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전 진해소사마을 '김씨박물관' 김현철관장님이 책을 한권 건네 주었다. 자기는 일본말도 잘 모르고, 신선생이 진해에 관심이 많으니 보라고 준 일본책의 제목은 <ぁる日韓歷史の旅>이였다. 책의 출판연도는 1993년이며, 출판사는 朝日選書에서 문고집판으로 622번에 해당되는 책이었다. 작가는 竹中友康이라는 사람으로, 군항도시의 역사를 정리하기 위해서 직접 진해에 방문하여 자료를 수집하여 일제강점시기의 진해역사를 정리한 책이었다. 나 역시 일본어를 잘 모르지만 대충 보면서 눈에 띄는 건물이 하나있어서 소개를 하고자 한다. 현재에 진해 천리교 교당으로 사용되고 있는 德丸觀音(덕환관음)본당과 '진해 대화재'에 관한 사건을 소개하고자 한다.
● 화재의 발단은 지금으로부터 82년전인 1930년 3월 10일 오후2시였다. 이 날은 일본육군기념일로 조선진해요항부단공장(鎭海要港部段工場)에서 진해요항사령부가 주관하는 육군기념축화회를 개최하면서, 군사영화를 관내 학생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상영하던 중 일어난 화재였다. 당시 진해공립심상고등보통학교 소학년생 54명과 보호자 3명, 그리고 유아47명이 참사로 사망하고, 중경상자가 백여명 발생한 대화재였다. 당시에 250여명이 관람한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대화재였음을 알 수 있다. 당시 일본의 대판매일신문(大阪每日新聞)에 기사화 될 정도 엄청난 사건이었다.
● 덕환관음은 당시 화재로 인한 희생자 107명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百七靈供養之塔>을 <陸軍大將伯爵東鄕平八郞書>육군대장의 이름으로 추모비를 덕환관음에 세웠다고 한다. 이 비석은 현재 덕환관음사 경내에 있다고 훼손이 심해서 옮겨져 있다고 한다.
(전면부와 좌측면의 증축부분만 철거하면 원형을 살릴 수 있는 상태이다.)
● 덕환관음사의 건축적 가치는 복원하고 관리하기에 따라서 무궁무진하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남아있다는 일본식 사찰은 군산에 있는 동국사이다. 일제강제합병(1910년) 이후 일제치하(36년)에서 전국에 일본식 사찰이 500여 개가 만들어졌으나, 모두 없어지고 유일하게 남은 것이 군산의 동국사(주지: 종명스님)라고 한다. 그런데 진해에 근대기에 역사적 사건의 애환을 오롯히 안고 있는 덕환관음사가 있다. 건축적인 특징을 보자면 일본식 사찰 특유의 공포(처마의 목구조장식)의 디테일이 원형그대로 잘 남아있다. 단지 아쉬운 것은 개보수로 인해 본래의 원형이 훼손된 상태이긴 하지만, 잘 복원만 한다면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일본식사찰 2호로서의 가치를 부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군산의 동국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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