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5일 창원시의회에서 있었던 「창원도시철도 약이 될까? 독이 될까?」라는 제목으로 시민토론회에서 발표한 내용을 정리해 올리겠습니다.
가능한한 저는 지난 번 포스팅 했던 두 분의 주장과 다른 것을 찾아보려고 애썼습니다.
타당성평가에서 최종안으로 제시된 노선을 직접 왕복 답사하면서 눈으로 확인하면서 문제점이 없는지 살폈습니다. 하지만 타당성평가서의 전체 내용을 못보고 공청회 자료만 볼 수 있어서 어려움이 많았고 따라서 심도 깊은 분석도 불가능했습니다. 이 글은 공청회 때 배포된 타당성평가서에만 근거했습니다.
내용은 정체 현상, 공사비 증액, 자동차 이용객 유입, 수요 예측, 차량 시스템 등 다섯 가지입니다.
-창원 도시철도 타당성 평가 용역에 대한 의견-
○ 정체 현상 문제
교통 정체 현상에 대해서는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지만 여기서는 신호등 문제와 도로상황에 대해 언급하겠습니다.
1) 신호등
최종 검토된 창원의 도시철도는 33.88km입니다. 여기에는 123개소의 신호등이 있습니다. 현재 126개의 신호등이 있었습니다만 뺄 건 빼고 넣을 건 넣고 해서 제 나름대로 최종 확정한 것이 123개소였습니다.
이 중에는 광장형(실제 광장이거나 여러 4개 이상의 도로가 집중된 교차로)이 12개소, 십(十)자형 48개소, 티(T)자형 33개소였습니다. 이들 93개소의 교차로는 좌회전 신호가 있습니다.
좌회전 없이 직진 신호만 있는 일(一)자형 신호, 즉 보행자도로만 있는 곳이 30개소, 모두 123개소에 신호등이 있었습니다.
이 외에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로 적잖게 있었습니다.
다음은 신호등의 종류와 위치를 표시한 그림입니다.
신호등이 123개나 되다보니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 신호등 작동을 도시철도 우선 혹은 도시철도에 맞춰 연동식으로 추진하겠지만 123개 신호등 통과하려면 무리가 따를 것이다.
- 따라서 도시철도 외에 버스·택시·자가용승용차의 교통 혼잡이 일어날 것이다.
- 이를 피하기 위해 촘촘하게 설치된 신호등의 간격을 늘일 경우 해당 지역의 출입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 때문에 전 구간 운행에 소요되는 시간을 재고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타당성 평가서에는 이에 대한 언급이 어디에도 없습니다.
2) 도로 상황
타당성 평가서에 의한 철도노선을 보면 3차선과 4차선이 상당부분 있습니다.
3차선은 마산 육호광장-구 로얄호텔 200m이고
4차선은 창원 가음정동 일대 1.2km, 마산 구 로얄호텔-구 서성동 로타리 1.6km, 마산 경남대 앞-방통대 800m입니다.
그리고 3,4차선은 아니지만 진해 풍호고가차도의 입구와 출구 부분도 문제입니다.
이 구간에서 타 차량 통행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 너무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12개 광장형 교차로에도 교통 정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입니다.
○ 공사비 증액 문제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토목공사 가운데 공사하면서 증액되지 않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물가상승에 의한 자연상승(에스컬레이션) 외에도 이런 저런 사유로 설계변경을 하다 보면 공사비가 처음 계획했던 것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오르게 됩니다. 김해경전철도 공사도, 고속철도 공사도 그랬습니다.
여기서는 당장 눈에 보이는 공사비 증액 요소들만 보겠습니다. 이 글 외에도 증액요소들은 수 없이 많습니다.
1) 서비스차량 공간 확보
300여m에 이르는 마산어시장 인접부분 도로의 폭은 절대 부족합니다. 도시철도가 도로 중앙에 자리 잡게 되면 타 차량 운행 공간, 서비스 차량 공간, 노점상 공간 등이 절대 부족해집니다.
특히 이 구간을 포함한 1.8km의 불종로가 단선 운행 구간이라 만약 정체가 생기면 대기 차량 진입이 불가능해 대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따라서 이 구역에는 미리 도로 폭을 넓히기 위해 도로에 접한 부지를 매입하는 비용 계획을 세워야 하고 이에 따른 추가 공사비도 미리 계산되어야 합니다.
전 구간 서른 곳이 넘는 승차장 일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승차장은 최소 한차선을 차지합니다. 이것은 곧 왕복 3차선을 차지한다는 뜻인데 3·4차선 도로에서는 성립 자체가 불가능하고 설령 4차선 이상이라도 병목현상이 샐길 수 있습니다.
2) 불합리한 노선
기존의 부림시장 구간을 불종로 구간으로 변경한 것은 이용객 편의 측면에서 긍정적인 채택입니다만 불종로 구간 1.8km가 단선으로 운행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이곳 불종로와 어시장은 번잡한 곳입니다. 도로 폭도 좁습니다. 신호등이 있는 횡단보도가 3개(본초당 앞 네거리에 설치되어야할 신호등 포함)이고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가 9개나 있습니다.
이런 번잡한 곳에서 정체가 안 생길 수 없는데, 정체가 생기면 다음 차량이 진입을 못하는 단선 왕복 구간은 너무 비현실적인 계획 같습니다.
따라서 공사 도중에 부림시장 노선 추가공사가 시작될 개연성이 높습니다. 미리 공사비를 증액 시켜 놓아야 합니다.
이 글에서 알 수 있다시피 제가 제기하는 문제들은 전문성을 필요로하는 내용이 아니라 상식적인 내용들입니다.
그렇다면 왜 정체현상 문제와 추가될 비용 문제를 피해 가려고 할까요? 몰라서 그럴까요?
그것은 아마 이 사업에 대한 여론 문제와 비용편익분석(B/C)의 답을 좋게 만들기 위해서일 겁니다.
참고로, 비용편익분석(B/C)이란 어떤 계획을 결정하는데 있어, 그 안을 실현하는데 드는 비용과 그 안으로 얻어지는 편리와 이익을 서로 대비하여 평가함으로써 그 계획안의 실현 여부를 결정하는 방법입니다.
규정 상, 비용편익분석에서 1.0 이하면 사업을 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창원도시철도 타당성평가서에 산정된 창원도시철도의 비용편익분석은 1.05입니다. 공사비가 조금만 높아져도 투입비용이 많아져서 1.0 이하로 떨어지게 되어 있고, 그렇게 되면 이 사업은 못하게 됩니다. 이유는 이 때문이지 싶습니다.
자동차 이용객 유입, 수요 예측, 차량 시스템 문제는 다음에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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