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허정도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마지막 강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게 헤어지는 ‘마지막 인사’를 다룬 책입니다.
췌장암으로 시한부 생을 선고받은 카네기멜론대학 교수 랜디 포시가 그의 동료교수와 학생들 앞에서 한 ‘마지막 강의’입니다.
그것은 세 아이의 아버지이자 한 여자의 남편으로서 자신의 가족에게 남긴 ‘마지막 인사’이기도 합니다.
아내와 아이들과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 줄로 믿고 있었던 한 남자가, 남은 인생이 고작 몇 달 밖에 없다는 현실 앞에서 죽음을 준비하는, 그 기막힌 심경이 이 책에 고스란히 녹아있습니다.
자신이 강의하던 대학강단에서 ‘마지막 강의’를 하겠다고 했을 때 아내 재이가 반대합니다. 이 때 랜드 포시는
“내 아이들이 다 자란 후에 분명 한 번쯤은 아버지란 존재에 대해 마음 시리도록 절실하게 돌아보는 시간이 오게 될 거야. 나의 아버지는 누구였을까? 어떤 사람이었을까? 그 때 이 강의가 어쩌면 아이들에게 답이 되어 줄 수도 있어.”
이렇게 그는 ‘마지막 강의’가 자신의 세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고 밝힙니다.
포시 교수의 ‘강의’ 중 첫 말입니다.
“여러분, 내 간에 약 열 개의 종양이 있습니다. 의사들은 석 달에서 여섯 달 정도 살 수 있을 거라고 했는데 그 말을 들은 지 벌써 한 달이 지났으니 계산은 각자 알아서 하시길 바랍니다.”
이렇게 강의는 랜디 포시 교수의 조크로 유쾌하게 웃으면서 시작되었지만 죽음을 앞둔 그의 절박한 심경이 강의에 드러나면서 강연장은 뜨거운 울음바다가 되었습니다.
가장 마음이 쓰렸던 대목은 암이라는 우연 때문에 아버지 없이 살아가야할 자신의 아들과 딸에게 마음써는 부분이었습니다.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 어떤 것도 살아서 곁을 지켜주는 부모를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을.”
“아이들이 자라면서 아버지를 가질 수 없다는 생각은 나를 고통스럽게 한다. 자주, 샤워를 하면서 울 때가 있다.”
절망에 빠진 부부의 이야깁니다.
“우리에게도 힘든 시간들이 있었다. 우리는 자다가 문득 깨어나 같이 울었고, 다시 잠을 청하고, 또 깨어나 흐느껴 울었다……….”
그는 떠났지만 그가 남긴 『마지막 강의』는 힘들게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게 했습니다.
시한부 목숨이 얼마 남지 않은 젊은 가장의 이야긴데도 불구하고 이상하리만치 이 책은 희망을 주었습니다.
※ 책 읽어주는 남자 9월 9일 방송입니다.
방송국으로 책 제목을 묻는 문의 전화가 많았다고 합니다.
마지막 강의 - 랜디 포시.제프리 재슬로 지음, 심은우 옮김/살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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