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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6. 29. 00:00

새로움을 꿈꾸며 - 7 / 사회적 가치

<모두의 행복을 위한 길 ‘사회적 가치’> 

 

걱정스러운 일이 한두 가지 아니다.

저출산, 고령화, 자살률, 노인빈곤율 모두 세계 상위다. 2011년부터 OECD가 해온 '더 나은 삶의 질 지수(Better Life Index)' 조사에서도 매년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수십 년간 이어온 성장 위주 정책이 낳은 폐해라는 분석이 많다. 협력보다 경쟁, 함께하기보다 순위 중심의 세태가 이런 결과를 낳았다는 의미다.

옳고 그름을 따지자는 것이 아니다.

성장 위주 정책이 오늘 같은 경제력을 낳았다는 주장을 모두 부정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쯤에서 우리 모습을 돌아보아야 한다.

성장한 경제만큼 불평등이 심화되었고, 그 때문에 자신이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국민이 많다. 성장할수록 행복지수가 낮아지는 모순, 이제라도 바로잡아야 한다.

행복은 개인의 주관적 심리적 문제이지만 사회제도와 정책의 영향도 많이 받는다. 이를 위한 공공의 노력이 '사회적 가치' 실현이다.

사회적 가치는 경제적 가치와 상반되는 개념이다. 비화폐적 가치인 정의의 문제다.

인권, 노동권, 안전, 생태, 약자 배려, 좋은 일자리, 기업 간의 상생협력 등 공공의 이익과 공동체성을 지향하는 가치다. 그런 점에서 미래사회를 위한 시대적 소명이기도 하다.

 

 

우리에게는 낯설지만 이미 선진국에서는 사회적 가치가 제도화되어 정착되었다.

영국은 '사회적 가치 기본법'을 만들었고 미국은 '사회혁신청'을 설치했으며 독일은 '경쟁제한법'을 제정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그이들에게는 제도보다 정신이 먼저였다. 선진국의 이런 사회적 가치 실현은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에서 기원한다. '귀족은 의무를 갖는다'는 뜻으로 부와 권력과 명예에는 그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이 따른다는 의미다.

현 정부도 공공개혁 및 정부혁신을 경쟁과 효율성에서 공공성 복원으로 방향을 잡았다.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을 설정하였고, 이에 맞추어 공공기관들은 전담기구를 만들어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공공기관의 사업 대부분이 국민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실행력과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다수 공공기관에서 사회적가치추진단을 만들어 이 일을 전담하고 있으며 사회적 가치 영향평가제도도 도입하였다.

하지만 우리의 사회적 가치 실현은 막 걷기 시작한 걸음마 수준이다. 법 제정도 채 되지 않아 아직은 정부 중심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단계다.

우려되는 점도 많다. 사회적 가치에 대한 이해와 개념은 물론 기준마저 보편화하지 않았다. 따라서 판단이 편향될 수도 있고 집행과 심사에 오류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함에도 사회적 가치는 포기하지 말아야 할 시대적 대장정이다. 힘들더라도 끝내 안착시켜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적 공감대이다. 주권자가 공감하지 않으면 지속가능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모두 부자가 되고, 모두 1등과 최고가 될 수는 없다. 순위보다 보편적 가치가 중시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미래가 있다.

지금은 미래를 위한 전략으로 '사회적 가치'를 시작하지만 언젠가는 '사회적 가치'가 우리 사회의 문화가 되리라 믿고 밀고가야 한다.<<<

 

<경남도민일보(2019. 1. 7)에 게재되었던 글을 일부 첨삭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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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6. 22. 00:00

새로움을 꿈꾸며 - 6 / 면책

공직자를 춤추게 하는  ‘면책’ 

 

2016년 1월, 갑작스러운 폭설로 제주공항이 마비되었다.

예상치 못하고 공항으로 나온 승객들은 오도 가도 못 하는 처지가 되었다. 공항 당국에서 모포와 편의 물품을 제공해주면 좋겠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필요한 행정절차를 거쳐야 했다.

그때, 공항의 한 직원이 절차를 뛰어넘어 필요 물품을 우선 지급해 사태를 수습했다.

눈이 멎고 긴급 상황이 종료되자 그 직원에게 규정 위반이라는 문책이 떨어졌다. 하지만 책임을 묻지 않았다. 긴급 상황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로 인정했다. '면책'이었다.

 

 

진보든 보수든 집권 때마다 한결같이 '규제철폐'를 들고나왔다. 하지만 '규제 전봇대', '손톱 밑의 가시'라는 말만 유행했을 뿐 별 성과는 없었다.

공공기관에 민원을 넣어본 이들은 안다. 다수의 공직자가 법과 규정만 따진다. 철밥통을 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만하다.

경제성을 최고로 치는 민간 기업은 숫자로 나타나는 이윤을 통해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공공영역의 성과는 애당초 계량하기가 어렵다. 공익성과 수익성의 상반되는 가치가 충돌하기 때문이다.

하여 선례가 없으면 규정을 찾을 수밖에 없다. 편의주의라는 비판이 따르지만 잘못되면 징계를, 잘되면 특혜시비에 휘말리니 그럴만하다.

행동경제학의 손실회피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은 얻은 것의 가치보다 잃은 것의 가치를 더 크게 평가'한다. '가만있으면 중간은 간다'라거나 '모난 돌이 정 맞는다'라는 말도 같은 맥락이다. 나서지 말고 적당히 살라는 것이다.

하지만 세상이 바뀌고 있다. 기술과 산업은 물론 가치 기준까지 변하고 있다. 당연히 공직자의 자세와 인식도 달라져야 한다. 더욱 창의적이어야 하고 더욱 적극적이어야 한다.

이를 유도하기 위한 제도가 적극행정면책이다.

면책은 공직자가 공익을 위해 능동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잘못을 면제·감경해 주는 것이다. 사후감사 의식 말고 소신 있게 일하라며 만든 제도다.

현 정부 감사원의 혁신과제에도 권력기관 감사 강화와 함께 적극행정면책 활성화가 포함되어 있다.

이미 사례도 많다. 얼마 전 경남 도내 한 공무원이 결격업체와 음식물쓰레기처리 계약을 체결했다가 감사원에 적발되었다.

하지만 감사원은 악취 등 주민불편을 방치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당시 관내 유일한 업체였다는 점 등을 인정하여 면책하였다. 규정 위반으로 보지 않고 적극행정으로 판단했다.

최근 김경수 경남도지사도 '새로운 사업을 할 때, 하지 말라는 법의 근거가 없으면 해도 괜찮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적극적으로 일하는 공직자를 보호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이런데도 아직 적극행정면책을 체감하지 못하는 공직자가 많다. 홍보와 권장에서 나아가 한 단계 더 높은 동기부여 수단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이미 밀려들었다. 변화의 시대에 가장 위험한 것은 변화 그 자체가 아니라 과거의 논리로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다.

설거지하다 그릇 깨는 사람이 그릇 깰까 봐 설거지하지 않는 사람보다 낫다.<<<

 

<경남도민일보(2018. 12. 24)에 게재되었던 글을 일부 첨삭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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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6. 15. 00:00

새로움을 꿈꾸며 - 5 / 건설 부패

부정·부패·부실의 대명사 ‘건설산업’

 

건축은 권력의 표상이었고 당 시대 문명의 상징이었다.

로마시대 건축가 비트루비우스는 문장력과 회화, 기하학을 건축가의 조건으로 들었다. 역사학과 철학, 의학, 천문학도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괴테는 건축을 '얼어붙은 음악'이라고 했다. 공간이 주는 감흥을 음악에 비유하며 건축이 기술이나 돈이 아닌 시대의 철학과 인간의 삶을 담아낸 문화예술이라는 의미다.

19세기 영국에서는 건축가를 산업혁명 후 전개된 기계문명의 총아로 상징했고, 리처드 플로리다 교수는 건축가를 창조계급에 포함했다.

하지만 이런 호의적이고 우아한 것들에 앞서 건설의 이미지는 부정적이다.

이를 단적으로 표현한 용어가 '건설족'이다. 일본에서 시작된 말이다.

'건설족'은 건설업계와 유착해 있는 정치인, 관료, 언론인, 학자 따위를 통틀어 이른다. 건설업을 둘러싼 이해관계 속에서 뭔가를 챙기기 위해 부나방처럼 모여든 권력자와 전문가들을 말한다.

우리나라 부실공사의 원조는 1970년 와우아파트 붕괴사고였다. 낮은 공사비로 6개월 만에 공사를 끝낸 서울 마포구의 5층 아파트 한 동이 준공된 지 넉 달 만에 무참히 주저앉았다.

 

 

건설사고 중 가장 충격이 큰 사건은 1995년 6월의 삼풍백화점 붕괴였다. 사망 502명 부상 937명, 전쟁 후 최악의 인적재난이었다.

건설 과정에서 누적된 비리와 부실이 원인이었다. 금전적 이익 앞에 타인의 안전과 생명이 경시된 한국사회의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낸 대참사였다.

사고의 원인은 부실공사다. 하지만 그 뒤에는 건설업의 고질적인 부정부패와 비리가 스며있다.

한 걸음 더 들어가 보면 그 속에는 물질만능주의와 조급증이라는 본질적 화근이 도사리고 있다. 수십 년 지속한 개발만능주의의 폐해이자 금권유착의 사생아다.

삼풍백화점 사고 후 25년이 지났다. 그 사이 정권도 수차례 바뀌었다.

탄생하는 정권마다 부정부패 척결을 정책 첫머리에 세웠고, 2000년대 들어서는 기업에도 윤리경영시스템을 도입해 부패방지 노력을 했다. 규정도 강화했고 시스템도 개선했다.

하지만 건설의 비극은 계속되고 있다. 건설업은 여전히 부정, 부패, 부실 산업의 대명사이다. 이 같은 오명을 쓰게 한 배금주의와 조급증도 나아질 기미가 없다.

나아지기는커녕 경주 마우나 오션리조트 붕괴사고(2014년)에 이어 2018년 9월 서울 상도유치원 붕괴까지 크고 작은 부실 건축 사고들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정황상 달라질 가능성도 별로 없다.

사람이 건축을 만들지만 그 건축이 사람을 만든다. 윈스턴 처칠의 말이다.

인간 활동의 공간적 배경인 건축이 거꾸로 인간의 품성과 정서를 지배한다는 의미다. 좋은 건축이 좋은 사람을 만들고, 그를 통해 좋은 사회로 갈 수 있다는 의미이다.

건설산업에 부정, 부패, 부실 비극이 존재하는 한 선진사회는 요원하다.

돈을 벌기 위한 거래이기 이전에 건설의 결과물은 인간 삶을 담는 그릇이자 행복권을 결정짓는 도구다. 국가자산이자 당 시대의 문화유산이기도 하다.<<<

 

<경남도민일보(2018. 12. 10)에 게재되었던 글을 일부 첨삭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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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6. 8. 00:00

새로움을 꿈꾸며 - 4 / 갑질

<부끄러운 생활적폐 ‘갑질’> 

 

'갑질'이 한글사전에 등재되었다. 생활적폐로도 규정되었다.

돈으로 하는 갑질, 힘으로 하는 갑질, 부끄럽지만 싫건 좋건 갑질은 우리의 한 모습이 되었다. 급기야 '갑질공화국' '갑질민국'라는 오명까지 얻었다.

 

 

2~3년 전 "내가 누군지 알아?" 큰소리치며 행패 부린 두 사람이 구속된적이 있었다.

한 명은 청와대 경호처 직원이었고, 또 한 명은 전 국가대표 유도선수였다. 그들이 내뱉은 '내가 누군지 알아?'는 자신의 지위로 상대방을 누르기 위한 허세다. 갑질하고 싶어 안달이 난 이들이 주로 쓰는 말이다.

'갑질공화국'의 적나라한 민낯은 양진호라는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그의 패악질은 상상을 초월했다. 조폭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엽기적인 장면과 증언들이 쏟아졌다. 장도로 생닭의 목을 공중에서 베게 한 기이한 신형 갑질에는 전 국민이 전율했다. 정신상태가 의심되는 갑질의 끝판왕이었다.

갑질이 폭로될 때마다 여론이 들끓었다.

그때마다 갑들은 고개를 숙였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사과했다. 그래서인지 처벌은 솜방망이였다.

하지만 여론이 수그러들면 또 다른 갑질이 드러났고 같은 사과가 반복됐다.

조금도 고쳐지지 않았고 고쳐질 것이라 믿는 이도 없다. 고치기는커녕 제보자를 보복하는 신종 '리벤지 갑질'까지 생겼다.

전북대 강준만 교수는 '갑은 어디선가 하루아침에 뚝하고 떨어진 것이 아니다'면서 '갑들이 눈치 안 보고 마음껏 갑질할 수 있게 만든 것은 수많은 을들과 그들을 자발적으로 복종하게 만든 시스템 때문'이라고 했다.

그렇다.

문제는 사회문화와 사회 작동원리다. 그리고 그것은, 어렵지만 엄격하고 강하게 제동하면 고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국민은 공공기관을 '갑'으로 인식한다. 예외에서 빠지는 기관은 없다. 오랜 세월 관과 민의 관계가 낳은 업보다. 이 불편한 진실은 공공의 솔선으로만 해결될 수 있다.

2018년9월, 행안부 감사관으로부터 굴욕적인 취조를 당한 고양시 공무원의 폭로가 있었다. 그해 10월 국정감사장에서 장관이 이 사건을 공식 사과했다.

갑질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그것에 저항하는 을이 있어 세상이 한 걸음씩 진보하고 있음을 보여준 장면이다.

갑질에 분통을 터뜨린 을들도 많다. 시민의식이 상승한 덕이고 스마트폰과 인터넷의 공도 크다.

익명 사이트나 오픈채팅방 등 조직 내 비리와 갑질을 고발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많아졌다. '노'라고 말할 수 없던 분위기와 '너만 참으면 된다'는 권위적인 조직문화가 바뀌고 있다.

직장 상급자의 부당한 요구를 거부하는 분위기도 확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업무시간 외의 상사 요구도 대부분 갑질로 분류된다. 퇴근 후 업무문자, 예고 없는 회식, 잦은 주말산행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갑질 관련 키워드 1위는 '회사'다. 우리나라 직장 괴롭힘 피해율은 3.6~27.5%로 EU 국가들보다 두 배 이상 높다.

많은 상급자가 하급자들에게 충성을 요구하지만 정작 상급자 자신은 하급자에게 충성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진정한 충성은 상호교환으로 완성된다. 그것이 리더에게 요구되는 시대정신이다. 정의는 평등한 사회에서만 존재한다.<<<

 

<경남도민일보(2018. 11. 26)에 게재되었던 글을 일부 첨삭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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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6. 1. 00:00

새로움을 꿈꾸며 - 3 / 채용비리

미래를 좀먹는 범죄 ‘채용 비리’

 

차별은 세상을 병들게 한다. 차별하는 사회는 통합도 관용도 불가능하다.

서울교통공사 정규직 전환 편법 시비가 나라를 뒤흔들었다. 그 와중에 인사 책임을 진 간부가 정규직으로 전환된 자기 아내를 전환자명단에 누락시켜 물의를 더 키웠다.

사정기관에서 진의를 밝히겠지만 힘없는 서민들과 배경 없는 취업준비생들이 입은 상처가 이미 크다.

공공기관 채용비리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금융권과 사립교원 문제는 이미 만성화되었고, 채용비리의 끝판왕 강원랜드 사건은 전 국민을 경악시켰다.

행태는 다르지만, 쌍둥이 두 딸의 내신관리 부정을 서슴지 않았던 교무부장 아버지의 사례도 본질은 마찬가지다. 지위를 이용해 다른 사람을 밀어내고 혈육을 힘으로 밀어 넣었다.

하루가 멀다하고 불거지는 채용비리 때문에 너나없이 낯이 뜨겁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오래된 우리의 모습이라 탓하기에도 마음이 편치 않다.

비리 유형도 각양각색이다. 부정한 지시나 청탁, 평가 기준의 불법적 운용, 점수조작, 심사위원의 부적절한 구성, 채용요건 불법충족 등 백태를 보였다.

힘없는 사람들은 불법 탈법을 저지를 수 없다.

수단과 방법은 다르지만 채용비리에 관한한 모두 금수저라 불리는 특권층이거나 쥐꼬리만 하더라도 권력을 가진 이의 짓이다.

적지 않은 기관에서 블라인드 전형 등 투명하고 공정한 채용을 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2018년 9월 기준 실업자 수는 102만여 명에 이르렀다. 100만 명을 넘긴 것이 9개월 연속되었다.

그중 청년 실업자가 37만 8000명이나 된다. 이런 상황이라 채용비리는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절망의 날벼락이다.

더구나 비리의 현장이 공공기관이어서 취업준비생뿐 아니라 전 국민이 아연실색했다. '그것뿐이겠는가?'라는 의구심도 만연하다.

 

 

취업을 위한 청년들의 준비와 노력은 눈물겹다.

인턴을 하고 스펙을 쌓고 졸린 눈을 비비며 밤을 새운다. 도서관에도 빈자리가 없다. 이들은 나름의 공력을 쌓은 후 채용전형이라는 경기에 출전한다.

하지만 막상 청년들이 출전한 취업경기장은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내보일 수 없는 경기장이었다. 동일한 룰을 적용하지 않는 편파적인 심판들도 있었다.

불공정한 세상의 개천에서는 더 이상 용이 나오지 않는다.

취업에 실패한 한 청년의 "밤잠을 설쳐가며 공부했지만 결국 국가와 사회에 대한 불신만 남았다"는 자조가 귀에 쟁쟁거린다.

부족한 것을 걱정하지 말고 고르지 못함을 걱정하라 했다.

세상에 억울한 일은 없어야 한다는 공자님 말씀이다. 채용비리는 단지 청년취업의 문제만이 아니다. 나라의 미래를 좀먹는 심각한 범죄행위이고 선량한 다수를 짓밟는 반사회적 행위다.

능력이 아니라 신분 때문에 채용되지 못하는 국민이 있는 한 선진국은 요원하다. 과정은 투명해야 하고 결과는 공정해야 한다.

위기는 곧 기회 아닌가.

백년대계를 위한 일이다. 채용에 관한 부정과 비리는 엄중하게 처벌되어야 한다. 그래야 공정사회를 꿈꿀 수 있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사람이고 사람을 바꾸는 것은 생각과 행동이다. 이제 바꿀 때가 되었다.<<<

 

<경남도민일보(2018. 11. 13)에 게재되었던 글을 일부 첨삭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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