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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도시이야기

가포신항 준설 말고 해양신도시도 중지해야

by 허정도 2013. 3. 28.

<제 돈이라면 이렇게 할까?>

 

이미 오래 전부터 예측되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났습니다. 마산의 가포신항 문제를 두고 하는 이야깁니다.

양심적인 학자와 전문가, 시민단체에서 가포신항의 경제성 문제는 일찍부터 제기하였습니다. 하지만 사업자와 국토해양부 관료 그리고 옛 마산시의 행정을 책임졌던 분들이 아무 문제가 없다며 뭉개고 넘어갔던 일입니다.

토론회, 간담회 수도 없이 많이 했습니다. 기자회견, 성명서 말할 것도 없고 시청, 국회에 까지 적잖게 뛰어 다녔습니다,

지난 십수년, 가포신항과 해양신도시를 막거나 변경시키기 위해 참 많이도 다녔고 몇해 전에는 해양신도시조정위원회의 책임을 맡아 고민해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가포신항은 아래 사진처럼 되고 말았습니다. 예견되었다고는 하지만 참으로 어처구니 없고 한심합니다.

 

 

이 일 추진했던 사람들, 정말 거짓말 많이 했습니다. 국토해양부, 마산시, 사업자, 전문가 모두 한결같이 말 맞추어가며 거짓말했습니다.

가장 큰 거짓말은 전문가들이 했습니다. 아무리 예측이라지만 해도해도 너무한 거짓말 했습니다. 가포신항만 조성하기만하면 연간 40만 TEU, 즉 하루에 컨테이너 처리 물량 1,100개가 될 것이라고 했으니 말입니다.

이런 거짓말을 확대재생산 시킨 이는 전 마산시장입니다. 2004년 당시 황철곤 시장은 가포신항만 사업이 4조원의 생산유발효과가 있고 4만 명의 고용효과가 있다고 하면서 가포신항만 준공되면 마산이 부자도시가 될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시민들을 현혹했습니다.

시장만 아니라 당시 마산시의 담당국장 정규섭 씨도 공개석상에서 이런 말을 해댔고 이분들과 소통이 잦았던 일부 시민들까지 가세했습니다.

그 뿐 아닙니다. 당시 국토해양부의 가포신항 담당관이었던 권모 씨는 적자가 뻔 한 사업을 왜 하느냐는 질문에 국가개발계획은 그리 허술하게 결정되고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가포신항 계획은 전문가들의 용역결과에 근거하여 개발계획과 규모 등을 결정하여 국가계획에 반영된 사안이다”라고 거침 없이 답했습니다. 이 분, 현 가포신항 상황 듣고 있을텐데 지금은 무슨 말 할지 궁금합니다. 이 분은 5-6년 전에 모 지방항만청장으로 승진해 잘 지네더군요.

적지 않은 사람들이 문제점을 지적하며 염려했지만 이 분들 거짓말은 막무가내였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볼 때 가포신항만 사업은 실패했습니다.

국가든 개인이든 사업이야 실패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문제는 실패했다는 것이 확인된 지금 시점에서 미래를 위해 어떻게 판단하느냐는 겁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두고 보면 나중에는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러니 준설도 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말하는 사람들,,, 정말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자신의 돈으로 하는 사업이라도 그렇게 말할 건지 묻고 싶습니다.

준설해 놓고 나면 배가 들어 올 수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그 말도 옳지 않습니다.

준설은 3만톤 급 선박을 위한 것이고 원래 마산항에는 1만 톤급 규모의 선박이 주로 들어옵니다. 항만 유지가 될만큼 물동량이 있을려면 '물동량 제로'라는 황당한 기사가 나올리 없습니다. 언론 보도대로라면 저 항만의 미래는 이미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말을 그래서 하는 겁니다.

그런 점에서 “나중에는 잘될 지 모르니 계속 가보자”는 말은 심하게 말하면 “냄새로는 모르니 똥인지 된장인지 찍어먹어 봐야 알겠다”라는 말과 같습니다.

개장을 불과 2개월 남겨둔 시점에서 들어올 배가 없는데 계속 투자를 고집하는 상황, 도무지 우리 보통 시민의 머리로는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항만매립지 땅이 항만 외에는 아무 곳에도 사용할 수 없는 땅이라면 그럴 수도 있다고 봅니다. 다른 방법이 없으니까요.

하지만 저 땅은 항만 아니라도 다른 여러 용도로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굳이 실패한 사업인 항만을 고집할 필요가 없는 땅입니다.

지금이라도 다른 용도, 즉 산업용지나 주거용지 혹은 공공용지 등 창원시가 필요로하는 용도로 사용하면 됩니다. 위치 좋고 규모도 25만 평이나 되니 무슨 용도라도 사용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만 되면 수심을 더 깊게 하기 위해 바다 밑 준설할 필요가 없어지고 준설하지 않으면 해양신도시 만들 필요도 없어지니 여러 문제가 동시에 해결될 수 있습니다.

                                         <개장 기다리는 마산가포신항>

 

언론을 통해 여론으로까지 형성되었으니 지금이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습니다.

가포신항 터는 항만용도 취소해 다른 용도로 쓰게 되면 준설하지 않아도 되니 해양신도시도 취소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지금 시점에서 유일한 정답입니다.

그렇게라도 해야 비록 가포해수욕장은 없어졌지만 마산만이라도 살릴 수 있습니다.

자신의 돈 아니라고, 불확실한 미래에 희미한 기대를 걸며 실패한 사업에 계속 헛돈 투자하는 일 중지해야 합니다. 그 돈 모두 국민들이 낸 혈세입니다.

일이 이렇게 되니 지난 일들이 주마등 처럼 지나가네요.

10년 전 쯤, 현 합포구청 6층 회의실에서 있었던 토론회에서 벌어졌던 상황,,, 지금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저와 이인식 환경련 의장이 가포신항만 경제적 없음과 해양신도시의 무모함을 주장했고 사업자와 마산시 정규섭 국장이 가포신항만의 타당성을 주장하는 토론회였습니다. 조직된 청중으로 부터 야유를 받으면서 진행된 토론회였죠. 심지어 토론회 끝난 뒤 이인식 의장은 멱살잡이도 당했습니다. 지금 다시 생각해도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었습니다.

고향 마산을 떠나 창녕 우포에서 생활하고 있는 이인식 의장이 왜 우포에서 그러고 있느냐고 묻는 제 말에 이렇게 답하더군요. "휴,, 그냥 마산에서 좀 떠나 있고 싶어서,,,"

아무튼 그 엉터리 연구, 정부가 맡긴 국책연구소에서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정부는 그 것 들고 와서 가포신항 추진한 거고요. 물론 뒤에서 검은 손이 작용했겠지만. 

가포신항 추진했던 그 분들 지금 무얼 할까요? 국민 세금 탕진시킨 이 분들, 법적 조치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