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배우는 도시이야기

도시를 살린 10가지 이야기(2) - 문닫은 양조장을 문화가 숨쉬는 공간으로.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10. 1.
10월1일 오늘. 지명은 들어봤지만 정확이 어디에 있는지 잘모르는 전라남도 곡성군에서  '심청축제'를 연다.
말 그대로 우리가 알고 있는 효녀 '심청이'를 주제로 한 지역축제이다.

지리산에 흘러든 변강쇠와 옹녀의 사랑이야기가 전설로 남아 있는 남원에는 변강쇠 타령을 형상화한 '백장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전국 어느지역을 가더라도 그도시의 자연,인문,도시,역사 할 것 없이 이야기거리가 되는 모든것을 컨텐츠로 개발하여 활용한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역사도시 마산은 신생도시가 가질 수 없는 다양하고 풍부한 컨텐츠를 지니고 있다.
아름다운 해안선을 낀 자연환경과, 마지막황제 순종의 행차길이 고스란히 남아있고, 이백년도 더 지난 구불구불한 골목길들이 그대로 살아있다.

실존하지도 않은 이야기속 인물을 컨텐츠로 개발하여 축제를 열고, 공원을 만들어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활성화를 꾀하는 마당에 우리도시는 좋은 소재들을 마냥 묵혀두고 있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그 중 마산이 가진 이미지 하나. 바로 술이다.
일제시대 부터 마산은 좋은 물맛과 기후를 바탕으로 최고의 술을 만드는 도시로 전국적인 명성을 떨쳤다.
당시 양조장이 밀집해 있던 신마산 지역엔 아직도 당시의 흔적이 남아있다.



문닫은 양조장을 철거하지 않고 문화공간으로 활용한 독일의 '쿨투어 브라우어라이'와 영국 젊은이들이 가장선호하는 최신유행거리로 탈바꿈한 '올드투루먼 브루어리'의 사례를 통해 그들이 근대산업유산 대하는 태도와 어떻게 재생하였는지를 살펴보자.


문화양조장 '쿨투어 브라우어라이'

1842년 처음으로 작은 양조장이 생긴이후 20세기 초까지 이곳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큰 규모의 맥주 양조장으로서 이름을 떨쳤다.  하지만 2차대전 중 맥주생산이 중단되었고 그여파로 인해 1967년에 결국 문을 닫았다.
다행히 건물은 거의 피해를 입지 않았고, 동독시절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들어 다양하고 실험적인 예술활동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1991년 다문화의 중심지를 표방하는 '쿨투어 브라우어라이 주식회사'가 설립되면서 '문화양조장'이라는 이름이 지어졌다.

쿨투어 브라우어라이에서는 문화, 예술, 상업공간, 사무실, 비지니스가 복합적으로 운영된다.
연간 백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곳을 찾고, 지역주민들이 부담없이 이용하고, 인근지역에 문화적인 활기를 불어넣어주는 역할을 한다.

오래되고 낙후된 곳을 다 밀어버리고 무작정 새로 짓는 방식이 아니라, 역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그 자리를 묵묵히 버티며 새로운 상황을 조화롭게 받아들인 방식으로 개발 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영국 젊은이의 최신유행거리 '올드 트루먼 브루어리'

다양한 패션과 독특한 개성이 살아숨쉬는 영국의 올드 트루먼 브루어리.
패션과 쇼핑, 미술전시까지 다양한 복합문화공간이 공존하는 이곳은 최근에 영국의 젊은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최신유행의 거리이다.

원래 이곳은  영국에서 유명한 맥주양조공장이었다.
예전에 낡은 양조장 건물을 부수지 않고 외관을 그대로 살린채 현대인들의 취향에 맞는 가게들이 들어섰다.

'스토리 델리'라는 유기농 레스토랑은 양조장 시절 화물적재장소를 레스토랑으로 개조한 경우이다.
유기농재료로 만든 피자도 인기지만, 독특한 건축구조를 즐기기 위해 오는 경우도 많다.

양조장건물을 재생한 친환경 건축물답게 인테리어 소품들도 친환경소재가 대부분이다.
건물의 외관 뿐만 아니라 의자, 거울등 내부도 재생품을 활용한다.

불과 10년전만 해도 물류차량들만 오가던 곳이 유행의 중심으로 변화한 것. 바로 재생의 힘이다.





안타깝지만 마산의 양조장들은 대부분 사라지고 남아있는 몇 곳도 주택등으로 전용되거나 노후되어 직접 활용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아직 살아있는것을 최대한 활용해 친환경적으로 재생하고 독창적인 스토리을 추가한다면 다양한 공간으로 재탄생할 수 있을것이다.



요즘 일본식 주점에서 마시는 청주가 유행이다.
어딜가나 비슷한 주점의 청주와 옛 청주공장의 모습과 역사가 서린 곳에서 마주한 청주 한 잔.
과연 어느곳이 경쟁력이 있을까?
 
참고.
KBS 환경스페셜. 친환경건축 도시를 살리다.
블로그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