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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도시이야기

김형윤의 <마산야화> - 70. 영미연초의 출현

by 허정도 2016. 1. 25.

70. 영미연초(英美煙草)의 출현

 

1907, 8년 경에 일본서 창설된 영미연초(英美煙草)와 동아연초주식회사는 한국으로 진출.

마산에서 맨 처음으로 선전 판매한 담배는 오본입(五本入) 병정표와 십본입(十本入) 새표, 파이레트(통칭 칼표)와 자전거표.

그 다음으로는 담배가 나올 때마다 이상한 차림을 한 선전 부원들은 나팔과 북을 치며 가두 행진을 하면서 담배를 공짜로 마구 던지기도 했다.

그때만 해도 기다란 연죽(煙竹)에 엽초(葉草)를 즐기는 때라 생활의 여유있는 사람들은 옥()이나 호박 빨뿌리에다가 금박 장식을 한 은삼조동(銀三鳥銅) 담배통을 즐겼으며,

담배는 한때 이름났던 원산초(元山草)가 아니면 충청도산 엽초에다 소주와 꿀물을 뿜어가지고 이것이 습도나 건조의 중간쯤 해서 곱게 접어 그 위에 무게 있는 것으로 눌러 두었다가 지금은 보기 어렵지마는 단()칼의 날을 날카롭게 세워가지고 머리 때가 묻은 목침에 담배를 놓고 실고추처럼 썬다.

이것을 지아미혹은 지사미라고 한다(일어 キザミ刻草의 와전된 말). 꿀과 혹은 재래식 소주를 뿜은 담배 향기는 피우는 사람은 물론 곁에 있는 사람까지 혹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 지사미담배를 만드는 까다로운 절차 때문인지 차츰 권련(卷煙)팬이 늘기 시작하니 연초 회사에서는 상술을 바꾸어 온 갑을 파는 한편 한 가치 씩 팔게 되어 병정표 오본(五本)이 오분(五分) 1전인데 한 푼만 가져도 해갈은 하게 되어 새 담배는 뒤를 이어온 것이 역시 양절(兩切)로서 갓표, 범표, 사자표, 산호주, 칼표(파이레트), 투구표, 자전거표, 구두표, 일본말로 구부(口付, 필터)로서 조일(朝日, 아사히), 부도(敷島, 시끼시마) 등 일본 내의 제품과 꼭 같은 것은 종전까지 있었으며,

별도로 아주 가늘디 가는 구부오십입(口付五十入)으로 로시아가 잠깐 나돌았으며 파고다를 마지막으로 1921년 총독부 연초전매제도 실시로 동회사는 만주대륙으로 진출하고 말았다.

회사의 연고자라 하여 식은(殖銀, 제일은행) 광장의 2층 건물에서 조선인 상대로 하는 포목 도매상 길전익태랑(吉田益太郞)이 초대 전매서 책임자였는데 전매제에서 생산한 담배는 대충 다음과 같다.

피죤(10~12), 카이다(해태 12~15), 송풍(松風, 9), (, 8?), 조일(朝日, 12), 부도(敷島, 15), 마코(5), 장단(壯丹, 52), 흥아(興亞, 10), 베풀(10), 가찌도끼(/10), 미도리(10) 등이고 각연(刻煙)은 장수연(長壽煙)인데 장단(壯丹) 한 가지로 농촌에서만 팔게 하였다.

<조선총부가 제조한 담배 가찌도끼와 장수연 / 군국주의 냄새가 물씬난다>

 

전매제 실시 전에는 현 남성동 천주교회 뒷골목에 연초 도매상으로 그 판로의 범역이 상당하였는데 당시 홍치익 김좌근 양씨가 공동 경영하였다.

다음 점포는 현 시장 동()입구에 자리 잡은 럭키 도매상 자리에 옮겼으며 전 마산 방송국사 입구 우편과 구마산 시장입구의 두 곳에 사제(私製) 담배공장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