の家), 모치즈키(望月), 아즈마(吾妻) 등의 요정에서 온 에기들은 사노사부시(さのさ節, 1897년경부터 유행한 속요. 곡명은 하야시고노바(囃子詞)의 사노사(さのさ)에서 유래)란 손춤을 보여주고 술을 따라주기도 했다.

벚꽃 앞에 선 마산의 일본 기생들

 

사노사부시의 가사는 다음과 같다.

“멀리 바라보면 나란히 가는 거리사의 배 마산 앞바다가 자기 것인 양 토지횡령에 낭자한 행위 사노자(그렇대요라는 뜻)

러시아 영사 소코프는 몰래 자복산을 축량해 사카타 영사는 분개해 통렬한 담판 요구했네 사노사

그래서 소코프는 울며 잔다 러시아 눈물 흘리며 이별을 고하에 율구미에 사노사”

이날 밤은 한인 단체도 참가했다. 등롱이나 횃불을 든 성대한 행렬이 거류지에서 마산포까지 이동했고, 마산역에서는 나무술통의 뚜껑을 열어 큰 잔치를 치루고 밤새 놀다가 새벽을 맞게 된 것이었다.

 

14. 저명 인사의 내유(來遊)

철도 개통 후의 마산은 더욱 그 경치가 세상에 널리 알려져 이주민도 점점 증가해 왔다. 여러 대신들은 물론 저명인사들도 많이 와서 마산의 산수를 맛보았다.

야즈(野津), 이토(伊東) 양 원수, 이노우에(井上), 가바야마(樺山) 양 대장, 다카사키 어가(高崎御歌) 소장(所長) 등이 여순 충혼비 제막식 참여 후 귀로에서 다 군사철도를 이용하여 마산에 들르기 때문에 철도반, 영사관, 거류민회의 중요 인물들은 매번 그 송영과 접대에 온톤 바빠진다.

때로는 환영회는 열고 그 자리에서 휘호를 요망하기도 한다.

도고(東鄕) 대장이 내항시에는 관민유지들이 영사관 앞뜰에서 기념촬영을 한 후 모치즈키(望月) 여관에서 환대를 했고 이토(伊藤) 통감 내항시에는 모치즈키여관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환영회를 열었다.

시브사와 에이치(澁澤榮一) 씨에 대한 환대 역시 아주 정중했었다.

어느 연회석에나 애교를 떨고 자리를 즐겁게 한 이들은 모치즈키의 예기 데루코(照子)와 그 여동생 유키요(雪代), 나루토(鳴戶) 여관의 예기 이치마루(一丸)와 두세 명은 각별히 내항 진객의 여정을 달래는데 수완이 뛰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