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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0. 17. 00:00

김형윤의 <마산야화> - 119. 태운환의 취항

 

119. 태운환(太運丸)의 취항

 

 

바다에 화륜선(火輪船)이 생긴 뒤로 목조 범선이 취급하던 하물과 승객을 거의 아끼던 시절에 마산 앞바다에 하나의 색다른 배가 생겨 일반의 호기심을 자아냈었는데 그게 바로 빡락선’(혹은 똑딱선)이라는 발동선이었다.

 

1912년에 진해(현동)-마산간의 화객(貨客)을 취급하던 배였는데 몸집이 크고 속도가 느릿느릿하게만 보이던 화륜선보다 통탕통탕 성급한 소리를 내며 까불까불 달리는 빨락선에 인기가 집중되었던 것이다.

 

물론 회조업(廻漕業)은 스노우찌(須之內, 수지내)라는 일인이 독점하였으나, 매표는 노천 선착장에서 일인과 조선인 두 사람이 따로따로 출찰(出札)하였다.

 

개업한 이틀째부터 자연히 생기게 되니, 일본 매표구는 파리를 날리는 판이 되고 조선인 매표구는 저가(시장)처럼 붐비기 시작했다.

 

두 매표인 간에 언쟁이 생기고 드디어 난투극까지 벌어지게 되면서부터 매표대행제는 폐지되었다.

 

조선인으로서 일인 회조업소(廻漕業所) 사무원은 있었으나 출장소를 가진 사람은 보지 못하던 때에, 마산의 예만 들어도 일인 업자로서 상기(上記)한 수지내(須之內) 외에 대판고선화물(大坂高船貨物) 취급소로 택산상회 원구(圓口), 신마산에 택산 출장소 외 정기여객선 제1, 2, 3, 천신환 등 굵은 회사들이 있었다.

 

그 당시 조선인으로서 근해 해상권을 가진다는 것은 감히 생각조차 못할 일이었는데, 바로 그 무렵 남해군 창선면 출신 청년 사업가인 김석문(마산보교 7회 졸업)이란 사람이 뜻한 바 있어 해운사업에 착수,

 

일착(一着)으로 마산-통영간 여객선 노선 허가를 얻어 ××(××, 선명, 톤수 망각)을 구입, 개업하자 여태까지 일인 업자들의 횡포와 오만한 태도를 참아왔던 조신인의 비분이 일시에 폭발, 환희 갈채를 아끼지 않은 것은 시대의 속일 수 없는 당연한 현상이 아닐 수 없었다.

 

그리하여 사업이 날로 확대되자 선주 김석문은 직접 일본의 조선소에 의뢰, 호화 신예(新銳)의 여객선 태운환(太運丸)’을 입수, 통영 거제의 앞바다에서 만함식(滿艦飾)으로 처녀운항의 진주식을 가졌다.

 

그 뒤론 한 사람의 조선인도 일인 정기선을 이용하지 않았으며 아무리 용건이 화급해도 선발하는 일인선(日人船)을 탄다는 것은 어림도 없었다.

 

사업이 날로 기울어가는 일인 업자는 궁한 대책으로 승객들에게 담배와 타올을 선사하고 선임을 인하하는 등 만단의 친절을 베풀었으나 손님들은 염담부동(恬淡不動)하여 궁지를 헤매고 있을 때 아주 불행한 해상사고가 발생했다.

 

해상 대참변

 

19433월 경 역시 마()-()간 정기여객선인 스미레마루’(승객수 및 톤수 등 미상)가 오후 1시경 통영을 출발, 마산으로 오던 도중 창원군 구산면 설진포(設津浦) 목전에서 돌연 선체가 오른쪽으로 기울자 당황한 승객들이 우왕좌왕 함과 동시 선체는 왼쪽으로 기울어 침몰의 운명은 결정적이었다는 것이다.

 

그것을 재빠르게 직감한 갑판 위에 있던 고창열(수영선수)이라는 승객은 있는 힘을 다하여 3미터 아래의 해상으로 다이빙하였다는데 잠시 후 그가 뒤돌아보았을 때는 커다란 선체가 저부(低部)만 드러낸 채 서서히 침몰 중이었다는 것이다.

 

생환한 승객 고창렬의 이야기론 승객 수는 약 400여 명에 사망자는 반수인 듯 하다고 했다는 것이다. 비극을 치른 기선회사는 그 사건으로 인해 재기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알려졌었다.<<<

 

 

<마산-통영간 정기여객선 스미레마루가 침몰한 구산면 설진포(設津浦)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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