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 신간회(新幹會)
3·1운동이란 약소민족 해방의 봉화가 계림팔도에 팽배함에 이어, 일본 여러 곳 대, 소 전문학교의 유학생들은 어느덧 사회주의 사상에 침투되어 그 격랑은 드디어 극동 전역을 석권하는 판도가 되었다.
순순하고 열렬한 민족주의자의 단일 전선에 ‘소비에트 러시아’의 국제 공산당은 대한민국 독립운동의 지하 근거지로 발화시켜, 이 불꽃으로 민족 전선에서 속속 이탈하게 되었는데, 예를 들면 ‘이루스쿡크’파 여운형의 고려 공산당 같은 것이며, 내지에서도 이들 수배(數倍)의 선풍이 농민운동, 노동조합 부녀동맹, 청년동맹 심지어 소년소녀동맹, 독서회 등 수십 개의 관계 단체에도 휘몰아쳤다.
때가 소비에트의 ‘콤민테룬’의 지령에 움직이고 있는 때라, 민족주의라는 보수적 고첩(孤疊)에 고민하고 있는 진영은 그렇지 않아도 호시탐탐하고 있는 공산계에서는 민족진영에서 대동단결하자 비합법 통일정당이며 표현기관이다 하여 갖은 미소(媚笑)와 추태를 던져 오므로 이 기회를 놓칠세라 드디어는 1927년(소화2) 신간회라는 기상천외의 기형아가 고고의 소리를 울렸다.
민족 전체-대동단결-정신 총집중 운동-이라는 거대한 권위체라는 것이 나타나자 대세를 판가름 못하는 눈 어둔 유상무상(有像無像)들은 너도나도 솔선하여 신간회로 질주했다. 혹자는 신간탕(新幹湯)이라고 야유하기도 하였다.
그들이 무엇보다도 항일 민족통일전선 연합정신에 기간을 두고 다음 5대 정책을 내세웠다. ① 조선인의 착취기관 철폐, ② 이민 정책 반대, ③ 조선본위 교육실시, ④ 조선어 교육실시, ⑤ 과학사상 연구 자유 등인데,
마산에서는 당시 민족주의-우국 일변도로 숭앙을 받던 창산(蒼山) 이영재, 허당 명도석, 일파 김용환, 객원으로 김형철 등, 사회주의자로서 김형두, 김명규, 손문기, 이주만 등 기라성같은 인물들인데 이 중에 손문기는 처음 이론(異論)도 하고 논쟁도 하였으나 결국 흡수되어 대체로 무난히 결성되었다.
여기에 시종 그들의 합작과 대동단결이란 것이 어부지리가 되고 말 것이라고 단언하고, 반대한 것은 새벽 하늘에 별과 같이 몇 사람 안 되는 무정부주의자들뿐이었는데, 처음부터 사회주의계의 잠식수단(蚕食手段)을 경계하지 못한 민족진영은 광주학생 사건을 전후하여 서울 조선극장 내 김무삼(金武森) 사건 배후를 예(銳)히 검색한 결과 신간회 온상 깊숙히 ML당이란 가공할 비밀결사가 노출됨과 아울러 1931년에 해산되고 말았다.
이것은 마산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전국적으로 동일한 사회주의자들의 음모의 화신이란 것을 인식하지 못한 우매한 민족진영 전체가 어이없이 도괴된 동일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본 ‘마산야화’의 저자 김형윤 선생은 무정부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모르지만 신간회에 대한 평가가 객관적이지 못한 것 같아 보충자료를 올린다.- 옮긴 이
* 민족대백과사전에 소개된 ‘신간회’
<개설>
국내 민족유일당운동의 구체적인 좌우합작 모임이다. 1920년대∼30년대 민족해방운동은 민족주의 운동과 사회주의 운동의 두 흐름으로 파악될 수 있다. 그런데 두 흐름은 민족운동의 이념, 방법, 주도세력 등에 따라 여러 갈래로 나뉘어져 있었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고 민족주의 좌파와 사회주의자들의 민족협동전선으로 창립된 것이 신간회였다. 1927년 2월부터 1931년 5월까지 존속한 신간회는 서울에 본부를 두고 전국적으로 120∼150여 개의 지회를 가지고 있었으며 2만∼4만 명에 이른 일제하 가장 규모가 컸던 반일사회운동단체였다. (초대 회장은 월남 이상재)
<의의와 평가>
신간회의 해소는 조선의 민족해방운동이 새로운 단계로 이행하는 과정에 있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민족해방운동은 신간회로는 더 이상 해결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고 신간회는 거기에 무력함 모습만을 보일 뿐이었다. 이에 사회주의자들은 신간회 해소운동을 통해 민족해방운동의 새로운 전위와 아래로부터의 반제통일전선 결성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그러므로 신간회 해소에 있어서 가장 큰 오류는 그 방법에 있었다.
<1927년 2월 14일 신간회 창립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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