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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도시이야기

항만을 활용하여 성공적인 도시재생을 이룬 독일 '하펜시티'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11. 19.
도시를 바꾼 10가지이야기(9)
수변공간을 활용한 도시재생전략 '하펜시티 프로젝트'

얼마전 가족과 함께 마산항1부두에서 열린 국화축제에 다녀왔습니다.
네살난 딸아이에게 오늘어디갔다왔냐고 물었더니 '바다'라고 답하더군요.
자기딴엔 흐드러진 국화보다 꽃밭사이로 짬짬이 보이는 바다가 더 인상깊었나 봅니다.

저는 통합 후 처음열린 국화축제 행사보다 수십년간 막혀있던 수변공간이 시민들에게 개방되었다는게 더 큰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네살난 아이의 기억에도 강하게 각인될 만큼 바다를 끼고있는 도시에 산다는것은 상당히 매력적인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독일 북부에 함부르크라는 항구도시가 있습니다.
엘베강, 알스터강, 빌레강이 만나는 입지조건으로 큰 항구도시로 성장했지만 경제구조의 변화로 항구관련산업이 몰락하면서, 도심의 기능이 점차 주변으로 이동했습니다.
경쟁력을 잃어버린 도시는 점점 쇠퇴하기 시작하였고 항만공간은 슬럼화 되었습니다.


하지만 낙후된 항만이 도심에 새로운 활력을 주고 도시경쟁력을 높여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작으로 재생이 시작되었습니다.

항만은 대형화나 첨단화도 중요하지만 산업 및 정보시설, 주거, 쇼핑, 문화, 레저 등 모든것을 갖춘 복합 항만으로 발전해야 생존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1996년 '중심항만구역'을 대상으로 국제 디자인 공모전을 개최하였고 함부르크의 건축가인 '볼킨 마르'의 안이 당선되었습니다.
'볼킨 마르'는 항만 유역에 공공 용지의 부지를 설정하고 주거, 사무실, 관광지와 결합력을 높혀 시너지 효과를 내고, 보행자중심의 공공 공간을 네트워크화 하여 주변지역과 연계시키는 마스터 플랜을 제시 했습니다.

이를토대로1998년 12월에 하펜시티 마스터플랜 초안을 마련했으며, 재개발의 밀도, 용도, 홍수방지책, 산업시설, 사회기반시설, 교통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었습니다.
이 사업은 2001년 착수해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장기 프로젝트입니다. 

중요한 점은 함부르크시의 변화되는 여건과 개발수요에 대하여 유연한 적용이 가능하도록 하고, 동시에 도시의 미래지향적 수요를 감당할 수 있도록 계획한 점입니다.

마스터플랜은 항구도시의 기본개념을 유지하면서 공용공간, 특히 바닷가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곳, 커뮤니케이션 장소 등 도시의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는 장소의 디자인을 독창적이고 매력적으로 구성했습니다.


하펜시티의 수변공간의 도시재생요소를 살펴보면,
한 건물내에 주거와 사무공간, 레저, 문화공간, 교육이 복합적으로 이루어지고, 건물과 수변 공간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형태의 구조를 가지고, 여러지역과 연계하기 위해 체계적인 교통기반 시설과 보행자 및 자전거를 배려한 여러가지 길을 조성했습니다.

수변에는 광장을 조성하여 어디서든 바다를 감상할수 있도록 오픈 스페이스를 만들었고, 상징적인 건물을 통해 침체된 도시의 이미지를 향상시키고 동시에 장소 마케팅의 기회로 이용했습니다.

또한 현상설계를 통하여 도시의 다양성을 추구하고, 공공 공간의 디자인, 건물의 높이 , 재료, 스캐일 등에 대한 세심한 지침을 마련했습니다.
더불어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최근 가포신항의 활용방안에 대해 이런저런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펜시티 프로젝트'에 소요되는 25년의 기간은 사람의 일생에 빗대면 길지만 도시의 역사에선 한 순간일 수 있습니다. 창동이나 오동동 거리를 걸어보면 25년 전과 달라진것은 간판외에 별로 없습니다.

하펜시티의 사례처럼 항만을 통해 도시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충분히 토론한뒤 장기적이고 유연한 마스터플랜을 만들어야 할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