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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도시이야기

걷고 싶은 거리, 걷기 싫은 거리①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11. 13.

'디자인서울'을 표방한 수도 서울을 필두로 전국 지차체의 공공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그중에서도 가장 시급하고, 가시적인 효과가 뚜렷한 가로경관의 개선사업을 앞 다투어 시행하고 있다.

서울특별시 디자인총괄본부 홈페이지



개선은 좋지만 과잉디자인 경계해야.
가히 가로디자인의 '춘추전국시대'라 불릴만 하다. 
하지만 지자체간 경쟁하듯 '예쁜성과물 내기'에만 집착하기에는 사업의 중요성이 너무나 크다.  새로 지은 건물은 맘에 안들더라도 주로 그 건물을 이용하는 사람만 불편하지만,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거리는 시민 모두의 불편으로 다가온다.  로마의 거리가 지금도 남아있듯 최소한 100년은 내다보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타임지가 선정한 '21세기 세계의 리더 100인'에 선정된적이 있는 도시계획 및 건축가 김진애씨도 인사동길을 설계하면서 '가로 디자인은 어렵다'고 토로했다.
가로디자인은 형태적, 오브제적 접근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자칫 과잉디자인을 불러온다는 것이다.


위 사진은 국내의 한 지자체에서 얼마전에 새롭게 단장한 거리의 모습이다.
사람에 따라 느낌은 다르겠지만, 나는 이 길을 보고 걷고 싶은 감정이 생기질 않는다.
'지나치면 모자란만 못하다'고 했다. 
과도한 시설물과 과다한색상, 시설물간의 이질감. 한마디로 과잉디자인이 편안함을 주지 못하고 혼란스럽다.
지금은 새것이라 그나마 깨끗한 맛이라도 있지만, 10년 후쯤에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남아있을까?


가장 걷기 좋은 길은 안전하고 편안한 길이다.
보행자천국 유럽까지 갈 필요도 없이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를 보자.
내가 가 본 도시가 전부라고 말할 순 없지만 대부분의 거리가 걷는데 별 불편함이 없다. 편안한 걷기는 걷는이의 피로감을 훨씬 줄여준다. 



우리나라의 새롭게 단장한 거리보다 화려하진 않지만 길이 참 예쁘고 편안한 느낌이 든다. 더 부러운 것은 도시 변두리의 어떤 거리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길의 배경이 되는 건물의 분위기에 일조한 면도 있겠지만, 길만 놓고 보더라도 우리와 다른점이 분명히 있다.

일부구간에 집중하기 보다는 골목마다 걷기 편하게 해야.
대부분의 가로경관사업은 좋은 계획을 위해 설계공모를 통해 추진된다.
일단 당선되기 위해서 눈에 띄는 과감한 디자인을 고려하게 되고,
가시적 결과물로 성과를 평가받는 관에서도 이에 동조하게 된다.
가로에 접한 건물주들의 '님비'는 가로경관의 도시환경적 접근을 막고 기형적 형태를 유발한다. 

또한 사업구간이 대부분 직선구간이고 짧은탓에 조금만 돌아가보면 예전 그대로다.
예산을 한 곳에 집중하기 보다는 불필요한 시설물을 과감히 줄이고, 사업의 구간을 확대해야 한다.

더불어 거리를 점령한 차량, 영업이나 주차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내어 놓은 온갖 잡동사니들, 크고 어지러운 간판, 마구버려진 쓰레기등. 걷기싫은 거리를 만드는데 일조하는 요소들도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