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5 새로움을 꿈꾸며 - 7 / 사회적 가치 걱정스러운 일이 한두 가지 아니다. 저출산, 고령화, 자살률, 노인빈곤율 모두 세계 상위다. 2011년부터 OECD가 해온 '더 나은 삶의 질 지수(Better Life Index)' 조사에서도 매년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수십 년간 이어온 성장 위주 정책이 낳은 폐해라는 분석이 많다. 협력보다 경쟁, 함께하기보다 순위 중심의 세태가 이런 결과를 낳았다는 의미다. 옳고 그름을 따지자는 것이 아니다. 성장 위주 정책이 오늘 같은 경제력을 낳았다는 주장을 모두 부정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쯤에서 우리 모습을 돌아보아야 한다. 성장한 경제만큼 불평등이 심화되었고, 그 때문에 자신이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국민이 많다. 성장할수록 행복지수가 낮아지는 모순, 이제라도 바로잡아야 한다. 행복은 개인의 주관적 심.. 2020. 6. 29. 새로움을 꿈꾸며 - 6 / 면책 공직자를 춤추게 하는 ‘면책’ 2016년 1월, 갑작스러운 폭설로 제주공항이 마비되었다. 예상치 못하고 공항으로 나온 승객들은 오도 가도 못 하는 처지가 되었다. 공항 당국에서 모포와 편의 물품을 제공해주면 좋겠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필요한 행정절차를 거쳐야 했다. 그때, 공항의 한 직원이 절차를 뛰어넘어 필요 물품을 우선 지급해 사태를 수습했다. 눈이 멎고 긴급 상황이 종료되자 그 직원에게 규정 위반이라는 문책이 떨어졌다. 하지만 책임을 묻지 않았다. 긴급 상황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로 인정했다. '면책'이었다. 진보든 보수든 집권 때마다 한결같이 '규제철폐'를 들고나왔다. 하지만 '규제 전봇대', '손톱 밑의 가시'라는 말만 유행했을 뿐 별 성과는 없었다. 공공기관에 민원을 넣어본 이들은 .. 2020. 6. 22. 새로움을 꿈꾸며 - 5 / 건설 부패 부정·부패·부실의 대명사 ‘건설산업’ 건축은 권력의 표상이었고 당 시대 문명의 상징이었다. 로마시대 건축가 비트루비우스는 문장력과 회화, 기하학을 건축가의 조건으로 들었다. 역사학과 철학, 의학, 천문학도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괴테는 건축을 '얼어붙은 음악'이라고 했다. 공간이 주는 감흥을 음악에 비유하며 건축이 기술이나 돈이 아닌 시대의 철학과 인간의 삶을 담아낸 문화예술이라는 의미다. 19세기 영국에서는 건축가를 산업혁명 후 전개된 기계문명의 총아로 상징했고, 리처드 플로리다 교수는 건축가를 창조계급에 포함했다. 하지만 이런 호의적이고 우아한 것들에 앞서 건설의 이미지는 부정적이다. 이를 단적으로 표현한 용어가 '건설족'이다. 일본에서 시작된 말이다. '건설족'은 건설업계와 유착해 있는 정치인, 관.. 2020. 6. 15. 새로움을 꿈꾸며 - 4 / 갑질 '갑질'이 한글사전에 등재되었다. 생활적폐로도 규정되었다. 돈으로 하는 갑질, 힘으로 하는 갑질, 부끄럽지만 싫건 좋건 갑질은 우리의 한 모습이 되었다. 급기야 '갑질공화국' '갑질민국'라는 오명까지 얻었다. 2~3년 전 "내가 누군지 알아?" 큰소리치며 행패 부린 두 사람이 구속된적이 있었다. 한 명은 청와대 경호처 직원이었고, 또 한 명은 전 국가대표 유도선수였다. 그들이 내뱉은 '내가 누군지 알아?'는 자신의 지위로 상대방을 누르기 위한 허세다. 갑질하고 싶어 안달이 난 이들이 주로 쓰는 말이다. '갑질공화국'의 적나라한 민낯은 양진호라는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그의 패악질은 상상을 초월했다. 조폭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엽기적인 장면과 증언들이 쏟아졌다. 장도로 생닭의 목을 공중에.. 2020. 6. 8. 새로움을 꿈꾸며 - 3 / 채용비리 미래를 좀먹는 범죄 ‘채용 비리’ 차별은 세상을 병들게 한다. 차별하는 사회는 통합도 관용도 불가능하다. 서울교통공사 정규직 전환 편법 시비가 나라를 뒤흔들었다. 그 와중에 인사 책임을 진 간부가 정규직으로 전환된 자기 아내를 전환자명단에 누락시켜 물의를 더 키웠다. 사정기관에서 진의를 밝히겠지만 힘없는 서민들과 배경 없는 취업준비생들이 입은 상처가 이미 크다. 공공기관 채용비리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금융권과 사립교원 문제는 이미 만성화되었고, 채용비리의 끝판왕 강원랜드 사건은 전 국민을 경악시켰다. 행태는 다르지만, 쌍둥이 두 딸의 내신관리 부정을 서슴지 않았던 교무부장 아버지의 사례도 본질은 마찬가지다. 지위를 이용해 다른 사람을 밀어내고 혈육을 힘으로 밀어 넣었다. 하루가 멀다하고 불거지는 채용.. 2020. 6. 1. 이전 1 다음