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유행가
유행가라 해도 그 대부분은 다른 곳에서 유행한 그 흐름을 따르고 있을 뿐인데, 당시에는 현동(縣洞節, 현동노래)이라고 해서 진해에서 나온 조금 기발한 노래가 있다.
다마가와(玉川) 요정(아래 사진이 광고문) 여주인이 지은 것이라는데 자세하게는 모른다.
어쨌든 진해에서 지어진 것이라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노래 가락이 나니와부시(浪花節, 판소리와 같은 구술형식)에서 온 것이라서 비속한 가락임은 면치 못 한다.
한 때는 대유행해서 여느 연회 자리에서도 불려졌다고 한다.
지금이라도 쉽게 노래할 수가 있어서인지 장인(匠人)들 사이에 유행하고 있다.
이 현동노래는 비속한 데가 있어서 고상한 자리에서는 신경 써서 살며시 노래하는 기미가 있음은 마치 하카타부시(博多節, 하카타의 대표적 민요)를 고상한 연회 자리에서 안 부르는 것과 마찬가지다.
바라건대 진해 개항 당초의 산물인 현동노래가 영원히 기억되기를.
단순히 현동노래라 해도 가사는 여러 가지이다.
어느 것이나 첫 절을 부르고 나서 계속 다음절에 이어지게 되어 있다고 듣는데 아래에 열기해 본다.
- 항만환(港灣丸, 배의 이름으로 일본어 독음으로는 '고완마루'로 읽음) 타고 마산을 떠나 비봉 보면서 현동 지나서 닿은 곳이야, 재등만. 저기에 보이는 (말하는 투로) 앵곡(鶯谷, 우구이스다니)
- 가는 길은 20간(間) 좌우에는 논과 밭 어렴풋이 보이는 큰 팽나무. 저기는 시가지요. (말하는 투로) 중광소로(中広小路, 나카히로코지)
- 옅은 곳 상앗대를 쓰며 깊은 곳에는 노를 세워 바람에 맡겨 돛을 피네
법화경(法華經) 전8권이라 오른쪽 왼쪽 (말하는 투로) 노를 젓네<<<
이 글은 2022년 창원시정연구원이 1910년대와 20년대 진해의 모습을 담은 세 권의 책을 번역하여 하나로 묶어 낸 지역사발굴연구 교양총서 3권 『근대 문헌 속 진해』 중 『진해』 부분이다. 1912년 출간되었으며 저자는 스기야마 만타(杉山萬太)이다. 본 포스팅은 비영리를 전제로 창원시정연구원의 양해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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